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는 문자가 없어서, 약속을 맺을 일이 생겼을 때큰일이면 굵은 줄로, 작은 일이면 가는 줄로 약속의 많고 적음에 따라매듭을 묶었는데, 각자가 이를 세어 보는 것만으로서로 비교함에 부족하지 아니하였다.
- P109

신령들은 우리에게 장난치기를 좋아한다. 나는 이제껏 살아오면서 역사에 기록된 난족(族) 사람 누구보다도 더 많은 것을 목격했지만, 그럼에도 한 치 앞조차 내다보지 못하는, 사실상 장님이나 다름없는 인간이다.
- P109

상인 : 파 (통역)
미국인 : 토무
무당 : 루크
촌장 : 소에보

아웅

토무는 그야말로 어린애처럼, 지극히간단한 것조차 알지 못했다. 그는 살아 있는 사람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이처럼 행동했다.
- P111

우리 난족은 수천 년 동안 이 산에서 살았다. 마을에 전해지는 가장 오래된 책들, 즉 몇 세대에 한 번씩 새 삼줄로 새 매듭을 지어 베껴 쓰는 그 책들을 보면 우리 부족의 기원을 알 수 있다.  - P112

손님들은 우리가 지어낸 이야기를 더 좋아해요.
그런 사연이 마음에 들어서 더 비싸게 사는 거라고요. 상인들이 하는 말을 진실로 믿었다가는 큰일이 나는 법이다.
- P113

사방에서 날씨가 이상해졌다는 소문은 들었어요. 북쪽의 중국에는 가뭄이 들었는데, 저 남쪽의 이라와디강 유역에는 태풍이 부는식으로요. 이유야 뭐, 누가 알겠어요? 날씨란 게 원래 그런 건데."
- P114

"이 사람은 병을 연구하고 단백질이란 걸 발명해서 치료하는 일을 한대요. 단백질은 무슨 약 같은 건가 본데, 되게 복잡해서 잘 모르겠어요. 아픈 사람을 직접 만나거나 약을 짓지는 않는대요. 그냥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만 제시한다는데요 - P115

"이 사람은 매듭 문자라는 걸 처음 봤대요." 파가 통역해 준 말이었다. "그 줄로 만든 책을 어떻게 읽는지 알고 싶다는데요."
- P115

저마다 자기네 나름의 문자로 기록을남겼다. 모양새는 다들 제각각이었지만 잉크로 적은 글자들은 내게하나같이 생기 없고 밋밋하고 추해 보였다. 우리 난족은 글자를 적지 않았다. 그 대신 매듭을 묶었다.
- P116

우리는 매듭 덕분에 선조들의 지혜와 목소리를 고스란히 살려 대대로 전해 왔다. 기다란 삼줄, 부드럽고 탄력 있는 삼으로 만든 줄을길게 펴서 꼬아 놓으면 적당한 탄력이 생겨서 똬리를 튼다. 그 줄을묶어서 모양이 제각각이 되도록 만든 서른한 가지 매듭은 저마다입술과 혀의 모양에 대응하여 각기 다른 음절을 표시한다.  - P116

불교 승려의 염주처럼 둥글게 묶은 삼줄의 매듭은 단어와 문장, 이야기를형성한다.  - P116

그리하여 말은 실체와 형상을 부여받는다. 
줄을 더듬어내려가다 보면 매듭을 묶은 이의 생각이
손끝에 느껴지고 그 사람의 목소리가 뼛속에 전해진다. - P116

그러나 손의 촉각은 일찍부터 민감해서 아이였을 적에이미 아버지에게 서로 다른 줄과 매듭의 성질을 빨리 깨우친다는칭찬을 들었다. 내게는 매듭이 줄의 탄성을 변화시키는 방식, 그러니까 조그마한 매듭 하나하나의 힘이 줄을 밀고 당겨서 책의 형태를 완성하는 방식을 머릿속에 그리는 재능이 있었다.
- P117

 난족 사람은누구나 매듭을 묶을 줄 알았지만 매듭 하나가 완성되기도 전에 줄의 최종 형태를 내다보는 눈을 타고난 사람은 오로지 나뿐이었다. - P117

내가 처음 맡은 일은 필경사였다. 가장 오래되어 너덜너덜하게해진 매듭 책을 골라 매듭의 배열을 촉감으로 암기한 다음, 새 삼줄로 똑같이 다시 만드는 일이었다. 매듭 하나하나의 꼬인 방식을 충실히 복제하다 보면 결국에는 줄이 저절로 똬리를 틀어 원본과 똑같은 복제본이 만들어지고, 이로써 마을 아이들과 그 아이들의 아이들도 과거의 목소리를 느끼고 그로부터 배움을 얻는다.
- P117

"아버지한테서 배웠어요. 아버지는 할아버지한테 배웠고, 매듭글쓰기는 조상 대대로 우리에게 전해 내려온 거랍니다. 내가 풀어서 다시 묶은 매듭 책만 1000권은 될걸요. 줄이 어떻게 묶이기를바라는지, 나는 뼛속에서부터 느낄 수 있어요."
- P121

단백질은 아미노산이 줄줄이 묶여 이루어진 기다란 사슬로서, 생물 세포 속의 유전자에 의해 서열이 결정된다.  - P121

아미노산은 서로 다른 전하를 띤 소수성 곁사슬과 친수성 곁사슬이 붙어 울퉁불퉁한매듭 모양을 형성하는데, 이들이 서로 끌어당기고 밀면서 수소 결합을 일으켜 알파 나선 구조나 베타 병풍 구조 같은 2차 구조를 형성한다.  - P121

반면에 올바른 형태를 띤 단백질을 이용하면 암세포가 걷잡을수 없는 속도로 분열하지 않도록 제어하는 것도,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HIV)가 복제 및 전파되는 데에 필요한 세포 경로를 봉쇄하는 것도 가능하다. 온갖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말이다.

