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에 대한 우리의 경험은 통각수용체nociceptor라고 불리는, 일종의 뉴런에 달려 있다(noci는 ‘노시‘로 발음되며, ‘해를 끼치다‘라는 뜻의 라틴어 nocere에서 유래한다)." 이 뉴런의 헐벗은 끄트머리(자유신경종말)는 우리의 피부와그 밖의 기관에 구석구석 분포되어 있으며, 유해한 자극들-강렬한 열이나 냉기, 짓누르는 압력, 산, 독소, 부상과 염증에 의해 방출되는 화학물질‘을 탐지하는 센서를 장착하고 있다. 통각수용체들은 다양한 특성(크기, 흥분성, 정보 전달 속도)을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특성들은 우리가불행하게도 경험할 수 있는 따끔거림, 찔림, 화상, 욱신거림, 경련, 통증의 풍경을 집합적으로 형상화한다.
거의 모든 동물은 통각수용체를 갖고 있으며, 벌거숭이 두더지쥐도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그들의 통각수용체는 개수가 적고, 여러 가지방법으로 불능화되었다."일반적으로 산에 의해 활성화되는 통각수용체를 예로 들면, 벌거숭이두더지쥐의 통각수용체는 산에 의해 되레 차단된다." 캡사이신을 탐지하는 통각수용체의 경우, 벌거숭이두더지쥐도 여전히 캡사이신을 탐지하지만 그 신호를 뇌에 전달하는 신경전달물질을 생성하지 않는다. 이러한 변화 중 일부는 설명하기 쉬운 것처럼 보인다. 만약 벌거숭이 두더지쥐가 여전히 산성 통증을 느낄 수 있다면, 둥지의 방에 축적된 이산화탄소는 아마도 고통스러운 잠으로 이어질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캡사이신에 반응하지 않는 이유는 알 수 없어요"라고 파크가 나에게 말한다. 어쩌면 유난히 매운 덩이줄기를 먹는바람에 저항력이 생겼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그 반대일 수도 있다. 비교적 안전한 곳에서 수백만 년 동안 생활한 후,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감각 능력이 쇠퇴했을 뿐인지도 모른다. 어느 쪽이 됐든 그들의 무반응은캡사이신이나 산에 대해 본질적으로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을 말해준다. - P187

사람들은 종종 ‘동물계 전체가 고통을 동일하게 느낀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색깔과 마찬가지로, 그것은 본질적으로 주관적이고 놀라울 정도로 가변적이다. 빛의 파장이 보편적으로 빨갛거나 파랗지 않고 냄새가 보편적으로 향기롭거나 자극적이지 않은 것처럼, 고통을 주도록 특별히 진화한 전갈 독의 화학물질조차도 보편적으로 고통스러운것은 아니다. 동물에게 부상과 위험을 경고한다는 점에서, 고통은 그들의 생존에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모든 동물에게는 경계해야 할 것이 있지만, ‘피해야 할 것‘과 ‘용인해야 할 것‘은 종마다 제각기 다르다. 어떤동물이 무엇을 고통스럽게 여길지, 과연 고통을 겪는지, 심지어 고통을느낄 수 있는지를 말하기가 악명 높을 정도로 까다로운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 P189

‘감각의 원초적 행위와 그에 따른 주관적 경험을 구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라는 브룸의 말은 옳다. 하지만 그건 차이가 존재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대부분의 경우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리비가 무엇을보는지‘, 또는 ‘새와 인간이 똑같은 빨간색을 보는지‘에 대한 질문은 철학적으로 흥미롭다. 그러나 통증과 통각의 구별은 윤리적 · 법적·경제적으로 중요한 문제이며, 동물을 잡거나 죽이거나 먹거나 실험하는 것과 관련된 문화적 규범에 영향을 미친다. 통증(또는 당신이 선호하는 경우 통각)은 달갑지 않은 감각이며, 그것의 부재(벌거숭이두더지쥐나 메뚜기쥐처럼)가마치 초능력처럼 느껴지는 유일한 감각이다. 통증은 우리가 회피하려고 노력하는 유일한 감각이고, 약물을 이용해 완화하는 감각이며, 다른사람에게 가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감각이다. - P194

