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평론 통권 180호 - 2021년 9월~10월
녹색평론 편집부 지음 / 녹색평론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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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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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평론 180(2021 9~10월호)를 읽었단다. 이번 녹색평론에서 다른 꼭지들도 지금까지 녹색평론에서 다루었던 주제들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어.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올해는 녹색평론 30주년 기념으로 각 호마다 하나의 주제에 집중해서 이야기를 해주고 있는데, 이번 호의 주제는 이번 호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산업문명의 종언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소개되었단다. 산업혁명 이후 온 세상이 산업에 진리가 있다는 듯 산업 발전에 기를 쓰고 달려 왔단다. 그로 인해 삶이 편해지고 많은 기기문물에 도움을 받게 되는 세상이 되었어.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것들로 인해 지구의 환경은 황폐해지고 지구의 기후까지 바뀌면서, 이젠 인류 생명에 위협을 주고 있는 상황이 되었어. 하지만 여전이 산업 문명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2년 가까이 지구촌을 마비시킨 코로나도 다 산업문명의 산물인 거야.

이젠 지구촌 사람들도 이 위기를 다들 인식하고, 국가 지도자들도 더 이상 쳐다볼 수만 없다고 생각하고 이제라도 지구를 살려보고자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단다. 하지만 여전히 산업발전과 경제 성장에 대한 밧줄은 놓지 않고, 지구의 환경 살리는 것을 함께 하려고들 해. 그러니까 지구의 환경 살리는 것이 무척 힘이 들지. 물론 그들만 탓할 수는 없단다. 지구의 환경을 살리기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들이 자신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직 그렇게 절박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은 것 같아. 그러니 탄소중립을 위한 정책을 국가에서 내놓으면 세금을 또 많이 걷어가냐고 욕하고 있으니 말이야. 지금 나라에서 해야 할 일은 국민들에게 탄소중립의 중요성을 알리고, 그것에 대한 정책들이 일순위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에 대해 공감대를 이뤄야 한다고 생각해. 물론 이것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이 분명이 있을 거야. 탄소중립이라는 것이 국민들에게 불편을 주는 것들이 더 많으니, 야당의 입장에서는 정부를 비판할 수 있는 좋은 먹을 거리일 테니. 탄소 중립이라는 것이 정말 힘든 목표이니, 온 국민들이 공감대를 가지고 나아가야만 하는 거야. 이젠 정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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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을 하면서도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다는, 소위 탈동조화론에 기반한 생태적 현대화론이라는 환상에 매달리고 있다. 이런 접근 탓에 기업들을 해결 주체로 삼아 이들을 지원하고 기술과 시장을 활성화하여 탈탄소경제로의 전환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국회는 논의과정에서는 기존 지배적 자본의 이해관계에 맞설 배포도 없이 감축목표 상향을 깎아내리는 데 매달리고 있지만 말이다. 그러나 기후위기는 그렇게 접근해서는 해결될 수 없다. 기후위기의 책임이 적지만 그로 인해 피해를 떠안고 있는 민중들을 해결 주체로 세워 정보와 기업의 책임을 묻고, 무한한 경제성장을 추구하는 자본주의체제를 넘어서려는 목표와 전략으로써만 기후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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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지구와 인류를 살리기 위해서는 산업 문명이 끝나야 하는데, 그럼 이후 인류는 어떻게 살아가는가? 녹색평론에서는 미래의 정답은 농업이라고 몇 번씩 이야기를 했단다. 하지만 반대로 농업과 농촌이 죽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란다. 녹색평론에서는 매번 농업을 살리기에 대한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곤 한단다. 이번 호에서는 농산물을 공공재로 생각하자고 했어. 공공재라고 하면 국민들이 생활하는데 꼭 필요한 것들이라 나라에서 챙겨서 국민들에게 제공하는 그런 것들이라고 생각하면 돼. 그러니까 농업을 나라에서 관리를 하는 정책이야. 지금도 우리나라는 자급율이 무척 낮아서 문제가 되고 있거든. 2년 가까이 고생하고 있는 코로나보다 더 강력한 전염병이 발생하게 되면, 나라 간 이동이 더 규제되고 그러면 먹거리의 대부분을 수입하는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치명적이거든이젠 먹거리에 대해서는 나라에서 관리를 할 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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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의 지속가능성이 무너지면 결국 피해는 국민의 것이다. 그래서 세계는 먹거리를 생산하고 공급하는 데 있어서 국가의 역할을 확장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먹거리를 공공재로 인식한다. 서유럽에서는 폭우로 18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동토 시베리아가 펄펄 끓고 있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도 인간의 경제활동에 의한 기후위기의 결과물이다. 기후위기에 가장 먼저 피해를 보는 것은 농업이다. 그리고 농업이 붕괴되면 식량위기에 직면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다. 특히 한국은 식탁의 5분의 1만을 자급하고 있기 때문에, 위기가 닥쳤을 때 극심한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을 근본적으로 바꿀 농정이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공공농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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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번 호에 제목은 <산업 문명의 종언과 학교>. 학교 시스템에 대한 문제점은 점점 커져만 가고 있단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학교 시스템에 대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정책들을 내놓는 것 같지만, 좋아졌다고 생각되는 경우가 없더구나. 너희들이 학교를 본격적으로 다닌 이후로 너희들이 학교 생활을 하는 것을 보면서, 학교 시스템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된단다. 나라에서 생각하는 학교 교육의 목적은 무엇일까?라는 생각도 들었어. 이번 호에서 그런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시민으로써 비판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학교에서 알려주어야 한다고 했어. 학교에서 입시 위주로 교육을 한다면 학원과 다를 게 없잖니. 학교에서는 사회에서 존엄성을 가진 인간으로 살아가는 방법도 가르쳐 주어야 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가정에서 그런 것들을 가르쳐줄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면 부모의 성향에 편중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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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들 각자의 목적들 사이에는 갈등과 경합이 불가피하게 예상된다. 하지만 사회적 효율성, 사회적 이동성, 그리고 민주적 시민성이 적절하게 균형을 잡아야 한다. 아동 중심 진보주의 교육과 사회 중심 진보주의 교육이 분리되어서는 안된다. 사회화의 기능과 주체화의 기능도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양자의 가치를 적절하게 배합하는 국가의 조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학교 현장에서는 새로운 질서를 창출할 수 있는 비판적 학문활동과 함께, 학교의 시민문화를 꽃피울 수 있는 결사체의 활성화와 집단적 학습공동체 구성과 문화적 진지가 구축하여야 한다. 공존과 상생의 평화시대를 모색해야 하는 시대의 새로운 교육체제는 단순히 공교육만을 통해서 실현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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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학교 시스템의 문제점들로 인해, 대안학교를 생각하는 부모님들도 있어. 사실 아빠도 너희들이 학교를 처음 시작할 때 대안학교도 좀 생각해본 적이 있었거든. 한 때 대안학교의 붐이 일기도 했었는데, 아빠는 그런 대안학교의 붐이 현재도 진행형인줄 알았단다. 그런데 최근 대안학교는 많이 감소 추세라고 하는구나. 국가 시스템에 얽매여 창의성을 떨어뜨리는 일반 학교 교육에서 벗어서 창의적이고 다양한 교육의 기회를 준다고 생각하고 대안학교를 보냈는데, 아직 정식 인정되지 않는 대안학교들이 많고, 아무래도 우리나라에서는 입시를 떠나 생각할 수 없다 보니 그런 대안학교는 일시적인 붐에 그쳤던 것 같아. 지금은 전체 대안학교의 숫자는 줄어들었지만, 오히려 입시에 최적화된 대안학교의 숫자만 늘어나도 있다고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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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신입생이 줄어드는 대안학교가 있는 반면에 입시에 최적화된 대안학교의 숫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미 숫자상으로는 기독교 대안학교와 창의적으로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곳이 대안학교의 주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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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수업에 있어 수업시간마다 10분 정도의 쉬는 시간. 아빠는 그 쉬는 시간에 대해 별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그 짧은 쉬는 시간이 친구들의 관계를 만들 수 있는 자유를 누릴 수 있다고 하더구나. 사실 아빠는 이 말에 크게 공감을 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이 그렇다고 하니 꼼꼼히 읽어보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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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의 쉬는 시간은 아이들이 단지 지적인 요구로부터 숨을 돌리거나 긴장을 푸는 휴지기가 아니다. 그것은 어른들에 의해서 면밀히 감독되는 사회적 물리적 조건들로부터 잠시 벗어나는 기회이다. 바로 그때에 아이들은 성인 권위자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자신들의 관계를 스스로 협상할 수 있는 가장 큰 자유를 누린다. 그럼에도 미국 전역에서 이런 기회가 사라지고 있다. 뉴올리언스 대학 주디스 키에프 부교수의 2001년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기준으로 40%가 넘는 미국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쉬는 시간이 완전히 철폐했다. 동시에 이와 대조적으로 미국 교육부 통계자료는 학교들의 기술에 대한 지출이 1990년에서 2000년 사이에 300% 이상 증가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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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의 교육 환경 문제에 대해 지적하면서, 컴퓨터 환경에 대해 이야기도 실었어. 2005년의 글을 실었는데 너무 오랜 전의 글을 실은 것 아닌가 싶었단다. 16년이 흐른 지금은 컴퓨터보다 스마트폰에 대한 문제가 더 큰 데 말이야.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비슷할 수도 있지만, 접근성이나 유혹의 정도가 스마트폰이 더 심각하다고 생각하거든. 그런 문제점을 제시한 글들도 여럿 있을 텐데, 굳이 16년이 지난 글까지 찾아 발췌했어야 했나 싶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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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컴퓨터 환경에 그토록 매혹되는 까닭은 무엇일까? 아이들이 구체적인 현실 속에서 자신의 의지대로 되지 않는 경험을 하고 좌절감을 느끼게 만드는 저항들이 그 속에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제의 세계에서 한 아이가(누구든 마찬가지이지만) 자연세계의 물리적 한계와 자연에 대한 자신의 지배력의 한계, 그리고 그 안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는 타자들의 의지를 존중해야 할 필요를 인정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무제한으로 조작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하는 바로 그런 사물들의 저항이다. 한 아이가 정상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기 마음대로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를 무릎 위에 가만히 앉아 있게 만들 수도, 장미꽃 봉오리를 피어나게 할 수도 없다는 것을 깨닫고, 또 친구에게 상처를 준 뒤에는 다시 예전처럼 돌아가 다시 시작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배워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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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 이번 180호에서는, 복잡한 동아시아의 국제 정세가 생겨난 것이 1951년 미국과 일본의 두 나라 간에 이뤄진 샌프란시스코 조약 때문이라는 이야기, 김종철 선생님의 서거 일주기 특집으로 김종철 선생님의 사상에 대한 이야기, 서평들을 통한 책 소개들이 담겨 있었단다.