- P122

그러나 아미노산 서열의 자연 상태를 미리 알아내기란(또는, 이와반대로 아미노산 서열을 인간이 원하는 단백질 형태로 접히도록 설계하기란 입자 물리학보다 더 어렵다. 길이가 짧은 아미노산 사슬조차도 원자에 작용하는 모든 힘을 철저히 시뮬레이션하고 이를 자유 에너지경관을 통하여 분석하라고 하면, 최고 성능의 컴퓨터도 나가떨어지고 말 것이다. 그런데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은 수백 개, 경우에 따라서는 수천 개에 이른다.
- P122

만약 아미노산 서열의 자연 상태를 빠르고 정확하게 예측하여 접는 알고리즘을 발견하면 약학 연구는 항생제 발견 이후 가장 커다란 걸음을 내디딜 것이다. 이로써 우리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인명을 구할 수 있다. 그것도 엄청난 이윤을 거두면서 - P122

확인해야 했다. 매듭 줄의 최종 형태를 예측하는 소에보의 능력이단순히 부족의 전통을 철저히 암기한 결과인지, 아니면 일반화를통하여 새로운 영역으로 전개할 수 있는 기술인지를.

- P124

 아미노산과 매듭은 너무나 달랐기에, 소에보는 가장 간단한 퍼즐조차 풀지 못했다. - P124

고대 중국인은 청동 그릇을 비단이나 그 밖의 결이 고운 천으로 싸서 보관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그릇의 표면에 슨 녹에는 겉을 싼 천의 씨실과 날실이무늬로 새겨지고, 이 무늬는 천이 부식되어 사라진 후에도 오래도록 남는다.
- P125

"그 솥을 만든 사람들은 실로 글을 쓰지 않았어요. 그래서 무늬를 알아볼 수가 없었지요. 하지만 무늬를 열심히 따라가다 보니 그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더군요. 희미하게나마, 들렸어요. 그런 고대의 지혜를 듣는 기회는 아주 큰 선물이지요. 비록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도."
- P126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지 모르겠군요. 내가 쓰는 매듭 책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매듭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지 않지만, 당신이 만든 놀이 속에서는 사정이 달라요. 중국 사람들의 청동 그릇에 남아있는 목소리가 나를 도와주었어요. 천의 무늬는 실 한 가닥을 수없이 엮고 또 엮은 끝에 만들어진 것이지요. 그런데 이렇게 엮여서 그물 모양이 되고 나면, 그 그물을 구성하는 매듭의 탄력은 모든 방향에서 감지할 수 있어요. 아주 멀리 떨어진 매듭이라고 해도 그렇지요.  - P127

나는 당신의 놀이를 이해할 단서를 거기서 찾았어요. 그래서 당신이 제시한 무늬에 맞아떨어지도록 내가 알던 매듭 묶기 기술을변형시켰지요. 고대인의 목소리는 내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지만, 나는 먼저 그 목소리를 듣는 법부터 깨우쳐야 했어요."
- P127

나의 미국 여행과 그곳에서 본 신기한 것들을 매듭 책으로 기록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제는 선반 한 개가 그 책들로 가득하고, 아이들은 매일 저녁 우리 집에 찾아와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조른다.
그런 여행을 하고 나면 한 인간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세상에얼마나 많은지를 깨닫게 된다. 
- P129

여행에 나서기 전까지 나는 스스로를 박식한 사람으로 여겼다. 이 보관소에 있는 매듭 줄 책을 마을의어떤 이보다 더 많이 읽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 - P129

씨앗과 사람을 비롯한 모든 생물의 몸속에눈 아주 작은 크기의 배배 꼬인 끈 조각이 들어 있고 이를 유전자라고하며, 이것이 생물의 성장과 외모를 결정한다고 했다. 유전자는 미세한 덩어리가 한데 묶여서 만들어지는데 이 덩어리들이 형성하는언어는 해석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우리 난족의 매듭 같은 거로군."
나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토무가 고개를 끄덕였다.
- P131

누군가 새로운 유전자를, 다시 말해 새로운 말로 이루어진 끈을발명하고 그 끈을 하나의 씨앗 속에 심어 넣으면, 그 씨앗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성질을 지니게 된다. 말이 씨앗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말은 발명한 사람의 소유물이기에, 만약 다른 이들이 그 씨앗을 기르고자 한다면 발명가에게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 P131

"그런 유전자가 들어 있는 씨앗을 발명가의 허락 없이 기르는 건도둑질이에요. 발명가의 집에 들어가서 그 집 쌀독의 쌀을 한 바가지퍼 오는 짓이랑 똑같다는 말이죠. 종결 인자 유전자는 사람들이정직하게 살도록 도와주려고 첨가한 거예요."
- P131

