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천년의 질문 1~3 세트 - 전3권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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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작가의 작품을 읽어보지 않은 대한민국 사람이 몇이나 될까? 문득 생각해 본다. 적어도 그의 작품을 책으로 접하지 않았어도 영화로도 접할 수 있었고 그 역시 못했더라도 그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쯤을 들었음직하다. 그만큼 우리나라 문단에서 그의 작품을 논하지 않고는 문학을 논할 수 없다. <풀꽃도 꽃이다>로 한국의 교육현실을 적나나 하게 그렸던 작품이 아직도 생생한데 벌써 3년이 훌쩍 지났다고 한다. 3년이면 어김없이 신작을 들고 나오는 지치지않는 작가 조정래. 이번에는 국가를 삼켜버린 권력의 핵심이 무엇인지 대한민국의 현재를 담고 있는 작품을 들고 나왔다.

조정래 작가의 장편소설 <천년의 질문>은 모두 3권으로 구성되었는데 1권을 펼쳐드는 순간 순식간의 그의 작품세계로 빨려들어가는 기분이다. 조금만 사회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라면 소설이야?현실이야?라는 말을 할 정도로 지금의 대한민국 현실과 밀접하게 닿아있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오늘 당신에게 대한민국이란 무엇입니까?라는 묵직한 질문을 화두로 던진 이번 작품은 '국민이 정치에 무관심하면 가장 저질스러운 정치인들에게 지배당한다는 플라톤'의 명언과 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작품을 만나기 전에, 작품에 대한 정보를 얻기 전에 단지 이 질문에 대한 고민을 먼저 해보길 바란다. 주어진 정보에만 길들여진 현대인들에게  물음에 고민하고 생각하는 시간이 국가 속의 국민으로 개인으로서의 나를 바라보게 하는 시간이 충분히 되기 때문이다. 나에게 국가란 무엇인가 질문을 안고 책을 접한다면 방관자가 아닌 국가 속에 구성원으로서 자신을 좀더 생생하게 느끼지 않을까 싶다.

짧은  시간 내에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한 대한민국, 그러나 너무도 빠른 성장속에서 정치와 경제의 균형은 무너지고 국가발전을 위해서는 국민 개인의 인권이 쉽게 생각되는 순간도 분명 있었다. 문제는 지금이다. 지금 우리는 달라졌는가? 대한민국은 달라졌는가? 생각해보지않을  수 없다.

물불을 안가리고 취재에 뛰어드는 시사주간지 기자 장우진은 성화그룹이라는 거대 조직의 비자금  사건을 접하게 된다는 게 이 소설의  사건이다. 비자금  사건을 기사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 이를 무마시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권력층, 그리고 회유에 어쩔 수 없이 기사를 포기하거나 혹은 권력이나 부의 딜에 순응하는 자들이 등장한다. 구지 설명하지 않아도 대한민국 현실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을 통해서 이 소설이 소설이 아닌 사실같은 느낌으로 읽히는게 이상할리 없다.

 

빠른 속도로 전개되는 작품의 구성과 수많은 등장인물, 그리고 이들의 연결고리 속에서 독자들을 책을 놓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현실을 토대로 한 소설이기 때문에 우리가 살고 지금 이순간의 모든 것과 견주면서 읽게 된다는 점이 이 소설의 흡입력이기도 하다.

소설을 읽고 난 후에 '오늘 당신에게 대한민국이란 무엇입니까? '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되려 '국가에게 국민이란 무엇입니까?'라고 물을 것인지 그것은 독자의 몫이다. 다만 가장 저질스러운 정치인들에게 지배당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더이상 무관심한 국민이 되지 않겠다는 생각은 모두 하지 않을까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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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질문 1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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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작가의 작품을 읽어보지 않은 대한민국 사람이 몇이나 될까? 문득 생각해 본다. 적어도 그의 작품을 책으로 접하지 않았어도 영화로도 접할 수 있었고 그 역시 못했더라도 그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쯤을 들었음직하다. 그만큼 우리나라 문단에서 그의 작품을 논하지 않고는 문학을 논할 수 없다. <풀꽃도 꽃이다>로 한국의 교육현실을 적나나 하게 그렸던 작품이 아직도 생생한데 벌써 3년이 훌쩍 지났다고 한다. 3년이면 어김없이 신작을 들고 나오는 지치지않는 작가 조정래. 이번에는 국가를 삼켜버린 권력의 핵심이 무엇인지 대한민국의 현재를 담고 있는 작품을 들고 나왔다.

