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10 문예춘추사 요시카와 에이지 삼국지 10
요시카와 에이지 지음, 강성욱 옮김, 나관중 원작 / 문예춘추사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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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드디어 요시카와 에이지의 삼국지 마지막 10권이구나. 9권은 제갈공명이 출사표를 쓴 것으로 끝이 났었잖아. 그래서 대군을 이끌고 위를 공격하는 것으로 10권은 시작한단다. 선봉장에 선 것은, 이제 노장이 된 조자룡 조운이었어. 그리고 그 뒤를 관우의 아들 관흥과 장비의 아들 장포가 받쳐 주었어. 등지와 함께 한 조운은 연전연승을 거두었어. 제갈공명의 계획대로 착착 진행되고 있었지. 그런데 제갈공명의 계략을 알고 역습하는 이가 있었으니 위나라의 강유라는 사람이었어. 제갈공명은 한 수 위의 작전을 펼쳐 강유를 생포해 왔어. 제갈공명은 강유를 극진히 대하고 자신의 후계자로 삼겠다고 하였고, 강유는 촉에 투항을 했단다.

이 때 위나라의 군대를 이끌고 있던 이는 하후무라는 사람이었는데, 그는 노신 왕랑을 보내 제갈공명과 설전을 하게 했어. 쉽게 이야기하면 토론 배틀이라고 할까. 왕랑은 위나라의 정당성을 설명하고, 촉나라가 황제를 두는 것은 부당하다가 주장했어. 그러자 제갈공명은 왕랑이 한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논리적으로 반박하고, 왕랑을 기회주의자로 몰아갔어. 평생 배불리 먹으며 살았다고 비판하면서. 이에 욱한 왕랑은 홧병으로 죽고 말았단다. 당시 왕랑의 나이 팔십대 노인으로 건강이 좋지 않았거든.

이후 촉과 위의 전쟁은 일진일퇴를 계속했어. 위의 전세가 밀리자 황제 조예는 은거하고 있던 사마의 중달을 재등용하였고, 사마의가 전면에 나서면서 촉과 위는 백중세를 보였어. 사마의는 촉의 군사적 요충지인 가정을 공격하였고, 이를 간파한 제갈공명은 마속과 왕평을 보내어 막으려고 했어. 보내기 전에 작전에 대해서도 잘 설명했어. 하지만 마속이 제갈공명의 말을 듣지 않고 누가 봐도 불리한 위치인 산 위에 진지를 구축했어. 마속의 잘못된 판단에 사마의의 공격에 대패를 당한 촉군은 퇴각할 수 밖에 없었단다. 제갈공명은 화가 잔뜩 나 있었어. 인재 부족인 상태에서 마속을 죽이는 것이 손해일 수도 있지만, 군율의 엄중함을 알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 제갈공명은 마속에게 책임을 묻고 목을 잘랐단다. 그러면서 슬피 울었어. 이때 생긴 한자성어가 읍참마속(泣斬馬謖)이란다. 이번 전쟁의 총 책임자였던 제갈공명은 자신도 패배의 책임이 있다면서, 승상 자리를 내려놓았단다.


1.

촉과 위가 한창 전쟁을 하고 있을 때는 당연히 후방이 약하게 되고, 그곳을 남은 한 나라인 오나라가 공격하는 것은 삼국의 법칙. 오나라가 위나라의 후방을 공격하였고, 위나라는 크게 졌어. 당시 오나라와 초나라는 동맹관계였는데, 오나라의 승리 소식을 들은 촉나라의 분위기는 고무되었어. 하지만, 안 좋은 소식도 있었단다. 조자룡 조운이 노화로 죽었다는 소식이었어. 이제 정말 제갈공명 한 명 남은 것인가. 승상 자리에서 물러나 있던 제갈공명은 다시 출사표를 쓰고 위나라를 공격했단다. 어느덧 제갈공명의 나이 마흔여덟 살이었어. 제갈공명은 일진일퇴를 하고, 전쟁은 길어지게 되었어.

그 사이에 오나라 손권도 황제가 되기로 했단다. 이로써 한 하늘 아래 황제가 셋이나 되었단다. 그건 그거고 촉과 전쟁이 급한 제갈공명은 오나라에게 위의 후방을 공격해 달라고 요청했어. 하지만 이번에서는 슬슬 눈치를 보는 오나라. 아무래도 촉과 위의 장기간 전쟁이 자신들이 천하를 차지할 수 도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 것 같아. 당시 촉나라와 위나라가 기산이라는 곳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었는데, 촉의 제갈공명과 위의 사마의가 각각 군대를 이끌고 맞서 싸우고 있었어. 그 와중에 장비의 아들 장포가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제갈공명은 이 소식에 크게 충격을 받고 건강이 많이 안 좋아졌다고 하는구나.