그녀는 긴지느러미오징어 longfin squid 북대서양에서 흔히 잡히는 길이 30센티미터의 종에서부터 시작해 그 괴리를 메워 나갔다. 이 동물은 공격적인 라이벌 오징어나 게의 집게발에게 팔 끝을 자주 잃는다. 크룩은 메스로 이 상처를 모방했다. 그랬더니 예상대로, 오징어는 시야를 흐리는 먹물 구름을 방출하며 쏜살같이 도망치더니, 주변 환경과 어울리도록 색깔을 바꿨다. 며칠 후 오징어들은 훨씬 더 빨리 도망치고 숨었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들은 인간, 시궁쥐, 심지어 소라게처럼 상처를만지거나 손질하거나 감싸지 않았다. 나머지 일곱 개의 팔을 상처에 쉽게 갖다댈 수 있었지만, 그런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더더욱 놀랍게도, 크룩은 한쪽 팔을 다친 오징어가 마치 온몸이 아픈것처럼 행동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인간을 비롯한 포유동물이 절상태이나 타박상을 입을 경우, 손상된 부위는 아프지만 신체의 나머지 부분은 그렇지 않다. 내가 손에 화상을 입었을 때, 환부를 찌르면 아프지만 발을 찌르면 아프지 않다. 그러나 크룩이 오징어의 지느러미 중 하나를 손상시켰을 때, 반대쪽 지느러미의 통각수용체도 상처 입은 쪽의 통각수용체만큼 흥분했다. 당신이 발가락을 삘 때마다 몸 전체가 촉감에 예민해진다고 상상해보라. 부상당한 오징어가 바로 그런 경우다. "그들은 부상을 입을 경우 온몸이 과민해져요." 크룩이 나에게 말한다. "쉽게말해서 그들은 일상에서 잠재적인 고통의 세계로 이동하는 거예요." 어쩌면 이것이 그들이 상처를 매만지지 않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자신이 다쳤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지만, 상처 부위가 어디인지는 알 수 없을지도 모른다.
포유류의 경우, 통증의 국소적 특성 덕분에 취약한 신체부위를 보호하고 관리할 경우 나머지 신체부위들을 갖고서 여생을 잘 지낼 수 있다. 오징어에게 그렇게 유용한 정보원이 결핍된 이유가 뭘까? "하나의 가능성은, "크룩이 말한다. "바닷속의 모든 동물이 오징어를 노린다는 거예요." 부상당한 오징어는 육식성 물고기에게 특히 매력적이다. 눈에 더잘 띄거나 더 쉬운 먹이처럼 보이기 (또는 냄새 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몸 전체에 높은 수준의 경보를 설정하면, 모든 방향에서 들이닥칠 수 있는 공격을 피하는 데 유리할 수 있다. 전신에 걸친 민감성은 대부분의 신체부위에 물리적으로 도달할 수 없는 동물에게도 의미가 있다. 아무런 조치도 취할 수 없다면, 지느러미가 다쳤다는 사실을 알아봤자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 P204

그러나 문어는 다르다. 오징어와 달리, 문어는 몸의 모든 부분을 만질수 있다. 그들은 심지어 아가미를 손질하기 위해 자신의 내부에 팔을 뻗을 수도 있는데, 이것은 사람이 목구멍에 손을 넣어 폐를 긁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리고 개방수역에서 생활하느라 하루도 쉴 수 없는 오징어와 달리, 문어는 컨디션을 회복할 때까지 호젓한 은신처에 숨어 지낼 수있다. 상처를 돌볼 시간과 손재주가 있기 때문에, 문어의 경우에는 상처가 어디에 있는지 아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그리고 크룩이 증명한바와 같이, 그들은 실제로 그렇게 한다. 문어는 팔 끝이 손상될 경우 때때로 팔을 떼어내곤 한다. 그렇게 되면 잘린 끝stump이 주위의 팔보다더욱 민감해질 것이므로, 문어는 주둥이로 잘린 끝을 어루만질 것이다. 2021년에 발표한 최신 연구에서, 크룩은 문어가 아세트산이 주입된 곳을 피하지만 진통제가 투여된 곳에는 끌리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일단 국소마취제를 주사하면, 다친 팔을 손질하던 행동을 멈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룩은 그 논문에서 명백한 결론을 내렸다. "문어는 통증을 경험할 수 있다." - P206

