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과학을 해석하려면 과학의 과거를 알아야 한다. ‘우리는 무엇을 발견했는가뿐만 아니라 우리는 왜 그것을 알아내려 했는가를 끊임없이 질문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째서 오늘날과 같은 방식으로 과학 지식이 인정되거나 거부되는지 알 수 없으며 어떤 것이 과학이 충족시킬 수 있는 약속이고 어떤 것이 의심해봐야 할 주장인지도 구별할 수 없다.

그런 것들을 질문해야만, 우리는 과학을 이해하기 시작할 수 있다.


(18)

히포크라테스는 눈에 보이는 세계, 질서 잡힌 우주에 의지해 질병을 설명하려 했다. 그가 보기에 질병은 신의 분노로 생기는 것이 아니었고, 따라서 자애로운 신의 은혜로 치료되어야 하는 것도 아니었다. 악마에 씐 상태이거나 신성에 씐 상태라고 오래도록 여겨져온 간질도 그가 보기에는 다른 질병보다 더 영적이거나 신성하지 않으며, 그것 또한 자연적인 원인으로 생기는 것일 뿐이었다. 히포크라테스는 사람들이 무지해서 질병을 신의 의지 때문으로 여긴다고 생각했다. ‘질병이 신성 때문에 생긴다는 개념은 질병을 이해할 능력이 없는 사람이나 갖는 믿음이라는 것이었다.


(29-30)

여기에 더해,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은 진화라는 개념을 가능하게 했다. 플라톤의 세계에서는 변화가 부패이고 이데아에서 멀어지는 것이었으며 덜 효과적이고 덜 발달된 상태로 가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에서는 자연이 더 완전하게 실현된 종착지를 향해 발달하고 있었다. 오늘날의 진화 개념과 꼭 같지는 않다. 오늘날 알려진 생물학적 진화는 정해진 목적도, 전체적인 설계도 없는 과정인 반면,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은 목적론이다. 즉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연이 의도적으로 완벽을 향해 나아간다고 믿었다.


(42)

아르키메데스는 당시에 널리 받아들여지던 우주 모델 대신 다른 모델을 사용하기로 했다. 태양이 중심에 있는 모델이었다. 고대에는 우주를 상호 연관된 구체들이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비교적 작은 체계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아르키메데스는 이 자그마한 우주가 그에게로 별로 도전할 거리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62)

나는 더 합리적인 궤도의 배열이 존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되었습니다.

-       코페르니쿠스 <주해>


(86)

우리 시대에는 새로운 사건들과 새로운 관찰들이 있어서, 아리스토텔레스가 오늘날 살았더라면 이 새로운 사건들과 관찰들을 보고 자신의 견해를 바꾸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       갈릴레오 갈릴레이 <대화:천동설과 지동설, 두 체계에 대하여>


(107)

이에 더해, 실험은 반복해서 행해져야 했다. 보일은 나중에 이렇게 언급했다. ‘그 실험들을 매우 조심스럽게 한 번 이상 해보아야 한다. 그렇게 한 다음에야 이론적으로든 실용적으로든 상위 구조를 지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한 번의 실험에 너무 많이 의존하는 것은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기억하라.’ 조건이나 물질이 달라지면 결과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그러므로 여러 번 반복해서 얻은 결과만을 이론의 기반으로 삼아야 했다.


(113)

“(진정한 자연 철학은) 손과 눈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기억을 통해 진전되고 이성에 의해 계속 나아간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다시 손과 눈으로 돌아온다. 이렇게 자연 철학은 하나의 역량과 기관에서 다음의 역량과 기관으로 계속 돌면서 생명과 힘을 얻는다. 혈액이 손, , , 심장, 머리를 돌면서 인체가 힘을 얻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러한 방법을 부지런히 집중해서 따르고 나면 인간의 분별력 안에서 이해되지 못할 것은 없다. … 대화, 주장, 논쟁은 곧 노동으로 바뀔 것이다. 모든 현란한 견해들의 꿈, 보편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속성, 명석한 뇌가 고안한 이런 사치품들은 빠르게 사라지고, 견고한 역사와 실험과 노동이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처음에 인류가 금지된 지식의 열매(선악과)’를 맛보고 타락했듯이, 그들(아담과 이브)의 후예인 우리는 동일한 방법에 의해, 즉 그저 보고 사유하는 것만을 통해서가 아니라 아직 금지된 적이 없는 자연 지식의 열매를 맛봄으로써 구원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도구는 더 이상 감각의 확장에 불과한 것이 아니었다. 훅이 보기에, 이제 도구는 지식의 열매이자 완벽으로 가는 길이었다.


(145)

이렇게 복잡하고 단절된 지층의 과거를 시간 순서대로 정연하게 읽어낸 것은 자연 철학계에서 약간의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유럽과 영국 모두에서 광물학자들과 지질학자’(여전히 새로운 용어였다.)들이 저마다 자기 지역에서 동일한 방식으로 지층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튀비에 자신은 이론을 더 넓게 확장했다. 그는 파리 분지의 여섯 지층이 지구의 소우주라고 결론 내리고 파리 분지에서 발견한 것을 지구 전체의 이론으로 확장했다.