다시 건강을 회복한 제갈공명은 사마의와 진법 대결을 했는데, 사마의는 제갈공명의 진법에 계속 지고 말았어. 사마의는 다른 수를 썼어. 촉나라에 헛소문을 했어. 제갈공명이 황제가 되려고 한다고 말이야. 이 말이 황제 유선의 귀까지 들어갔고, 한창 전장에서 싸우고 있던 제갈공명을 불러들여 제갈공명은 어쩔 수 없이 퇴각했단다. 유능하지 않은 황제라도 황제의 말을 거역할 수는 없으니 말이야. 유선은 뒤늦게 자신이 헛소문에 속았다는 것을 알고 제갈공명은 다시 출동을 했단다.

그런데 이번에도 안 좋은 소식이 전해져서 다시 퇴각할 수밖에 없었단다. 위나라와 오나라가 비밀 동맹을 맺었다는 거야. 오나라가 이번에는 촉과 손을 놓고 위와 손을 잡은 거야. 그들 입장에서도 자신들이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이의 손을 잡을 수 있으니 그걸 두고 뭐라 할 수는 없었지. 하지만 이것도 병량을 담당하던 이엄이라는 자가 자신의 잘못을 제갈공명에게 떠넘기기 위한 거짓말로 밝혀졌어. 제갈공명은 연이어 한숨을 내쉬었을 것 같구나. 무능한 이들로 인해 몇 번이나 하지 말아야 할 퇴각을 했다가 다시 출동을 하고

이때 제갈공명은 또 하나 기발한 기계 장치를 하나 만든단다. 자동으로 군사물자를 나르는 목유유마라는 것을 만들었어. 이건 군수물자를 손쉽게 나를 수 있어 전투에 큰 도움이 되었단다. 지은이 요시카와 에이지가 말하길 실제로 이런 장치를 만들었는지는 정확하지 않다고 하더구나. 아무든 목유유마의 소식은 적국 사마의도 듣게 되었고, 목유유마 한 개를 몰래 훔쳐와서 그들도 목유유마를 만들었어. 그것도 수천 개나 만들었지. 그런데 제갈공명은 목유유마를 만들 때 목유유마를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비밀장치를 설계해 두었어. 촉의 군인들을 시켜 위나라의 습격하여 위나라의 목유유마를 못 움직이게 그 비밀장치를 작동시켰어. 그래서 위나라의 수천 목유유마는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고, 촉은 대대적인 공격으로 승리를 거두고 사마의는 간신히 탈출할 수 있었단다.

이 또한 멀리 내다 본 제갈공명의 지략의 승리였어. 제갈공명의 지략으로 승리를 하곤 있지만, 촉나라의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있었어. 싸움에 능한 인재가 없다는 거야. 조운이 죽고 난 이후 더욱 인재난에 시달렸어. 하기야 그동안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니 남아날 장수가 없지.


2.

제갈공명에게 계속 패배를 당한 사마의는 뒤로 물러나 조심하면서 공격을 자제하고 군대를 재정비하고 있었어. 그리고 다시 전투를 시작했는데, 하나 둘 승리를 거두면서 다시 자신감에 붙었어. 다시 총 출격. 촉나라의 병량 공급을 끊기 위해 호로곡이라는 곳을 공격했어. 하지만 이건 제갈공명의 미끼로 위나라는 호로곡에서 촉의 화공공격을 받고 대패했어. 사마의는 이번에도 죽을 뻔했다가 간신히 살아났단다. 이젠 사마의는 제갈공명이라고 하면 치를 떨 것 같구나. 제대로 이겨 본 적이 없으니 말이야.

하지만 제갈공명도 전쟁이 길어지고 계속된 과로로 병이 생겼어. 그리고 천문을 보니 자신의 삶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어. 제갈공명이 병이 생긴 건 위나라에도 전해졌어. 제갈공명은 자신이 죽고 난 이후를 걱정하며 측근들에게 대책을 이야기해주었어. 강유에게는 자신의 비법을 적은 책 24권을 주었어. 장수 중에 위연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유능하지만 반란을 일으킬 것이라고 예상을 했어. 그래서 양의, 비의, 마대, 강유에게 위연의 반란을 대비하라고 했어. 실제로 나중에 위연이 반란을 일으켰고, 제갈공명이 지시한 대로 해서 위연의 반란은 실패로 끝이 났어.