얼토당토않은 소리였다. 내가 남의 쌀 한 바가지를 가져오는 짓이 절도인 까닭은 그 사람에게 쌀 한 바가지가 더는 남아 있지 않기때문이었다. 그러나 누군가 내게 힘이 깃든 새 말을 한마디 가르쳐준다 해도, 내가 그 말을 상대방에게서 빼앗아 오는 것은 아니다. 
상대방은 여전히 그 말을 지니고 있으므로 - P131

파는 토무의 이야기가 죄다 틀린 것은 아니라고 했다. 세상이 변하고 있으니 난족도 변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 P133

나는 토무와 나눈 대화를 매듭 책으로 만들었다. 어쩌면 그 책이나중을 위한 경고가 될지도 모른다. 후손들은 나처럼 생각이 짧고어리석은 사람이 되지 않도록,
- P133

"저도 압니다. 하지만 촌장님께서 하시는 매듭 문자 쓰기는...
그 기술은 많은 사람을 치료할 잠재력이 있습니다. 저도 정확히 설명하기는 힘듭니다. 저를 믿어 주셔야 해요."
소에보는 내 말에 마음이 흔들렸지만, 그러면서도 여전히 미적거렸다. 결국 나는 비장의 카드를 꺼내어 들었다. 내가 눈치챈 그의 관심사, 어쩌면 그가 원하는 유일한 것을,
"가뭄 때문에 마을 논의 벼가 다 시들어 가지요. 물을 적게 대도쌀이 잘 영그는 신품종 벼를 구하시도록 제가 도와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촌장님께서 저와 함께 가셔야 합니다. 그렇게만 해 주시면새 볍씨를 드릴게요."
- P119

"내년에는 값이 조금 더 오를 거예요. 그다음 해에도 또 오를 거고요. 제 친구한테 부탁해서 처음 몇 해 동안은 조금 깎아 달라고했어요. 마을 살림을 더 키울 방법이 뭐가 있을지 생각해 보셔야 해요. 그래야 볍씨도 사고, 다른 멋진 것들도 살 수 있으니까요. 잘 듣는 약이나 아이스크림 같은 것들."
- P133

나는 옛 볍씨 속에 꼬불꼬불 꼬려있는 자그마한 유전자를 떠올리곤 한다. 이제는 잊힌 채 창고의 먼지 낀자루 속에 들어 있는, 선조에게서 우리에게로 전해져 내려온 그 말들을 그 씨앗들도 언젠가 자랄 날이 올까? 다시 비가 내리면?
- P133

토무는 그 이듬해의 방문을 끝으로 다시는 오지 않았다
씨 뿌릴 시기가 되면 늘 다른 남자가 찾아와 볍씨를 판다 - P134

소에보의 기술을 토대로 한 알고리즘은 멋지게 작동했다. 이미간행된 문헌에 실린 어떤 알고리즘보다 더 훌륭할 정도였다. 나의연구를 담은 논문은 동료 심사를 거치는 중이며, 특허 신청은 변호사들이 이미 처리해 두었다.
- P134

잘 풀리기만 하면 이번 건이야말로 내가 바라던 도약대가 되어줄 것이다. 내 알고리즘 덕분에 신약 개발이 눈부시게 빨라지고, 이로써 수많은 인명을 구하는 것이다.
- P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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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문자가 없어서, 약속을 맺을 일이 생겼을 때큰일이면 굵은 줄로, 작은 일이면 가는 줄로 약속의 많고 적음에 따라매듭을 묶었는데, 각자가 이를 세어 보는 것만으로서로 비교함에 부족하지 아니하였다.
- P109

신령들은 우리에게 장난치기를 좋아한다. 나는 이제껏 살아오면서 역사에 기록된 난족(族) 사람 누구보다도 더 많은 것을 목격했지만, 그럼에도 한 치 앞조차 내다보지 못하는, 사실상 장님이나 다름없는 인간이다.
- P109

상인: 파
미국인 : 토무
무당: 루크

난족

소에보

그런데 토무는 행동거지가 도피 중인 사람 같지 않았다. 그는 우렁찬 목소리로 스스럼없이 떠들며 사람이든 동물이든 벙글벙글 웃는 낯으로 대했다. 걸핏하면 마을의 이 사람 저 사람에게 꼼짝 않고있으라고 부탁하고는 조그마한 금속 상자를 자기 눈앞에 대고 손가락으로 눌러 ‘찰칵‘ 소리를 내기도 했다.  - P111

우리 난족은 수천 년 동안 이 산에서 살았다. 마을에 전해지는 가장 오래된 책들, 즉 몇 세대에 한 번씩 새 삼줄로 새 매듭을 지어 베껴 쓰는 그 책들을 보면 우리 부족의 기원을 알 수 있다.  - P112

손님들은 우리가 지어낸 이야기를 더 좋아해요.
그런 사연이 마음에 들어서 더 비싸게 사는 거라고요. 상인들이 하는 말을 진실로 믿었다가는 큰일이 나는 법이다.
- P113

사방에서 날씨가 이상해졌다는 소문은 들었어요. 북쪽의 중국에는 가뭄이 들었는데, 저 남쪽의 이라와디강 유역에는 태풍이 부는식으로요. 이유야 뭐, 누가 알겠어요? 날씨란 게 원래 그런 건데."
- P114

"이 사람은 병을 연구하고 단백질이란 걸 발명해서 치료하는 일을 한대요. 단백질은 무슨 약 같은 건가 본데, 되게 복잡해서 잘 모르겠어요. 아픈 사람을 직접 만나거나 약을 짓지는 않는대요. 그냥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만 제시한다는데요 - P115