(177)

그리고 과학은 재미난 이야기에 약하다. 라이엘이 말한 길고 점진적인 역사는 딱히 마음을 사로잡을 만큼 흥미롭지는 않았다. 재앙적 사건을 다시 도입한 것은 이 분야에 약간의 이야기(와 멜로드라마)를 불러왔다. 1997년에 앨버레즈는 이 가설을 <티나로사우루스 렉스와 멸망의 운석 구덩이>라는 책으로 펴냈다. 책의 대부분은 앨버레즈와 그의 연구팀을 결론으로 이끌어준 과학적 증거들을 꼼꼼하게 제시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지만, 1장에는 아마겟돈이라는 제목이 달렸고, 톨킨의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구절이 인용됐으며, 재앙의 모습이 어떤 것이었을지에 대한 묘사가 실렸다(전체 숲에 불이 붙고, 대륙 크기만 한 거대한 산불이 땅 전체를 휩쓸었다. … 숲이 불타는 동안 또 다른 공포가 해안에서 몰려오고 있었다.’). 과학 저술가 킴 짐머가 말했듯이, ‘갑자기 생명의 역사가 어떤 공상 과학 영화보도도 더 영화 같아졌다.’


(196-197)

월리스는 이러한 생각을 원래의 유형에서 무한히 멀어지려는 변종들의 경향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짧은 글로 작성해서 편지와 함께 다윈에게 보내면서 이 글을 찰스 라이엘이나 그 밖에 관심 가질 만한 자연사학자들에게 전해 달라고 부탁했다. 다윈은 깜짝 놀랐다. ‘이 글은 내 이론과 정확히 같은 이론을 담고 있다.’ 편지에 적힌 부탁대로 다윈은 이 글을 라이엘로 보냈다. (‘나는 이보다 더 놀라온 우연의 일치를 보지 못했습니다. … 그게 무엇이건 나의 독창성은 깨질 것입니다.’) 그리고 다윈 자신의 연구에 대한 간단한 초록도 보냈다. 라이엘과 동료인 조지프 후커(왕립 식물원장이자 다윈의 친구)는 두 글 모두를 린네 학회에서 발표했다(린네 학회는 100년 역사를 가진 자연사 학회다). 1858 8월 월리스와 다윈의 이론이 린네 학회 모음집에 나란히 게재됐다.


(245-246)

하지만 뉴턴의 물리학이 승리했다. 너무나 잘 작동했기 때문이다. 사실 뉴턴 자신이 예상했던 것보다도 잘 작동했다. 뉴턴의 중력 법칙과 운동 법칙들은 천체의 움직임을 놀랄 만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었다. 하지만 뉴턴은 태양계에서 작용하는 온갖 중력의 힘들이 너무 복잡하기 때문에(각 천체들이 서로 영향을 미치는데, 각자가 움직이므로 그 영향이 계속해서 달라진다) 그대로 두면 무한히 갈 수 없고 가끔 한 번씩 신이 개입해서 천체들을 섬세한 균형 상태로 되돌리는 초기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보았다. 또한 그는 이렇게 복잡하기 짝이 없는 체계라면 적어도 최초에 출발시킬 때라도 신의 힘이 반드시 필요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뉴턴은 1690년대 초에 이렇게 언급했다. ‘행성들이 태양 쪽으로 가게 하는 하강 운동은 중력이 일으킬 수 있지만, 각자의 궤도에서 공전을 하게 하는 수평 운동을 일으키는 데는 신의 팔이 필요했을 것입니다.’ 또 다른 서신에서도 이렇게 언급했다. ‘중력이 행성들의 운동을 일으켰을 수는 있겠으나 신의 힘이 없었다면 그 운동을 태양 주위를 운동으로 만들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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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의 딸, 김알렉산드라 - 모두가 평등한 세상을 꿈꾸었던 조선인 최초의 볼셰비키 혁명가
김금숙 지음, 정철훈 원작 / 서해문집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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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작년부터 눈 여겨보던 책 한 권을 이제서야 읽었단다. <시베리아의 딸, 김알렉산드라>란 책이란다. 우리나라를 위해 자신을 희생했던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그 중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이들을 소개해주는 책들에 아빠는 관심이 많이 가더구나. 이 책도 그런 책들 중에 하나였어. 이름부터 심상치 않아서 책 소개를 읽어 보았어. 조선이 최초의 볼셰비키 혁명가라니어떻게 그럼 삶을 살 수 있었을까? 궁금하더구나.

이 책은 김금숙 님께서 그린 만화라고 생각했는데, 책 소개에는 그래픽 노블로 소개하고 있단다. 이 책은 정철훈 작가의 원작 소설을 그래픽 노블로 바꾼 것이라고 하는구나. 원작 소설은 읽어보지 못했지만 그래픽 노블이 우리들이 좀더 접근하기 쉽고, 그림이 들어 있어서 더 읽기 편하지 않을까 싶었단다. 아무튼 이 책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이후에 정운현 님이 쓰신 <조선의 딸, 총을 들다>라는 책을 읽었어. 그 책에서도 김알렉산드라를 짧게 소개해 주었단다. 짧게 소개되었지만, 그녀의 강렬한 삶을 알 수 있었고, 더욱 <시베리아의 딸, 김알렉산드라>를 읽고 싶더구나. 이제서야 읽게 되었구나.


