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해류 - 진화의 최전선 갈라파고스에서 발견한 생명의 경이
후쿠오카 신이치 지음, 김소연 옮김, 최재천 감수 / 은행나무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윈이 쓴 <종의 기원>으로 유명한 갈라파고스 섬, 생태계에 관심이 크지 않고 더군다나 인간과 유사한 유전자이지만 한 끗 차이로 원숭이와 인간으로 나뉘었다는 진화설을 믿을 수가 있는 것인가란 의문이 들었기에 하나님의 천지창조도 믿지 않지만 진화설 또한 미심쩍음이 있어 그저 그렇구나 하는 정도로 치부하였는데 얼마 전 갈라파고스 섬을 취재한 다큐를 보며 '진화의 최전선 갈라파고스에서 발견한 생명의 경이'라는 문장에 흥미가 동하였다.

<생명해류>는 일본에서 저명한 분자생물학자인 '후쿠오카 신이치' 교수가 어릴 적부터 꿈에 그리던 갈라파고스 섬을 밟으며 생물의 진화를 더듬어가는 기록을 정리한 책이다. 사실 제목만 보고 진화의 거대한 운명과도 같은 일대기를 목도하는 것인가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재미있게도 일생의 숙원이었던 갈라파고스 섬으로의 한 발이 불발됐던 상황들과 방송과 출판계 쪽의 현황을 보여주는 글들이 꽤 많은 장수를 차지하고 있어 '내가 진화에 대한 책을 읽고 있는 것인가?'라는 회의가 들 때쯤 본격적으로 갈라파고스 섬으로의 기록을 보여준다.

다윈의 책으로 유명한 갈라파고스 섬은 그 한섬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근방에 여러 섬들이 존재하고 실제로 다윈 또한 그 섬들을 거치며 생물을 조사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다윈=종의 기원=갈라파고스'라는 강렬함은 갈라파고스 섬을 비롯한 여러 섬을 돌아본 후 진화설을 정리하며 20여 년이란 오랜 기간을 걸쳐 집필한 책으로 후대에 또는 다윈 본인 자신이 기록에 대한 통한의 아쉬움을 표하기도 하였지만 어쨌거나 그 유명한 가설은 인류 역사상 실로 대단하다 할 수 있는 발견이므로 어렵거나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긴 하지만 대단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라는 직업과 평소 관련 서적을 여럿 출간한 이력에서 연상되는 것과 달리 자신을 굉장히 내향적이고 타인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해 곤란했던 일화들이 여럿 있었다고 털어놓았지만 이 분의 글을 읽다 보면 학자임은 맞지만 예능 쪽과도 어울리는 인상이 강해 중간중간 삼천포로 빠지는 듯한 구성이 자주 눈에 띄지만 왠지 그마저도 신선하고 즐겁게 다가와져서 꽤나 독특한 사람으로 기억될 듯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회사원도 초능력이 필요해
민제이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단 이 책은 제목부터 공감 200% 각인 소설이다. 회사원이라면 심히 동요하지 않을 수 없는 제목이라 그만큼 기대감도 상당했는데 기대만큼이나 등장인물들의 리얼한 사회생활 고군분투기가 재미있으면서도 가슴 절절하게 다가와졌던 것 같다.

<회사원도 초능력이 필요해>에는 신입사원 김가현, 주임 이나정, 과장 강다정, 대표 최라희까지 네 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가나다라 이름의 등장도 재밌지만 신입사원부터 대표까지 각 직급마다의 관점과 애환, 애로사항 등이 순도 200% 녹아있고 아직 겪어보지 못한 직급임에도 심하게 동요가 될 만큼 리얼리즘이 살아있어 소설이지만 다큐 같은 생생함을 느낄 수 있었다.

