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시터
원장경 지음 / 팩토리나인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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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학창 시절 윤리 중 철학의 첫 시작은 성선설과 성악설에 대한 내용이었다. 인간은 원래 태어날 때부터 선한 존재인가, 아니면 악한 존재인가? 이 문제는 마치 계란이 먼저인가, 닭이 먼저 인가처럼 생각에 따라 답이 달라질 수 있는 문제처럼 보였다. 인간은 선한 존재인가, 악한 존재인가? 인간이 만약 선한 존재라면,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도 충분히 갱생이 가능할까?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로 태어났더라도, 계속적인 교육으로 이들을 정상인의 범주로 돌아오게 만들 수 있을까?

남부럽지 않은 가정에서 자란 인주해. 주해의 부모는 주해가 하는 모든 일에 대해 간섭하지 않았다. 비 오는 날 마냥 비를 맞으며 돌아다니는 것도, 학교를 마치고 이곳저곳을 구경하고 돌아오는 것도, 공부를 하지 않는 것도 잔소리를 하지 않았다. 주해는 그런 부모의 방식에 만족했다. 동네의 놀이터가 안전을 이유로 하나 둘 접근금지 띠가 둘러지던 어느 날, 하얀 얼굴에 회색 눈동자를 가진 아이가 나타났다. 처음 보는 얼굴의 아이에게 관심을 가진 주해. 그리고 아이들이 그 아이 리암을 괴롭히던 날, 주해는 아빠와 함께 열심히 연습했던 휘파람으로 아무 말 없이 사이렌 소리를 냈다. 그곳에 모인 아이들은 주해를 알고 있었다. 친절한 동네 누나였기 때문이다. 주해가 하는 이상한 행동에 그곳에 모인 아이들은 주해를 주목했다. 한참 휘파람 소리를 내던 주해는 그렇게 아이들이 리암을 괴롭히지 못하도록 이해시켰고, 그날 이후 리암은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지 않게 되었다. 이 동네 출신 엄마 고민서는 캐나다 사람인 아빠 아론과 아들 리암을 데리고 마을로 왔다. 맞벌이를 하는 그들은 아들 리암을 맡길 곳이 없었는데, 주해는 그런 리암을 돌봐주기로 한다. 리암은 스펀지처럼 주해의 행동을 그대로 닮아갔다. 주해 역시 리암에게 모범을 보이기 위해 같이 책을 읽고 공부를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주해가 설거지를 하는 사이 부모님은 쓰레기를 버리러 나갔다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한다. 번개 때문이었다.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주해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주해에게 남겨진 집이 탐이 나서였을까? 그동안 보지 못했던 친척들이 몰려와 주해를 맡겠다고 큰 소리를 낸다. 누가 신고를 한 것일까? 공무원 둘이 집을 찾아와 주해에게 자꾸 가자고 재촉을 한다. 주해를 돌봐줄 가족이 없다는 이유 때문이라고 했다. 그때 민서가 그 사람들 앞을 가로막는다. 누구 맘대로 내 아이를 데리고 가냐는 말로 민서는 주해를 보호한다. 그렇게 주해는 리암의 가정 안으로 들어온다. 리암의 부모로부터 따뜻한 사랑을 나눠 받아서일까? 주해는 정신을 차리고 공부를 하기 시작한다. 노력하고 또 노력했던 주해는 결국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에 합격한다. 하지만 그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정신이상자의 묻지 마 폭행에 피해를 입게 된 것이다. 그런 주해를 지키기 위해 리암은 그 남자에게 달려든다. 그렇기 리암은 후두부 외상에 의한 뇌출혈로 세상을 떠난다. 주해는 고통스러웠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불행해지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리암도, 리암을 잃은 상처를 가진 아론과 민서도 주해를 떠난다. 학교를 휴학하고, 주해는 마음을 붙일 곳을 찾지 못했다. 그렇게 우연히 들어간 곳에서 관장을 만나게 되고 운동을 하면서 주해는 조금씩 마음을 다잡는다. 교회도 나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소범수와 진이경 부부를 만나게 된다.