조정래 작가의 장편소설 <천년의 질문>은 모두 3권으로 구성되었는데 1권을 펼쳐드는 순간 순식간의 그의 작품세계로 빨려들어가는 기분이다. 조금만 사회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라면 소설이야?현실이야?라는 말을 할 정도로 지금의 대한민국 현실과 밀접하게 닿아있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오늘 당신에게 대한민국이란 무엇입니까?라는 묵직한 질문을 화두로 던진 이번 작품은 '국민이 정치에 무관심하면 가장 저질스러운 정치인들에게 지배당한다는 플라톤'의 명언과 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작품을 만나기 전에, 작품에 대한 정보를 얻기 전에 단지 이 질문에 대한 고민을 먼저 해보길 바란다. 주어진 정보에만 길들여진 현대인들에게  물음에 고민하고 생각하는 시간이 국가 속의 국민으로 개인으로서의 나를 바라보게 하는 시간이 충분히 되기 때문이다. 나에게 국가란 무엇인가 질문을 안고 책을 접한다면 방관자가 아닌 국가 속에 구성원으로서 자신을 좀더 생생하게 느끼지 않을까 싶다.

짧은  시간 내에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한 대한민국, 그러나 너무도 빠른 성장속에서 정치와 경제의 균형은 무너지고 국가발전을 위해서는 국민 개인의 인권이 쉽게 생각되는 순간도 분명 있었다. 문제는 지금이다. 지금 우리는 달라졌는가? 대한민국은 달라졌는가? 생각해보지않을  수 없다.

물불을 안가리고 취재에 뛰어드는 시사주간지 기자 장우진은 성화그룹이라는 거대 조직의 비자금  사건을 접하게 된다는 게 이 소설의  사건이다. 비자금  사건을 기사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 이를 무마시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권력층, 그리고 회유에 어쩔 수 없이 기사를 포기하거나 혹은 권력이나 부의 딜에 순응하는 자들이 등장한다. 구지 설명하지 않아도 대한민국 현실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을 통해서 이 소설이 소설이 아닌 사실같은 느낌으로 읽히는게 이상할리 없다.

 

빠른 속도로 전개되는 작품의 구성과 수많은 등장인물, 그리고 이들의 연결고리 속에서 독자들을 책을 놓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현실을 토대로 한 소설이기 때문에 우리가 살고 지금 이순간의 모든 것과 견주면서 읽게 된다는 점이 이 소설의 흡입력이기도 하다.

소설을 읽고 난 후에 '오늘 당신에게 대한민국이란 무엇입니까? '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되려 '국가에게 국민이란 무엇입니까?'라고 물을 것인지 그것은 독자의 몫이다. 다만 가장 저질스러운 정치인들에게 지배당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더이상 무관심한 국민이 되지 않겠다는 생각은 모두 하지 않을까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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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런트 페이션트
알렉스 마이클리디스 지음, 남명성 옮김 / 해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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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가까워지고 있다. 한낮의 더위가 여름을 방불케하는 때가 되면 더위를 날려버릴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물을 찾게 된다. 올여름 더위를 날려줄 시원하고 긴장감 넘치는 서스펜스 스릴러 장편소설 한 편을 만났다. 제목보다는 표지에 더 매료되었던 소설 알렉스 마이클리디스 장편소설 <사일런트 페이션트> 너무도 아름다운 미모의 여인이 알 수 없는 눈빛을 하고 침묵을 지키고 있는 듯한 모습에 궁금증을 자아낸다.