모든 생물은 온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조건이 너무 차가우면, 화학반응이 느려져 쓸모없는 느림보가 된다. 조건이 너무 뜨거우면, 단백질과 그 밖의 생명 분자가 모양을 잃고 망가진다. 이러한 효과는 대부분의 생명체를 골디락스 존(온도가 딱 맞는 영역)으로 제한한다. 그 영역의 한계는 다양하지만 항상 존재한다. 그래서 신경계를 가진 모든 동물은 온도를 감지하고 반응하는 방법을 가지고 있다.
동물들은 다양한 온도 센서를 사용하는데, 이 중에서 가장 철저하게연구된 것은 TRP 채널이라고 불리는 단백질 그룹이다. 그것은 전신의 감각뉴런 표면에서 발견되며, 적절한 온도에 도달하면 열리는 쪽문 역할을 한다. 쪽문이 열리면 이온이 뉴런 속으로 들어가고 전기 신호가 뇌로 전달되어, 우리는 뜨겁거나 차가운 감각을 느끼게 된다. 어떤 TRP채널은 고온에 맞춰져 있고, 어떤 채널은 저온에 맞춰져 있다(차가움은 단순히 ‘뜨거움의 부재‘가 아니라, 그 자체로서 다른 감각이다)."
또한 TRP 채널은 다양한 범위의 온도에 반응한다. 어떤 것은 온화하고 무해한 범위를 탐지하고, 어떤 것은 위험하고 고통스러운 극단에서 발화한다. 특정 화학물질도 이러한 채널을 작동시킴으로써 열감과 냉감을 생성할 수 있다. 칠리고추에 함유된 캡사이신은 TRPV1-고통스러울 정도로 높은 온도를 감지하는 TRP 채널을 작동시켜 작열감을 초래한다. 박하는 TRPM8이라는 냉감 센서를 활성화하는 멘톨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냉감을 일으킨다. - P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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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홀로코스트 Holocaust를배우지 않고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학생은 없다. 역사적 사실뿐만 아니라 그 일이 어떻게, 왜 발생했으며 그 역사적 무게와 의미는 무엇인지도 배운다. 그 결과 독일인들은 자라면서 적절한 역사 인식과 사죄하는 마음을 갖추게 된다. 영국 학교에서도 식민주의를같은 방식으로 다룬다. 이들 나라의 아이들은 이렇게 제국의 역사를 배우면서 이 모두를 관통하는 문제의식을 갖게 된다. "참 부끄러운 역사네. 지금은 그렇지 않은가?"
남아공에서는 아파르트헤이트의 잔혹성을 그렇게 가르치지 않았다. 우리는 그것이 비난받아 마땅하다거나 부끄러워해야 할 대상이라고 배우지 않았다. 우리가 그 역사를 배운 방식은 미국과 같았다. 미국에서는 인종 차별의 역사를 이런 식으로 가르친다. "옛날에 노예 제도가 있었고, ‘짐 크로우‘라는 흑인 차별 정책이 존재했고, 마틴 루터 킹 목사가 등장했지. 그리고 이제는 다 끝났어."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아파르트헤이트는 나쁜 제도였어. 넬슨 만델라가 석방됐고, 이제 다음으로 넘어가자고." 모두 사실이지만,
감정적 혹은 도덕적 영역은 거의, 혹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마치 대부분이 백인인선생님들이 죄다 이런 지시를 받기라도 한 듯했다. "무슨 말을 하든지, 애들을 화나게만들지는 마시오." - P267

 앤드루는 백인이었다. 그의 가족은 교육, 자원, 컴퓨터를 모두 누렸다. 몇 대에 걸쳐 그쪽 사람들이 대학 입학을 준비하는 동안 이쪽 사람들은 움막에 모여 노래를불렀다. 2 곱하기 2는 4요. 3 곱하기 2는 6이요, 랄랄랄랄라." 그의 가족이 당연하게 누렸던 것들이 내 가족에게는 허용되지 않았다. 내게는 사람들에게 물건을 파는 타고난 재주가 있었지만, 지식과 자원이 없었다면 그게 무슨 소용이었겠는가? 사람들은 늘 가난한 사람들에게 이렇게 충고한다. "스스로에게 책임감을 가져요! 스스로 뭔가를 이뤄 내라고요!" 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이 대체 뭘 가지고 그 뭔가를 이뤄 낼수 있겠는가?
사람들은 즐겨 말한다. "물고기를 잡아 주면 하루치 식량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요, 낚시하는 법을 가르쳐 주면 평생의 식량을 해결할수 있을 것이다." 그들이 하지 않은 말은 이것이다. "물론 낚싯대까지준다면 더 좋겠지만." 이것이 앞의 비유에서 생략된 부분인 것이다. 앤드루와 일하면서 나는 처음으로 "자, 여기 네가 필요한 게 있고 이건이렇게 작동하면 되는 거야"라고 말해 줄 특권층의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앤드루가 내게 CD 라이터를 주지 않았다면 재능만으로는 절대 무엇도 이뤄 낼 수 없었을 것임을. 사람들은 말할것이다. ‘아, 그거 뭐 거저 얻은 거네." 아니다. 그걸로 돈을 벌기 위해서는 여전히 열심히 노력해야 했다. 하지만 그게 없었다면 나는 가능성조차 얻지 못했을 것이다. - P277