소범수와 진이경은 주해에게 이틀만 자신의 아이 혁우를 봐달라는 말을 한다. 그저 혁우를 보기만 해도 된단다. 처음 가보는 혁우의 집은 특이했다. 넓지만 특이한 구조를 가진 집이었다. 그리고 마당에서 죽은 병아리를 묻어주는 혁우와 처음 만나게 된 주해. 근데 이 아이 하는 행동이나 말이 뭔가 이상했다. 부유한 사업가 부부인 이경과 범수는 주해를 선생님으로 대해주었다. 한 학기 등록금 이상의 거금도 받았다. 이틀의 베이비시터의 급여치고는 너무 컸다. 그저 혁우를 지켜봐 달라는 말에 주해는 그곳에서 가방을 푼다. 첫날밤,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도대체 이게 무슨 소리고 무슨 빛인 것일까? 주해는 궁금했다. 다음 날 범수와 이경에게 묻지만 너무 피곤해서 잘못 들은 거라는 말을 한다. 부부가 회사로 떠난 후, 혁우의 이상한 행동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주해는 혁우의 장난감으로 선택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과연 주해는 이 끔찍한 집으로부터 목숨을 지킬 수 있을까?

리암의 죽음이 자신 때문이라는 죄책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주해는 혁우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사실 혁우의 사이코 패스적 행동은 사실 범수와 이경에 의해 길러진 것이라는 사실을 마주하게 된다. 이곳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과연 있을까? 뻔한 사이코패스의 이야기 같지만, 예상치 못한 반전 같은 결말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 결말이 세 종류라는 것이다. 세 가지 중 당신의 선택은 무엇인가? 어떤 결말을 맛보고 싶은가?

결말 중 하나는 사이코패스가 과연 갱생될 수 있느냐의 이야기다. 혁우를 일반인으로 바꾸는 것이 자신이 겪은 모든 것에 대한 복수라는 사실이 꽤 신선했다. 반이 인격장애가 과연 교육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인지 솔직히 모르겠다. 적어도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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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학교
허남훈 지음 / 북레시피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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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얼마 전 안중근 의사에 관한 영화가 상영되었다. 그즈음 안중근 의사를 다룬 책을 만나게 되었다. 사실 그전에 내가 아는 안중근 의사에 대한 지식은 조선의 총독으로 와있던 이토 히로부미를 하얼빈 역에서 저격한 것과 네 번째 손가락이 한 단이 잘린 손도장밖에 없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난 후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청소년들을 위한 책이었음에도, 안중근을 실제로 만난 다양한 인물들의 입장에서 기록된 책을 읽으며 인간 안중근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 책은 타임슬립이 가미된 청소년 소설이다.  운동장에 있던 지환은 갑자기 날아온 축구공에 안경을 맞아 알이 깨지는 사고를 당한다. 급하게 보건실에 가서 치료를 받는 지환을 위해 기웅은 공을 찬 범인을 수소문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공을 찬 사람은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날부터 지환은 이상한 소리와 이상한 장면이 자꾸 보이기 시작한다. 며칠 뒤, 야자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시간조차 아까워서 학교에서 잠을 자겠다고 마음먹은 두 친구 기웅과 지환. 형의 편의점 알바 대타를 위해 잠깐 자리를 비운 기웅의 침낭에 누운 지환은 삽시간에  이상한 광경 속으로 빠져든다. 분명 학교였는데, 공간이 바뀌기 시작한다. 지환이 마주한 학교는 갑자기 채가구역이 되고 러시아 군인들에게 쫓기고, 하얼빈역이 되었다가 뤼순감옥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지환은 뒤죽박죽된 시공간을 지나며 송죽회의 일원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여비행사이자 독립운동가인 권기옥과 하얼빈 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 등을 만나게 되고, 유동하로 분해 독립운동의 현장에서 피부로 사건들을 직접 경험하기도 하며, 윤동주 시인과 심훈의 소설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한다. 


 책 안에는 지환의 경험뿐만 아니라 희곡이 등장한다. 문예부인 지환이 쓴 희곡인데, 그 장면 안에 바로 안중근 의사의 일과 헤이그 특사의 이야기 등이 담겨있다. 사실 독립운동의 여러 현장을 옮겨 다니기 때문에 1909년에서 1933년으로 순식간에 시간이 옮겨진다. 보통은 한 시대로의 여행만 그려지는데, 이 책 안에는 정말 순식간에 시간과 공간이 옮겨지면서 독립운동가들을 실제로 마주하게 된다. 잊히고 알려지지 않은 역사의 모습들을 마주하면서 또 다른 생각에 빠지게 되었다. 그들의 나이는 지금의 내 나이보다 훨씬 어린 10~20대인데, 어떻게 그런 큰일을 당당하게 해낼 수 있었을까?에 다시금 가슴이 뭉클해진다.