저자 알렉스 마이클리디스는 처음 만난 작가인데 이력이 참 독특하다. 요즘은 글을 쓰는 바탕이 정말 다양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첫소설로 독자의 이목을 집중시킨 작가는 영문학 전공에 시나리오 석사학위도 받았다고 한다. 그리스 비극에 대한 관심도 놓고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정신병원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는 이력이 특이하다. 우리나라 작가의 누군가가 잠깐 떠오르기도 하는데 글을 쓸 때는 단순한 조사 외에도 자신의 경험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번 작품을 읽으면서 그의 이러한 경험이 녹아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남편을 죽인 혐의를 받고 정신병원에 갇혀 있는 여인 앨리샤. 그녀는 남편의 죽음 이후로 침묵을 지키고 있고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약에 취해서 살아야만 하는데 왜 그녀가 침묵을 지키고 있는지 그것이 이 소설의 가장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도대체 왜? 무슨 이유로? 독자들을 그녀의 침묵에 대해서 알고 싶다는 마음에 책을 펼치지만 예상치 못한 또 한 명의 인물을 만나게 된다. 그녀의 침묵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는 범죄심리상담가 테오이다. 그는 그녀에 대한 관심을 갖고 뭔가 해결할 인물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역시 평범한 인물이 아닌 독특한 사연이 있는 인물이다. 소설은 이 두명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한 명이 아닌 두 명의 이야기를 동시에 들으면서 둘의 삶을 들여다보게 된다. 소설을 읽는 중간 누군가에 대한 의심을 시작하게 되지만 중요한 것은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 그리고 예상치 못한 반전의 짜릿함이 있기에 이 소설을 끝까지 손에 쥐게 된다. 그리고 역시나 무시할 수 없는 성장과정이 인생에 미치는 영향까지...

이 소설은 에우리피데스의 그리스 비극 <알케스티스>의 내용으로 시작하고 있지만 그 내용을 모르는 나로써는 소설을 읽으면서 동시에 알케스티스도 함께 찾아보게 된다. 어딘가 이야기의 출발점을 제시한 작품을 통해서 왜 거기에서 시작했는지,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 함께 찾아보는 것도 이 소설을 읽는 또 하나의 재미였다. 소설의 반전과 긴장감 때문인지 벌써 영화로 결정된 작품이라고 하는데 나 역시 읽는 내내 누가 과연 이 역할을 할까? 어떻게 영상으로 표현할까 상상하면서 읽게 되니 더 흥미로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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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웅불
다카하시 히로키 지음, 손정임 옮김 / 해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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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학교폭력을 섬세하게 그린 일본소설 배웅불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159회 일본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배웅불> 다카하시 히로키의 작품이다. 처음 만나게 되는 일본 작가, 그리고 어색한 책제목에 도무지 무슨 내용인지 유추할 수 없었지만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는 책띠지에 적혔던 문구를 다시금 보게 된다. "방심하고 있다가는 무시무시한 힘에 배신당할 것이다" 책을 읽고 난 후에는 너무 가볍게 책을 대하다가 뒤통수를 크게 한 대 맞은 느낌이 든다. 그것도 아주 강하게 말이다.

 

일본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왕따 문제는 심각한 학교 문제다. 이제는 더 이상 학교 문제가 아니라 직장 내에서의 폭력 또한 간과할 수 없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된 건지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면 서로 협동하고 그리고 그 가운데 미묘하게 누군가를 괴롭히고 따돌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주체와 객체가 아닌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만 아니면 되는 방관자가 된다.

소설은 도쿄에서 폐교 직전인 시골 학교로 전학온 중학교3학년 아유무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아버지의 직업 상 이사를 많이 다녀야 하는 아유무는 사람이 많은 도시에서는 폭력을 일삼는 아이와는 적당히 거리를 두고 방관자가 되면 되었는데 시골학교는 6명뿐인 반에서 그들과 어울릴 수 밖에 없다. 한 눈에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와 폭력의 주동자가 되는 아이가 보인다. 그리고  그 누구도 되지 않고 적당하게 관계를 유지하는 방관자가 된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그리 다른 점은 없다. 왕따를 시키는 주동자는 어른들에게는 신뢰를 받고 아이들에게 적당한 우위에서 교묘하게 괴롭힘을 주동하는 인물로 그려지기 때문이다. 주동자 아키라가 미노루에게 향하는 참새잡기, 씨름, 저승님 놀이 등등 하나같이 놀이가 아닌 누군가를 괴롭히는 폭력이 된다. 그러나 이 책은 거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주동자 역할을 하던 아키라가 사실은 더 많은 폭력을 당했고 두려움에 더 많은 폭력을 일삼는 사실. 그리고 그 폭력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알 수 없는 또 다른 두려움의 낯선 대상이 등장한다.