나는 홀로코스트가 의심의 여지없이 인류 역사상 최악의 잔혹 행위였다고 주장하는 서구 사람들을 종종 만난다. 물론, 홀로코스트는끔찍한 사건이었다. 하지만 궁금할 때가 많다. 과연 콩고에서와 같은아프리카의 잔혹 행위는 얼마나 끔찍했을까? 유대인들은 가졌지만 아프리카인에게는 없는 것은 기록이다. 나치는 꼼꼼하게 기록했고, 사진을 남겼고, 영화를 제작했다. 그리고 그것들이 실제 전해 내려왔다. 홀로코스트의 희생자가 얼마나 됐는지 아는 이유는 히틀러가 그 숫자를 셌기 때문이다. 600만 명이 죽었다. 우리 모두 그 숫자를 보면서 경악할 수 있다. 하지만 아프리카인들을 상대로 행해진 잔혹 행위의 역사를 들여다본다면, 명확한 숫자는 없이 오직 추정만이 존재한다는 걸알 수 있을 것이다. 단지 추정만으로는 경악하기가 어렵다. 포르투갈과 벨기에가 앙골라와 콩고를 약탈했을 때 그들은 자신들이 학살한 흑인들의 숫자를 세지 않았다. 콩고에서 고무를 수확하다 죽은 흑인들이 얼마나 많을까? 트란스발Transvaal (남아프리카공화국 북동부의 옛 주명 - 옮긴이)의 금과 다이아몬드 광산에서 죽은 흑인들의 수는?」 - P286

"이건 누구를 모욕하려는 게 아닙니다. 이게 우리 본래 모습이란말이에요!"
"여기서 꺼져요! 당신네들 구역질 나!"
역시나 그 말이 나왔다. 당신네들. 이제 나는 확실히 알게 됐다. 이 여자는 인종 차별주의자였던 것이다. 흑인 남성이 성적인 춤을 추는 꼴을 가만 두고 볼 수 없었던 거다. 내가 장비를 챙기는 동안에도우리는 말싸움을 멈추지 않았다.
"들어 봐요. 우리는 이제 자유라고. 우리는 우리가 하고 싶은 대로 할 권리가 있어. 당신들이 우리를 막을 순 없다고요."
"우리들은 당신네 같은 사람들과 이전에도 맞서 봤고, 지금도 여전히 당신네들을 멈출 수 있어요."
그녀의 말은 물론, 제2차 세계 대전 당시의 나치를 언급한 것이었지만 내게는 다른 말로 들렸다. 우리에게는 남아공의 유대인들도 그저 백인일 뿐이었다. 내 귀에는 백인들이 우리를 억압해 왔고 다시 또 억압하겠다는 웬 백인 여자의 협박만이 들렸다. 나는 말했다. "당신들은 절대 우리를 다시 막을 수 없어요." 그리고 여기서 비장의 카드를 꺼냈다. "다시는 우리를 막을 수 없다고.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이제 넬슨 만델라가 있기 때문이지! 그분이 우리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고 말씀해주셨어!"
"뭐라고요?"
그녀는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했다. 이때다 싶었다. 나는 그녀에게 욕을 퍼붓기 시작했다. "엿이나 드셔. 당신네 행사도 엿이나 먹고, 당신네 학교도 엿 먹어. 당신네들 전부 엿이나 퍼먹으란 말이야! 가자,얘들아!"
우리는 그냥 걸어 나오지 않았다. 춤을 추며 나왔다. 허공에 주먹질을 하면서 길가까지 춤을 추며 나왔다. "고 히틀러! 고 히틀러! 고 히틀러! 고 히틀러!" 모든 게 다 히틀러가 너무 죽이는 춤을 췄기 때문이었다. 그의 춤은 그 어느 때보다도 열정적이었는데 저 백인들이 진가를 알아보지 못한 탓이었다. - P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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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영장류는 거의 확실히 이색형 색각자였을 것이다. 그들은 두가지 원뿔세포, 즉 짧은 원뿔세포와 긴 원뿔세포를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개처럼 세상을 파란색과 노란색으로 보았다. 그러나 4300만 년 전부터 2900만 년 전 사이에, 한 특정 영장류의 환경세계를 영구적으로 변화시킨 사건이 일어났다. 그들은 긴 옵신을 만드는 유전자의 추가적 사본을 얻었다. 이것을 유전자 중복gene duplication 이라고 하는데, 세포가 분열하고 DNA가 복제될 때 종종 발생한다. 그것은 실수이지만 ‘행운의 실수‘다. 왜냐하면 여분의 유전자 사본에 진화가 개입해, 원본의 작업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재주를 부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긴 옵신 유전자에 바로 그런 일이 일어났다." 두 개의 사본 중 하나는 거의 동일하게 유지되어, 560나노미터의 빛을 흡수했다. 다른 하나는 점차 530나노미터라는더 짧은 파장으로 이동해, 오늘날 우리가 중간(초록색) 옵신이라고 부르는 것을 탄생시켰다. 이 두 유전자는 98퍼센트 동일하지만, 2퍼센트의 차이가 ‘파란색과 노란색‘으로만 보이던 세상에 ‘빨간색과 초록색‘이 추가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요컨대 문제의 영장류는 기존의 ‘긴‘ 옵신과 ‘짧은‘ 옵신에 ‘중간‘ 옵신을 추가함으로써 삼색형 색각을 진화시켰다. 그리고 자신의 확장된 시각을 후손들-우리를 포함하는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의 원숭이와 유인원에게 물려주었다. - P142

