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자왈 아이들과 머털도사
문용포.곶자왈 작은학교 아이들 지음 / 소나무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곶자왈 아이들과 머털도사
 

아, 이 아이들은 참 행복하겠다.

책과 훌륭한 교구도 좋지만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자연만큼 훌륭하고 좋은 배움터가 없다.

나도 자주는 아니지만 시간과 여건이 허락하는 한 아이들을 데리고  자연을 배우러 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마음먹고가 아니라 늘 있는 생활 속에서 자연을 즐기고 배운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책은 특별함으로 내게 다가왔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제주도 곶자왈의 작은 학교 아우름지기(교장선생님) 머털도사와 아이들의 이야기는

나도 우리 아이들과 이렇게 해보고싶다는 바람을 심어놓았다.

아이들이 직접 지은 시와 풀꽃 관찰일지, 숲의 비밀 알아내기, 나무 그림 등은 그대로 본따와 아이들과 산으로 들로 가서 해보고싶다.

봄이 되면 봄나물 뜯어 부침개 해먹고 조개 목걸이 만들어 목에 걸고 직접 키운 콩으로 메주도 만들어보고싶다.

이 책은 지혜와 감동만 주는 게 아니라 실제로 보고 배우고 활용할 수 있는 책이다.

곶자왈의 자연환경과 달라 그대로 따라 하기 어려운 것은 비슷하게 응용하고

곶자왈의 산이 아니라도 우리집 뒷산에 가서 봄나물 캐고 그림그리고 쑥국 끓여먹고 하는 건 할 수 있으니까 실정에 맞게 활용하면 되겠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제주의 사시사철을 들여다 보는 재미도 황홀했지만

아이들의 해맑은 미소와 비뚤비뚤 손글씨를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꼬물꼬물 지렁이와 이름 모를 작은 벌레까지 소중한 생명으로 여기게 하는 책.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기쁨과 의미를 알게 하는 책이었다.

이렇게 자연 속에서 뛰고 구르고 먹고 자연의 기운을 느끼고 살면 얼마나 좋을까. 

하나씩 하나씩 가을에 잘 말린 곶감을 빼내 달콤한 맛을 음미하며 먹듯

뒷산으로 바다로 놀러갈 때에도 멀리 있는 시골 친척집을 방문할  때에도 이 책을 꼭 가지고 가서

한 가지씩 한 가지씩 해보리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림 잔치를 벌여 보자 - 조선시대, 그림 2
조정육 지음 / 대교출판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그림잔치를 벌여보자
 

르누아르, 샤갈, 피카소, 모네......

아이를 가졌을 때 명화를 많이 보면 태교에 좋다해서 일부러도 보곤 했었다.

아이에게 좋다 해서 명화 카드도 보여주고 아이의 수준에 맞는 명화 그림책을 보기도 했었다.

우리 그림은 왜 그렇다고 안했을까.

그랬다면 명화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민화나 화가들의 그림도 더 열심히 보았을텐데.

물론 명화를 보는 것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 그림을 아끼고 사랑하고 즐기는 것이 좀 덜하지 않았나 하는 자기반성의 이야기이다.

선과 여백의 미

우리 나라의 그림이 이와 같은 특징이 있다고 한다.

가득 채우고 화려하지 않아도 멋스럽고 여유로운 그림.

오래도록 바라보아도 운치있고 깊이가 있는 그림.

이 책을 보기 이전에 내가 처음 가본 그림박물관 책들을 보았었다.

실려 있는 우리 그림들이 너무 좋았고 그걸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나가서 신이 났었다.

그런데 우리 아이가 보기에는 글밥이 많고 조금 어려웠다.

그래서 처음엔 그림만 보여주고 서서히 읽기를 시도했는데 한번에 끝까지 읽지 못하고 중간 중간 끊어서 읽는 거였다.

대교에서 나온 이 책은 우리 아이에게 딱이다.

내가 먼저 보고 아이에게 보여주었는데 반응이 무척 좋았다.

내가 읽었을 때에는 그림을 먼저 보고 그림 아래의 작은 글 해설을 보고 관련 시를 읽었었다.

읽고 나서 다시 살펴보니 이 책은 내가 읽었던 방법대로 읽는 것보다

시를 먼저 읽고 그림을 보는 게 훨씬 재미있고 낫다.