전화벨 소리만 들어도 심장이 튀어나올 만큼 하루 종일 긴장감 만랩인 신입사원 가현은 누구 하나 업무를 제대로 알려주는 이 없는 상황에서 일단 직원이면 하나부터 열까지 다 알아야 하고 다 해낼 수 있어야 하는 대표의 전화가 더 괴롭기만 하다. 뭐든지 말만 하면 척척 다 해내는 괴물 루키가 되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그와 동떨어져 헤맴의 끝장을 보이는 가현에게 과도한 업무 기대를 하는 대표의 전화는 그래서 더 손절하고 싶은 대상 1위지만 그럴 수 없기에 괴롭기만 하다. 그러던 중 과거로 돌릴 수 있는 명함 세 장을 얻게 된 가현은 반신반의하며 날려버린 한 장의 명함으로 교훈을 얻은 뒤 거지 같은 성격의 소유자인 대표에게 할 말은 하고 마는 두 번째 명함을 믿고 현 상황을 정면돌파한다.

오랜 취준생이던 나정은 정규직이 아닌 대기업 계약직으로 입사하며 필요한 부서에 파견되어 일을 하지만 어딘가에도 소속되지 못한 기분 때문에 늘 씁쓸하기만 하다. 일을 잘하면 정규직 채용이 될 것 같은 희망고문을 부여잡으며 일로 인한 스트레스나 피곤함이 몰려오면 순간 이동을 하게 되는 초능력을 갖게 되지만 그로 인해 자신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대로 파악하게 된 나정은 정규직을 위해 더 몸부림을 칠 것이냐, 뭔가 결단을 낼 것이냐의 기로에 서게 된다.

어린 나이에 고공 승진하며 과장 자리에 오른 다정은 상대방의 생각을 읽어내는 초능력이 있다. 그 초능력으로 대표의 마음을 읽어 독보적인 위치에 오르고 한국대 출신의 잘난척하는 다른 팀 과장의 아이디어까지 뺏어 탁월한 업무능력을 인정받았지만 득이 있다면 실 또한 따르는 법, 듣고 싶지 않은 상대방의 생각까지 들리는 통에 처음 이 능력을 갖기 시작했을 때는 사람들을 대하는 게 너무 힘들었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 다정은 적당히 걸러내는 방법을 터득했다. 그렇게 달려왔지만 도저히 맞춰주기 힘든 대표의 비위에 뒤로 험담으로 일관하며 자신을 견제하는 다른 팀 과장의 모습을 보면서 더 이상 이 일을 견디기 힘들겠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그러던 중 신입인 재희가 입사하면서 다정은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어지는데...

백만 유튜버 라희는 열심히 함께 한 크루와 자신을 믿어주는 회원들을 믿고 뷰티 회사를 차린다. 하지만 막상 대표가 되고 보니 월급날은 금세 돌아오고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들어가는 노력과 자금 또한 만만치 않아 정신이 없다. 점점 돈 들어갈 곳은 많지만 더 이상 자금을 끌어올 데가 없어진 라희는 같은 업계 지인의 권유로 유튜브 회원의 숫자와 금액을 맞바꿀 수 있는 사이트를 알게 된다. 그러고 싶지 않았지만 당장 직원들 월급과 제품에 들어가는 돈을 지급해야 했기에 속는 셈 치고 넣은 금액이 돈으로 환원되어 입금된 것을 보며 일차적인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된다. 하지만 회사에 돈 들어갈 데가 오죽 많은가, 제품 생산에 필요한 돈이 곧 필요하게 되고 라희는 전과 같은 방법으로 유튜브 회원 수와 금액을 맞바꾸는데....

