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터네이트

얼터네이트 (노블판) - Alternate
가토 시게아키 지음, 김현화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11월

청춘 소설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호평이 돋보인 가토 시게아키의 《얼터네이트》는 진로와 사랑에 대한 고등학생들의 설레는 마음을 섬세하게 표현한다.

Alternate

1. 교대로 일어나다, 서로 엇갈리다, 교대로 반복하다

2. 전기/ 전류가 교류하다

3. 대신하는 것, 교대요언, 대리인, 보결

얼터네이트는 고등학생 매칭 서비스 앱 '얼터네이트'를 통해 쉬운 만남과 이별을 그리는 동시에 고등학교에서 요리와 원예 등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청춘들의 풋풋한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담아냈다.

매칭 서비스 앱이 사용자의 검체를 채취해 유전자 분석을 기반으로 90% 넘는 매칭율을 보이는 것도 미래 세대의 청사진일까. 일본 고등학교에서 예배드리는 풍경도 다소 생소하지만, 연인이랑 헤어져 슬프다는 생각보다 주변의 반응을 신경 쓰는 미성숙한 고등학생의 모습도, '요리' 경연 대회 '원포션'을 향한 요리 꿈나무들의 열정도 얼터네이트를 읽어나가는 재미를 더한다.

요리사를 꿈꾸는 미우라와 이루루는 공통점이 많다. 요리연구가 엄마를 둔 미우라와 일식 요리사 아빠를 둔 이루루는 요리 재능을 타고났다. 그러나 요리를 업으로 하는 부모님이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집에서는 아이들의 요리를 챙겨주지 않아 홀로 식사를 챙겨 먹으면서 요리 실력을 늘려왔던 것이다. 그래서인지 '요리를 하는 사람을 위한 요리가 아닌, 먹는 사람을 위한 요리를 하고 싶다'라는 미우라의 멋진 포부가 한편으로는 쓸쓸하게 다가왔다. 이 둘의 연애 곡선과 원포션 참가는 묘한 기류를 흘려보내며 긴장감을 조성하기도 하지만, 이들의 성장통은 청춘이기에 아름다워 보인다. 끝내 딸이 요리사가 되기를 반대하던 이루루의 아버지가 딸의 꿈을 응원하는 지지자가 되는 대목은 감동을 선사한다.

다 지나가면 아무것도 아닌 일들로 전전긍긍하는 청춘 시절이지만, 진정한 만남은 무엇인지. 누구와의 관계를 이어나갈지 결정은 결국 본인의 몫임을 알아가는 성장 스토리는 그 시절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사람, 별거 아닌 일에 호들갑 떠는 친구 등등 과거의 나를 회상해 보게 만든다.

평소 맛있는 걸 좋아하고 요리하는 것도 좋아하는 터라 카르보나라를 만들고, 원포션 요리 서바이벌 현장을 관전은 얼터네이터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읽고나니 배고파지는 단점이 있지만, 평소 요리를 소재로 한 소설을 좋아하거나 일본 청춘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책장이 잘 넘어갈 것이다.

50센티 더 가까워지는 선물보다 좋은 말

50센티 더 가까워지는 선물보다 좋은 말
노구치 사토시 지음, 최화연 옮김 / 밀리언서재 / 2022년 11월

사회성이 좋다는 말을 듣는 사람들은 대부분 소통에 능하다. 이들은 같은 말을 해도 상대방으로 하여금 계속 대화하고 싶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그들의 커뮤니케이션 비결을 기반으로 《50센티 더 가까워지는 선물보다 좋은 말》에서는 상대방의 호감을 사는 기적의 대화법을 소개한다.

심리학으로 가장 친밀감을 느끼는 거리는 50cm라고 한다. 호감을 주는 상대는 자꾸 만나고 싶어지기 마련이다.