는 설명하지 않는다. 복제된 긴 옵신 유전자가 중간 파장으로 이동한이유는 정확히 무엇일까? 답은 분명해 보이는데, 그것은 ‘더 많은 색깔을 보기 위해서다. 단색형 색각자는 흑색과 백색 사이에서 약 100등급의 회색을 구별할 수 있다. 이색형 색각자는 노란색에서 파란색까지 약100단계를 추가한 후, 회색과 곱해 수만 가지의 지각 가능한 색깔을 만든다. 삼색형 색각자는 빨간색에서 초록색까지 100개 정도를 더 추가한후, 이색형 색각자의 색깔 수와 곱해 수백만 개로 늘린다. 이처럼 각각의 추가적 옵신은 시각적 팔레트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시킨다." 그러나 이색형 색각자가 수만 가지 색깔만으로도 충분히 번성할 수 있다면,
삼색형 색각자가 수백만 가지 색깔로 누릴 수 있는 혜택은 무엇일까?
19세기 이후 과학자들은 ‘삼색형 색각자가 초록색 나뭇잎을 배경으로 빨간색, 주황색, 노란색 과일을 더 잘 발견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더 최근에 일부 연구자들은 ‘삼색형 색각자의 이점이 가장 영양가 높은 열대우림의 잎을 찾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 잎은 싱싱하고 단백질이 풍부할 때 붉은빛을 띠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 설명은 상호 배타적이지 않다. 대부분의 영장류는 과일을 먹지만, 과일이 익지 않았거나 귀한 시기에 덩치 큰 좋은 어린잎을 먹으며 버틸 수 있다.
"그것은 삼색형 색각의 진화를 위한 완벽한 환경이에요"라고 영장류의 시각을 연구하는(그리고 지난 장에서 보았듯이 간혹 얼룩말의 줄무늬도 연구하는)어맨다 멜린은 말한다. "주요 먹이와 대체 먹이를 찾는 데 유용하거든요" - P143

신호는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므로, 동물의 털, 비늘, 깃털, 외골격을 장식하는 색깔은 동물의 눈이 인지할 수 있는 색상에 의해 결정된다. 요컨대 눈은 자연이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팔레트를 정의한다.
예컨대 영장류는 어린잎과 익은 과일을 더 잘 발견하기 위해 삼색형 색각을 진화시켰다. 그리고 일단 환경세계에 빨간색이 추가되자, 빨갛게 충혈됨으로써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맨살 부분‘이 진화하기 시작했다. 히말라야원숭이의 빨간 얼굴, 개코원숭이의 빨간 엉덩이, 우스꽝스럽게 빨갛고 대머리인 우아카리원숭이의 머리는 모두 삼색형 색각때문에 가능하게 된 성적性的 신호다.
산호초 주변에 서식하는 물고기 대부분도 삼색형 색각자다. 그러나 물이 적색광을 강하게 흡수하기 때문에, 그들의 민감도는 스펙트럼의 파란색 끝으로 이동한다. 픽사의 <도리를 찾아서>에 등장하는 블루탱같은 산호초 어류 중 상당수가 파란색과 노란색인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들의 삼색형 색각을 기준으로 할 때, 노란색은 산호초라는 배경에묻히고 파란색은 물과 뒤섞인다. 스노클링을 하는 인간의 관점에서 볼때, 그들의 색깔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눈에 띈다. 우리가 보유한 특정한 원뿔세포 트리오는 파란색과 노란색을 구별하는 데 뛰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물고기들 자신과 포식자들의 관점에서 볼 때, 이 물고기들은 기가 막히게 잘 위장되어 있다. - P178

