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다른 종을 몰살시키고, 대기를 온난화하고, 인간과 닮은 것들을전반적으로 파괴할 기회와 지구를 지배할 권리를 가졌지만, 그 대가를 지불해야 했다. 유한하고 구체적인 동물의 몸을 지녔으면서 무한을 인식하고스스로 무한하기를 바라는 뇌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갈런드에 불을 붙이고, 직원들을 훈련시키고, 칼을 날카롭게 갈며 그녀는 생각했다. 게으른 뇌는 악마의 작업장이야. 

 그녀의 자동차는 녹아내리는 아스팔트 거리 위를 미끄러지는 혀와 같았고, 그녀의 발은 인도를 핥는 쌍둥이 혀와 같았고, 파나마 거리의 현관문은 그녀를 집어삼키는 입과 같았고, 안방과 복도의 페르시아 카펫은 유혹하는 혀와 같았고, 두툼한 이불과 베개로 뒤덮인 침대는 쓰러지기를 간청하는 부드러운 커다란 혀와 같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선시대에 제주도는 고대 탐라의 해양 세계를 상실한다. 동아시아를 나다니던 대양 항해술이 있었던가 싶게 졸아불는다. 그 주범은 이름조차 요상한 출륙금지령. 출륙 금지는 제주인과 외부 세계의 교류를 금지시켰던, 제주 역사에서 실로 엄청난 사건이었다.

제주도가 평화의 섬으로 나아가자면,  소외되어온 고단한 역사를 축적한 제주도의 입장을 대변하여, 오히려 제주-오키나와-타이완 컨센서스를 주장함이 옳지 않을까.
 4.3사건을 겪은 제주와 2.8사건을 겪은 대만, 2차 대전의 살육을 겪은 오키나와를 연결하는 컨센서스 속에 베세토 컨센서스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역사가 준비되어야 한다는 일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육지와 판이 하게 다른 것으로 올레와 정낭도 손꼽을 수 있다. 올레는 거릿길에서 집으로 출입하기 위한 골목길이다. 제주도 특유의 공간으로, 사적 주거공간과 공적 거릿길 사이를 연결하는 중간적 성격을 지닌다. 집주인에게는 외부로부터 시선을 차단하여 독립적인 공간을 확보하여 주며, 방문객에게는 집주인과 마주하는 상황을 심리적으로 완화시켜주는 전이 공간이기도 하다.올레는 직선형이 아니라 곡선형이다. 주술적으로는 올레에 들어오는 나쁜 기를 막고 좋은 기만을 걸러서 집 안으로 들어오게 하기 위함이며 태풍과 같은 바람이 집으로 들이치는 것도 막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제주도에서제주공항에 도착하면 무엇이 우리를 기다리는가? 바람이 아닐까. 제주도에서는 늘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불지 않는 날이 이상할 정도다. ‘바람 불어 좋은 날‘같은 영화 제목은 제주도에서는 적합하지 않다. 언제나 바람이 불기 때문이다. 비행기가 아닌 배로, 그것도 오늘날의 기계배가 아니라 옛적의 도로 제주도에 입항한다면? 모든 항해의 조건과 가능성은 오로지 바람에 달렸다. 바람, 그 혹독하고도 일상적이며 특별하고도 평범한 바람을 마다하고서는 제주도를 이해할 수도 사랑할 수도 없으리라. 그리하여 누구라도 바람을 맞으러 제주도에 갔다면, 아주 정확하고 합리적인 선택을 한 것이리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