그림 감상이 즐거워지고 그림이 시와 함께 말을 걸어온다.

그림이 살아있는 듯 했다.

아이에게 보여줄 때는 이 방법으로 읽었다.

그림과 함께 있는 시들은 무척 재미있고 그림 속 이야기에 접근하기 쉽도록 이끌고 있다.

그림의 특징을 잘 짚어주면서도 유머러스하다.

그림 아래에 있는 해설도 꼼꼼하고 좋았지만 나는 이 부분에서 이 책에 반해버렸다.

 

그리고 아이의 수준이 좀 더 높다면, 아이의 연령대가 좀 더 높다면

책의 뒷부분이 아주 마음에 들 것이다.

조선 시대를 4단계로 나누어 조선 시대의 그림과 화가들에 대해 설명하는데

깊이 있으면서도 이 역시 재미있게 서술하고 있어 설명이 딱딱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뒷 부분 연표를 통해 다시 정리하면서 보았던 그림들을 시대별로 떠올려볼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 우리 그림이 더 가까워지고 좋아질 것이다.

명화 만큼 우리 그림도 훌륭하고 멋지다.

이 책을 보면 이 말을 하는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너는 누구니?
안체 담 지음 / 보림큐비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너는 누구니
참 괜찮은 책이다.
둘째 연령에 적합한 책인데 큰애가 더 재미있게 잘 본다.
어두운 데서 책을 본다고 벌컥 나무라고는 어떤 책이길래 그렇게 재미있게 들여다보고 있나 했더니 바로 이 책이다.
너는 누구니?
당근 두 개.
너는 누구니?
깡충깡충 토끼 귀가 되었다.
노오란 파이프 호스
너는 누구니?
쉿쉿 돌돌 말린 뱀이 되었다.
보라 바탕의 초록 집게 하나
너는 누구니?
돌돌 말린 집게 연결 핀은 악어의 눈이 집게는 귀여운 악어가 되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조그마한 책 속에 담고 있는 상상의 날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단지 십여 개의 사물과 연상되는 동물들만 보여준다면 참 괜찮다고 말할 수 없다.
그보다 훨씬 더 많이 신기하고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빛이 난다.
그 중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이 구멍 뻥뻥 뚫린 치즈.
그 치즈는 과연 무엇이 되었을까?
미리 다 말해주면 재미없기에 물음만 던져 놓고 이 다음에 기회 되면 꼭 한 번 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바람개비 모양의 통깨가 뿌려진 둥근 팥빵(사진엔 그냥 둥근 빵인데 안에 꼭 팥이 들었을 것 같다) 이건 뭐로 변할까?
너는 누구니라고 묻는 모양도 한 가지도 똑같은 것이 없어 재미있다.
깃털로 쓰고, 당근으로 동동 붙여서 만들고, 치즈로 흘리고, 모래로 쓰고......
우리집 개구쟁이 코와 입을 닮았다. 그건 뭐가 될까...
한 번도 궁금하지 않은 적이 없다.
거기다 뒷부분을 열어 만들어진 부분을 보기 전 상상하는 재미란~
이게 바로 창의성 교육 아닌가!
어둠 속에서 책을 본다고 나무랬다가 뭘 보나 하고 들여다보다 나도 같이 계속 보게 된다.
하하 거참 재미있네~
이 책은 우리집 세 아이들이 모두 다 잘 본다.
어린 연령층을 대상으로 나온 책인데 큰애도 잘 보고 막내도 잘 본다.
그런데......
내가 봐도 재미있다!
엄마 꾸지람이 떨어져도 불빛이 어두워 잘 안 보여도 재미있어서 계속 보게 되는 책, 호기심과 상상하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되는 책.
이 책 참 괜찮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털북숭이 원숭이 - 촉감 놀이 그림책
데버러 잭슨 글, 조앤 스톤 그림, 송정애 옮김 / 보림큐비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털북숭이 원숭이
 

그럴 수 있다.

자라면서 한 번쯤 그럴 수 있는 이야기이다.

 

털북숭이 원숭이는 자신의 고불고불한 털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는다.

