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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고마워
카로나 드루몬드 지음, 글마음을 낚는 어부 옮김, 에스텔 코르키 그림 / 예꿈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아이를 낳고 키운 시간이 불과 몇년 밖에 되지 않지만 인생이 송두리째 변화를 한 것처럼 느껴진다. 엄마의 딸로 자란 내가 또 딸을 낳아 키우면서 엄마의 마음을 알게 된다. '그때 엄마도 이런 마음으로 날 키웠구나'를 느끼는 순간마다 코끝이 찡해지곤 한다. 마치 저 혼자서 큰 것처럼 잘난 체를 하더니만 제 아이를 키우면서 얼마나 많은 사랑과 희생이 필요한지를 경험하는 것이다. 하루에도 열두번 속이 뒤집어 지다가도 아이 웃는 모습 보면 또 따라 웃게 되고 '이것이 행복이구나' 느낀다.
일 하는 엄마였기에 학교에서 돌아와도 맞아주지를 못했고, 비가 와도 우산을 들고 마중을 나온 적이 없었기에 '내가 엄마가 되면 집에서 늘 기다려 주자'고 결심을 했었다. 참 서운한 기억이지만 지금 생각하면 자식을 챙기지 못하고 일을 한 엄마의 가슴 한켠이 얼마나 아렸을지 짐작 할 수 있다. 그것도 모르고 철없이 투정을 하곤 했으니 그저 부끄러울 따름이다. 결혼해서 너 같은 딸 낳아 봐야 엄마 마음을 알 것이란 말엔 연륜이 담겨 있기에 나도 내 아이에게 그런 말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엄마가 고마워'는 딸에게 보내는 엄마의 사랑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엄마의 삶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이야기 한다. 때로 자신을 위해 여유 한번 부리지 못하는 희생을 하기도 하지만 그런 수고로움은 아이를 통해 채워진다. 깔끔한 것을 좋아하던 한 여자가 아이가 그린 벽의 낙서를 멋진 그림으로 생각하게 되고, 들고 다니는 것을 싫어해 작은 핸드백을 들었지만 이제는 혹시나 아이에게 필요한 물건을 빼놓을까봐 최대한 커다란 가방에 챙겨 넣는 엄마가 되어 버렸다.
내 자신 보다 아이를 더 챙기게 되는 지금 이 순간을 예전의 시간으로 되돌리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 아이가 크는 만큼 나도 엄마로, 어른으로 성장함을 느낀다. 아이를 키우면서 내 부족함을 알게 하니 겸손을 배우고, 퍼올려도 마르지 않는 샘처럼 내 안에 사랑이 이렇게 가득 담겨 있었음을 알게 되면서 더 많이 채우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완벽한 엄마 보다는 좋은 엄마가 되고 싶다. 아이가 훌쩍 커 버리기 전에 더 많은 것을 함께 하면서 행복한 이 순간을 더 오래 음미하고 싶다.
이 책을 통해서 아이는 엄마가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들으면서 든든한 울타리가 있음에 행복해 할 것이고, 엄마는 자신이 딸이었을 때를 떠올리며 감회에 젖고, 더 좋은 엄마가 되자고 다짐을 하게 될 것이다. 네가 있어서 얼마나 행복한지를 매일 들려줘야겠다. 요즘은 사랑해주는 시간 보다 혼내는 시간이 더 늘어난 것 같아 속상하다. 아직도 더 많이 배우고, 참는 수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엄마가 되기가 참 어렵지만 그 노력으로 모두가 행복할 수 있으니 해 볼 만한 일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