"이 사람은 매듭 문자라는 걸 처음 봤대요." 파가 통역해 준 말이었다. 그 줄로 만든 책을 어떻게 읽는지 알고 싶다는데요."
- P115

모양새는 다들 제각각이었지만 잉크로 적은 글자들은 내게하나같이 생기 없고 밋밋하고 추해 보였다. 우리 난족은 글자를 적지 않았다. 그 대신 매듭을 묶었다.
- P116

그리하여 말은 실체와 형상을 부여받는다. 줄을 더듬어내려가다 보면 매듭을 묶은 이의 생각이 손끝에 느껴지고 그 사람의 목소리가 뼛속에 전해진다.
- P116

그러나 손의 촉각은 일찍부터 민감해서 아이였을 적에이미 아버지에게 서로 다른 줄과 매듭의 성질을 빨리 깨우친다는칭찬을 들었다. 내게는 매듭이 줄의 탄성을 변화시키는 방식, 그러니까 조그마한 매듭 하나하나의 힘이 줄을 밀고 당겨서 책의 형태를 완성하는 방식을 머릿속에 그리는 재능이 있었다. 난족 사람은누구나 매듭을 묶을 줄 알았지만 매듭 하나가 완성되기도 전에 줄의 최종 형태를 내다보는 눈을 타고난 사람은 오로지 나뿐이었다.
- P117

내가 처음 맡은 일은 필경사였다. 가장 오래되어 너덜너덜하게해진 매듭 책을 골라 매듭의 배열을 촉감으로 암기한 다음, 새 삼줄로 똑같이 다시 만드는 일이었다. 매듭 하나하나의 꼬인 방식을 충실히 복제하다 보면 결국에는 줄이 저절로 똬리를 틀어 원본과 똑같은 복제본이 만들어지고, 이로써 마을 아이들과 그 아이들의 아이들도 과거의 목소리를 느끼고 그로부터 배움을 얻는다.
- P117

"아버지한테서 배웠어요. 아버지는 할아버지한테 배웠고, 매듭글쓰기는 조상 대대로 우리에게 전해 내려온 거랍니다. 내가 풀어서 다시 묶은 매듭 책만 1000권은 될걸요. 줄이 어떻게 묶이기를바라는지, 나는 뼛속에서부터 느낄 수 있어요."
- P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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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문자가 없어서, 약속을 맺을 일이 생겼을 때큰일이면 굵은 줄로, 작은 일이면 가는 줄로 약속의 많고 적음에 따라매듭을 묶었는데, 각자가 이를 세어 보는 것만으로서로 비교함에 부족하지 아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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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천만에요, 공짜 점심은 있습니다 / 이원재
2020-11-03


며칠 전 이 지면에서 홍장표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장의 ‘기본소득, 공짜 점심은 없다’는 글을 접했습니다. 모두에게 조건 없이 지급되는 기본소득을 그 글에서는 ‘공짜 점심’이라고 일컬었습니다.

현실에서 누가 공짜 점심을 즐기고 있으며 누가 고통스럽게 점심값을 내고 있는지를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

정부가 땅을 사서 개발하고 멋진 서비스를 제공한 덕에 동네 땅값이 오른다면, 그런 탓에 임대료는 낮아지지 않고 가게를 10년 지킨 자영업자가 문을 닫게 된다면, 이때 공짜 점심을 즐기는 사람은 그 땅을 차지하고 있던 건물주입니다. 점심값은 크게는 국민의 세금으로 낸 것이고, 작게는 자영업자의 땀으로 낸 것입니다.

공짜 점심은 곳곳에 널려 있습니다. 다만 평등하지 않을 뿐입니다. 공짜 점심을 즐기는 이들은 임대료를 받는 건물주이며, 사상 최저 금리로 돈을 빌려 수십 채의 건물을 사대고 있는 부동산 투기자들이고, ‘뉴딜’이라는 이름으로 쏟아져 내려오는 보조금과 저금리 대출을 챙기고 있는 기업들이고, 평생 소득과 노후 연금을 보장받고 가족돌봄휴가와 재택근무를 활용하며 저리 대출까지 최대한 받아 자산을 늘리고 있는 정년보장 직장의 임직원들입니다.

-

그런데 세상에는 이미 공짜 점심을 먹고 있는 사람들, 그것도 영구적으로 공짜를 누릴 식권을 독차지하고 있는 소수가 있습니다. 부모에게서 그 식권을 물려받은 사람, 단 한번 시험을 잘 치러서 그 식권을 얻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반면에 평생 땀 흘리면서도 그 자격을 결코 인정받지 못하고 늘 점심값만 내는 다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다수에게 ‘왜 공짜 점심을 원하느냐’고 손가락질하는 게 합당할까요? 오히려 ‘공짜 점심을 모두에게 나누자’는 이야기를 소수에게 전하고 설득하는 게 합당하지 않을까요?