1.

김알렉산드라의 실제 이름은 알렉산드라 페트로보나 스탄케비치라는 무척 길고 외우기 어려운 이름이란다. 줄여서 쑤라라고 불렀다고 하는구나. 김알렉산드라의 아버지는 표트로 김이었고, 그는 함경도 함흥 출신이었어. 원래 이름은 김두서였어. 구한말 조선의 정세가 어지러울 때, 북쪽 국경을 접한 사람들의 간도나 연해주로 많이 이주를 갔는데, 그 때 김두서도 연해주로 이주를 했다고 하는구나. 그때가 1869년이었어.

연해주로 간 조선인들은 대부분 농사를 지내곤 했는데, 김두서는 중국어와 러시아어 공부를 해서 농사보다 통역일을 하였고 그렇다 보니 조선인과 현지인 사이의 중재를 하곤 했대. 그 연해주 땅에서 1885년 김알렉산드라가 태어났단다. 엄마는 어린 시절에 죽고 아버지가 알락센드라와 동생들을 길렀어. 범상치 않으신 아버지와 생활하다 보니, 알렉산드라도 사회를 보는 눈이 어린 시절부터 남다르지 않을까 싶구나.

1891년 제정 러시아는 시베리아 철도를 건설하게 되는데, 이 철도의 간선이 동청 철도도 건설하였어. 이 도로는 시베리아 철도에서 분기되어 하얼빈, 다롄까지 이어지는 철도였어. 조선인 노동자들과 중국인 노동자들이 많이 투입되었는데, 이때 통역으로 아버지가 차출되었고, 알렉산드라도 함께 그곳으로 갔단다. 그때 알렉산드라의 나이는 11살이었어.

그곳에서 통역 일만 한 것은 아니었단다. 조선인 노동자와 중국인 노동자가 부당한 대우를 맞거나 허망한 죽음들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어. 그것에 대한 항의도 하곤 했지만 잘 받아들여지지는 않았어. 그 때 그곳에서 중국의 의화단이라고 하는 단체가 외세 배척을 하자는 운동인 의화단 사건이 일어났어. 의화단 운동이라고도 하고 의화단의 난이라고도 했단다. 의화단 단원들은 경찰에 쫓겼는데, 이때 알렉산드라의 아버지는 그들을 숨겨주기도 했단다. 진정한 의인이셨구나. 알렉산드라의 큰 버팀목이었던 아버지였는데, 1902년 장티푸스에 걸려 그만 돌아가시고 말았단다. 그때 고작 알렉산드라는 18살이었는데 말이야. 심정이 어땠을까.


2.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다행히 아버지와 친분이 있는 아세허 역장인 스탄케비치 씨가 보살펴 주셔서 학교도 다닐 수 있었어. 그래서 다시 블라디보스토크로 와서 여성사범학교에 들어갈 수 있었단다. 그때 작가 니콜라이 체르니셉스키라의 책에 빠져 살기도 했다는데, 아빠는 처음 들어보는 작가란다.

블라디보스토트에서 스탄케비치 씨의 아들 마르크와 사귀게 되었어. 어렸을 때도 알고 지내긴 했는데, 마르크가 알렉산드라를 좋아해 왔던 거야. 그들은 그렇게 결혼을 했단다. 이 일은 한인 사회에서 이슈가 되기도 했다는구나. 그들이 다른 나라에서 살아가지만 보통 같은 조선인들과 결혼했으니까 말이야. 둘 사이에 드미트리라는 아들도 생겼어. 하지만 결혼 후에는 마르크는 도박과 술에 빠져 살았고, 남편으로써 아빠로써 점수는 빵점이었단다. 알렉산드라에게 폭력까지 휘두르게 되자 알렉산드라는 이혼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단다. 이혼은 하지 않은 채 따로 살 수밖에 없었어


3.

알렉산드라는 야학 교사를 자원하였고, 이 학교에서 만난 이반이라는 사람의 제안으로 노동운동을 시작하게 되었단다. 아버지가 하신 일들을 보고 자랐으니 그런 노동운동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을 수 있어. 그 노동 운동으로 인해 차르 헌병대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기도 했지만 말이야. 그들을 피해 눈 덮인 겨울 산으로 도망을 갔다가 정신을 잃기도 했구나. , 그냥 어린 아들과 함께 편히 지내지시대는 의로운 생각을 가진 이들을 가만 두지 않았나 보구나.

