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정신 질환자들의 위험성에 초점을 맞춰 왔다. 로널드 레이건을 저격한 존 힝클리, 유나바머, 국회의사당에서 경관 두 명을 쏜 러셀 웨스턴 주니어, 뉴욕 지하철에서 열차를 향해 여자 승객을 떠민 정신분열증 환자 앤드루 골드스테인, 우체국 총기 사건들, 특히 리틀턴, 애틀랜타, 켄터키, 미시시피, 오리건, 덴버, 앨버타 등지에서 있었던 끔찍한 교내 총기 난동 사건 등의 정신 질환과 관련된 폭력 사건들에 우리는 꽤 익숙해 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1998년에 발생한 1000건 이상의 살인 사건이 정신 질환에 의한 것이었다고 한다. 우울증은 조울증이나 정신분열증에 비해 범죄를 유발하는 경우가 훨씬 적지만 동요성 우울증은 사람을 폭력적인 행동으로 이끈다. 위험한 정신 질환자에 관심의 초점이 맞춰지다 보면 정신 질환에 시달리는 사람들에 대한 대중의 부정적인 인식이 강화된다. 그러나 기금 마련에는 매우 효과적이어서 남을 돕는 데 관심이없는 사람들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선뜻 돈을 내놓게 되며 ‘그런 사람들은 우리 같은 사람들을 죽인다."는 주장은 정치적 행동을 가능하게 한다. 최근 영국에서 발표된 한 연구에 의하면, 정신 질환자의 3퍼센트 정도만이 위험한 존재로 여겨지는 데 반해 정신 질환자에 관한 보도의 50퍼센트가량이 그들의 위험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한다. 캡터 하원의원의 말을 들어 보자. "매우 지성적인 국회의원들이 정신 질환자들을 그런 끔찍한 행동으로 몰아간 상황들에대해 이해하려 노력하기보다 벙커 심리 [bunker mentality: 비판받지 않으려는 방어적인 태도] 조장에 주력하고 있어요. 정신보건 기금을 늘려서 해결해야 할 문제들에 철조망을 설치하고 치안을 강화하는 것으로 대처하려고들 하지요. 우리는 정신 질환자들을 돕는 비용보다 훨씬 많은 수십 억 달러씩을 그들로부터 우리를 방어하는 데 쓰고 있습니다." 정신 질환자들의 권익 보호에 힘쓰고 있는 고어 부통령의 부인 티퍼 고어가 백악관에서 정신보건에 대한 회의를 주재할때도 든든한 지원을 해 주었던 클린턴 대통령은 내게 이렇게 말했다. "글쎄요. 우리로서는 사람들이 리틀턴의 비극, 애틀랜타 사건, 국회의사당 경관 피격 사건을 계기로 그 배후에 도사리고 있는 문제의 긴급성에 주의를 기울여 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이 분야의 중요한 법 개정은 비극적인 사건들이 일어난 뒤에나 이루어지죠." - P614
그러자 도메니치 상원의원은 이렇게 대답했다. "그 변화가 경제적, 인도주의적으로 모든 이들에게 이익이 된다는 이유만으로 커다란 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지 묻는 거라면, 유감스럽게도 내 대답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연방정부가 빈곤층을 위한 프로그램들을 개발하는 데 장애가 되는 요인은 네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그첫째이자 가장 만만치 않은 문제는 국가의 예산 구조다. 도메니치 상원의원은 이렇게 설명했다. "정부의 프로그램들과 그 비용은 빈틈없이 짜여 있지요. 문제는 당신이 설명하는 프로그램이 미국의 국고 절약에 기여할 것인지의 여부가 아니라, 그것이 새로운 비용을 요구할 것인지의 여부입니다." 다른 비용들을 즉시 줄일 수는 없다. 연내에 교도소 운영 예산이나 복지 예산에서 얼마를 떼어다 새로운 정신보건 서비스에 투입할 수는 없는 것이, 그런 서비스의 경제적 이익은 천천히 발생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의료 전달 체계에대한 평가는 결과 지향적이지 않습니다." 두 번째 문제는, 미국 공화당 지도부가 보건업계에 지시 내리기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것은 명령이 되지요. 이런 종류의 입법을 전적으로 지지하면서도 주들이나 보험회사들 혹은 그 누구에게도 명령을 내리는 것에는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맥캐런퍼거슨법(McCarran-FergusonAct)에 의해 보험 사업에 대한 규제와 감독권은 주 정부에 일임되었다. 세 번째 문제는 제한된 임기로 선출된 의원들에게 유권자의 삶에 즉각적이고 가시적인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정책이 아닌 사회기반 시설의 장기적인 개선에 관심을 갖도록 하기가 어렵다는것이다. 그리고 네 번째 문제는 웰스턴 상원의원의 슬프고도 아이로니컬한 표현을 빌리자면 다음과 같다. "우리는 대의민주주의 아래 살고 있습니다. 정치인들은 유권자들의 관심사에 민감하지요. 빈곤층 우울증 환자들은 선거 날 집에서 침대에 누워 있으니 자신의 이익을 대변해 줄 대표를 선출할 수가 없어요. 빈곤층 우울증 환자들은 이른바 힘을 가진 집단이 못 되는 겁니다." - P618
정신질환자들의 비자발적 수용에 관한 법들은 그런 시설들의 전성기였던 1970년대에 커다란 논쟁거리가 되었다. 그러나 요즘은 대규모의 수용 시설들이 문을 닫고 있고, 단기 수용 시설들은 아직 세상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사람들의 등을 떠밀어 내보내는 형편이다. 1999년 봄 《뉴욕 타임스 매거진》에는 이런 글이 실렸다. "정신병원들이 환자들을 한시라도 빨리 내보내려 하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이런 현실에서도 자신의 의지에 반하여 시설에 수용되는 사람들이 있다. 가능하다면 환자들을 강제로 치료하는 것보다는 그들을 치료로 유도하는 편이 낫다. 또한 수용 여부를 결정할 기준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다. 최악의 학대는, 자격을 갖추지 못했거나 악의를 지닌 사람들이 누가 환자이고 아닌지를 독단적으로 결정하고 정당한 절차 없이 시설에 수용할 때 일어난다. - P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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