기본소득제는 모두에게 조건 없이 조금씩의 공짜 점심을 제공하자는 취지를 담은 제도입니다. 소수가 독점한 공짜 점심은 무한경쟁과 편법과 부정부패를 부르는 특권이 되지만, 조건 없는 기본소득은 모두가 마음 편히 먹고 일어나 일하러 나갈 수 있는 미래의 점심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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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있다는 말이 생각난다
더 많은 사람들이 공짜 점심을 먹게 하는 것이 선한 모습이겠지만
그렇게 되었을 때 벌어질 사회문제가 걱정되는 내용이다

[한철승의 매일춘추] 마음 백신
2020-11-02

원래 백신(Viccine)은 인체가 병이 걸렸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바이러스를 주입해서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예방법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낯선 공포를 이기는 몸과 마음이다. 마음에서 거부하면 약을 올바로 처방했는데도 약효가 나지 않는 ‘노시보 효과(Nocebo effects)‘가 발현될 수도 있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마음이 허락해도 육체가 허약하면 약을 처방할 수 조차 없다.

초대받지 않은 손님, 바이러스와 기약 없는 공생을 위한 기본은 심신의 건강이다. 날마다 웃음만 있는 삶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막연한 공포는 없었던 삶, 우리 모두가 그토록 바라는 일상의 모습이다.

이번 사태가 마음이 약해지는 것을 방지하는 ‘마음 백신‘ 접종이 되었으면 한다.

[숫자 속에 가려진 죽음, 애도마저 사라졌다]
권수영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상담학 교수
2020.10.31 


우리 문화는 개인의 죽음을 공동체가 애도하는 문화였다. 전통적으로 장례는 마을 전체의 행사였고, 마을 사람 모두가 모여 함께 아파했다. 함께 모여 곡을 하면서, 유가족들이 애써 슬픔을 감추지 않고 문상객과 함께 충분히 나누도록 배려했다. 이제는 단체로 곡을 하는 일은 없어졌지만, 장례식장에 함께 모여 며칠 동안을 머물며 유가족을 위로하는 일은 필수적인 절차다. 미국과 같이 장례식장에 모신 시신을 단 몇 시간 동안만 뷰잉(viewing)이란 행사를 통해 마주하고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는 문상과는 사뭇 다르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죽음은 달랐다. 어느 방송에서도 추모방송을 기획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 죽음 뒤에 가려진 아픔마저 감추는 듯했다.

마치 오염된 짐짝 취급을 당하면서 바로 24시간 안에 화장을 끝내야 한다. 가족마저 감염되면 격리지침에 의해 화장장조차 따라 갈 수 없다.

도대체 코로나19 사망자 유가족들은 언제 울어야 하는가? 시신만 한 줌의 재로 사라진 것이 아니다. 가족과 친지의 애도마저 사라졌다.우리도 코로나로 목숨을 잃은 이들의 아픔을 함께 아파하는 국민적인 애도 의식이라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이정규 칼럼] 무시로 갈무리하라
이정규 IT컬럼니스트 :2020/10/12 

‘무시로’의 말뜻은 ‘시시때때로’ 혹은 ‘수시로’의 방언이라 하고, ‘갈무리’는 ‘저·장 정리하다’ 혹은 ‘잘 마무리하다’라는 표준말이다. 그러므로 두 단어를 합쳐서 ‘무시로 갈무리하라’는 말은 ‘그때 그때 일을 잘 마무리하라’는 뜻이 된다. 인생에서 그때 그때 일을 잘 정리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기업의 경우도 과업을 수행함에 있어서 ‘무시로 갈무리’하는 일은 모든 관리자들의 업무원칙이 될 것이다. 스타트업(start-up)의 경영기법에 그때 그때 일을 잘 마무리하는 방법으로 ‘OMTM(one metric that matters)’이라는 개념이 있다.

그리스 신화에서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Procrustean bed)’라는 이야기가 있다. 그리스 아티카의 강도 프로크루스테스(Procrustes)는 행인을 잡아 철제 침대에 뉘이고, 침대보다 키가 크면 다리를 자르고 침대보다 키가 작으면 잡아 당겨 죽였다고 한다. 침대의 길이를 몰래 조절하였기 때문에 누구도 죽음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영웅 테세우스에게 붙잡혀서 같은 방법으로 침대에서 죽기까지, 프로크루스테스는 이러한 악행을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이 신화는 획일화된 규율과 기준으로 인간에게 폐해를 주는 강제된 권력을 풍자하지만, 프로크루스테스는 침대의 길이를 남 모르게 조작할 수 있었으니, 외견상으로는 OMTM으로 포장된 MTM 침대라 할 수 있다

‘아포리아(aporia)’는 그리스어로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 혹은 모순을 의미한다.
그야말로 맥락적 사고가 결여된 아포리안 매니지먼트(aporian management)가 이곳 저곳에서 득실댄다.

결론적으로 관리자가 과업을 ‘무시로 갈무리(수시로 잘 마무리)’하려 한다면, 각 시점에 걸 맞는 OMTM을 잘 선택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바로 그 관리자의 상사에 의하여 언젠가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에 강제로 눕혀진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시니어 가수의 ‘무시로’와 ‘갈무리’ 노랫말에서도 한가지 경영의 지혜를 찾아본다.

[우리는 왜 커뮤니케이션하는가?]
채희태 (주)모티링크 경영과학연구실 실장 :2020/11/03

미국 UCLA의 심리학자 ‘알버트 메라비언’ 교수는 커뮤니케이션의 3요소를 ‘word’, ‘tone of voice’, ‘body language’라고 이야기했다. "사람은 현란한 말솜씨보다 다정함에 끌린다"는 소위 메라비언의 법칙은 커뮤니케이션의 표면인 기술에 관해 이야기했을 뿐이다.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지 않다면 위 세 가지 요소는 무용지물이 된다.