의식을 잃은 알렉산드라는 다행히 길을 가던 채행길이라는 사람이 구출해 주었어. 채행길은 함경도 출신이었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억울하게 노동 착취를 당하고 있었어. 하지만 채행길은 그것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었고알렉산드라는 행길에게 블라디보스토크에 가서 일하고 공부하라고 제안했단다. 인간은 모두 평등하다면서 말이야. 동상 걸린 발이 다 나은 알렉산드라는 행길을 설득하여 블라디보스토크로 함께 갔단다. 행길의 착하고 성실한 성품을 지켜 본 알렉산드라는 그를 동생 마리아에 소개해 주었고, 서로 호감을 가진 그들은 결혼하게 되었단다.

마리아도 참 착한 동생으로 알렉산드라가 없는 동안 알렉산드라의 아들 드미트리를 잘 보살펴 주었어. 알렉산드라는 이반, 와실리 신부와 함께 볼셰비키 운동을 했단다. 갈수록 포악해지는 러시아 차르는 강경 대응을 했어. 차르 경찰에 도망가던 알렉산드라는 총상을 입었는데, 와실리 신부가 알렉산드라를 숨겨 준 뒤 부상을 치료해 주기도 했어. 그러다가 둘은 사랑하게 되었고 보리스라는 아들을 낳았단다. 보리스는 전투와 혁명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는구나.

….

시간이 흐르고, 열차사고가 일어났는데, 그 사고로 많은 노동자들이 죽었대. 그 노동자들 중에는 우리나라 사람들도 있었고그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소개해 준 사람이 알렉산드라였어. 알렉산드라는 당시 신한촌민회에서 일하고 있었단다. 유족들은 알렉산드라에게 불만의 소리를 냈단다. 알렉산드라도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는데 말이야.

알렉산드라는 우랄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형편을 알아보기 위해 우랄산맥의 공업도시인 페름으로 갔어. 그곳에서 알렉산드라는 통역일을 했는데, 각 나라의 극빈 최하층이 지내고 있는 바라크에 배치되었단다. 그곳의 생활은 열악했어. 몸이 상한 사람들이 많았고, 자유는 아예 없었어. 차별 대우는 당연했어. 그래서 무리한 노동 강도와 노동 시간.. 환경도 열악해서 병에 걸린 이도 많았어. 탈출도 못하게 철망이 쳐져 있었어. 감옥과 같은 생활이었지. 그들 중에 사관생도 출신인 이인섭이라는 사람이 있었어. 알렉산드라는 이인섭과 함께 그들의 열악한 노동 환경을 공장장에서 이야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어.

어느날 현장감독이 중국인 노동자 장가를 구타해서 죽인 사건이 있었고 이 일로 알렉산드라는 파업을 주도했단다. 1916년이었어. 이 파업 시위를 하다가 밀정에 의해 죽을 뻔한 일도 있었어. 이 일로 레닌의 오른팔인 야코프 미하일드비치 스베르드로프를 만나 러시아 볼셰비키의 임무를 맡게 되었단다. 극동인민위원회를 조직하는 일이었어. 그래서 알렉산드라는 옴스크에서 활동을 시작했어. 페름에서 만난 이인섭 등 20여명의 청년들과 함께 시작했어. 활동의 시작은 공산당 선언 낭독으로 시작했단다. 극동인민위원회은 이인섭이 회장, 안경억이 부회장을 맡았어. 1918 3월 하바롭스크에서 한인망명자대회를 열었는데, 이동휘, 이동녕, 홍범도, 안공근 등 유명한 독립운동가들도 참석을 했어. 하지만, 극동인민위원회는 이동녕과 의견 충돌을 끝내 좁히지 못하고 그 대회를 떠났단다. 한인 사회에도 한인사회당이라는 한인 사회주의 정당이 생겨났어. 이동휘가 의장이었고 와실리 신부가 부의장이었어.


4.

러시아의 상황은 점점 좋지 않았어. 볼셰비키 노동자 군대인 적위군과 왕당파 반혁명군인 백위군의 무력 충돌이 연일 일어났어. 백위군이 하바롭스크를 점령하게 되자, 알렉산드라는 피신을 위해 배를 타고 아무르 강을 따라 가고 있었는데, 선장이 도망가는 일까지 일어났어. 그래서 그만 백위군에게 잡히고 말았단다. 알렉산드라는 사회당을 포기하라고 협박을 받았고, 재판에서도 다시 한번 살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알렉산드라는 끝내 자신의 의지를 굽히지 않았단다.

어린 아이들이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좀더 굽힐 수 있었는데, 그의 양심은 용납할 수 없었나 봐. 그냥 위장 전향이라도 하시지이 책을 읽는 아빠가 더 안타깝더구나. 결국 알렉산드라는 총살형을 받고 돌아가시고 말았단다. 그때가 1918년니었어. 우리나라 나이로 해봐야 고작 서른네 살이었단다. 너무나 뜨거운 피를 가지고 미래를 사셨던 것 같구나. 이런 생각과 행동은 어떤 동기에서 나오는 것일까? 알렉산드라는 존경할만한 분이지만, 너희들이 이런 삶을 산다고 하면 아빠는 말릴 것 같구나. 물론 정의로운 삶을 사는 것은 맞지만, 어린 아이들과 자신의 삶도 조금은 생각했으면 하지 않나 싶구나. 조금만 융통성이 있어서 삶을 연장했다면, 더 많은 일을 하시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말이야. 너무 빨리 삶을 마감하셔서 정말 안타깝단다.