이번 녹색평론 180호에 대한 이야기는 산업문명의 종언과 학교 문제에 대한 두 가지에 대해서만 자세히 이야기를 하고 이만 마칠게.


PS:

책의 첫 문장: 지금 인류가 맞이하고 있는 위기는 통상적인 정치적 경제적 위기를 넘어선 문명적인 위기이다.

책의 끝 문장: 피해생존자들의 고통에, 학문적 연대에, 지금도 시설로 유폐되는 들에 우리는 무엇으로, 어떻게 응답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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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10-13 00: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대안학교가 오히려 특권적인 느낌이 들때가 많았어요. 그래서 우리 애들 학교갈때 한번도 고려해보지 않았었어요.
물론 생각의 차이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분명한건 교육의 혁신은 결국 공교육이 바뀌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거라고 생각하는 쪽이에요.

bookholic 2021-10-13 23:26   좋아요 1 | URL
말씀하신 것처럼 공교육이 바뀌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살짝 대안학교를 생각했었어요~~
 
다윈 영의 악의 기원
박지리 지음 / 사계절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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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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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인터넷 서점에서 알게 된 책 한 권. <다윈 영의 악의 기원>. 다윈이라고 그 유명한 <종의 기원>으로 유명한 사람이잖아. 책 제목에 다윈이라는 말과 <종의 기원>과 비슷한 <악의 기원>이라는 말이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이 연상되더구나. 이 소설에 대한 사람들의 평도 괜찮고 해서 읽어보려고 샀어. 그런데 책 두께가 소위 말하는 벽돌책이더구나. 이렇게 두꺼운 책인지 몰랐어. 이렇게 두꺼운 책을 써내는 필력을 가진 사람이 누구지? 이러면서 책날개에 써 있는 지은이 소개를 봤는데, 박지리라는 분이야. 책을 구입할 때 지은이를 슬쩍 보긴 했는데, 아빠가 처음 보는 한국 작가이네, 이렇게만 봤지 자세하게는 보지 않았거든. 박지리 님은 문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하더구나. 그런데 800페이지가 넘는 장편 소설을 쓰다니문학의 피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인가 싶었단다.