인간의 가장 중요한 두 가지 특징은 모두 다르게 존재한다는 것과, 그 누구도 완벽하지 않다는 것이다위계를 커뮤니케이션할 목적이 아니라면,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상기하자. 커뮤니케이션의 3요소는 대상, 목적, 불완전성이다.

오프라인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해 온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커뮤니케이션에 위계를 탑재함으로써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으로부터 멀어진다.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커뮤니케이션이 온라인에 비해 더 완전하다는 착각에 빠진다.

물에 불순물이 섞여 먹을 수 없다면 물을 버리고 새 물을 받아야 한다. 만약 오프라인 커뮤니케이션에 위계라는 불순물이 더 많이 포함돼 있다면, 당분간은 목적 의식적으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을 지향할 필요가 있다.

[서소문 포럼] "국민의힘이라면 일단 거른다"
중앙일보 2020.11.04

이런 심리를 이해하는 기제 중 하나가 당파성(혹은 정치적 부족주의)이다. 자신이 속한 또는 지지하는 정당이 승인한 세계관과 일치하는 않는 사실은 걸러버리고, 일치하는 사실은 과장해 받아들이는 경향이다. 정치적으로 쟁점화한 사안일수록 더욱 그리된다. 정당과 같은 입장의 얘기를 들으면 현명하고 논리적인 주장으로 여기고 그 입장을 수용한다. 그걸 의심하게 하는 주장에 대해선 어리석고 터무니없는 말로 치부하거나 아주 냉담하게 조목조목 따진다. 이른바 편향 동화(biased assimilation)이자 확인편향(Confirmation bias)이다.

설득하고 싶어도 듣질 않으려 하니 설득되지도 않는다.

 ‘믿고 거른다’와 ‘무조건 믿는다’ 사이에 새 길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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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심리학자 자이가르닉의 이름을 딴 ‘자이가르닉 효과‘라는 것이 있다. 실험에서 한 그룹은 일을 모두 끝내게하고, 다른 그룹은 중간에 중단하게 했을 때, 두 번째 그룹이 실험에서 진행한 일을 더 자세히 기억한다는 결과에서비롯된 것이다. 이는 미완성의 일, 마치지 못한 일을 더 자세히 기억하는 것은 물론이고 마음속에서 쉽게 지우지 못하고 집착하게 된다는 뜻이다.
- P94

우리는 ‘언젠가는 해보겠지‘ 내년에는 시작해야지‘ 혹은 ‘마음에 여유가 생기면 해봐야지‘라는 식의 계획들을 늘마음에 품고 산다. 하지만 우리가 기다리는 완전한 타이밍은결코 쉽게 오지 않거나 영원히 오지 않는다. 그러니 그 불확실한 타이밍을 기다리기보다 그냥 시작하는 편이 낫다 - P95

 ‘자이가르닉 효과‘가 그 일을 지속하게 만들테니까 말이다.

- P95

"일단 시작했으면 어떻게든 해봐야지.‘라는 생각이 들 것이고 시작할까 말까를 생각하는 대신 앞으로 어떻게 지속할까를 고민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불필요하게 에너지를낭비하지 않고도 글쓰기를 계속할 가능성이 훨씬 커진다. - P95

막 싹을 틔운 어린나무가 생장을 마다하는 이유는 땅속의뿌리 때문이다. 작은 잎에서 만들어낸 소량의 영양분을 자라는 데 쓰지 않고 오직 뿌리를 키우는 데 쓴다. 눈에 보이는 생장보다는 자기 안의 힘을 다지는 데 집중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어떤 고난이 닥쳐도 살아남을 수 있는 힘을 비축하는 시기, 뿌리에 온 힘을 쏟는 어린 시절을 유형기‘라고 한다.
- 우종영, 《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 - P100

‘이렇게 열심히 썼는데 내 실력은 그대로인 것 같아.
나도 처음에 블로그 100일 글쓰기를 할 때 똑같은 생각을 했다. 어떤 발전도 없는 상태로 무의미하고 고통스러운일을 지속하고 있는 기분!
그런데 지나고 보니 그 100일이 나의 유형기‘ 였다. 외적인 성장이 아닌 뿌리를 키우는 시기, 그래서 땅에 튼튼하게 내 몸을 지탱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시기!  - P101

블로그에 글을 바로 쓰는 분들이 많은데 나는 가급적 한글 문서에 먼저 쓸 것을 추천한다. 맞춤법을 고칠 수 있다는 장점 외에도 글자 수를 비롯한 분량을 정확하게 측정할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한글 문서에 A4 반장 분량의 글한 편을 써서 매일 블로그에 올리는 것을 원칙으로 하자.
- P102

같은 시간에 쓴다 - P102

무조건 쓴다 - P103

우리는 하루 평균 150가지 이상의 선택을 하며 산다.   - P103

이 모든 선택들이 알게 모르게 우리를피곤하게 만든다. 이런 피곤을 덜고 삶을 평온하게 만드는비법은 무엇일까? 꼭 해야 하는 일들을 지속적으로 반복해
‘선택‘이 끼어들 틈을 주지 않는 것이다. 그럼 ‘할까 말까‘는아예 생각하지 않게 되고 그저 ‘어떻게 할까만 고민하게된다.
- P103