알렉산드라가 돌아가시고 난 후, 아이들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궁금하구나


PS:

책의 첫 문장 : 탈영이라니.

책의 끝 문장 : 나는 죽음을 내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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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7-12 15: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부러질 지언정 휘어지지 않는다는 말이 떠오르네요 ㅜㅜ 정말 험난한 인생을 산 알렉산드라의 삶이 이렇게 책으로 조명받아서 다행인거 같아요~!!

bookholic 2021-07-12 19:06   좋아요 1 | URL
네, 고귀한 영혼을 가진 분 같아요... 환생이 있다면 다음 생에서는 행복한 삶이었길...
 
빙글빙글 우주군
배명훈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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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이번에는 우리나라 작가의 SF 소설을 읽었단다. 우리나라 SF 소설이 성공을 거두는 경우는 힘들 것으로 알고 있단다. 최근에 김초엽 님이 유명한 것 정도그래도 SF 소설을 꾸준히 쓰시는 분들이 있단다. 아빠도 우리나라 작가들이 쓴 SF 소설들을 여럿 읽어 보기도 했어. 얼마 전에 우연히 우리나라 SF 소설을 한 편 알게 되었단다. 책 표지가 유치 찬란한 만화풍으로 되어 있어서 눈에 띈 책이야. 제목도 빙글빙글 우주군제목만 보면 SF라는 것을 딱 알긴 하겠는데, 빙글빙글이라니…. 책표지도 그렇고아이들용으로 나온 책인가? 싶었어.

아무튼 책 표지 디자인이 독특해서 아빠의 시선을 끌어당겼단다. 책 소개를 읽어보고, 먼저 읽은 이들의 평점을 보고, 지은이 배명훈 님에 대한 소개를 보고 한번 읽어봐야겠다 생각하고 읽었단다. 지은이 배명훈 님은 꾸준하게 SF 소설을 쓰시는 분이더구나. 그 동안 몰라 뵈어서 죄송아빠가 읽은 책들 중에 세월호 사건을 추모하면서 여러 작가들이 옴니버스식으로 쓴 <눈먼 자들의 국가>라는 책이 있는데, 배명훈 님도 그 책에 같이 참여했더구나. 아빠는 오래 전에 읽어서 기억은 잘 안 나지만, 아무튼 배명훈 님의 글을 읽어 본적은 있다는 것.


1.

SF 소설을 읽다 보면 디스토피아를 다뤄 우울하고 암울한 사회를 그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 소설은 제목과 겉표지에서 봐서 알 수 있듯이, 결코 우울할 수가 없는 이야기란다. 그리고 우리나라 정치 현황이나 우리나라 회사에 일어날 수 있는 일상들도 함께 그려지고 있어서, 공감이 갔단다.

가까운 미래인지 먼 미래인지 모르겠지만, 지구에는 나라를 초월하여 만든 조직 연합 우주군이란 것이 있었단다. 우리나라에서 그 연합 우주군 산하 한국 우주군이라는 것이 있었고그 한국 우주군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소설의 주요 줄거리였단다. 책장을 열면 그 한국 우주군의 조직도에 대해서 나오고, 소설의 중요 인물에 대한 소개가 나온단다. 소설을 읽다가 어떤 인물에 대해 궁금하면 이 앞부분의 조직도와 인물소개를 읽어보면 도움이 된단다.

지구에 난데없이 두 번째 태양이 나타났단다. 분명 하늘에 떠 있고, 빛을 내고 있었어. 그런데 그 모양이 둥근 모양이 아니라, 어렸을 적 전자 오락에서 볼 수 있는 팩맨의 모양이었어. 팩맨을 모르는 너희들은 팩맨보다는 피자에서 한 조각을 떼어낸 나머지 모양이라고 생각하면 되겠구나. 왜 그런 모양을 하고 있을까? 그 태양을 누군가 쏘아 올려 부채처럼 활짝 폈는데, 그 중에 한 부분이 고장이 나서, 다 안 펴진 것으로 추측했어.

그런데 누가? ? 저런 태양을 하늘에 올렸을까? 새로 생긴 태양 때문인지 지구는 더 더웠단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 더위가 태양 때문이 아니라 그 동안 계속 문제가 된 지구온난화 때문이라고 하는 이들도 있었어. 한국 우주군의 참모총장 구예민은 정보처 소속 엄종현 대위를 불렀어. 그 자리에는 청와대에서도 사람이 나와 있었는데, 그들이 엄종현 대위를 부른 이유는 두 번째 태양의 정체에 대해 물어보려는 것이었어. 엄종현 대위도 몰랐지누가 알겠는가. 그런데 이상한 지시가 내려왔어. 그 두 번째 태양 팩맨을 향해 무엇이든 쏘아 올리라고 했어.. 그것이 팩맨까지 도착하지 않는 것을 알고, 그것의 비합리성을 알고 있었지만, 그야말로 쏘라면 쏴야지전형적인 우리나라 회사의 특징이었지.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야지쏘라고 해서 쏘긴 했는데, 여전히 하늘에는 태양이 두 개. 그 팩맨이 그대로 떠 있었어. 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는 것으로


2.