소설은 어떤 시대인지 확인이 안되는 디스토피아가 된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그렸단다. 소설의 짜임새가 좋고, 긴장을 늦추지 않게 하는 힘이 있었어. 디스토피아 소설의 대가 마거릿 애트우드에 견주어도 지지 않는다고 아빠는 생각했단다. 그래서 박지리라는 분을 아빠의 관심 리스트 작가에 올려 놓았어. 그 분의 다른 책들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얼마 전에 알라딘 인터넷 서점에 제1회 박지리 문학상 수상작품이라며 어떤 책을 소개했단다. 박지리 문학상? 보통 이름을 딴 문학상은 돌아가신 분의 이름을 따서 짓는데이상 문학상, 황순원 문학상, 김유정 문학상 등등그런데 박지리 문학상? 설마? 아빠가 알기로는 젊은 작가였던 것 같은데그래서 인터넷을 찾아왔더니…. ㅠㅠ 박지리 님은 2016년에 32살의 젊은 나이에 요절하셨다고 하는구나. 그제서야 박지리 님에 대한 인터넷 글들을 자세히 찾아보았어. 2010년 사계절 문학상 대상을 받으면서 등단을 하고 이후 1년에 거의 한 작품씩 내면서 활발히 활동하셨는데…. 왜 그리 일찍 가셨는지…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이 박지리 님의 마지막 책이었고, 이 책을 출간하고 며칠 뒤에 돌아가셨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단다. 너무 슬프구나. 천재 작가의 짧은 삶. 사계절 출판사에서는 박지리 님을 기리는 차원에서 박지리 문학상을 만들었다고 하는구나. 착한 출판사로구나. 아빠도 박지리 님을 추모하면서 박지리 님의 작품들을 좀더 찾아 읽어봐야겠구나. , 그럼 오늘은 박지리 님의 마지막 작품이 된, 역작 <다윈 영의 악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를 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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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페이지가 넘는 이야기다 보니, 구성도 복잡하고, 등장인물도 많이 나와서 너희들에게 잘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에라 모르겠다 정신으로 해볼게. 제대로 설명이 안되면 그 나름대로 스포일러가 덜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소설의 시대적 배경은 정확히 모르겠더구나. 인류 역사상 없는 시스템이라서 미래인 것 같은데, 핸드폰이나 인터넷이 없는 것으로 보아 과거인 것 같기도 하고. 평행 우주의 또다른 지구에서 벌어진 일일까? 아무튼, 소설의 배경이 되는 세상을 이야기하면, 철저한 신분 사회란다. 1지구부터 9지구로 사람들뿐만 아니라 구역도 나뉘어져 있어. 각 지구간의 이동도 제한적이고, 발전 수준도 달라서 1지구와 9지구는 천지 차이였어. 이렇게 구역이 나뉜 것은 오래되었는데, 60여년 전에 이런 차별을 깨기 위해서 9지구가 주도하여 폭동이 일어난 적이 있단다. 12월의 폭동이라고 불렀는데, 이 결국 실패로 돌아갔고, 그 사건 이후 차별은 더욱 심해졌고, 지구간 이동도 더 어려워졌단다.

주인공 다윈 영은 1지구에 살고 있는 16살 남학생이었어. 프라임스쿨이라고 1지구에서도 엘리트만 다니는 최고 명문에 다니고 있었어. 다윈 영의 아버지 니스 영은 문체부 차관인데, 문체부 차관은 미래의 대통령 자리라고 부를 정도로 명망 있는 지위였단다. 그러니까 다윈 영의 집안은 명문 가문이라고 할 수 있어. 다윈 영이 다니는 명문 프라임스쿨에 대해 좀더 이야기를 해보면, 나라의 인재를 키우는 곳으로 유명한데 모든 학생들이 기숙 생활을 한단다. 예전에는 학기 내내 기숙생활을 했는데, 얼마 전부터 한 달에 한번 주말에 집에 갈 수 있었어. 그때마다 다윈 영은 아버지 니스 영과 함께 할아버지 러너 영을 뵈러 갔단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안 계신 것만 빼고는 참 보기 집안 분위가가 좋은 것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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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스 영은 매년 어렸을 때 죽은 친구의 추도식을 주최하고 참석한단다. 올해로 벌써 30년째 이어졌어. 30년이라면 가족들도 더 이상 추도식을 안 가질 것 같은데, 니스 영은 해마다 추도식을 주최하고 참석하고 있단다. 그 친구의 이름은 제이 헌터였어. 다윈 영은 아버지를 따라 해마다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어. 죽은 제이의 동생 조이도 참석을 하고, 조이의 딸 루미도 참석을 하는데, 다윈 영이 루미를 몰래 짝사랑하고 있었어프라임스쿨은 남학생들만 들어갈 수 있는데, 루미는 그에 버금가는 여학교인 프리메라 여학교에 다니고 있었어. 올해 추도식에 니스 영의 오랜 친구 버즈 마살이 찾아왔단다. 버즈 마샬은 유명한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버즈미디어의 대표야. 그리고 버즈 마샬의 아들 레오 마샬도 프라임스쿨에 다니고 있고, 다윈 영처럼 모범생은 아니고 약간 반항기도 있고, 돌출 행동도 해서 프라임스쿨에서 벌도 받고 그랬어. 다윈 영과 레오 마샬은 반은 달라서 서로 모르고 지냈는데, 추도식 이후 학교에서 우연히 만나 친한 친구 사이가 되었단다.

추도식이 끝나고 얼마 뒤에 다윈 영은 루미로부터 연락을 받았어. 제이 삼촌의 방에서 구한 사진이 있는 그 장소에 같이 가자고 했어.. 사유는 모르겠고, 짝사랑하던 루미가 만나자고 하는데 당연히 만나야겠지. 다윈 영은 그러겠다고 했어. 루미는 허름한 옷을 입고 나오라고 했는데, 그 이유는 사진 속 장소가 9지구이었기 때문이야. 각 지구간 제한적이긴 하지만,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어. 직접 갈 수는 없지만 하나 아래 지구로 이동은 어느 정도 허용되어 그런 식으로 9지구까지 갔고, 1지구의 사람처럼 보이지 않게 하려고 허름한 옷을 입고 간 거야. 그들이 도착한 9지구는 폐허 사회였고, 멸종해 가는 사회였단다. 아이들은 없어서 미래도 없어 보였어. 다윈 영과 루미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9지구에 갔다가 실체를 보고 돌아왔어.


3.

다윈 영은 한 달에 한번씩 할아버지 집에 간다고 했잖아. 어느 달은 루미와 함께 갔는데, 루미도 다윈 영의 할아버지를 반가워 했단다. 루미도 다윈 영을 좋아하는 것 같았어.

루미는 호기심이 많은 아이인데, 루미는 30년 전 제이 삼촌의 죽음을 추적하려고 했어. 제이 삼촌은 9지구에서 온 정체 불명의 사람에 의해 살해되었다고 알려져 있고, 그 사람을 잡지는 못했다고 했어. 후드 티를 입은 사람이었다는 것만 알고 있었지. 그러면서 다윈 영에게 도움을 청했는데, 루미를 좋아하는 다윈 영이 거절할 리 없었지. 루미의 할아버지 해리 헌터는 유명한 사진 작가셨어. 12월의 폭동 때도 해리 헌터는 직접 9지구에 가셔서 사진들을 찍었다고 했어. 그 사진들은 모두 국가 기록 저장소인 아카이브란 곳에 저장되어 있었는데, 거기는 아무나 접근하지 못하는 곳이었어. 다윈 영은 아버지 니스 영의 아이디를 알아내어 접근을 했는데, 사진 3장이 사라져 있는 것을 확인하였고, 그것이 중요한 단서라는 걸 직감했단다.

루미는 조사를 하면 할수록 제이 삼촌은 1지구의 누군가에게 죽음을 당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어. 그래서 제이 삼촌의 친구들을 조사했고, 유력한 사람으로, 지금은 검사가 된 로이드라는 사람을 찾아갔는데, 그와 이야기를 해보니 무죄라 생각했어. 소설을 읽다가 중간 부분에 오면 제이 삼촌을 죽인 사람이 누군인지 쉽게 추리를 할 수 있는데, 지은이 박지리 님도 그걸 숨지기 않고 알려주었단다. 이 소설은 그저 제이삼촌을 죽인 범인을 찾는 것이 아니니까 말이야. 악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니까 말이야. 중간에 범인을 알게 되어도 긴장감은 늦춰지기는커녕 더 세진단다. 이 소설의 강점.

