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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손님들 ㅣ 마티니클럽 2
테스 게리첸 지음, 박지민 옮김 / 미래지향 / 2025년 7월
평점 :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스릴러의 영화 테스 게리첸, 마티니 클럽 두 번째 이야기!
믿고 보는 미래지향에서 출간한 테스 게리첸의 <여름 손님들>는 은퇴한 전직 CIA 요원들의 모임인 마티니 클럽이 풀어가는 스릴러물이다. 작품을 읽는 동안 한편의 재미있는 영화를 보는 느낌이 든다. 이번 작품은 테스 게리첸의 <스파이 코스트>에 이은 ‘마티니 클럽’의 두 번째 이야기다.
게리첸은 의학박사 학위 취득자이고, 의사 시절 출산 휴가를 보내는 동안 소설을 쓰기 시작해 누적 판매 4천만 부에 이르는 메디컬 스릴러의 여왕이 되었다. 또한, 미국 TNT에서 제작한 TV 시리즈「리졸리 & 아일스」의 작가로 유명하다. 의학 및 과학에 정통해 신체에 관해 묘사하는 장면, 의학적인 장면은 오랜 경험이 잘 드러나 현장감을 느낀다.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된 점은 우주 공간을 경험하게 한 알폰소 쿠아론 감독 연출의 영화 <그래비티>의 원작자도 게리첸이란 점이다.
이번 작품 <여름 손님들>는 ‘마티니 클럽’의 매기를 중심으로 은퇴한 CIA 주역들이 그대로 등장한다. 메인 주의 작은 마을 퓨리티는 자연이 아름다워 여름 휴가철이면 관광객이 붐빈다. 아름다운 메이든 호수를 둘러싼 부잣집 코노버가와 이웃한 부랑자 같은 루벤 타킨은 오랜 은원관계를 가지고 있다. 코노버가의 새로운 며느리 수잔은 루벤의 등장이 불편하다. 수영을 좋아하는 딸 조이는 메이든 호수에 뛰어들기를 바라지만 실종으로 이어지고 여기에는 놀랄만한 이야기와 반전이 숨겨져 있다. 호수 속에 사라진 것과 건져진 것은 무엇인가? 수면 아래 깊숙이 숨겨진 섬뜩한 비밀은 무엇인가?
미국 사회에서 인종과 빈부의 격차에 따른 생활은 현재도 영향을 미친다. CIA 요원들이 은퇴 후 거주하기 최적의 장소로 퓨리티를 선정했다는 점은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길 원하지 않는 또 다른 사람들도 퓨리티를 주목한다는 점이다. 나이가 들어가며 노인을 주목하지 않은 현실을 경험한다. 주인공 매기 버드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지만, 그녀가 가졌던 경험과 지혜는 여전히 날카롭고 총명하다.
국가의 존립이 위태로웠던 냉전 시대 CIA가 가지던 위상을 생각하면 소설이 모티브로 삼고 있는 이야기는 끔찍하지만, 이해하게 된다. 조 티보듀 서장은 매기를 포함한 마티니 멤버가 사건에 끼어드는 것이 불편해 옥신각신하지만 조이의 실종사건에 이들의 건네는 한마디가 수사에 도움이 되는 점은 인정하고 마티니 클럽에 서서히 녹아든다.
믿고 보는 작가답게 사건의 긴장감, 등장인물의 가지는 비밀은 빠르게 전달되고 사건이 가지는 의미는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스릴러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에게 게리첸의 작품은 읽어볼 만하다.
책 속으로
생의 마지막 날, 퓨리티 경찰관 랜디 펠레티에는 메리골드 카페에서 커피 한 잔과 블루베리 머핀을 주문했다.