 우리의 망막에 있는 광수용체는 다양한 파장의 빛을 탐지하고, 뇌는 이러한 신호를 사용해 색깔에 대한 느낌을 구성한다. 전자의 과정을 연구하기는 쉽지만, 후자는 매우 어렵다. 이러한 간극 (수용과 느낌사이의 간극 ‘탐지할 수 있는 것‘과 ‘실제로 경험하는 것‘ 사이의 간극)은 동물의 시각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감각에 존재한다. 우리는 갯가재의 눈을 해부해 모든 구성요소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아낼 수 있지만, 그들이 실제로 어떻게 보는지는 결코 알지 못한다. 우리는 파리가 사과에 내려앉았을 때 어떤 경험을 하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파리의 발에 있는 미각수용체의 정확한 모양을 알아낼 수 있다. ‘동물이 감지한 것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는 도표로 그릴 수도 있지만, ‘그게 어떤 느낌인지‘를 알아내는 것은 훨씬 더 어렵다.  - P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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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인생에서 내가 했던 그 어떤 일도, 내가 내린 그 어떤 선택도 후회하지 않는다. 다만 내가 하지 않았던 일, 내가 내리지 않았던 선택, 말하지 않았던 말에 대한 후회에 종종 사로잡히곤 한다. 우리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 거절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한다. 하지만 다름 아닌 후회야말로 우리가 가장 두려워해야 할 대상이다. 실패는 ‘답‘이다. 거절도 ‘답‘이다. 하지만 후회는 결코 답할 수 없는 영원한 ‘질문‘에불과하다. "만약에 그랬다면……." "그랬으면 좋았을 텐데..…." "만약에 이렇게 했다면 어땠을까………." 하지만 그 답을 당신은 절대, 절대 알 수 없다. 그리고 그 후회는 남은 평생 동안 당신을 따라다닐 것이다. - 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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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마틴과 그의 동료들은 그리폰독수리의 시야, 즉 눈이 볼 수 있는 머리 주위의 공간을 측정했다." 그들은 독수리의 부리에 특별히 설계된 입마개를 씌운 다음, 시야 측정계를 이용해 모든 방향에서 독수리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안경사가 눈을 검사할 때 사용하는 것과 똑같은 장치예요." 마틴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맹금류를 30분 동안 앉혀놓는 게 문제예요. 나를 잡아채려고 덤비는 독수리를 피하려다, 엄지손가락을 조금 잃었어요." 측정 결과, 머리 양쪽의 공간은 독수리의 시야에 포함되지만, 위와 아래 공간에 커다란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것으로나타났다. 그런데 날아갈 때 고개를 아래로 숙이기 때문에, 사각지대는바로 앞에 있다. 독수리가 풍력 터빈에 정면충돌하는 것은, 하늘을 나는동안 정면을 바라보지 않기 때문이다. 진화사의 대부분에서 그들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 "독수리들은 비행경로에서 그렇게 높고 큰 물체를 본적이 없었을 거예요"라고 마틴은 말한다. 독수리가 가까이 있으면 터빈을 끄거나, 지상 표지를 이용해 유인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터빈 날개에 그려진 시각적 단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북아메리카에서는 흰머리수리bald eagle가 똑같은 이유로 풍력 터빈에 충돌한다). - P112