《50센티 더 가까워지는 선물보다 좋은 말》에서는 사회성이 좋은 사람들의 커뮤니케이션의 비결은 상대를 먼저 생각하고 상대를 중심에 두고 질문하는 데서부터 시작하는 상대 중심 대화법에 있다고 한다. 즉, 상대방을 주인공으로 만드는 대화가 소통의 비법이라고 강조한다.

일반적으로 타인에게 나의 생각이나 말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그들보다 똑똑하거나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음을 먼저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잘난척하기 좋아하는 사람으로 비쳐서 역효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 존재를 인정받기 바라기에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자신에 관해서 이야기할 때 상대에게 관심을 보이고 마음을 열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상대방을 대화의 주인공을 만드는 것이 소통의 시작이자 끝으로 말주변이 없더라도 상대 중심 대화법만 익힌다면 상대의 태도를 달라지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상대방을 주인공으로 만드는 10개의 소통법

《50센티 더 가까워지는 선물보다 좋은 말》中

1. 결정적 기회는 말에서 나온다

(상대를 주인공으로 만들기)

2. 나의 매력이 한층 올라가는 말

(상대의 작은 행동에도 관심 기울이기)

3. 첫 만남도 오래된 것처럼 편안한 대화

( 상대에게 이야기의 주도권 넘기기)

4. 또 만나고 싶어 하는 사람의 말 습관

(상대가 기다리던 질문 던지기)

5. 영향력 있는 사람의 마음을 얻는 대화법

(상대의 자부심 인정해 주기)

6. 친밀감을 2배 높이는 기적의 대화

( 상대의 마음을 간지럽히기)

7. 응답할 수밖에 없는 메시지

(상대의 마음에 온기를 불어넣기)

8. 좋게 말하면 좋은 사람이 된다

(은근하게 상대를 높여주기)

9. 일이 술술 풀리는 대화의 기술

(상대를 내 편으로 만들기)

10. 따뜻하게 감싸 안아주는 말

(상대의 깊은 마음 헤아리기)

《50센티 더 가까워지는 선물보다 좋은 말》는 처음에는 대화의 기술을 알려주는 책인 줄 알았는데, 말재주를 배우는 게 아니라 마음을 전달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인 것 같다.

이제는 화려한 언변으로 대화를 주도하는 이보다 진정성 있는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 사람에게 호감이 가고, 또 만나고 싶어진다. 좋게 말하면 좋은 사람이 된다고 하듯, 예쁘게 말하면 상대의 호감을 사는 것은 물론이고 나의 매력이 높아지며 상대를 내 편으로 만들 수 있게 된다.

상대방에게 대화하기 즐거운 사람이 되고 싶다면 《50센티 더 가까워지는 선물보다 좋은 말》을 정독할 것을 권한다. 소통이란 단지 말을 전달하는 것이 아닌 마음을 전달하는 것임을 기억하고 상대방을 주인공으로 만드는 대화법을 익힌다면 그 누구와도 풍성한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나중에

나중에
스티븐 킹 지음, 진서희 옮김 / 황금가지 / 2022년 11월

매운맛 스릴러 소설의 대가 스티븐 킹이 신작 《나중에》는 순한 맛 장편 소설로 흡입력이 강한 페이지터너 소설이다.

유령을 보는 6살 소년 제이미 콘클린은 알츠하이머로 쓰러진 삼촌의 에이전시를 이어가는 엄마 티아의 무한한 사랑을 받는다. 2008년 리먼 사태와 베스트셀러 작가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으로 파산 위기에 처한 티아는 아들의 비밀병기를 이용해 위기를 모면하려 하는데...

