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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도쿄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스무살 도쿄
젊다는 건 특권이야. 자네들은 얼마든지 실패해도 괜찮다는 특권을 가졌어.
실패가 없는 일에는 성공도 없어. 성공과 실패가 있다는 건 참으로 멋진 일이야. 그거야말로 살아 있다는 실감이란 말씀이야.
열아홉의 다무라 히사오가 고등학교 동창을 찾아 야구장의 캔디스 콘서트를 보러 갔다가 술취한 아저씨를 만나 들은 이야기다.
술취한 인물의 입을 빌려 이야기 하고 있는 이 부분이 이 작품을 단적으로 잘 말해주고 있다.
열아홉, 스물......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청춘.
누구나 겪게 되는, 겪고 있는, 겪고 지나간 시절이다.
돌이켜 보면 우리도 그때 그렇게 아름다웠었다. 그 시절엔 그걸 제대로 알지 못했지만.
젊으니까 겁도 없이 도전하고 시도하고.
실패를 해도 다시 도전하고.
젊었기 때문에 쉬웠고 젊었기 때문에 할 수 있었다.
다무라 히사오를 통해 그 시절의 나를 회상할 수 있었다.
이야기는 스무 살 재수 거쳐 갓 대학에 입학한 히사오의 연극반 동아리 이야기로 시작된다.
첫사랑 에리와의 달콤한 키스. 그 미모의 여선배는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어떤 직업을 가지게 되었을까, 그녀는 과연 누구의 애인이 되었을까 궁금하다.
다시 시간을 거슬러 나고야의 아버지와 도쿄로 재수학원을 다니게 되면서 하숙집을 얻고 고교 동창생을 찾아 다닌 이야기가 나온다.
일본도 우리와 같이 지방 사투리가 다 있구나. 번역한 이가 그걸 살려내려 무척 애쓴 흔적이 보인다.
그리고 대학 중퇴 후 일찍 사업 현장에 뛰어들어 카피라이터가 된 히사오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아쓰코의 용감한 도전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안 될 일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내 스스로 나서지 않으면 아무 일도 안 일어날 거고, 안 하고 후회하느니 하고 후회하는 게 훨씬 낫잖아요.
얄미운 겐지와 웃음을 자아내는 모리시타, 사이조씨와 여직원 공주 아쓰코, 독특한 성격의 요코, 오구라, 고다, 리에코...
다양한 인물들의 성격과 이야기가 또 다른 재미를 안겨 주었다.
곳곳에 숨어 있는 오쿠다 히데오의 유머가 진지한 이야기 속에서도 빛이 나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