 "인간의 시각 세계는 눈앞에 있고, 인간은 그 안으로 들어간다. 마틴은 언젠가 이렇게 썼다. "그러나 조류의 시각 세계는 주변에 있고, 새들은 그 사이를 통과한다."
‘어느 쪽을 향하는가‘ 외에, 새와 인간의 또 한 가지 차이점은 어느부분이 가장 예리한가‘이다. 많은 동물의 망막에는 고해상도 영역이 존재하는데," 이 영역의 특징은 광수용체(그리고 그에 수반되는 뉴런)가 밀집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영역은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는데, 무척추동물의 경우 첨예부 Lacute zone라고 한다. 척추동물의 경우 중심부arca centralis(또는황반)라고 하며, 인간처럼 안쪽으로 움푹 들어간 부분이 있는 경우에는 중심와 fovea라고 한다. 우리 모두를 위해 죄송하지만, 감각생물학자를 제외하고), 나는 첨예부라는 용어를 고수할 예정이다.
인간의 첨예부는 시야의 한복판에 있는 동그란 점으로, 정곡(과녁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당신은 첨예부를 통해 글자를 들여다보려 애쓰고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새들도 동그란 첨예부를 가지고 있지만, 가리키는 방향이 다르다. 즉 그것은 앞쪽이 아니라 바깥쪽을 가리킨다. 그러므로 어떤 물체를 자세히 조사하고 싶을 때, 두 눈을 동시에 사용하는 게 아니라 한쪽 눈씩 교대로 사용해야 한다. 예컨대 닭은 뭔가 새로운 것을 조사할 때, 머리를 좌우로 흔들며 각 눈의 첨예부를 번갈아 들이댄다." "닭이 당신을 바라볼 때, 당신은 닭의 다른 쪽 눈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결코 알 수 없어요"라고 새의 시각을 연구하는 동물학자인 알무트 켈버Almut Kelber는 말한다. "그들에게는 필시 두 가지 이상의 관심사가 있을 텐데, 인간의 머리로 그것을 상상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요."
독수리, 매, 콘도르를 비롯한 많은 맹금류는 실제로 각각의 눈에 두개의 첨예부를 가지고 있다. 하나는 앞을 바라보는 데 쓰고, 다른 하나는 45도 각도로 측면을 바라보는 데 쓴다. 그런데 측면 시각이 정면 시각보다 예리하므로, 많은 맹금류들이 사냥할 때 측면 시각을 애용한다.
예컨대 비둘기를 쫓아 하강하는 송골매의 경우, 먹이를 향해 똑바로 곤두박질치는 대신 나선형 하강곡선을 그리며 비행한다." 그래야만 비둘기를 ‘치명적인 곁눈질‘의 사정거리 안에 두는 동시에 머리를 아래로 향한채 유선형을 유지할 수 있다. - P114

바닷속으로 잠수한다는 것은 지구상에서 가장 큰 서식지로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이 영역에는 지표면의 모든 생태계를 합친 것보다 160배 많은 생활공간이 존재하는데, 대부분의 공간은 어둡다.
해저 10미터에서는 수면에서 내려온 빛의 70퍼센트가 흡수된다. 만약 당신이 잠수정을 타고 내려가고 있다면, 당신의 몸에 있는 빨간색주황색, 노란색은 이제 검은색, 갈색, 회색으로 보일 것이다. 해저 50미터쯤에서는 녹색과 보라색도 대체로 사라진다. 해저 100미터에는 파란색만 존재하는데, 빛의 강도가 수면의 1퍼센트에 불과하다." 중층원양mesopelagic z[zone (또는 약광충 [wilight zone)가 시작되는 해저 200미터에서, 빛의 강도는 50배 더 떨어진다. 파란색은 이제 레이저와 거의 비슷해져, 소름끼치도록 순수하고 모든 것을 아우른다. 그 속에서 은빛 물고기들이 쏜살같이 왔다 갔다 하고, 젤라틴 같은 해파리와 관해파리siphonophore가 천천히 뱀처럼 지나간다. 해저 300미터는 달밤처럼 어둡고, 아래로 내려갈수록 점점 더 어두워진다.
점차적으로 물고기는 더 검어지고 무척추동물은 더 붉어진다. 점점더 그들은 자신들만의 빛을 만들어내고, 그들의 생물발광 섬광이 하강하는 잠수정의 윤곽을 그리게 된다. 해저 850미터에서는 잔류하는 햇빛이 너무 희미해서, 눈이 더 이상 기능할 수 없다. 해저 1000미터에서는 어떤 동물의 눈도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 여기서부터 점심漸深해수층이 시작된다. 수면의 복잡한 시각적 장면들은 오래전에 사라졌고, 완전한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생물발광의 ‘살아 있는 별밭‘으로 대체되었다. 당신이 세계의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1만 미터의 바다가 더 남아 있을 수도 있다. - P126