글쓰기 루틴을 만들어서 익숙해지세요 - P104

쓰고 싶은 기분이 내킬 때만 쓰는 그룹과매일 일정하게 쓰는 그룹을 비교한 것이다. 실험 결과, 후자가 훨씬 창조적인 글을 쓴다고 밝혀졌다.  - P106

그러니 부담스럽지 않은 분량을 매일 정해진 시간에 쓰는 것이야말로 생산성뿐만 아니라 창의력을 기르는 면에서도 훨씬 낫다는의미다.
- P106

글 쓰는 시간이 땅을 깊이 파고 들어가는 시간이라면, 글을 쓰지 않는 시간은 땅을 두루 구경하는 시간이다. 그러니 글을 쓰지 않을 때 얼마나 다양한 생각과 아이디어를건져 올리는지에 따라 글쓰기의 풍성함이 결정된다고 할수 있다.

- P107

생각해보면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글쓰기 주제이자 영감을 주는 존재들이다. - P107

그 사랑스러운 추억을 글에 담아내면서 나는 지극히 행복해졌다. 내 속에 잠자던 추억이 어느새 생기를 얻었고그 덕분에 봄을 더 열심히 즐기고 사랑하게 된 것이다. 벚꽃이 피었다 지는 계절이 되면 그 옛날 아름다운 추억들이내게 말을 건다. 그럼 나는 그 소중한 추억을 글로 표현하며 또 한 번 설렌다.
- P108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에 이런 말이 나온다.
한 심리학자는 동물 실험을 통해 다음의 문제를 증명해냈다. 칭찬받은 동물은 빠르게 발전하고 지구력도 뛰어났다. 반면에 그릇된 행동 때문에 벌을 받은 동물은 발전 속도로 더딜뿐만 아니라 끈기도 없었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비난은 현실을 바꾸지도 못하고 오히려 반항심만 키울 뿐이다.
- P110

무엇보다 가장 두려웠던 것은 삶이 그대로 무기력 속에버려질지도 모른다는 걱정이었다. 나는 분명히 슬럼프에빠져 있었지만 그렇다고 생활을 포기하고 싶진 않았다. 
- P113

너무 힘이 들어서 루틴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오히려 나는 너무 힘이 들어서 루틴을 이어갔다. 그리고 그 덕분에 슬럼프를 벗어났을 때 삶이 그리 흐트러지지 않았던것 같다. - P113

그러니 슬럼프가 오더라도 최소한의 루틴을 이어가 보자. 만약 몸도 마음도 나락으로 떨어졌다면 아주 보잘것없는 ‘무엇‘이라도 당신을 위해 유지해보자. 그 보잘것없는 무엇이 슬럼프 탈출의 버튼일 테니까.
- P114

만약 100일 동안 블로그에 A4 반장씩의 글을 올리는 데성공했다면 당신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다. 앞서 말한 유형기를 무사히 마친 사람이자 누구보다 끈기가 있는 사람이며, 어떤 일이라도 해낼 수 있는 사람이다 - P115

그러니 스스로에게 근사한 선물을 해주자. 혼자 즐기는 브런치나 한끼 식사, 예쁜 텀블러나 화장품 등 어떤 거라도 좋다. 자신을 응원하고 격려할 사람은 자신뿐이라는 생각으로 칭찬을 아끼지 말자.
- P115

자신의 노력에대해 칭찬과 놀람을 서술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내면이 어떻게 변화되었는지에 주목하게 될 것이다.
- P116

그건 마치 내 속에 묵혀놓은 짐들을 하나씩 꺼내 햇볕에바짝 말리는 작업과도 같았다. 어떤 것은 너무 무거워 밖으로 끌어내기 힘들었고, 또 어떤 것은 너무 가벼워 글로담아내기 부끄러웠다.
- P116

자, 이제 30일 동안 A4 1장 분량을 써서 블로그에 글을올려보자.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마무리 부분에 꼭 자신이 말하고 싶은 핵심 주제를 밝히는 것이다.  - P119

특정 사건이나 생각을 통해 내가 얻은 교훈이나 조언, 깨달음을 밝히는 것을 습관으로 해보자. 그러지 않고 그저 일기 형식으로 마무리한다면 그 글은 그저 개인의 기록이자 일기, 혹은 일상 글을 벗어나지 못한다.  - P119

내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읽는 이들의 마음에 닿기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내용으로 귀결되어야만 한다.  - P119

감정 과잉으로 힘이 잔뜩 들어가 있는 글은 읽는 동안피로감이 쌓이기 때문이다.
- P123

좋은 글은 편안하고 가독성이 탁월해야 한다. 특히 블로그에 올리는 글이 무겁고 딱딱하면 외면받기 쉽다. 3~5분정도면 읽을 수 있는 분량의 글이라도 사람들은 흥미롭고술술 읽히는 글이 아니면 그 짧은 시간도 투자하지 않는다.
- P123

글을 쓰기 위해서는 당연히 책을 읽어야 한다. 그런데 매일 A4 1장 분량의 글을 쓰려면 되도록 아이디어를 주는 책혹은 핵심 주제를 제시해주는 책을 읽는 것이 좋다. 다양한 주제들을 접하다 보면 그와 유사한 나의 경험을 떠올리게 되고, 그 경험을 글에 담아내기 쉽기 때문이다.
- P133