그럼 사건의 내막을 알려줄게. 다윈 영의 할아버지 러너 영은 사실 9지구 출신이란다. 러너는 16살 때 9지구에서 일어난 12월의 폭동을 주도한 사람 중에 한 명이었어. 그들의 폭동은 성공적이었고, 8지구, 7지구, 6지구가 차례로 통합되었어. 그러던 중 러너 영은 배신을 하고(이유는 생각이 잘 안 나는구나…) 주동자들을 고발하였어. 그러면서 어떤 2지구의 집에 양아들로 들어갔는데, 폭동이 진압되고 나서 그 공이 커서 그들은 1지구로 승격이 되었단다. 이런 내막이 있었던 거야. 아빠가 처음 이야기할 때는 다윈 영의 집안이 1지구의 명문이라고 했는데, 사실 9지구 출신이었던 거야. 30년 전 제이는 12월의 폭동에 관심을 가지고 조사를 했는데, 그때 친구인 니스 영의 아버지 러너 영이 9지구 출신이고 12월의 폭동에 가담했던 사실을 알게 돼. 그리고 니스 영도 그 사실을 눈치채고 말이야.

제이가 그 사실을 온 세상에 퍼뜨리기 전에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그래, 제이를 죽이는 거야. 그 사실이 온 세상에 드러나면 니스는 참을 수 없는 모욕과 손가락질을 받을 것이 뻔했거든. 니스 영은 후드를 입고 9지구의 사람처럼 위장을 한 다음에 제이를 죽였던 것이란다. 니스 영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했지만, 죄책감은 상당히 컸어. 오랫동안 잠도 자지 못했어. 그 죄책감을 조금이라도 지우기 위한 방법이 바로 추도식이었던 것이고, 오랫동안 해마다 추도식을 열었던 것이란다. 하지만 러너 영이 12월이 폭동의 주도자였다는 증거가 사진으로 남아 있는 것을 알았어. 그것을 접근할 수 있는 것은 고위관리직이라는 것을 알고, 그는 사진을 없애기 위해서는 단 한가지 이유로 문체부 차관이 되려고 노력했던 것이란다. 이것이 바로 30년 전 사건의 전말이었단다.

아무도 이 사실을 30년간 모르고 있었는데, 루미가 다시 캐고 다니는 거야. 사실 아무도 모르고 있었던 건 아니야. 제이의 동생이자 루미의 아빠인 조이가 알고 있었어그런데도 가만히 있었냐고? 사실 조이가 형 제이를 엄청 싫어했거든. 조이는 엄마가 바람 피워 낳은 아이인데, 제이도 이 사실을 알고 있어서 조이를 푸대접하고 엄청 싫어했어. 물론 조이도 제이를 엄청 싫어했어. 조이는 우연히 니스 영이 제이를 죽인 것을 알게 되었는데, 조이는 오히려 그런 니스 영을 더 따르고 좋아했어. 비밀도 끝까지 지켜주었고 말이야. 무서운 비밀들이 있었구나.


4.

니스 영도 루미와 다윈 영이 30년 사건을 다시 캐고 다닌다는 것을 알고 괴로워했어. 그 사건은 여전히 그에게 트라우마였거든그리고 괴로워하다 술을 먹고, 술주정으로 혼잣말로 그 일에 관해 주저리 이야기했는데, 그 말들을 다윈 영이 의도치 않게 들었어. 다윈 영은 사실을 다 알게 된 거지아버지에 대한 심한 배신감에 아파하고 괴로워했고, 아버지와 이야기도 하지 않으려고 했어. 하지만 다윈은 아버지가 제이 삼촌을 죽였다는 사실만 알았지, 왜 죽였는지는 몰랐어.

이 이야기는 앞으로 어떤 식으로 더 진행될 것 같니? 지금부터는 최대한 축약해서 이야기를 할게루미가 제이 삼촌이 죽은 날 녹음된 카세트 테이프가 들어 있는 카세트의 존재를 알게 되고 그것은 다름 아닌 레오 마샬의 아빠인 버즈 마샬의 것이고, 그 카세트는 그럼 어디에 있느냐그것은 버즈 마샬이 어렸을 때 살았고 레오 마샬의 할아버지 피터 마샬의 집에 있다는 것을 알게 돼. 루미는 버즈 마샬에게 도움을 청했고, 버즈는 그 카세트를 가져오게 되고 그걸 버즈 마샬과 다윈 영이 함께 들었어. 다윈 영은 그 녹음테이프에 그 날 있었던 일이 녹음이 안되었기를 바랬지만, 그 테이프에는 제이삼촌이 죽기 전에 니스 영과 제이삼촌이 나누었던 이야기가 모두 담겨 있었어. 니스 영이 제이 삼촌을 죽였다는 이야기도 모두이때 다윈 영의 그때 한 행동은 무엇일까? 너무 뻔한 답일수도 있지만, 마지막 결론만 남겨두고 오늘 독서 편지를 마쳐야겠구나.

책을 덮으면서 정말 대단한 소설이라고 생각했단다. 아빠가 오늘 이야기한 내용은 굵은 줄거리만 쫓아가면서 이야기했는데, 소소한 에피소드들 더 많이 담겨 있단다.

….

지은이 박지리 님께서 요절하시지 않았다면 더 많은 작품들을 남겼을 텐데, 참 안타깝고도 슬프구나. 박지리 님이 남긴 작품들을 하나씩 찾아 읽어봐야겠구나. 다시 한번 지은이 박지리 님의 명복을 다시 한번 빌면서, 오늘 편지는 마치련다.


PS:

책의 첫 문장: 옛 수도원 건물을 기반으로 재건축한 프라임스쿨 교정 한가운데에는 위엄 어린 양식의 종탑이 하나 서있는데, 뿌리를 잊지 않으려는 학교 정책의 일환에서인지 수도원의 색채가 많이 지워진 오늘날에도 기상 시간과 취침 시간이 되면 종지기가 직접 탑으로 올라가 종을 친다.

책의 끝 문장: 루미는 주저 없이 다윈의 손을 잡고 다윈이 이끄는 곳으로 걸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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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21-10-12 00: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넘 재밌게 읽은 작품이에요~ 권했을 때 거의 실패 없었던.. 박지리 작가님의 짧은 생은 아쉽기 그지 없습니다...ㅠㅠ

bookholic 2021-10-12 19:57   좋아요 0 | URL
다른 책들도 좋으셨군요~~ 박지리 님의 다른 책도 들쳐 보겠습니다~~^^

바람돌이 2021-10-12 00: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 이 책 저희집 딸이 좋아하는 책이라서 집에 있는데요. 저는 딸이 중학생 때 읽은 책이라 청소년용이겠거니 생각하고 안봤는데 북홀릭님 글 보니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팍 드네요. ^^

bookholic 2021-10-12 20:25   좋아요 0 | URL
독서 내공이 남다른 식구들 같아요..
중딩이 벽돌깨기 게임이 아닌 벽돌책을...^^

행복한책읽기 2021-10-12 00: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런 책이. 바람돌이님 야그 즉슨, 중딩도 좋아할 만한 책이라는 거죠. 두께가 만만찮지만 일단 도전을 시키겠슴요. ㅋㅋ 북홀릭님 이 편지들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시나요?? 궁금합니다.^^;;;

bookholic 2021-10-12 20:02   좋아요 0 | URL
우리 아이들은 아직 이 편지의 존재를 몰라요^^

scott 2021-10-12 01: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책은
북홀릭님 아들과 따님이 엄청 좋아 할 것 같습니다.