이것은 음주 운전자, 과속하는 관광객, 가끔씩 돌출하는 사나운 너구리로부터 마을의 거리와 도로를 안전하게 지키며 순찰차 안에서 보낸 외로운 시간들에 대한 보상으로, 항상 야간 근무를 마친 후 주문하는 음식이었다. 그는 단골석인 코너에 있는 창문가 테이블에 앉아 아침 햇살의 따스함을 즐기며 중심가 거리에서 일어나는 일을 주시했다. 훌륭한 경찰이라면 비번일 때도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법이다. 마찬가지로 중요한 것은 카페를 지나치는 사람들 또한 창문을 통해 그가 그곳에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는 걸 인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p.7
수잔은 돌아가신 시아버지의 유골을 여행 가방과 함께 트렁크에 넣는 건 조금 무례하다고 생각했지만, 가족 중 아무도 반대하지 않는데 왜 신경을 써야 할까? 수잔은 시아버지를 거의 알지 못했고, 3년 전 에단이 자신과 딸 조이를 그의 부모님께 소개했을 때 처음 만났었다. 블레이저와 보트 슈즈를 즐겨 신는 보스턴 사람인 조지는 충분히 예의 있게 우리를 대해주었다. 하지만 자신의 가족에 새롭게 추가된 두 사람이 코노버라는 이름에 걸맞은 자격이 있다는 것을 증명할 때까지 판단을 유보하듯 냉정한 거리를 뒀던 사람이었다. 3개월 전 그가 뇌졸중으로 세상을 떠났을 때 수잔은 특별한 슬픔을 느끼지는 못했다. 낯선 사람의 불에 탄 유골이 유골함에 담겨 있다는 것 이외에는 어떤 것도 느끼지 못할 만큼 시아버지에 대해 거의 아는 게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다른 짐과 똑같이 취급한다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조지의 미망인은 수잔의 그런 감정을 공유할 생각은 없어 보였다. 에단의 어머니를 모시러 브루클린에 들렀을 때, 고인이 된 남편의 유해를 여행 가방 사이에 끼워 넣은 것은 바로 엘리자베스 자신이었으며, 마지막에 트렁크를 닫은 것도 실은 엘리자베스였다.
p.21~22
백미러에서 한 쌍의 헤드라이트가 깜빡였다. 조는 차가 다가오는 걸 지켜보았는데, 차를 세울 곳을 찾고 있는 것처럼 천천히 움직였다. 법을 준수하는 시민들이라도 경찰 순찰차를 보면 으레 겁을 먹기 마련이었고, 그 차도 마찬가지였다. 차는 멈추지 않았고 제한 속도를 철저히 지키며 곧장 해안도로로 차를 돌렸다. 운전석에는 남성이, 그 옆에는 여성이 앉아 있었는데 아마도 그들의 사생활을 지켜줄 공간을 찾으려는 듯했다.
여기는 그런 곳이 아닙니다.
조는 차량 번호와 시각을 함께 적어 두었다. 언제 어떤 사건의 세부 사항과 연결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p.62
“작게 부푼 소매가 있었을 거예요.” 수잔은 거의 속삭이듯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몇 년 전에 샀는데, 너무 많이 빨아서 이제는 거의 해어졌어요. 몸도 많이 자라서 치맛자락이 허벅지까지 올라오는데, 딸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드레스라서 못 입게 할 수가 없었…….” 수잔의 목소리는 점점 희미해졌다.
조는 드레스에 대한 설명을 수첩에 적었다. 아버지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엄마는 기억할 수 있는 세부 사항들. 그 옷을 세탁하고 접어두기를 반복했던 엄마. 딸의 길어지는 다리를 따라 올라가는 드레스 밑단이 신경 쓰였던 엄마. “그래서 조이는 10시가 좀 넘어서 나갔어요. 그리고요?”
에단이 한숨을 내쉬자 거실의 모든 공기가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시간 가는 줄을 몰랐어요.” 그는 미안함 가득히 사실을 인정했다. “위층에서 일하느라 정신이 없었네요.”
p.68~69
현관문이 닫히는 순간 조는 매기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여기서 뭐 하는 거죠?”