 대왕오징어(그리고 똑같이 길지만 휠씬 더 무거운 남극하트지느러미오징어 colossal squid)의 눈은 직경이 최대 27센티미터이며, 축구공만 한 크기로 성장할 수 있다. 이러한 신체 비율은 당혹스럽다. 물론 더 큰 눈은 더 민감하며, 어두운 바닷속의 동물이 그런눈을 가지는 것은 이치에 맞는다. 그러나 심해에 사는 동물을 포함해 다른 어떤 동물도 대왕오징어나 남극하트지느러미오징어와 비슷한 크기의 눈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그다음으로 큰 대왕고래blue whale의 눈은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 직경 9센티미터로 모든 물고기 중 가장 큰황새치의 눈은 대왕오징어의 눈동자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다. 대왕오징어의 눈은 그냥 크기만 한 게 아니다. 다른 어떤 동물의 눈보다 터무니없이 과도하게 크다. 그 이유가 뭘까? ‘황새치만 한 크기의 눈으로 볼 수없는 것‘을 봐야해서 그럴 텐데, 그게 도대체 뭘까?
손케 욘센, 에릭 워런트, 단-에릭 닐손은 자신들이 답을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그들의 계산에 따르면, 눈은 깊은 바닷속에서 수확체감 법칙의 지배를 받는다. 크기가 커질수록 작동하는 데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지만, 추가적인 시력은 거의 제공되지 않기 때문이다. 눈의 직경이 9센티미터-즉 황새치 눈의 크기-가 되면, 더 이상 확대하는 것은 별의미가 없다. 그러나 그들은 고심 끝에 초대형 눈의 존재가치를 발견했다. 그 내용인즉, "초대형 눈은 수심 500미터 이상의 해저에서 ‘크고 빛나는 물체‘를 발견하는 데 적당하며, 그것 하나만 집중 견제하면 먹고사는데 지장이 없다"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기준에 맞는 동물이 뭘까?그건 바로 향유고래sperm whale로, 그걸 발견하지 못한다면 초대형 눈은 무용지물이며 대왕오징어의 생존을 보장할 수 없다.
세계에서 가장 큰 ‘이빨 달린 포식자‘인 향유고래는 대왕오징어의 숙명적 라이벌이다. 그들의 위는 오징어의 앵무새 같은 부리로 가득 차있고, 머리에는 종종 오징어 빨판의 톱니 모양 테두리에 의해 생긴 둥근 흉터가 있다. 그들은 스스로 빛을 생성하지 않지만, 하강하는 잠수정과 마찬가지로 작은 해파리, 갑각류, 기타 플랑크톤과 충돌할 때 생물발광섬광을 유발한다. 과도하게 큰 눈을 가진 대왕오징어는 120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이 독특한 빛을 볼 수 있어서, 도망칠 시간이 충분하다. 대왕오징어는 생물발광 구름을 먼발치에서 볼 수 있을 만큼 큰 눈을 가진 유일한 생물이며, 또한 그럴 필요가 있는 유일한 생물이다.  - P129

세상에 이렇게 많은 단색형 색각자가 존재한다는 것은, 색각에 대한가장 반직관적인 것 중 하나를 암시한다. 그 내용인즉, 색각이 굳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동물이 눈을 사용하는 거의 모든 활동탐색,먹이 찾기, 의사소통은 회색 음영으로도 얼마든지 수행될 수 있다.
그렇다면 색깔을 본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리학자 바딤 막시모프Vadim Maximov의 제안에 따르면, 현생동물의 조상이 등장한 약 5억 년 전 캄브리아기에 그 해답이 있을 수 있다. 그 시절에는 동물의 조상 중 상당수가 얕은 바다에 살았고, 그들 주위에서 햇빛이 깜박였을 것이다. 이 잔물결 같은 광선은 현대인의 눈에는 아름답지만, 고대의 단색형 색각자들에게는 엄청나게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주어진 지점에서 배경의 밝기가 1초 동안 100배나 변할 수 있다면,
관심 있는 물체를 찾기가 훨씬 더 어려워진다. 방금 나타난 검은 형체는 포식자의 어렴풋한 그림자일까, 아니면 구름 뒤에서 잠시 길을 잃은 태양의 그림자일 뿐일까? 명암만을 다루는 단색형 눈으로는 구별하기 어럽겠지만, 컬러로 보는 눈은 형편이 훨씬 더 나을 것이다. 왜냐하면 빛의 총량이 증가하거나 감소하더라도 파장이 서로 다른 빛은 상대적 비율을 동일하게 유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밝은 햇살 아래서 빨갛게 보이는 딸기는 그늘에서도 여전히 빨갛게 보이고, 그 초록색 잎은 석양의 붉은 색조 아래서도 여전히 초록색을 띤다. 색깔그리고 특히 대립되는 색각은 항상성 constancy을 제공한다. 만약 서로 다른 파장에 동조된 광수용체의 출력을 비교할 수 있다면, ‘춤추고 깜박이는 빛‘의 세계에 대한 시야를 안정화할 수 있다. 심지어 두 개의 원뿔세포도 그런기능을 차질 없이 수행한다. 이것은 색각의 가장 단순한 형태인 이색형색각 dichromacy의 기초로, 레티나를 비롯한 개들과 대부분의 포유동물이가지고 있다. - P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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