지방 특유의 사투리가 사용되어  작품의 문학성이 더해진다고 하지만 번역본을 읽는 독자들에게는 그 정서가  충분히 전달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소설 곳곳에 나오는 일본의 풍습이나 시골 마을에서 쓰는 농기구, 도구 등등  낯설지만 어딘지 모르게 시골 풍경속으로 자연스럽게 빨려들어가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한 장치가 된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배웅불, 저승으로 돌아가는 조상의 영혼을 배웅하기 위해 피우는 불이라고 한다. 소설의 마지막에 피워지는 세개의 배웅불에 섬뜩함을 느끼게 된다. 학교 내에서 전해지는 폭력의 되물림은 어느 순간 죄의식은 사라지고 폭력에서 살아남기 위한 되물림 자체가 되어버리기도 한다.

학교 내의 폭력을 다룬 작품은 너무도 많아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가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느낌이 든다. 특히 우리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일본의 풍습이나 정서가 담겨 있기으면서도 완전히 낯설지 않은 동양권 정서의 공감대 때문이 아닌가 싶다. 사회에서 우리는 대부분 방관자가 되기 쉽기 때문에 소설 속의 아유무에게 감정이입을 해서 읽게 될 듯하다. 당하기만 하던 미노루가 다른 사람이 아닌 아유무를 향해서 "나는 처음부터 네가 제일 열받았어"라는 말은 어쩌면 폭력을 가하는 사람보다 무심하게 방관하는 사람들에게 하는 말이기에 외면할 수 없는 대사이기도 하다. 학교 폭력과 왕따 문제 이렇게 접할 줄이야. 강도 높은 결말 그리고 방관자인 우리에게 책임감을 던지는 작품이기도 하다. 입시강사에 록밴드 뮤지션까지 했다는 특이한 이력의 작가 다카하시 히로키. 작가의 섬세한 표현력과 글의 흐름에 감탄하게 되는 작품이었기에 다른 작품 역시 궁금해진다.

 

*출판하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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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나의 빈센트 - 정여울의 반 고흐 에세이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21세기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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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묘한 그만의 작품 세계에 빠지게 되는게 보통이다 . 평범하지 않았던 삶을 살았던 그의 이야기는 소설이나 전기, 영화, 음악으로도 많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또 한 사람이 고흐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여행작가에게 다가오는 고흐는 어떤 의미일까? 정여울 작가의 글쓰는 스타일과 세상을 보는 시선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번 작품도 기대를 하고 있었다. 그녀에게 고흐는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고흐의 자취를 찾아 떠다는 여행임에는 분명하지만 그녀가 보는 시선 속의 고흐는 그의 생애와 작품, 그리고 감성까지 담아내고 있는 느낌이다.

고흐에 대한 영화를 보고 그의 전기를 읽었던 사람이라면 그녀가 말하는 고흐에 대한 감성에 더 공감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된다.

 

 

생에서 누군가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이 한 사람만 있어도 행복할 수 있다. 혼자만 남은 세상같은 느낌이라면 한 순간도 견디지 못하겠지. 누구나 알듯이 불같은 고흐를 이해히 준 사람은 동생 테오 뿐이었다. 정신병원에 보내려는 엄마와 아빠 사이에서 오로지 그를 이해하고 중간자적 역할을 한 사람은 테오였다. 너무나도 다른 성격의 형제인데 그런 이해와 지원이 가능했다는 것도 드라마틱하다는 생각이 든다.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화가와 사물간의 거리를 이야기 하는 부분이었다. 대상을 그릴 때 화가와 대상간의 적당한 거리, 그게 필요하다고 말한다고 한다. 고흐에게 대상은 늘 너무 가까이 다가서는 상대, 그래서 그 본질을 알아보고 대상의 본질까지 느끼고 표현해 내는게 바로 고흐의 작품이라고 한다. 적당한 거리에서 대상보기에 실패한 고흐, 그러나 그 때문에 더 본질을 담아내는 그만의 그림이 가능한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의 자화상에도 인물화에도 깊은 슬픔이 묻어나는가 보다.

 

 

한 장소 장소를 찾아가면서 들려주는 고흐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가 느꼈을 인생의 여운을 담아내고 고흐와 교감을 하고 끝까지 그를 지원했던 테오의 편지까지 함께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고흐의 작품을 보고 그의 자취를 따라가는 정여울 작가의 여정, 그리고 그 가운데 자신의 인생을 조금씩 묻어내는 서술이 책을 읽는 내내 삶이란, 여행이란 의미를 함께 생각해 보게 된다. 두고두고 읽고 싶은 에세이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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