마지막으로 제갈공명은 자신을 닮은 목상을 만들라고 했어. 자신이 죽었다는 것을 비밀로 하고 전투에 자신의 목상을 데리고 가라고 했어. 제갈공명은 얼마 후에 죽고 말았고, 위나라의 사마의는 드디어 기회가 왔다고 다시 촉을 공격했단다. 하지만 죽은 줄 알았던 제갈공명이 전투에 모습을 보였어. 당황한 사마의는 전의를 상실하였고, 다시 촉은 승리를 거두었단다. 물론 사마의가 본 것은 제갈공명이 아니고 제갈공명 목상이었던 것이야.

, 결국 제갈공명 마저 죽고 말았구나. 지은이 요시카와 에이지도 제갈공명가 죽고 난 이후의 이야기는 간단히 이야기하겠다고 하더구나. 나관중의 원작 삼국지에는 제갈공명이 죽고 난 이후에도 삼국의 이야기가 자세히 나와 있지만, 자신은 큰 의미 없다면서 간략하게 이야기하겠다고 했어. 생각해보니 아빠가 예전에 읽은, 원작에 충실하게 번역했다고 한 <황석영 삼국지>는 제갈공명이 죽고 난 이후에도 한참 이야기가 진행되었던 것으로 기억되는구나. 그런데 요시카와 에이지의 삼국지는 제갈공명 사후는 간략히 이야기했단다. 하기야 읽는 이들도 제갈공명이 죽고 난 이후에는 재미가 크게 반감할 것 같구나. 얼른 결론이라 확인하자 이런 생각을 가질 수도 있고 말이야.


3.

제갈공명이 죽고 난 상황을 간단히 이야기해줄게. 촉나라는 황제 유선이 환관들의 감언이설과 부정부패가 이어져 무너져갔어. 그 와중에 위나라가 침략하자 바로 항복했단다. 유비, 관우, 장비 그리고 제갈공명이 튼튼하게 만들었단 나라의 기둥이 그들이 사라지자마자 그렇게 허망하게 무너지다니. 촉나라는 그렇게 43년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단다.

위나라의 황제 조예는 폭군이 되어 민심을 잃게 되었어. 사마의도 죽고 나서 그의 아들 사마소도 죽고 사마소의 아들 사마염.. 사마염은 진()나라를 세우고 왕이 되었어. 그리고 세력을 키워서 위의 황제까지 쫓아내고 자신이 진()나라의 황제 자리에 올랐단다. 그렇게 해서 위나라도 46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단다.

오나라의 경우는 손권이 죽고 아들 손호가 황제에 올랐는데, 나라 운영을 제대로 못하고 폭군이 되었어. 오나라 곳곳에서 반란이 일어나고 결국 진()나라에 의해 망하고 말았단다. 그렇게 오나라도 52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어. 그리고 중국 땅은 진()나라로 통일이 되었단다.

여기까지가 요시카와 에이지 삼국지 10권의 이야기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단다. 아빠가 오래 전에 이문열 삼국지와 황석영 삼국지를 읽은 적이 있다고 했잖아. 그러면 그 삼국지들과 비교해서 너희들에게 이야기를 해주면 좋겠지만, 아빠의 기억력이 좋질 않아서 사실 이문열 삼국지와 황석영 삼국지는 잘 기억이 나질 않는구나. 그래서 그런 건 안 하는 걸로이번에 삼국지를 읽게 시작한 것이 우리 막둥이가 어린이 삼국지를 읽기 시작해서 함께 읽으려고 읽은 거잖아. , 우리 막둥이가 바쁘신지 아직도 읽고 계신 것 같구나…^^ 이젠 아빠가 먼저 스포일러를 조심해야겠구나..


PS:

책의 첫 문장: 촉의 대군이 면양(협서성 면현 한중의 서쪽)까지 진출했을 때, 위가 관서의 정예병을 이끌고 와 장안(협서성 서안)에 본진을 두었다는 정보가 들어왔다.