귀신을 보는 소년과 스티븐 킹의 만남에서 심장 어택을 예상하면서 책장을 펼쳤는데, 「호텔 델루나」, 「오, 나의 귀신님」처럼 주인공이 죽은 이를 보는 드라마를 접하며 단련된 탓인지 죽은 모습의 귀신을 보는 소년 제이미의 이야기가 섬뜩하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대신 한편의 성장 드라마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스릴러와 편부모 가정의 성장 스토리를 잘 버무린 이야기꾼의 노련미와 인간의 본성과 섬세한 심리 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아들의 남다른 능력을 숨기며 살아가길 바랐던 엄마가 위기에 몰리자 앞장서서 제이미의 능력을 이용하는 장면은 모성애보다 강한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본능을 볼 수 있다. 한편 죽은 자는 진실만 말하기에 제이미의 능력을 알게 된 티아의 옛 연인 리즈는 이따금 제이미를 이용하는데, 테러범이 자살하면서 마지막 폭탄을 숨겨둔 장소를 찾아내며 얼떨결에 테러를 막는 좋은 일을 하기도 하지만, 끝내 제이미를 위험에 휘말리게 하는 악연으로 한번 잘못된 인연은 끝이 좋지 않음을 실감 나게 한다.

그동안 스티븐 킹의 단편 소설에서의 아쉬움이 있었다면 그의 신작 《나중에》로 보상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스릴러의 대가답게 스티븐 킹은 독자의 감정을 마음대로 흔들어 놓는다. 이를테면, 편부모 가정에서 홀로 아이를 키우는 애틋한 모자 관계를 바탕으로 연인과의 일탈로 망가지다가 정신 차리는 엄마의 모습에서 누구나 현재의 삶은 성장 중임을 느끼게 한다. 반면에 소설 속 수많은 이들의 생명을 앗아간 범인이 폭탄을 설치한 이유 역시 '그냥 그러고 싶어서'라고 대답해 피가 솟구치게 하는가 하면, 마지막에 밝혀진 제이미의 출생의 비밀에는 허를 찔린 기분이 들기도 한다. 《나중에》는 현재 TV 드라마로 제작 예정이라고 하니 영상으로도 얼른 만나보고 싶다.

항상 나중이라는 게 있다.

이제는 나도 안다.

적어도 우리가 세상을 뜨기 전까지는 항상 나중이 있다. 마침내 죽고 나서야 모두 이전 일이 되는 것이다. p. 12

생각하라 그러면 부자가 되리라

생각하라 그러면 부자가 되리라 - 생각하면 이루어지는 12가지 성공법칙
나폴레온 힐 지음, 유광선.최강석 옮김 / 와일드북 / 2021년 5월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부자처럼 생각해야 하고, 부자로 살기로 선택했다면 부자의 방식을 따라야 한다. 나폴레온 힐의 명저 《생각하라 그러면 부자가 되리라》는 생각하면 이루어지는 12가지 성공 법칙에 대해 소개한다.

말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성공 법칙 12

제1법칙. 간절한 소망은 부자가 되는 출발점이다.

제2법칙, 야망을 달성하려는 신념이 확고해야 한다.

제3법칙, 부자가 되겠다는 자기암시를 걸어야 한다.

제4법칙, 전문지식을 활용해야 한다.

제5법칙, 상상력은 부를 실현하는 도구이다.

제6법칙,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제7법칙, 신속하고 명확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제8법칙, 참고 견뎌야 한다.

제9법칙, 협력자의 도움이 필요하다.

제10법칙, 잠재의식을 끌어내야 한다.

제11법칙, 잠재된 두뇌능력을 계발해야 한다.

제12법칙, 육감을 활용해야 한다.

거대한 부를 쌓은 사람들은 돈을 벌기 전에 먼저 꿈을 꾸고, 소망하고, 계획을 세웠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p.27

'생각하면 부자가 된다'라는 말은 참 매력적이다. 그러나 저자가 말하는 생각은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창조력 상상력을 자신의 잠재력에 도달하게 함으로써 꿈을 이루게 하는 자기암시이다. 다시 말해서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명확한 목표를 정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생각하라 그러면 부자가 되리라》에서 제시하는 12가지 법칙을 이행할 때 비로소 성공과 부를 거머쥘 수 있다는 말이다. 저자는 행동이 수반되지 않는 이론과 법칙은 소용없다고 강조하며 책에서 제시하는 12가지 법칙을 삶에 적용할 것을 당부한다.