귀신이 곡할 노릇까지의 초능력은 아니더라도 한 번쯤은 생각해 봤을 초능력들이라 '맞아 나도 이런 생각 해봤었지' 싶은 상황들이 반갑게 다가왔다. 신입일 때, 중간 계급이었을 때, 사장님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었더랬지 싶은 공감들이 마구 튀어나와 아주 정신줄을 빼며 읽었는데 역시 초능력이 있다고 좋은 건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은 세상이고 내 마음 같지 않은 상대방들이 도처에 널려 있어 다 버리고 산속으로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지만 딱 그런 마음이 들었던 시기에 읽게 됐던 소설이라 생각해 보니 나도 모르는 위로를 많이 받았던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30일의 밤
블레이크 크라우치 지음, 이은주 옮김 / 푸른숲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색다른 소설을 원한다면 읽으세요 후회하지 않을 소설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30일의 밤
블레이크 크라우치 지음, 이은주 옮김 / 푸른숲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5년 전 시카고 미술계의 유망주였던 다니엘라와 자연과학 유망주였던 제이슨은 사랑에 빠지게 되고 그 결실로 찰리를 얻게 된다. 둘의 장래가 달라질 수 있었던 시기에 생각지 못한 임신으로 미술계를 떠나 개인적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게 된 다니엘라와 대학교에서 물리학 교수가 된 제이슨은 자신들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 그렇게 믿었고 현재의 행복에 한치의 후회도 없지만 함께 대학을 다니며 같은 길로 가고자 했던 친구 라이언이 생명 자연과학 쪽에 영예로운 상인 파비아상을 수상하게 되면서 그때 다른 길을 선택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 본다. 그렇게 친구 라이언의 수상 뒤풀이에 초대된 제이슨은 위스키 두 잔만 마시고 돌아오는 길에 괴한에게 납치되어 이상한 주사를 맞게 되고 정신을 잃은지 몇 시간 만에 수색대에 발견된다.

정신이 든 제이슨을 보며 환호하는 사람들,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 속에 둘러싸인 제이슨은 지금 이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알 수가 없다. 그런 제이슨에게 뭘 기억하느냐 묻는 사람들, 자신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제이슨에게 친근함을 표시하며 영웅을 대하듯 박수갈채를 보내는 사람들에 둘러싸인 제이슨은 오로지 아내인 다니엘라와 아들 찰리가 있는 집에 가고 싶은 심정이다. 그런 혼란스러운 상황을 피해 위험을 감수하며 자신의 집으로 되돌아갔지만 제이슨을 맞이한 건 자신의 집이 분명하지만 전혀 달라진 인테리어와 그곳에 존재하지 않는 아내와 아들의 빈자리뿐이었다. 혼란스러운 상황이 연이어 일어나는 와중에 아무도 이 상황을 설명해 주는 사람 없이 제이슨은 자신을 추격해오는 사람들을 피해 병원을 찾지만 정신이상으로 보이는 것 외에는 어떠한 이상함도 찾을 수 없는 상황. 그렇게 자신을 쫓는 사람들을 피하다 다니엘라가 미술 전시회를 연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녀를 찾아간다. 그렇게 만난 다니엘라는 너무도 반갑게 제이슨을 맞이하지만 최근 실종되어 걱정했다는 이야기와 둘이 결혼하지도, 심지어 둘 사이에 아이도 없다는 현실에 맞닥뜨리게 된다.

나와 똑같이 생긴 사람이 저 건너편 세상에서 다른 삶을 살아간다는 이야기나 나와 똑같이 생긴 사람이 지구 어딘가에 존재한다는 이야기는 흔하게 접했던 이야기여서 <30일의 밤> 예고편을 읽었을 때는 비슷한 이야기란 생각을 했는데 내가 선택하지 못한 또 다른 여러 명의 내가 등장하는 이야기라 기존 이야기들과 달리 신선했고 이런 장르를 선호하지 않는 나로서도 책의 몰입도가 상당해서 펼치자마자 도중에 도저히 덮을 수 없어 졸린 눈을 부릅떠가며 읽었다. 한편의 영화를 보는듯한 생동감 때문에 영화로 만들어져도 재미있게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면서 뭔가 색다른 소설을 읽고 싶은 독자라면 과감하게 추천하는 바이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계사 만물관 - 역사를 바꾼 77가지 혁명적 사물들
피에르 싱가라벨루.실뱅 브네르 지음, 김아애 옮김 / 윌북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물건의 역사와 인간의 욕망을 함께 보는 느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