책의 끝 문장: 마침내 삼국은 진으로 통일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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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1-07 23:5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북홀릭님 삼국지 완독 대장정 추카합니다 ^^

bookholic 2021-11-08 23:08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그런데 기억력이...ㅠㅠ
우리집 막둥이가 삼국지 문제를 냈는데.. 기억이.....

mini74 2021-11-08 00: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완독 축하드려요. 예전 역사시간에. 위진남북조~ 뭐 이렇게 외우면서 중국은 왜 이렇게 나라가 많은거야 하면서도 역사 선생님이 해주시던 삼국지 이야기 등은 재미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

bookholic 2021-11-08 23:10   좋아요 1 | URL
그렇죠.. 나라가 어찌 그리 많은지...
지금도 중국 대륙이 한 개의 나라가 아니고,
여러 나라가 존재하고 있다면 어땠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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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이렇게 위험하고 힘든 환경에서도 팔레스타인 난민촌을 떠나지 않고 있는 이유를 묻자, 그는 레바논이 전쟁 중이라 해도 사람은 살아야지요. 아이들에게 예방접종도 해야 하고요. 나는 이스라엘이고 팔레스타인이고 따지고 싶지 않아요. 사람이 살아야 싸우기도 하는 것 아닙니까. 난 최소한 사람을 살리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겁니다. 의사니까요.”라고 대답해서 내 눈에 눈물이 고이게 했단다. 그분은 내가 만난 의사 중에 가장 아름다운 분이었어. 너희 세대가 자라서 마하르처럼 훌륭한 의사가 많이 나오길 바란단다. 그의 말대로 정치적으로 이스라엘이니 팔레스타인이니 해도 사람이 살아야 싸움도 하는 거야. 사람의 생명이 우선이라는 것을 실천하는 그를 보며 아마도 레바논 전쟁의 해답이 여기에 있지 않을까 생각했단다.


(41)

탈레반은 우리말로 이슬람 신학생이라는 뜻이야. 가장 엄격한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라는 이슬람 원리주의를 믿는 거지. 샤리아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야. 여성은 머리에서 발끝까지 가려야하고, 도둑질을 하거나 간통하면 공개 처형을 해. 지구상에는 이 샤리아 이슬람을 믿는 나라가 여럿 있어. 아프가니스탄뿐만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나 수단, 소말리아도 샤리아를 믿거든.


(73)

이슬람교는 무함마드가 1500년 전 창시한 종교란다. 그런데 마함마드가 632 6 8일 메디나에서 갑자기 세상을 떠나, 그 때 이슬람 사람들은 엄청나게 당황했어. 무함마드가 후계자를 지명하지 않고 죽었기 때문이야. 그래서 무함마드의 장례식과 더불어 매우 중요한 회의가 열렸어. 그때까지 해도 이슬람은 종파가 따로 있지 않은 하나의 교단이었는데 이슬람교의 성지인 메카와 메디나에서 서로 다른 후계자를 내세웠단다. 메카의 이슬람 사람들은 무함마드와 가장 친하고 신뢰받는 친구인 아부 바크르를 후계자이자 지도자로 추대했지. 아부 바크르를 지도자로 선택한 사람들이 바로 수니파란다. 그러나 메디나에서는 무함바드의 딸 파티마와 결혼한 알리가 선거를 통해 무함마드의 후계자이자 이슬람 지도자로 선출되었어. 시아파는 무함마드의 사위인 알리와 그의 지지자들이 만든 거란다. 말하자면 무함마드 친구파가 수니파이고, 무함마드 사위파가 시아파야.


(116-117)

체첸의 독립으로 막대한 석유 이권을 잃고 싶지 않았던 러시아는 9.11 테러 직후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하는 것을 눈감아 주었단다. 그 대신 체첸의 반군 지도자가 국제 테러 조직과 연관 돼 있다며 체첸을 탄압하는 데 대한 미국의 동의를 얻어 냈어. 이로써 미군은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하고, 러시아군은 거리낌 없이 체첸으로 들어갈 수 있었지. 냉전 시대에 라이벌이던 미국과 러시아가 이렇게 죽이 잘 맞는 친구가 된 것은 중동의 석유 통제권을 장악하려는 미국과 체첸의 석유 통제권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러시아의 이해관계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덕분이란다. 미국이 러시아의 체첸 인권 탄압을 외면한 이유도 이것 때문이다.