매 챕터는 해당 법칙과 연관성 있는 부자가 되기 위한 생각으로 시작하여, 코치의 질문으로 마무리한다. 한 챕터를 정리하며 현실을 직시하게 하는 동시에 목표를 실현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나가도록 도와준다. 이 외에도 자신감을 주는 5공식이라든지, 인내심을 기르기 위한 방법 등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혜가 수록되어 있다.

실패하는 이들은 항상 실패의 이유를 알고 핑곗거리를 찾는다고 한다. 지금 나의 습관을 반추해 보면서 그동안 고쳐야겠다고 생각했던 미루는 습관을 버리고, '만약'이라는 변명과 이별하고, 유익한 것들을 위해 시간을 사용하면서 하루하루 성장하는 시간으로 채워나가야겠다.

《생각하라 그러면 부자가 되리라》는 부자가 되어야겠다는 간절한 소망과 생각이 조화를 이룰 경우 커다란 재산이 된다고 한다. 나폴레온 힐이 제시한 성공 법칙을 삶에 적용하면서 생각과 소망이 일치하는 삶이 되기를 바라본다.

타르튀프

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타르튀프 ㅣ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4
몰리에르 지음, 김보희 옮김 / 미래와사람 / 2022년 11월

「돈 후앙」으로 유명한 작가 몰리에르의 희곡 《타르튀프》는 위선적인 종교인을 풍자해 한 때 공연 금지되기도 했던 작품으로, 프랑스어로 '타르튀프'하면 위선자를 지칭하는 명사가 될 정도로 위선자의 끝을 보여준다.

프랑스 귀족 오르공은 가난한 성직자 타르튀프를 고결한 존재로 받들며 환대한다. 오르공은 타르튀프를 신뢰하였기에 연인이 있는 자신의 딸을 타르튀프와 혼인시키려는 무모함을 보여 가족들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뿐만아니라 오르공의 아내 엘미르에게 고백까지한 타르튀프의 실체를 밝힌 아들 다미스를 비난하고 내쫓는가 하면 급기야 타르튀프에게 전재산을 상속하겠다고 제안하기에 이른다. 이윽고 아내 엘미르가 타르튀프의 실체를 드러나게 하자 오르공은 타르튀프를 내쫓으려 하지만, 되려 일가족이 내쫓길 위기에 처하는데...

타르튀프 TARTUFFE가 위선자의 대명사가 되었듯 그의 끝모를 욕망과 타르튀프의 궤변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한다. 타르튀프의 궤변은 가짜 신앙인의 위선적인 모습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오르공과 오르공의 어머니 페르넬이 타르튀프를 대하는 모습은 맹목적으로 성직자를 추앙하는 이들의 전형을 보인다. 사람이 눈에 콩깍지가 씌워지면 시야가 좁아지고, 생각이 얼마나 편협해지는지 '오르공'을 통해 면밀하게 그려낸다.

문학작품은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모습들을 발견하게 된다. 《타르튀프》는 뻔뻔한 타르튀프의 언사에 어이없으면서도 빠른 전개에 막장 드라마 한 편을 보듯 지루할 틈없이 넘어가는 고전이다.

프랑스 귀족들의 문제를 회피하려는 모습은 요즘도 교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양상이라 조금 헛헛한 기분이다. 비록 문제를 만들기 싫어하지만 또 문제를 해결할 때는 어떻게 해야할지 해법을 제시하는 몰리에르의 결론이 마음에 든다.

아마도 몰리에르는 맹목적인 신앙을 경계하며 신앙과 위선을 구별하는 판별력을 갖추고 살아가기를 당부하고 싶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