책에서 읽은 좋은 내용과 글귀를 블로그 글쓰기에 바로바로 담아내면 글쓰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다음에 활용해야지‘하고 넘기는 순간, 잊어버리거나 다시 찾는 수고로움을 감내해야 한다. 그래서 가급적 그날 발견한 내용을 그날 글쓰기에 적용하는 것이 좋다. 그럼 굳이 내용을 따로정리하거나 표시할 필요도 없다.
- P134

"저는 동의할 수 없는 글이네요."
"전혀 공감이 안 가는군요."
저와 생각이 정말 다르시네요."
이 정도의 반대 의견도 사실 그리 유쾌하지 않다. 그럼에도 나는 그 의견 또한 존중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간을 들여서 내 글을 읽어준 것도 고맙고, 누군가는 공감할 수 없다는 사실을 댓글로 알려준 것도 고마운 일이기때문이다.
- P136

누군가 내 글을 비평한다면, 그것은 오직 글에 대한 것일뿐이지 나에 대한 공격은 아니다. 블로그 댓글로 동의하지못한다는 의견을 제시하는 경우 또한 마찬가지다. 다양한의견이 있다는 점만 교훈으로 얻으면 될 뿐, 지나치게 신경 쓰고 의기소침해지지 말자.
- P136

그날 있었던 일을 처음부터 서술할 수도 있었지만 나는가장 흥미로운 대목을 도입부에 넣었다. 이 몇 개의 문장만으로도 상황이 머릿속에 생생하게 그려지기 때문이다.
- P136

A4 1장 반이 책을 위한 한 꼭지라면 무엇보다 주제가 분명하고 결론이 명확해야 한다. 만약 당신의 경험을 글로쓴다면 그 경험으로 얻은 교훈이나 깨달음을 미리 정리하고 글쓰기를 시작해야 한다는 뜻이다.  - P140

물론 대부분의 글쓰기 책에서 ‘일기 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일기는 매일의 기록이자 최고의 글쓰기 연습 방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글쓰기와 책 쓰기는 엄연히 다른영역이기에 지향점이 달라야 한다.  - P141

일기가 개인적 경험과 생각을 서술할 목적의 글이라면 책은 타인을 위한 글이어야 마땅하다. 그러므로 책 쓰기는 경험을 서술한다는 점에서는 일기와 같지만 그 경험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가 명확하다는 점에서는 일기보다 한층 깊이가 있어야 한다.
- P141

5킬로미터를 달릴 수 있게 되면 그다음은 7킬로미터, 10킬로미터로 거리를 늘릴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달리기 거리를 늘리는 것 자체가 매우 즐거워집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쓰는 힘이 생기면 쓰는 양을 늘리는 것에 재미를 느끼게 됩니다.
- 사이토 다카시, 사이토 다카시의 2000자를 쓰는 힘 - P142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세스 고딘이 이렇게 말했다.
글을 잘 쓰고 싶다면 그저 쓰는 것이 최선이다.
- P143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개별 경험과 사건 안에 보편성이담겨 있어야 한다. 한 편의 글을 단팥빵에 비유하자면, 개별경험이나 사건은 단팥빵의 외피이고 보편성은 단팥이다. 단팥빵을 먹을 때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단팥의 달콤함이다.
보편적인 것을 구체화하는 작업에 성공한 글은 보편적인 가치를 직접 언급하지 않고도 보편적인 것을 말할 수 있다.
- 심원, 《신이 내린 필력은 없지만 잘 쓰고 싶습니다》 - P145

기승전결을 머릿속에 그리세요 - P148

"아주 아름답군요."
깜짝 놀란 그가 물었다.
"벽 전체를 망친 벽돌 두 장이 보이지 않나요?"
방문객이 조용히 대답했다.
"당연히 보이죠. 하지만 내 눈엔 더없이 훌륭하게 쌓아 올린1998장의 벽돌들도 보입니다."
그 한마디에 그는 처음으로 잘못 놓인 벽돌 2장이 아닌 제대로 된 벽돌 998장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아잔 브라흐마,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요약) - P153

우리에게도 잘못 얹힌 두 장의 벽돌이 있지 않을까? 자꾸 눈에 거슬리고, 할 수만 있다면 그 두 장만 쏙 빼서 반듯하게 얹고 싶은 벽돌, 하지만 그럴 수 없는 벽돌! 그런데 어쩌면 눈엣가시처럼 보이는 두 장이 998장의 아름다움을 더 부각시키는지도 모를 일이다.
- P154

자, 이제 마음을 가다듬자. 내가 쓴 글은 가끔 구리다. 인정하자. 하지만 완전히 구린 건 아니다. 쓸 만한 구석이 있을 뿐 아니라, 옛날에 비해 크게 발전한 것이 사실이다. 그럼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또다시 내 글 구려병이 나를 찾아오면, 나는 오래전 내 글을 읽으며 중얼거릴 것이다.
‘누가 썼길래 글을 이렇게 못 썼지?‘
- P158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의 책을 읽고 싶어서, 혹은 그런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찾고 또 찾아봤지만 찾지 못한것이 책을 쓰게 된 이유이다.  - P160

당신만의 사소한 이야기, 개인적인 이야기를 써보라. 너무 개인적인 소재라서 걱정이라면 서점을 방문해 인기 도서들을 살펴보자. ‘나는‘ 으로 시작하는 책 제목들이 너무많아서 깜짝 놀랄지도 모른다.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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