(187)

전쟁이라 하면 우리는 폭격으로 집이 날아가고 사람이 죽어 나가는 장면만 떠올리지. 그러나 전쟁의 비극은 그뿐만이 아니야. 전쟁의 상처는 보이지 않는 곳에 더 많이 있단다. 미군의 폭격이 아니었다면 네다는 엄마 뱃속에서 열 달을 다 채우고 태어났을 테지. 네다의 부모는 한 달 동안 사투를 벌였지만 결국 네다를 잃고 말았단다. 네다는 아랍말로 이슬을 뜻하는데, 아이는 그렇게 이슬처럼 사라져 갔단다. 아마 네다의 이름은 이라크 민간인 사망자 명단에도 들어가 있지 않을 거야. 지금도 나는 그 가족이 한 달간 네다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모습을 잊을 수가 없어. 전쟁은 그렇게 사람들 가슴속에 큰 상처를 남긴단다.


(211)

문제는 양쪽의 극단주의자와 정부야. 이들은 서로 비난하고 시민의 안전을 볼모로 자신들이 유리한 방향으로 정치를 하는 거야. 나는 진심으로 이들이 정치적인 문제를 뒤로하고 양쪽의 시민 목소리와 노력에 귀를 기울여 주었으면 해. 어렵겠지만 이제는 서로 미사일을 주고 받는 통에 아이들이 무서워서 학교를 가지 못하고 엄마들이 아이들을 걱정하는 세상을 만들지 않게 노력해야 해. 그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서로 싸우지 않고 평화로워질 거야. 그러려면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함께 지혜로운 해답을 찾기 위해 발 벗고 나서야 해. 지구 저편 먼 곳에서 벌어지는 일이지만, 우리가 팔레스타인 문제에 진심 어린 관심을 보여 준다면 훗날 그들과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거야.


(264-265)

미국은 콜롬비아에 파나마운하 건설권을 요구했어. 정치적으로 힘이 약한 콜롬비아 정부는 미국의 정부는 강요에 굴복할 수밖에 없었고, 미국에 파나마운하 건설권을 승인해 주었지. 그러자 콜롬비아 의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고, 심기가 불편해진 미국은 1903년에 파나마가 콜롬비아로부터 독립한다고 일방적으로 선선해 버렸어. 느닷없이 콜롬비아가 둘로 쪼개진 거야. 오늘날 파나마는 그렇게 탄생한 나라란다. 콜롬비아는 미국에 파나마와 운하 건설권 모두를 빼앗기고 말았지.


(268)

마르켈탈리아 정글에 모인 게릴라들은 국민 복지를 가장 먼저 생각해서 길을 닦고 아이들이 다닐 학교를 세웠어. 그리고 풀뿌리 민주주의를 주장하면서 원주민과 흑인, 빈민, 여성 편에 섰지. 하지만 콜롬비아 정부는 그들은 국제 공산주의의 첩자들이라고 몰아세우며 소탕 작전에 열을 올렸어. 요즘에는 테러리스트라는 말이 싸워야 하는 대상으로 인식되지만 당시는 냉전 시대니까 공산중의라는 말이 싸워야 하는 대상으로 인식되었지. 공산주의나 테러리즘 이런 말들은 어쩌면 미국이 싸워야 하는 이유를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것인지도 몰라. 이 논리 뒤에는 항상 미국의 지원이 있었단다. 미국은 공산주의 국제적 확산을 막는다는 이유로 콜롬비아의 게릴라를 없애기 위한 플랜 콜롬비아계획을 세웠어. 케네디 대통령 시절부터 지금까지 콜롬비아에 적용되고 있는 플랜 콜롬비아는 게릴라 축출을 명목으로 내세웠지만, 실상은 콜롬비아의 석유를 노린 거야.


(297)

나는 수 치 여사를 보며 아무리 민주화 투사라도 정의를 제대로 보고 배우지 않으면 언제든 저렇게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단다. 수 치 여사는 아웅 산의 딸로서 살았고 영국에서 공부했지만 인권 의식을 제대로 배우지는 못한 듯해. 배우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거야. 세계는 민주화 투사의 배신이라고 말하지만 원래부터 수 치 여사는 로힝야족의 인권에 대해 배울 기회가 없었던 거이란다. 세상 사람들은 수 치 여사가 모든 것이 훌륭한 거라고 막연하게 기대했으니 배신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정의는 머리로 알더라도 가슴으로 느끼지 못하면 아무 소용 없단다. 그래서 엄마는 너희에게 정의인권을 제대로 잘 알려 주고 싶어. 배우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는 그 의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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