도룡뇽의 반짝반짝 빛나는 옷이 부럽고,

초록비단뱀의 매끌매끌 비늘 옷이 부럽다.

고슴도치처럼 뾰족뾰족 가시 옷이었으면 좋겠고,

조각 그림 맞추기 같은 기린의 얼룩얼룩 옷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그 나이에는.

아니 어쩌면 그 나이가 아니어도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코끼리의 초대에 응하려고 하지 않는데.......

 

여러 동물들에게 상이 돌아가고

이제 딱 하나 남은 상

코끼리의 동물들에 대한 배려가 아름답다.

아기 원숭이의 투덜거림에 나무라지 않고 지혜로움으로 다독거리는 엄마 원숭이가 자애롭다.

거기다가 책의 마지막 구절에서는 웃음이 절로 난다.

 

이제 자신을 자랑스러워 하는 원숭이가 이 책을 읽는 우리 아이들에게

자신의 지금 그 모습이 가장 소중하고 아름답다고 일러줄 것이다.

너는 언제나 특별하고 아름답단다 라고.

 

매끌매끌 초록 비단뱀의 비늘 옷도 만져보고

뾰족뾰족 고슴도치의 가시 옷도 만져보고

제일 놀라운 털북숭이 아기 원숭이의 팔이 책의 독특함을 잘 살리고 있다.

뒤에서 앞으로 팔을 돌려 이게 바로 나야 하는 것 같고

책이 아무렇게나 펼쳐지지 않고 꼭 붙여주는 가방 역할도 하니 창의적이다.

 

보는 재미, 만지는 재미, 생각하는 재미

털북숭이 원숭이는 참 좋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무 살, 도쿄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스무살 도쿄
 

젊다는 건 특권이야. 자네들은 얼마든지 실패해도 괜찮다는 특권을 가졌어.

실패가 없는 일에는 성공도 없어. 성공과 실패가 있다는 건 참으로 멋진 일이야. 그거야말로 살아 있다는 실감이란 말씀이야.

 

열아홉의 다무라 히사오가 고등학교 동창을 찾아 야구장의 캔디스 콘서트를 보러 갔다가 술취한 아저씨를 만나 들은 이야기다.

술취한 인물의 입을 빌려 이야기 하고 있는 이 부분이 이 작품을 단적으로 잘 말해주고 있다.

 

열아홉, 스물......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청춘.

누구나 겪게 되는, 겪고 있는, 겪고 지나간 시절이다.

돌이켜 보면 우리도 그때 그렇게 아름다웠었다. 그 시절엔 그걸 제대로 알지 못했지만.

젊으니까 겁도 없이 도전하고 시도하고.

실패를 해도 다시 도전하고.

젊었기 때문에 쉬웠고 젊었기 때문에 할 수 있었다.

다무라 히사오를 통해 그 시절의 나를 회상할 수 있었다.

 

이야기는 스무 살 재수 거쳐 갓 대학에 입학한 히사오의 연극반 동아리 이야기로 시작된다.

첫사랑 에리와의 달콤한 키스. 그 미모의 여선배는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어떤 직업을 가지게 되었을까, 그녀는 과연 누구의 애인이 되었을까 궁금하다.

 

다시 시간을 거슬러 나고야의 아버지와 도쿄로 재수학원을 다니게 되면서 하숙집을 얻고 고교 동창생을 찾아 다닌 이야기가 나온다.

일본도 우리와 같이 지방 사투리가 다 있구나. 번역한 이가 그걸 살려내려 무척 애쓴 흔적이 보인다.

 

그리고 대학 중퇴 후 일찍 사업 현장에 뛰어들어 카피라이터가 된 히사오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아쓰코의 용감한 도전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안 될 일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내 스스로 나서지 않으면 아무 일도 안 일어날 거고, 안 하고 후회하느니 하고 후회하는 게 훨씬 낫잖아요.

얄미운 겐지와 웃음을 자아내는 모리시타, 사이조씨와 여직원 공주 아쓰코, 독특한 성격의 요코, 오구라, 고다, 리에코...

다양한 인물들의 성격과 이야기가 또 다른 재미를 안겨 주었다.

곳곳에 숨어 있는 오쿠다 히데오의 유머가 진지한 이야기 속에서도 빛이 나는 작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