아~ [루미는 주저 없이 다윈의 손을 잡고 다윈이 이끄는 곳으로 걸어 나갔다.]
엔딩이 아니길 !

bookholic 2021-10-12 20:03   좋아요 2 | URL
우리 애들이 무서운 걸 안 좋아해요 ㅎㅎ

scott 2021-11-05 16:1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북홀릭님 이달의 당선 추카 합니다!
아들과 딸에게 는 👆쉿 ^^

bookholic 2021-11-05 23:23   좋아요 4 | URL
늘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넵 아이들에게는 쉿!!!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1-11-05 16: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에게 편지도 쓰고 당선도 되고...행복!
축하합니다.

bookholic 2021-11-05 23:25   좋아요 4 | URL
ㅎㅎ 그러네요..
어설픈 편지에도 당선작으로 뽑아주다니...
행복합니다..
모두 님들 덕분입니다~~
즐거운 주말 되십시오...^^

mini74 2021-11-05 16:5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당선 축하드려요 *^^*

bookholic 2021-11-05 23:26   좋아요 4 | URL
엄청 감사합니다.~~
행복한 주말 되시고요..^^

서니데이 2021-11-05 18:1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bookholic 2021-11-05 23:27   좋아요 5 | URL
고맙습니다 ㅎㅎ
따뜻한 주말 되세요!!!

새파랑 2021-11-05 18: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매달 늘어나는 비밀 ㅋ 북홀릭님 축하드려요 ^^

bookholic 2021-11-05 23:27   좋아요 5 | URL
고맙습니다. 새파랑 님..^^
늘 좋은 책 추천해주셔서 고맙고요...
책과 함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행복한책읽기 2021-11-06 00: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이런 두꺼븐 책 읽기도 버거운데, 정리해 쓰는 분들 그저 경외스럽습니다^^

bookholic 2021-11-06 07:27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
재미만 있다면 두꺼운게 더 좋아요...^^
읽을 거 아직 많이 남았네, 하면서 읽으니까요 ㅎㅎ
쌀쌀하진 날씨에 따뜻한 주말 되세요~~~

초딩 2021-11-07 11: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 축하드립니다~
너무 너무 멋지세요 ^^

bookholic 2021-11-08 23:10   좋아요 0 | URL
앗,,, 고맙습니다~~
멋진 건 초딩 님이 훨씬~~~^^

이하라 2021-11-07 11: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bookholic 2021-11-08 23:11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가을비가 내리고 나면 많이 쌀쌀해진다고 하던데
감기 조심하시고요...
따뜻한 11월 되시길~~~
 















(49)

아그리파는 질투나 야망의 고통을 느끼지 않았다. 옥타비아누스를 향한 그의 감정은 늘 순수한 애정, 온전한 존경, 부드러운 보호반응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옥타비아누스를 비난하고 혐오하고 조롱할지 몰라도, 아그리파만큼은 옥타비아누스를 비난하고 혐오하고 조롱할지 몰라도, 아그리파만큼은 옥타비아누스를 정확히 꿰뚫고 있었으며 옥타비아누스의 성격에서 가장 극단적인 면마저 나쁘게 보지 않았다. 카이사르의 지성이 그를 점점 더 하늘 위로 뜰어올렸다면, 옥타비아누스의 아주 다른 사고방식은 그를 땅속까지 내려갈 수 있게 해준다고 아그리파는 생각했다. 옥타비아누스는 인간의 결점을 놓치는 법이 없었고 약점을 간과하지 않았으며 모든 것의 무게를 꼼꼼히 따졌다. 그의 본능은 파충류를 닮아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섣불리 움직이는 실수를 범할 때 그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움직일 때는 너무 빨라서 흐릿하게 보일 뿐이거나, 혹은 너무 느려서 가만히 있는 듯한 착시를 일으켰다.


(70-71)

로마는 로마입니다. 우리 중 한 사람이 소유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우리는 로마의 종복일 뿐 로마의 주인이 아닙니다. 당신이 하는 모든 일과 제가 하는 모든 일은 로마에 더 큰 영광을 가져다주고 로마의 국력을 키우는 데 기여해야 합니다. 당신과 저, 마르쿠스 레피쿠스가 꼭 경쟁해야 한다면 로마의 더 큰 영광에 기여했다는 명성을 두고 경쟁해야 합니다. 오늘 이 전투에서 죽든, 아니면 이후 평화로운 시기에 죽든 간에 우리는 유한한 존재들입니다. 하지만 로마는 영원하죠. 로마는 우리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272)

그것이 바로 내 아버지의 큰 실수였다. 아버지는 오래된 귀족들을 유지하고자 하셨고, 자신의 파벌을 오래된 귀족 가문 출신들의 이름으로 유지하고자 하셨다. 그의 독재는 표면상 민주적인 틀 안에서 제대로 확립될 수 없었다. 하지만 나는 그런 실수를 범하지 않을 것이다. 내 건강 상태와 취향은 화려함과 어울리지 않고, 나는 내 아버지의 웅장함을 절대 따라가지 못할 것이다. 아버지는 최고신관의 의복을 입고, 용기의 상징은 시민관을 머리에 쓰고, 천하무적 같은 분위기를 풍기며 포룸 로마눔을 거닐고 다니셨다. 그를 쳐다보는 여자들은 활홀해했다. 그를 쳐다다보는 남자들은 자신의 부족함을 떠올리며 괴로워했고, 자신의 무능함을 떠올리며 괜스레 그를 증오했다.


(276)