우주군 내부에 친한 사람들이 있었어. , 그건 어느 조직에서도 마찬가지겠지. 끼리끼리 모인다고 해야 하나? 우주군에도 그런 끼리끼리가 있었어. 감찰실장은 박수진 소령이라는 사람이 있고, 우주군의 에이스라는 별명이 붙은 한섬민 중사. 파견 나온 임정규 대위우주군의 기상대 예보관으로 유쾌발랄한 아가씨 서가은.. 우주관 본부의 행성관리단 소속의 서기관 김은경. 아이들 그룹 출신으로 자신이 자원해서 우주군에서 군 복무 중인 이자운.

임정규 대위에게 황선이라는 사람이 귀순하려고 한다는 정보가 입수가 되었어. 황선이라는 사람은 화성에서 반란 혐의로 쫓기고 있던 사람이란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하는 화성은 지구 다음 행성, 그 화성 맞아. 아무래서 SF 소설이다 보니, 그 정도 스케일은 있어야겠지. 화성에서 반란 도모하는 사건이 얼마 전에 있었고, 그것을 이종로 화성정무관이 진압을 했다고 했어. 그는 냉정하면서도 잔인한 사람으로 유명했어. 화성 반란을 도모한 사람들을 모두 처형에 처했거든. 그런 일들로 인해 그는 화성총독이라고 불렀어.

그런데 그 이종로가 화성에서 지구로 귀환했단다. 화성에서 일인자로 군림하던 사람이 굳이 지구로…. 그리고 그가 온 곳은 우주군이었어. 그를 반기는 이도 별로 없었어. 그가 우주군에 온 이유는 무엇일까. 그의 성격이 냉정하고 잔인한 만큼, 그가 온 우주군의 공기가 차갑게 바뀌어갔고 우주군 사람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했어. 한 가지 사실은 좋은 의도로 온 것은 아니라는 것

나중에 밝혀지지만 그가 이 소설의 거의 유일한 빌런이었던 것으로 기억이 남아 있단다. 아빠가 그 뒷이야기를 자세히 쓰지 못하는 것은, 이 책을 읽은 지 시간이 좀 지났더니, 자세한 내용이 생각이 나질 않아섣불리 썼다가 잘못된 스토리로 이야기해줄 것 같아. 다시 읽기도 그렇고, 그냥 이쯤에서 마무리하는 걸로ㅜㅜ 핵심은 이종로 그 사람이 나쁜 음모를 꾸미고 있었는데, 아빠가 이야기했던 위의 중요 인물들이 합심해서 그 음모를 밝혀냈다는 것

….

이 소설은 참 유쾌했단다. 큰 줄기의 스토리 라인이 있지만, 그 이외에 작은 에피소드들이 웃음을 자아내게 만드는 것이 많았어. 연애사실발생 보고서라든가, 김은경이 15년 전 애인이 준 집채만한 큰 곰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던가, 김은경과 박수진이 건물 옥상에 자주 마주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다던가 말이야. 아참, 김은경이 15년 전 사랑했었던 이가 이종로였다는 것이 아주 약간은 충격적이었지만 말이야. 그런 남자와 헤어졌던 것은 다행이었던 걸로

아무튼, (코리안 스타일이라고 이야기해도 될 지 모르겠지만) 유쾌하면서 티격태격하는 SF 소설 한 편 잘 읽었다. 배명훈 님의 다른 소설들도 관심 가져봐야겠구나. 이상.


PS:

책의 첫 문장 : 한 하늘에는 두 개의 태양이 있을 수 없지만, 그해 여름 하늘에는 태양이 두 개였다.

책의 끝 문장 : 빙글빙글 돌아가는 인류의 최선전은 그 후로도 오랫동안 한결같이 굳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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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7-10 17: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책은 표지 부터 호기심이 화악!

한국 우주군과 관련된 일이니
진정 한국産 SF이네요
앞으로 미래세대는 우주군복무를 하게 될지 ^ㅎ^

bookholic 2021-07-11 09:27   좋아요 1 | URL
표지 디자인을 잘 한 것 같아요~~^^
우주군 복무할 수 있는 미래까지 올 수 있도록 지구가 버텨주길~~~
 














(207)

나는 북조선 편을 드는 조총련에도 가입하지 않았네. 사실은 무슨 주의, 무슨 주의 그런 것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거네. 미국과 소련이 없으면 자본주의도 없고 공산주의도 없는 거네. 우리에게는 무슨 주의가 중요한 게 아니고, 어떻게 하면 사람이 사람답게 잘 살아 가느냐 하는 것이 문제 아니겠는가. 미국의 자본주의는 죄가 얼마나 많으며, 소련의 공산주의 또한 죄가 얼마나 많은가. 그러니 통일이 돼도 나는 자본주의도 공산주의도 아닌 그런 통일이 돼야 한다고 보네. 자네 생각은 어떤까?”