 역사의 순간을 직접 피부로 경험하기 전과 후는 삶의 가치관 자체가 바뀔 수밖에 없다. 그날의 경험을 오롯이 마주했기 때문이다. 그랬기에 다시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는 지환의 이야기는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사실 먼저 안중근 의사에 관한 책을 읽었기에, 유동하라는 인물에 대해 낯설지 않았다. 그리고 이름도 없이 스러져간 많은 독립운동가들 덕분에 여전히 우리는 내 나라 내 땅에서 뭉클한 당시를 마주할 수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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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앞차는 빨리 안 가고 뭐 하는 거야!
다원 지음 / 하우어린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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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이를 낳고 나서 그림책을 자주 접하게 되는데, 이 책은 그림책을 가장한 어른을 위한 동화다.  제목을 읽는 순간! 아이보다는 나를 위한 책이라는, 어른을 위한 책이라는 생각이 불쑥 들었다. 운전대를 잡고 한껏 인상을 찌푸린 너구리를 보자마자! 또 이 책의 제목인 맨 앞차는 빨리 안 가고 뭐 하는 거야! 가 깊이 들어와서 박혔기 때문이다. 아마 운전을 하는 사람이라면, 아니 보조석에 타고 있는 사람이라도 이 제목을 읽으면서 특정 몇몇 장면이 떠오르지 않은 적이 없을 것 같다. 나 또한 그랬다.


 유난히 빨리빨리에 집착하는 우리는 내 예상대로 뚫리지 않는 길에서 분노 게이지가 차오른다. 왜 막히는 거야!를 넘어서 그 책임을 내 앞차에게 한다. 그리고 예상보다 시간이 길어지면 분노는 점점 차올라서 급기야는 여러 가지 다양한 동물과 숫자가 튀어나오기도 한다. 차선을 옮기며 결국 해당 사건의 원인 제공자를 발견하면, "저놈이 범인이었구먼!"을 시전하기도 한다. 사고가 난 경우가 아님에도 차가 막히는 이유 중 상당수는 나처럼 초보운전자라서 속도를 빠르게 못 내거나, 앞차와의 간격이 많이 떨어진 경우가 대부분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우린 원인 제공자를 찾으려고 한다.


 이 책 안에도 길을 나선 너구리가 막히는 길 앞에서 화를 내면서 앞 차를 향해 간다. 너구리는 앞 차의 운전자가 느려터진 걸 보니 답답하기로 소문이 난 돼지 일 거라 예상을 하고 차 문을 열고 나선다. 근데, 정말 앞 차의 운전자가 돼지인 것이다! 막상 돼지를 보자 당황하는 너구리. 어디 가냐는 돼지에게 실컷 욕을 해줄 줄 알았던 너구리는 당황하며 길이 너무 막혀셔 맨 앞 차의 머뭇거리는 녀석을 혼내주러 가려고 한다는 말을 한다. 돼지 역시 답답함을 느끼던 차인지라, 너구리와 동행한다. 이번에도 돼지는 앞 차가 느린 걸 보니 느림보 거북이 일 거라는 말을 하며 차 문을 연다. 근데! 이번에도 예상 그대로 앞 오토바이는 거북이었다. 거북이의 모습에 당황한 돼지와 너구리. 이 둘은 거북이의 질문에 앞 차를 혼내주러 간다고 이야기를 한다. 이렇게 점점 앞을 향해 길을 나서는 운전자들. 이들이 잔뜩 욕을 하며 화를 품고 있던 것과 다르게 막상 앞 차의 운전자를 직접 눈으로 목격하고 나면(?) 언제 화를 냈냐는 듯이 예의를 갖춰서 혹은 친절하게 이야기를 꺼낸다. 결국 이들은 점점 앞차 운전자에게 모든 분노를 모으며 앞 차를 향해간다. 과연 분노 게이지는 정말 제일 앞 차 운전자에게서 터지고 말 것인가?