로마 공화정 시대에 끌린 이유는 세 가지였다. 첫째, 다른 작가들에 의해 지겹도록 많이 다뤄지진 않았다. 둘째, 우리 사회의 사법, 정치, 상업 체계가 대부분 로마 공화정에 뿌리를 두고 있을 정도로 현대 서구문명과 연관이 깊다. 마지막으로, 역사의 무대에서 그토록 비범한 재능을 지닌 여러 인물이 비슷한 시기에 맞물려 서로 알고 지낸 사례는 극히 드물다. 카이사르는 마리우스와 술라, 폼페이우스를 모두 알았고, 이들 모두 어떤 식으로 카이사르의 인생항로에 영향을 끼쳤다. 그 밖에 카토 우티켄시스나 키케로 같은 다른 유명한 역사적 인물들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시월의 말> 끝자락에 이르면 카이사르를 포함해 그들 모두 세상을 떠난다. 남는 것은 그후로도 계속되는 후대에 그들이 남긴 유산이며, 그 주인공은 카이사르의 생질손으로 훗날 카이사르 임페라토르, 최종적으로 아우구스투스가 되는 가이우스 옥타비우스이다. 지금 멈추지 않으면 나는 절대 멈추지 못할 것이다!  - <작가의 말>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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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처한 미술 이야기 5 - 이탈리아 르네상스 문명과 미술 : 갈등하는 인간이 세계를 바꾸다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 5
양정무 지음 / 사회평론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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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 시리즈 제 5권을 읽었단다. 드디어 미술의 황금기라고 할 수 있는 르네상스시대의 이야기란다.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 시리즈의 장점은 늘 그렇듯 대화체로 쉽게 미술을 설명해주는 것이라 부담 없이 책을 펼쳐들 수 있단다. 책 값이 좀 비싸긴 하지만 컬러 도판 사진으로 설명을 읽으면서 바로 미술작품을 확인할 수 있어 좋았단다. 중간중간 정리해 주는 것도 좋고… 5권까지 읽었다고 아빠가 미술에 대한 상식이 늘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마렴기억력은 빠르게 퇴화하고 있으니 말이야. 예전에 쓴 너희들에게 쓴 편지와 발췌록들을 읽어보면 어찌나 새로운지


1.

유럽은 1300년대부터 사회 전반적으로 발전했는데, 특히 이탈리아의 도시국가들이 많이 발전했대. 그렇게 사회가 발전하다 보니 미술도 덩달아 발전을 했고 말이야. 이탈리아는 오랫동안 많은 도시국가들의 혼재하는 형태로 지냈다고 하는구나. 한때 200여개의 도시 국가가 있었을 때도 있다고 하는데, 1300년 즈음에는 50여개 도시국가들이 있었고…(여전히 많네) 피렌체, 베네치아, 밀라노는 등이 특히 강한 도시국가들이었대.

이 시절 향후 미술 작품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문학작품이 하나 나오는데, 그것은 바로 단테의 <신곡>이란다. 이 책은 아주 유명한 책이지만, 어려울 것 같은 생각에 아빠는 읽어보지 못한 책이란다. 이 책은 지옥, 연옥, 천국을 단테 본인이 여행하는 이야기로, 당대 실존 인물들이 많이 많이 등장한다고 하는데, 부패한 정치인이나 성직자들도 출현하여 현실에서는 하지 못하는 쓴 소리를 하기도 했대.

이 책에서 나오는 연옥이라는 곳이 천국과 지옥의 중간 지역이야. 부자들은 원래 천국에 가질 못하는데, 이 연옥이라는 곳에서 일정 시간 죄를 뉘우치면 부자들도 천국으로 갈 수 있다고 했단다. 그럼 어떻게 죄를 뉘우치고 회개하느냐그것은 바로 예배당을 짓는 거야. 부자들과 상인들이 지은 예배당들이 하나둘 나타나는데 그 중에 파도바라는 도시의 스크로베니 예배당을 소개해 주었단다. 고리대금업으로 큰 돈을 본 엔리코 스크로베니가 속죄하기 위해 세운 예배당당시 유명한 화가인 조토에게 의뢰하여 벽화를 그리게 했는데, 그것이 오늘날까지 유명한 작품으로 남아 있단다. (조토는 아빠가 학창시절 배울 때는 지오토로 배웠는데, 요즘에는 조토로 부른다고 하네.) 조토가 벽화를 꾸민 것은 프레스코 기법이라고 하는데, 석회 반죽이 마르기 전에 그리는 것으로 시간이 지나도 변색이 되지 않는다고 하는구나.

그렇다면 가난한 사람들의 예배당은…. 프란체스코 성인이라는 분이 있었는데, 이 사람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한 평생을 살았고, 그가 죽고 나서 아시시라는 도시에 프란체스코 수도회 성당을 지었는데, 이 수도회는 약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을 위해 쉬운 말론 강론을 이야기했고, 글을 모르는 그들을 위해 벽화로 프란체스코 성인의 일대기로 그렸다고 하는구나. 그 그림은 모두 28개로 이루어져 있는데, 역시 앞서 이야기했던 조토가 그렸다고 하더구나. (모두는 아니고 대부분…) 당시의 도시국가들 중에 당시의 모습을 오늘날까지 잘 유지하고 있는 도시들이 있는데 그 중에 시에나라는 도시가 있단다. 그곳에 대표적인 건축물로는 팔라초 푸블리코와 시에나 대성당이 있는데, 팔로초 푸블리코는 시에나의 시청사로 이 건물 안에는 로렌체티의 유명한 벽화가 있대. 그리고 시에나 대성당에는 마에스타 두초가 그린 시엔나 대성당의 제대화가 있고이 마에스타 두초는 앞서 몇 번 이야기했던 조토와 더불어 당대 쌍벽을 이루는 미술가로 조토는 신체의 입체감과 무게감을 두드러지게 표현을 했고, 두초는 화려한 옷에 초점을 둔 차이가 있다고 하는구나.

….

이렇게 성장을 거듭하던 유럽 세계는 위기를 맞이하게 된단다.


2.

그 위기는 다름 아닌 1347년 발생한 흑사병. 유럽 인구의 절반을 죽음을 몰아 넣은 죽음의 병이란다. 어벤져스의 빌런 타노스가 이루려던 꿈. 전염병이 유행을 하면 꼭 언급되는 흑사병은 삶의 모습까지 바꾸었단다. 작년부터 전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도 자주 흑사병과 비교되잖니당시 도시는 상하수도 시설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고, 위생 시절도 마찬가지고, 거기에 정확한 원인을 몰랐기 때문에 흑사병에 대해 속수무책이었단다. 병이 생긴지 2~3일 내에 죽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던 것 같아. 이 흑사병은 삶의 모습뿐만 아니라 미술에도 영향을 미쳤단다. 어떤 성모자상이 병을 치유한다는 소문이 돌자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주변으로 성당이 지어지고, 그 성당에 벽화들이 그려졌어. 흑사병이 끝나고 살아남은 자들은 오히려 삶의 질을 좋아지면서, 중산층까지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으면서 미술의 대중화가 이루어졌다고 하는구나.

이탈리아 도시 국가 중에 가장 잘 나가던 피렌체는 기근과 전염병과 전쟁으로 도시가 전체적으로 위기에 빠지게 되는데, 혼란에 빠진 이 도시를 다시 살리자는 사업이 시작되면서, 르네상스는 서서히 시작했다고 하는구나. 그래서 르네상스의 본거지는 피렌체라고 하는구나. 르네상스는 워낙 유명해서 그 핵심이 화려했던 고대 문명으로 돌아가자고 하는 것이란다. 그런 점에서도 피렌체는 고대 유물을 많이 남아 있어서 유리했대.

======================

(199)

결국 르네상스의 핵심은 고대 문명의 부활입니다. 바로 이 점에서 피렌체는 다른 어느 도시보다도 자신감을 가질 만합니다. 고대를 부활시키려면 고대라는 역사를 지니고 있어야 하겠죠. 피렌체는 그 어느 도시보다 고대의 전통이 강하게 이어져 내려오던 도시였습니다. 어떻게 보면 고대의 전통이 도시에 각인되어 있었던 거라고 볼 수 있겠네요.