(225)

특히 조선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 이야기는 그들 모두 남조선 출신이지마는 남조선 당국에 대하여 심한 욕을 퍼부었다. 6만 명 가까운 조선 사람들을 이 사할린에 팽개쳐 둔 채 전쟁을 일으켜 북침을 하다니, 조국의 통일도 중요하지만 조국이 불행했던 시절에 외지에 끌려나와 온갖 수모를 당하고 있는 조선 사람들을 구해 갈 생각은 하지 않고 전쟁 놀음이나 벌이다니! 해방 전에는 왜놈들로부터 갖은 구박과 수모를 당했더니, 해방이 되자 로스케 놈들이 건너와, 들어온 놈이 동네 팔아먹는다고 오래전부터 살아온 조선 사람들을 얼마나 천대하고 멸시했는가. 왜놈들이 조선을 조센징이라고 멸시했듯이 이놈들도 조선 사람들에 대하여, 까레이 혹은 까레스키, 하면서 천대와 구박을 마음대로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일을 생각하면 최해술은 말할 것도 없고, 나이 젊은 허남보 같은 사람도 울분과 슬픔으로 절로 주먹이 불끈불끈 쥐어지면서 눈물까지 고였다.

특히 조선 사람들이 하나같이 남조선에 대하여 적의를 품게 된 이유는 북조선 사람들의 입김과, 그 입김을 그대로 전달하고 있는 소련 당국의 영향이 무엇보다도 컸다. 남쪽에서 불법 북침을 했다는 것도 북조선에게 전해진 소리였다.


(340)

일본에 있는 사할린 억류 귀환 한국인회에서는 혼신의 힘을 다쏟아 일본 정부에 재사할린 조선인의 귀환을 교섭했지만 일본 정부 당국자의 변명을 이러했다.

당신들의 고충이나 간절한 희망은 충분히 인정하지만 이 일은 정부가 수립되어 당당한 독립국이 된 당신네들의 나라 한국정부에서 맡아 할 일이거나 한국 국민 전체가 나설 일이 아니겠소. 당신들의 소망이 이처럼 절절한데 당신네들 국민을 대표하는 정부가 왜 말 한 마디 없겠소. 그러니 조금만 기다려 주시오. 일한 간에 관계가 좀 더 본궤도에 올라 정상 가동되면 당신들의 희망은 보가 전향적으로 고려될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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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를 덫에 가두면 - 2021 뉴베리상 대상 수상작 꿈꾸는돌 28
태 켈러 지음, 강나은 옮김 / 돌베개 / 2021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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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간혹 너희들에게 책을 추천하기 위해 뉴베리 수상작을 읽는다고 했잖아. 2021년 뉴베리 수상작은 우리나라에 출간되기도 전에 인터넷 뉴스를 통해서 알게 되었단다. 그 이유는 뉴베리상을 한국계 여성 작가 태 켈러라는 분이 쓴 <호랑이를 덫에 가두면>이란 작품이 수상을 했기 때문이야. 그리고 이야기 자체도 우리나라의 전래동화에서 모티브를 따 왔다고 했어. 지은이 태 켈러 님이 어렸을 때 할머니로부터 우리나라 전래동화를 많이 들었는데, 그 이야기들이 이 소설을 쓰는데 바탕이 되었다고 했어.

이 책에는 우리나라 전래동화에서 많이 등장하는 호랑이가 등장하고, 아주 유명한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이야기> 동화도 각색되어 액자구성으로 나온단다. 이 정도 사연 있는 작품이 뉴베리상을 탔으니, 뉴스에 소개될 만 하겠지? 이런 소개글을 읽다 보니, 아빠도 문득 읽고 싶어졌어. 그리고 얼마 뒤 이 책이 우리나라에서도 번역 출간이 되었는데, 아빠가 좋아하는 유시민 님께서 이 책을 적극 추천하는 영상을 보았단다. 그래서 아빠도 얼른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읽어보았단다.

소설의 주인공과 가족들이 한국계 가족이란다. 이 소설을 읽다 보니 지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 수상과 함께, 유명해진 영화 <미나리>가 생각나더구나. 아빠는 <미나리>는 보지 못했지만, 영화 소개 등을 통해서 미국으로 이민 간 한국계 가족의 이야기이고, 특히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도 비중 있게 다루어졌다고 알고 있거든. 아빠가 이번에 읽은 <호랑이를 덫에 가두면>이라는 소설도, 우리나라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거든. 우리나라가 최근 몇 년 동안 계속 세계에 우리나라 문화의 우수함이 알려지는 것 같아, 아빠도 뿌듯해지더구나. 우리나라 전래 동화가 영어로 번역이 되어, 많은 나라 어린이들이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1.