  사실 어느 때보다 가장 배려가 필요한 자리가 바로 운전석이 아닌가 싶다. 아무래도 운전을 하다 보면, 한 번의 실수가 또 큰 사고를 야기할 수 있다 보니 누구나 예민해지는 자리가 되는 것 같다. 하지만 반대로, 양보를 생각한다면 분노 게이지를 덜 느낄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내 경우 이런 적이 있다.  갑자기 끼어들면서 빨리 가는 차를 볼 때 예전에는 같이 소리를 지르고 화를 냈는데 요즘은 "저 사람 설사나 급 X이 마려운가 보다.... 얼른 가라!" 이렇게 말하다 보니 나도 그렇고 같이 앉은 사람도 피식~ 웃으면서 보낼 수 있었다. 


 사실 책의 말미에 왜 이렇게 막혔는 지가 나오는데, 그 장면을 보면서 마음이 한결 따뜻해졌다. 운전자로 있을 때 보다 보행자로 있을 때가 더 많은데, 특히 매일 아침 둘째를 어린이집에 보내면서 차가 많이 다니는 작은 횡단보도를 두 개 건너야 한다. 나도 출근이 급한 아침 시간이라서 마음이 마냥 급한데, 아이와 함께 오는 나를 보고 가끔 먼저 차를 세워주고 수신호로 건너가라는 표시를 하는 운전자를 만나면 마음이 정말 따뜻해지고, 나도 모르게 꾸벅 인사를 하게 된다. 이런 작은 배려가 그날의 하루를 따스하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책 안에서 역지사지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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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초등신문으로 미리 보는 수능 어휘 일력 365+
책장속 편집부 지음 / 책장속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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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면서 나 역시 고민이 생겼다. 갈수록 이슈가 되는 문해력 때문이다. 문제를 이해해야 풀 수 있는 것은 국어 뿐이 아니다. 수학이나 과학도 문제를 이해해야 풀 수 있다. 수학공식이나 해당 내용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서가 아닌 어휘력의 부족 때문이라면 정말 너무 속상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무엇이든 단숨에 해결하는 것은 쉽지 않다. 꾸준히 무언가를 해 나가는 것은 결국 배신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이도 깨닫게 하고 싶었다. 책을 소개하는 한 줄의 문구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 


10년 어휘 적금!


 당장은 얼마 안 돼 보이는 푼돈처럼 보이지만, 꾸준히 차곡차곡 저금을 하다 보면 결국에 만기 때는 꽤 많이 불어난 금액을 받을 수 있듯이 어휘 역시 그럴 수 있다는 사실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매일 한 단어씩 꾸준히 공부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고, 해당 어휘는 실제 수능에 출제된 어휘다. 즉, 기출 어휘라고 할 수 있다. 아무래도 우리 어휘의 대부분이 한자어이기 때문에 해당 단어의 한자와 을 뜻 그리고 뜻과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해당 단어에 사요 된 한자 단어를 사용해서 좀 더 넓게 어휘력을 확장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문해력을 키우기 위해 아이가 한자에 익숙해지는 것을 추천한다. 나 또한 아이와 함께 한자 공부를 다시 시작했는데, 별도로 한자 공부를 안 하고 이 책을 통해서 매일 등장하는 단어 두 개씩을 꾸준히 외우다 보면 문해력과 어휘력 그리고 한자 능력 시험 준비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흥미와 집중력을 위해 중간중간(2주 단위, 한 달에 2번) 어휘 퀴즈도 등장한다. 2주 동안 배운 단어를 초성퀴즈 등을 통해 다시 한번 복습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으니 나름의 테스트도 될 것이다. 초등 저학년이 공부하기에는 조금 어려울지도 모르겠지만, 완전히 소화시키지 못하더라도 꾸준히 보다 보면 어느 순간 적금처럼 불어난 어휘력을 마주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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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 돌아오다
사쿠라다 도모야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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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분명 기도하지 않아도 내일은 오겠죠.

하지만 세상에 내일이 오는 것과 저한테 내일이 있는 건 다르니까요.

제목이 신기했다. 근데 내용은 더 신기했다. 차례만 훑어봐도 궁금증이 생길 지경이니 내용은 말해봤자 입만 아플 정도다. 매미, 염낭거미, 딱 정벌에... 소제목에는 꼭 곤충이 한 마리씩 등장한다. 그리고 제일 처음 만난 표제작의 제목 역시 매미 돌아오다다. 보통 단편소설의 경우 작품 중 하나의 제목을 쓰는 편이고, 작품의 표지를 보기에도 소설이라고 적힌 걸 보고 단편소설집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물론 단편소설집은 맞다. 근데 등장하는 인물 중 접점이 있다. 그렇게 보자면 연작소설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싶다.