======================

피렌체가 발전할 수 있었던 원인은 안정된 경제와 정치를 들 수 있는데, 지중해를 통한 중계 무역과 은행을 통해 경제가 발전할 수 있었고, 다른 도시에 비해 오랫동안 공화정을 유지되었다고 하는구나. 한때 메디치 가문이 정치 권력을 독차지하기도 했지만, 여론이 등을 돌리게 되면서 추방당하기도 할 정도로 시민들의 권력이 센 도시가 바로 피렌체였단다. 피렌체의 대표적인 건축물로는 그 유명한 피렌체 대상당이 있는데, 30층 높이의 거대한 성당인데, 상상만 해도 엄청나구나. 우리가 계획했던 유럽 여행이 코로나 때문에 무한 연기가 되었는데, 나중에 다시 여행을 할 수 있다면, 꼭 한번 가보고 싶더구나.

그렇다면 이 피렌체 대성당은 누가 지었을까. 특히 피렌체 대성당의 거대한 돔을 만든 사람은 브루넬레스키라는 사람이란다. 이전에 피렌체에서는 세례당 청동문을 만들기로 했고, 그걸 경연에서 이긴 사람이 만들기로 했는데 브루넬레스키는 그 경연에서 기베르티라는 사람한테 졌다고 하는구나. 그 경연에서 진 브루넬레스키는 피렌체를 떠나 로마 여행을 했대. 원래는 미술가였던 브루넬레스키는 로마 여행을 마치고 건축가로 변신해 피렌체 대성당의 돔을 지었다고 하는구나. 당시 피렌체에서는 피렌체 대성당의 직경이 45미터라서 거대한 돔을 올리지 못하고 있었거든. 이 문제를 해결한 사람이 바로 브루넬레스키였어. 그는 로마 판테온에서 힌트를 얻어 피렌체 대성당의 돔을 완성했다고 하는구나. 수평쌓기와 수직쌓기를 교차하는 헤링본 기술과 돔을 이중을 하여 무게를 가볍게 하는 등 혁신적인 방법으로 지었대. 그래서 피렌체 사람들이 모두 자부심을 갖게 하는 피렌체 대성당의 거대한 마침표를 찍게 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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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294)

당시 인문학자이자 미술이론가였던 알베르티는 하늘 높이 솟구친 피렌체 대성당 돔이 토스카나의 모든 사람을 그늘로 덮을 듯하다는 표현을 씁니다. 이 시기 피렌체 사람들에게 돔이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지 알 것 같죠. 물론 과장처럼 들리기도 해요. 하지만 막상 피렌체에 가서 직접 이 돔과 마주하면 단순한 과장으로 들리지만은 않을 겁니다.

나지막한 건물들 사이에 30층 높이의 대성당이 우뚝 솟아올라 있다고 상상해보세요. 거대한 돔은 마치 하늘에 떠 있는 듯하고, 가파르게 솟아오른 윤곽선은 보는 이를 압도합니다.

======================

….

이 시대 미술에 있어 가장 큰 변화는 원근법이 생겨났다는 점이라고 하는구나. 소실점을 기준으로 그림을 그리게 되면 입체감을 느낄 수 있단다. 아빠도 학창 시절 소실점을 처음 배우고 그림을 그렸던 기억이 떠오르더구나. 그림을 잘 그리지 못했던 아빠도 소실점을 이용해서 그리니 보이지 않던 입체감이 보였던 기억그런 원근법이 그리 오래 전이 아닌 르네상스 시대에 와서 생겨난 거구나. 앞서 이야기한 브루넬레스키가 발명하고 마사초라는 사람이 그림에 적용하였다고 하더구나.

르네상스 미술가들은 대부분 후원을 받았고, 그런 후원 아래서 미술은 더욱 발전하게 되었다고 하는구나. 그런 후원은 돈이 많은 상인들이 대부분이었는데, 대표적인 가문으로 메디치 가문이 있단다. 메디치 가문은 의사와 약재상으로 시작했으나, 이후에는 다양한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면서 성공하면 피렌체와 인근을 다스리는 대공이라는 지위까지 오르게 되었대. 이들의 막강한 후원을 통해 많은 미술가들이 성장했고, 도나텔로와 미켈란젤로도 메디치 가문의 후원을 받았다고 하는구나. 시대마다 미술의 유행도 변하게 되는데, 15세기 후반 피란체에서는 관념론이 유행하면서 비너스 같은 감각적 주제의 그림이 유행했다고 하는데, 관념론과 비너스가 어떤 관계이지?^^

....

르네상스 미술가라고 하면 빼 놓을 수 없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 아빠는 사실 그에 대해서 잘 몰라. 그저 몇몇 유명한 작품들의 작가로만 알고 있지. 그런 그의 작품 중에 청동 기마상이라는 것도 있다고 하는구나. 아니, 있을 뻔 했다고 하는구나. 높이가 무려 7.5미터에 달하는 이 기마상은 스포르차 가문을 기념하기 위해 계획했으나 끝을 보지 못했다는구나. 실험정신이 대단한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완벽주의자이다 보니 미완성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하네.

======================

(443)

사실 레오나르도의 생애에서 이런 일은 생각보다 자주 일어났습니다. 뭐든 완벽하게 해내려고 하는 성격이었기 때문에 작업 기간이 한없이 길어지다가 결국 미완성으로 끝나는 프로젝트가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지나치게 완벽주의자였던 작가 개인의 문제였는지 아니면 대작을 위해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줄 만한 아량을 가진 후원자를 만나지 못했기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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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계획했던 청동기마상은 그 설계도가 남아 있어서 현대에 와서 미국의 어떤 작가가 실제로 만들었다고 하는구나. 사진이 실려 있는데 엄청난 크기인데 뛰어나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더구나..

, 이렇게 르네상스를 다룬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이야기> 5권의 이야기를 마무리를 해야겠구나. 역사가 발전하면서 미술도 발전한다는 생각을 들게 하였고, 인간에 있어 예술과 미술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들게 하였고, 책 속에서 본 건축물과 미술작품들은 실제로 보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하였단다. 중간에서 잠깐 이야기했지만, 전세계를 2년 가까이 장악한 코로나 바이러스.. 그것은 이미 우리 삶의 모습을 많이 바꾸어 놓았고, 앞으로도 더 많이 바꾸어 놓을 것 같구나. 이젠 코로나 바이러스가 물러가라고 하지 말고, 같이 살아줄 테니 힘 좀 빼라고 이야기하고 싶구나. 감기 수준으로 힘 좀 빼고 같이 살자꾸나.


PS:

책의 첫 문장: 종종 저에게 유럽 여행을 가면 어떤 미술 작품을 보고 오는 게 좋을 지 추천해달라는 분들이 있습니다.

책의 끝 문장: 언제나 변화는 천천히, 그러나 광대하게 찾아오는 거죠.


