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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 1 - 아프리카.중동.중앙아시아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7년 10월
평점 :
그녀의 이름 비야
이름이 참 잘 어울리는 사람이다.
그녀가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을 돌고 국제 NGO 월드비전에서 활동을 하는 삶을 살게 된 건 그녀의 아버지와 집안 분위기와도 무관하지 않단 생각이 든다.
그녀에게선 힘이 느껴진다.
그녀의 글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고3 대학 입시에 떨어지고 전국 일주를 떠난 용기나 번듯한 직장을 그만두고 선뜻 여행을 하겠다고 떠난 용기나 여자의 몸인데도 아프라카, 중동, 중앙아시아를 다니면서 다른 문화와 사람들 사람들의 삶 속에 뛰어드는 용기가 대단하고 부럽다.
하지만 난 부러워만 할 뿐 비야씨처럼 그렇게 할 용기는 지금도 나지 않는다.
책을 읽으면서 그녀의 글 속에서 함께 여행을 떠나 새 문화를 접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여러 가지 일을 겪고 간접 체험을 통해 스스로 위로하는 것이다.
반정부 지도자 오마르 혹은 다른 이름으로 살고 있을 그와의 열흘간의 사랑에 안타까워지고 비야씨도 오마르씨도 잘 지내기를 바라고 탈레반 반군 사진 두 장으로 총살 당할 뻔 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도 가슴을 쓸어내렸다.
커피 한 잔이면 세 명의 아이들을, 레스토랑 저녁 식사 한 끼로 오십 명의 아이들을 일으켜 세울 수 있단다. 종교를 가진 사람은 영적으로, 돈을 가진 사람은 물질적으로, 국제 관계에 영향력을 가진 사람은 정치적으로, 누구든지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어 가지려고만 한다면 난민들을 돕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비야씨는 이 책에서 쓴 것처럼 어떻게든 돕겠다 했는데 그녀의 의지대로 스스로의 약속대로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책을 통해 아직 접해보지 못한 문화와 건물들 유적지를 만나는 것도 좋았지만 한 다리에 한 팔뚝이 없으면서도 제 먹을 것조차 없으면서도 자신의 빵을 내어주는 아이들과 자기는 먹지도 않으면서 한 숟가락 더 떠서 먹으라고 내미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코끝 찡한 감동을 주었다.
잘 아는 이도 아닌데 마음이 통한다는 이유로 자신의 집으로 선뜻 초대를 하고 길가다 만난 인연이라도 소중히 여기며 동생이 되고 누이가 되고 한국이 어디인지도 모르면서 비야 이모따라 한국간다는 아이들...... 여행 중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이야기가 참 좋았다.
잠깐 머문 곳도 내게는 고향이라는 비야씨는 아마도 지구 위의 모든 나라가 그녀의 집이요 고향이고 지구상의 모든 이들이 그녀의 친구이고 가족일 것이다.
인도에서는 내사랑이라는 뜻이고, 이란에서는 이리 와, 에티오피아에서는 나의 조국, 이스라엘의 히브리어로는 하늘에서의 섹스, 남아메리카에서는 비(雨)의 스페인어인 주비야.... 비야씨의 이름은 아마도 비야씨의 삶을, 미래를 알고 있는 하늘이 미리 알고 알려준 이름인가 보다.
재미있게 읽었다.
읽고 나서 처음에 책을 집어 들면서 너무 부러워하고 나도 가까운 어디라도 가족들과 여행을 갔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었다.
다 읽고 나선 아프라카, 중동, 중앙아시아 여행 이야기인지라 내가 한국 땅에 태어나서 참 다행이고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네들 스스로 불행하다 여기지 않는 삶을 두고 그네들은 정말 불행하다 안됐다라는 말이 아니라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자리와 견주어 볼 때 드는 생각이 그렇단 것이다.
여행은 현실 속에 안주하고 있는 이들에게 깨달음을 준다. 보다 넓게 멀리 보라고.
나와 나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도 중요하지만 나와 이웃들 더 넓게 지구촌 가족들의 삶에도 관심을 기울이게 했다.
그리고 다양한 나라와 문화, 사람들과 생활, 그들의 삶 이야기를 볼 수 있었다.
1권을 읽었으니 이제 이어서 2권을 읽어야겠다.
이어질 비야씨의 여행 이야기가 자못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