제목에 등장하는 곤충은 해당 작품 속에서 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곤충이 실제로 무엇을 하고, 사건을 일으키거나 하지는 않지만 해당 사건을 풀어가기 위해서는 곤충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긴 하다. 일반인이 곤충의 습성을 알기는 쉽지 않을 터. 그래서 필요한 인물이 곤충에 대한 지식이 있는 사람인데, 각 작품에 등장해 사건을 풀어가는 데 도움을 주는 곤충 애호가 에리사와 센이 바로 그 인물이다. 전혀 개연성이 없어 보이는 상황뿐 아니라, 사건에 등장하는 인물과 친분이 있기도 한 이 인물은 실제로 무슨 일을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사건 하나는 정확하게 잘 풀어낸다.

여러 작품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중동의 여행객인 한 남자의 죽음과 관련된 사건으로, 해당 이야기에 등장하는 곤충은 쇠똥구리(딱정벌레)다. 지인인 마루에의 초청으로 구네토무라의 습원의 펜션에 다니러 온 에리사와. 그날 예약되어 있는 인물은 아사르 와그디라는 이름의 외국인이었다. 고무보트 급류 타기 예약을 위해 길을 나선 에리사와와 마루에는 길에서 타이어가 터지는 사고를 당했는데, 이들을 도와준 사람이 바로 아사르였다. 이들은 급류타 기를 하는 곳에서 다시 만나게 되는데, 마루에가 그동안 펜션에 머무는 손님들에게 이곳을 많이 소개해 주었지만 본인은 해본 적이 없어서 체험을 위해 이곳에 온 것이다. 알바를 하는 가키모토가 오늘까지만 일을 하고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이야기를 들은 마루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체험 전에 핸드폰이나 귀중품은 카운터에 맡기라는 가키모토의 말에 아사르는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펜턴트를 맡긴다. 급류타 기를 마치고 펜션으로 돌아온 이들. 아사르와 이야기를 나누다 그가 태양을 섬기는 종교를 가진 사람으로 해가 지기 전에 태양이 뜨는 쪽을 향해 기도를 올린다는 말과 함께 그가 소중히 여기는 펜던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쇠똥구리 모양의 펜던트는 친구들이 아사르를 위해 주문 제작해 준 소중한 물건이었다. 여기에 지식을 얹는 에리사와. 쇠똥구리가 똥을 발견한 곳에서 자신의 집까지 거의 일직선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에 연구자들은 쇠똥구리의 몸속에 천체의 빛을 이용하는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하는 무언가가 있는 것은 아닌가 추측을 한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아사르 역시 기도 시간을 비롯해서 목욕을 할 때를 제외하고는 펜던트를 몸에서 떼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서로 다음 날 아침에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각자 방으로 흩어진다. 아침에 아사르를 찾는 마루에는 그가 방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사르가 해가 뜨기 전 일찍 나갔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사르를 찾던 중, 같이 일하는 사에키로 부터 이상한 이야기를 듣게 된 마루에. 외국인 손님을 가려 받으라는 그의 말이 괜한 오해를 낳게 된다. 얼마 후 경찰로부터 아사르가 절벽에서 떨어진 채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는데...

위에 작품이 기억에 남았던 이유는, 외국인에 대한 편견이 사건을 일으키는 데 가장 큰 문제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건실한 청년으로 보였던 가키모토가 사실 외국인에 대한 악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었다는 사실이 등장하면서 해당 사건의 접점이 풀린다. 소중한 펜던트 안에는 사실 기도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나침반이 들어있었는데, 급류타 기를 하고 온 사이 일부러 가키모토가 그 나침반을 고장 낸 것이다. 그러고 나니, 그동안 외국인 관광객들이 체크아웃을 한 후에 시계가 고장 났다는 등의 클레임을 걸었다는 사실이 이해가 되었다. 결국 가키모토는 이 사건으로 위험에 처하게 되었던 것이다. 신기한 곤충들의 습성과 사건이 겹쳐지면서 해당 사건들의 뜻이 풀린다. 그 어떤 작품보다 신선했던 것은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특별한 곤충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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