스탕달 신드롬이 뭔데요?
미술 감상에 지나칠 정도로 심하게 빠지면 겪을 수 있다는 증상입니다. 감상에 너무 몰입하다가 호흡이 가빠지고 심장이 빨리 뛰는데 심하면 실신에 이르기도 한다고 해요. 실제로 19세기 프랑스의 대표적인 소설가 스탕달이 1817년 이탈리아 피렌체를 여행하다가 겪게 되면서 알려진 증상입니다. 요즘도 피렌체 여행객 중에는 이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 P18

유럽인에게 후추는 그야말로 새로운 미각의 세계를 열어 주었습니다. 아예 맛보지 않았다면 모를까 한번 맛을 본 사람들은 후추 없이 고기를 먹는다는 것을 생각조차 하기 싫어진 거죠. 그렇게 점점 유럽인들은 더 많은 후추를 낙타에 싣고 콘스탄티노플이나 알렉산드리아 같은 지중해 동쪽의 도시까지 가져와야 비로소 유럽의 상인들이 살 수 있었습니다. 후추 값이 거의 금값이라고 할 정도였죠. - P32

그런데 이 옷 색을 한번 보세요. 커피에 우유를 탄 색처럼 보이지 않나요? 여담입니다만 프란체스코 성인의 가르침을 따르는 ‘카푸친 수도회’ 사람들이 입었던 옷이 카푸치노 커피색과 똑같이 보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유를 넣은 커피에 카푸치노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해요. - P95

우리의 모든 꿈은 추진할 용기만 있으면 이뤄질 수 있다.
- 월트 디즈니
- P106

이성주의가 흑사병 때문에 나온다고요?
네, 그렇게 볼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르네상스 때 의학이 눈부시게 발전한 건 상당 부분 흑사병이라는 재앙에서 살아남기 위한 노력의 결과였습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같은 화가가 해부학을 연구한 이유도 이런 사회적 분위기하고 관련이 있었던 겁니다.
- P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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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10-09 00: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요약도 참 좋고 또 꾸준히 읽으시는 모습 👍 작가님이 빨리 7권도 내셔야 할텐데 말이지요 ㅎㅎ 안녕히 주무세요 ~

bookholic 2021-10-09 10:35   좋아요 1 | URL
설마 6권에서 배신하시는 건 아니겠죠?^^
코로나 때문에 현장 답사를 못하시나???

scott 2021-10-09 00: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 ! 이번엔 흑사병이 돌던 시대 이네요!
르네상스 시대 의학이 발전 한것 처럼

내년 코로나 치료제 알약으로
우리 모두 마스크 없이 살았으면 ,,,,

bookholic 2021-10-09 10:36   좋아요 2 | URL
네, 내년에는 꼭 마스크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41)

솔직히 말씀드리건대 나는 꽤 오래 살았습니다.햇수로 보나 명성으로 보나 말이죠. 하지만 나는 아직 인생에 그리 싫증이 나지 않았으며 살해당하는 것으로 삶을 끝낼 생각이 없습니다. 나를 제거해보십시오, 그러면 장담컨대 로마는 독재관 카이사르보다 훨씬 더 나쁜 병폐들을 겪게 될 겁니다. 로마의 현상황은 루키우스 코르넬리우스 술라가 독재관 직을 맡을 때와 다릅니다. 로마는 하나의 강력한 손이 필요하고, 그 손을 내게서 찾았습니다. 내 법들을 확립시키고 로마가 그 어느 때보다 위대하게 살아남을 거라는 확신이 들면 나는 독재관 직을 내려놓을 것입니다. 하지만 내 일이 완전히 끝나기 전에는 그러지 않을 것이며, 그때까지는 수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경고하겠습니다. 내게 예전의 영광으로 공화국을 되돌려 놓으라는 부탁은 이제 그만하십시오.


(203-204)

문제의 핵심은 어느 특정 단체에 있지 않았다. 카이사르가 실패한 지점은 바로 그가 이 모든 일을 사실상 혼자 했다는 사실이었다. 독재관으로서. 그런데 로마에는 자기도 카이사르와 똑같이 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었다. 카이사르가 독재관을 지내는 기간이 장기화되면서 뭔가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사실을 그는 똑똑히 알고 있었다. 뾰족한 해결책은 없었다. 그는 여생 동안 독재관 직을 유지해야 할 터였고, 그가 죽은 후 로마가 부디 충분한 교훈을 깨달아 후퇴가 아닌 전진하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무엇을 위한 전진이란 말인가? 그것은 그도 몰랐다. 카이사르가 할 수 있는 일은 오로지 그가 도입한 변화들이 훌륭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그를 따르는 자들이 그 훌륭함에 충분히 감화되어 이 변화들을 지속해나가리라고 믿는 것뿐이었다.


(231-232)

원로원 의원 여러분, 나는 이 우스꽝스러운 아첨을 당장에 그만두라고 말하겠습니다. 나는 그런 것들을 요구한 적도 바란 적도 없습니다. 앞으로도 결코 받지 않을 겁니다. 이것이 나의 지시이며, 이 지시는 반드시 준수되어야 합니다. 원로원에서 나를 로마의 왕으로 만들려는 시도로 해석될 수 있는 결의안이 통과되는 것을 묵과하지 않겠습니다! 우리 로마에서 왕정은 폐지되었고 그 대신 공화정이 탄생했습니다. 나는 왕정을 혐오합니다. 나는 결단코 로마의 왕이 될 필요를 느끼지 않습니다! 나는 합법적으로 임명된 로마의 독재관이며 이 독재관 직만이 내게 필요한 전부입니다.”


(325)

해방자들이 광기 어린 눈빛으로 가쁜 숨을 몰아쉬며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브루투스는 손등에 흐르는 피를 멎게 하는 데만 정신이 팔려 있었다. 그들은 순간적으로, 하지만 무언의 동의라도 한 듯 일제히 돌아서서 문을 향해 달렸다. 데카무스 역시 넋이 나가 있었다. 평의원들은 현장을 목격하자마자 이미 비명을 지르며 밖으로 달아난 터였다. 그가 죽었다, 카이사르가 죽었다! 해방자들마저 정원으로 뛰쳐나오자 밖에 있던 사람들도 모두 공황상태에 빠졌다. 해방자들의 토가에는 선혈이 낭자했고 끈적끈적한 주먹에는 칼이 들려있었다.


(400)

편지를 끝맺기 전에 꼭 말해두어야 할 게 있다. 네가 상속받은 유산 말이다. 옥타비우스, 제발 유산을 물려받지 마라! 재산을 똑같이 나눠서 8분의 1만 받겠다고 하고 입양되는 것은 거부하렴. 이대로 유산을 받는 것은 죽음을 부르는 짓이야. 너는 안토니우스와 해방자들과 돌라벨라의 등쌀에 올해를 넘기기 힘들 거야. 그들은 열여덟 살 어린애인 너를 박살대고 말 거라고. 안토니우스는 고작 어린애한테 밀려서 유산을 상속받지 못했다고 화가 나서 제정신이 아니야. 나는 그가 카이사르의 암살자들과 공모했다고까지 말하진 않겠다. 그랬다는 증거가 없으니까. 하지만 그자가 도덕이나 윤리 따윈 없는 인간이라는 건 분명해. 그러니 널 만났을 때 카이사르의 유산을 거부하기로 결심했다는 말을 듣길 기대하마. 오래오래, 늙은이가 될 때까지 살아라, 옥타비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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