, 그럼 <호랑이를 덫게 가두면>이라는 소설의 이야기를 해볼게. 이 소설의 주인공은 십대 초반의 릴리라는 아이야. 엄마는 한국인, 아빠는 미국인그런데 릴리의 아버지는 릴리가 다섯 살 때 교통사고로 그만 돌아가시고 말았단다. 릴리의 별명은 조아애인데 이것은 조용한 아시아 여자애를 줄인 말이란다. 그 별명이 릴리의 성격을 잘 표현하는 말인 것 같구나. 릴리는 언니 샘과 엄마와 함께 캘리포니아에 살다가, 할머니가 살고 계신 워싱턴으로 이사를 가면서 소설은 시작한단다.

릴리 가족이 워싱턴으로 이사를 가는 이유는 할머니가 편찮으셔서 엄마가 할머니를 보살피기 위한 이유도 있어. 그런데, 자동차로 워싱턴으로 가는 동안 릴리는 길거리에서 커다란 호랑이를 보게 되는데, 그것은 릴리의 눈에만 보이고, 엄마나 언니 샘에게는 보이지 않았단다. 사실 릴리가 어렸을 때도 워싱턴 할머니의 집에서 잠시 살았지만, 기억에 남은 것은 많지 않았어.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학교에서 다녀야 하는데, 조용한 아시아 여자애였던 릴리는 적응이 쉽지 않았어. 다행히 집 근처에 있는 도서관에서 사람들을 몇몇 사귀게 되었단다. 도서관에서 일하는 고등학생 젠슨, 동년배 친구인 리키 등이 그들이었어. 젠슨은 알고 보니, 어렸을 때 워싱턴에서 살 때 언니 샘과 같은 학교에 다녔던 친구더구나.

엄마가 자세히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할머니의 병은 심상치 않은 병이었단다. 워싱턴 오다가 릴리 앞에 나타났던 호랑이.. 그 호랑이가 가끔씩 릴리 앞에 나타났단다. 심지어 말까지 했어. 마법 호랑이였지.


2.

그 마법 호랑이가 이야기하길 할머니가 편찮으신 이유가 있다고 했어. 오래 전에 할머니가 이야기 주머니들을 훔쳐 간 적이 있다고 했어. , 그렇다고 그것이 크게 잘못된 일은 아닌데, 중요한 것은 그것 때문에 지금 아프시다는 거야. 그것들을 돌려주면 할머니의 병도 나을 거라고 했어. , 혼자 이 일을 할 수도 없고, 마법호랑이를 만났다고 하면 믿을 사람도 없고릴리는 친구 리키에서 장난식으로 이야기했어. 만약 호랑이를 잡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렇게 물어보았지.. 리키는 재미있겠다면서 도와주겠다고 했지. 그래서 릴리와 리키는 릴리네 집 지하실에 호랑이 덫을 놓기로 했어. 지하실에서 호랑이 덫을 놓다가 릴리는 할머니의 이야기가 담긴 유리 단지 3개를 발견하게 된단다. 마법 호랑이가 이야기했던 그 이야기 주머니가 바로 이것이었지

릴리가 덫을 만들긴 했지만, 마법 호랑이는 덫에 걸리지 않았어. 릴리는 할머니의 상태가 점점 좋아지지 않은 것을 보고, 마법 호랑이의 말을 믿어보기로 했어. 할머니의 유리 단지 하나를 주어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듣고, 다음날 두 번째 유리 단지 하나를 주어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들었어. 앞서 이야기했지만, 그 이야기는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이야기>가 변주된 이야기였어. 릴리가 이렇게 할머니를 구하려고 노력하는 동안, 언니 샘도 나름 할머니를 구하려는 노력도 하고 그랬어. 너무 사랑스러운 아이들이구나.

릴리와 샘이 어린 시절 함께 하면서 생긴 할머니에 대한 사랑은 컸던 것 같아. 과연 릴리와 언니 샘은 할머니의 병을 고칠 수 있을까. 그 결과는 너희들이 좀더 커서 이 책을 읽어보시고, 알 수 있기를

이 책의 원서에는 할머니라는 말을 영어로 번역하지 않고, 우리말 그대로 할머니라는 말을 발음 나는 대로 영어로 썼다고 하더구나. 할머니라는 발음에서 느낄 수 있는 정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을 거야.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된 작가 태 켈러. 한국계 작가라고 하니 더 호감이 가는구나. 이 책 말고 < 깨지기 쉬운 것들의 과학>라는 책이 우리나라에 출간된 적이 있더구나. 이 책도 한번 일어봐야겠구나. 그리고 앞으로도 더 많은 작품을 통해서 만날 수 있기를 응원해 본다.


PS:

책의 첫 문장 : 나는 투명 인간이 될 수 있다.

책의 끝 문장 : 나는 눈에 안 보이는 것을 보는 아이다, 투명 인간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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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7-08 09:3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책 제목이랑 그림 보고 당연히 한국작품이라고 생각했다가 어 이름이 외국계네? 이상하네 하다가 bookholic님 글 읽고 아하 했어요. 반전에 반전이랄까요? ^^

bookholic 2021-07-08 17:53   좋아요 2 | URL
그렇죠?^^ 아주 익숙한 제목이죠~~ 앞으로도 작가의 활약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