“조이 코노버를 찾고 있었죠.”
“그건 내가 할 일이지 당신들 일이 아닙니다.”
“저희가 도와드릴게요.”
“운영해야 할 농장이 있지 않나요?”
“그렇죠.”
“그리고 나머지 분들도요.” 조는 매기의 친구들을 둘러보았다. “해야 할 일이나 다른 취미 뭐 그런 거 없나요? 골프 같은 거?”
“그다지 도전적이지가 않아서.” 잉그리드가 말했다.
“돕고 싶은 마음은 압니다. 은퇴 생활이 지루할 수 있다는 것도요.”
“그것 때문에 우리가 여기 있는 게 아니에요.” 매기가 말했다.
“그럼, 왜 여기 있는 건가요?”
“루터 윤트가 제게 도움을 요청했기 때문이죠.”
p.90
“조이 코노버는 아직 실종 상태이고, 주 경찰이 수색에 참여했으며, 아직 어떤 제보나 목격자가 없습니다.” 조는 그제서야 매기와 데클란을 발견하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건 뭐죠? 다들 한꺼번에 절 공격하려는 겁니까?”
“오우, 이건 계획되지 않은 매복 공격이네요.” 매기가 말했다.
“그래요, 그쪽은 그럼 무얼 알고 싶으신 건가요?”
“여자애 가방이요. 한번 살펴봐도 될까요?”
“아니요.”
“내용물만 보면 돼요.”
“범죄연구소에서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네요.”
“휴대폰은요?” 로이드가 커피에 설탕을 넣고 저으며 말했다. “아직인가요?”
“네.”
“지오펜스 영장은 받았습니까?”
“네, 하지만 제공업체로부터 아직은 어떤 통화 데이터도 받지 못했습니다.”
“그럼 포그는요?” 잉그리드가 물었다. “그 소녀의 폰이 거기서 나타나던가요?”
“포그에 대해 어떻게 아세요?”
“다들 알지 않나요?”
“아뇨, 슬로컴 부인. 다들 포그에 대해서 몰라요.”
p.111~112
그녀는 앞으로 몸을 기울여 그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첫 키스는 어색했다. 데클란은 소파에 고정되어 몸을 제대로 움직일 수도 없었고, 제대로 포옹할 수도 없었다. 그래도 가장 친한 친구와의 키스라는 생각 때문인지 이상하게도 편안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이 남자는 그녀가 알아차리지 못했을 때도 항상 자신을 기다렸던 남자였다. 관절은 뻣뻣해지고 머리는 희끗해졌지만 욕망은 갑자기 다시 살아나고 있었다. 그녀의 뺨에 열기가 다가왔고 블라우스 단추를 풀고 있는 그의 손길을 느꼈다. 소파에서 다리에 깁스를 한 채로 얼마나 더 진도가 나갈 수 있을지 몰랐지만, 이보다도 더 어려운 난관을 수도 없이 극복해 왔다. 이 또한 그들이 극복하고자 갈망하는 것 중의 하나였다.
p.287
“국가 기관에 소속되어 있어요?”
“아니요.”
“법 집행 기관과 일합니까?”
조는 한숨을 쉬었다. “아니요.”
“그러면 아마추어라는 겁니까?” 그는 고개를 뒤로 젖혔다. “맙소사, 내가 빌어먹을 ‘제시카의 추리극장’ 뭐 이런 드라마 한 편에 출연하고 있는 겁니까!”
조사실의 문이 열렸다. 엘리자베스 코노버가 복도로 들어서자 두 사람은 고개를 돌렸다. “집에 가고 싶어요. 저와의 대화가 끝났다면요.”
“물론이죠, 코노버 부인.” 알폰드의 태도가 순식간에 정중한 공무원의 태도로 바뀌었다. “그리고 이 오해에 대해 사과드리고 싶습니다.”
“요즘은 괴롭힘이란 말을 그렇게 부르나요?”
p.368~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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