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책 함께 얘기해 봐요!
태진아 팬클럽 회장님 책읽는 가족 54
이용포 지음, 한지선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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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자라면서 엄마한테 들은 "너 닮은 딸 하나만 낳아봐라!" 하는 말씀처럼 뼛속까지 공감되는 말이 또 있을까? 난, 나 닮은 딸을 둘이나 낳았는데, 큰딸의 사춘기를 겪으며 나도 모르게 튀어 나온 말은 바로 어머니의 그 말씀이었다. 이 다음, 우리 딸도 나처럼 읊어대며 제 딸을 키우리라 생각하면 웃음이 절로 난다. 이제는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둔 자식들에게 "늬들도 늙어봐라. 늙어보면 알 테지......." 하는 말씀을 들으면, 이 말을 실감할 날도 멀지 않았다 싶지만 내 마음은 여전히 청춘이다.

나이 들수록 옷을 화려하게 입어야 한다는 말씀처럼 '태진아 팬클럽 회장님'의 할머니들은 화려한 의상과 악세서리로 표지에서 활짝 웃고 계시다. 자글자글 주름진 모습이지만 노년의 아름다움을 한껏 뽐내신다. '태진아 팬클럽 회장님'에 실린 다섯 편의 동화는 우리 부모님 모습이고 마치 이웃 노인의 이야기처럼 독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내 자신을 돌아보며 가슴 아프게 공감하는 힘은 어디서 나올까? 이것은 작가의 특별한 체험이 보편성을 얻은 결과라고 생각된다. 특별한 체험에 보편성을 불어넣음으로 바로 독자들에게 강한 호소력으로 다가서기 때문이다.

자식을 낳고 부모가 된 세대들은 충분히 공감하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어린 독자들의 반응은 어떨까? 책 속 화자들의 이야기에 어린 독자들도 같은 마음일지 궁금하다. 버럭할배의 환이 형아나, 태진아 팬클럽과 우리 할머니 시집간대요의 4학년 손자 손녀는 관찰자 입장에서 담담하게 이야기를 끌어 간다. 작가는 화자의 심리묘사로 요즘 아이들의 영악한 이면을 잘 보여줘, 또래 독자들은 마치 자기들이 주인공인양 느낄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의 진정한 주인공인 할머니 할아버지의 삶을 얼마나 이해할까? 6학년 우리 민경이는, '태진아 팬클럽 회장님'이 제일 공감된다고 한다. 역시 자신의 경험 세계만큼 이해하는 듯하다. '수제비'의 할머니가 가장 불쌍하고, 버럭 할배의 환이 형아는 착한 아이가 아니라서 좋단다. 만약 엄마에게 '우리 할머니 시집간대요'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수의 고모처럼 반대하지 않고 엄마가 좋다면 찬성한대나......ㅎㅎ 우리 민경이 덕에 늙어서 시집 한 번 더 갈려나 모르겠다!


태진아 팬클럽의 임옥경 할머니가 막내아들 장가보내고 한 이혼선언에 충분히 공감한다. 자식들의 간청으로 한 달만에 마음을 바꾸며 하신 말씀, "인저 나하고 싶은 거 하며 살란다. 노래도 들으러 댕기고...... 바퀴 달린 신발도 신어보고......불쌍한 애들도 돌봐 주고......운전도 하고...... 맛난 것도 먹으러 댕기고...... 그럴란다! 기운 더 빠지기 전에...... 그 소리 듣고 늬 아빠 무릎 꿇고 펑펑 울었다." 라는 부분은 두 번 세 번 읽어도 눈물나서 아예 책을 놓고 울었다. 멀뚱히 바라보는 민경이의 눈빛이 '저렇게 눈물나고 슬픈 이야기인가!'라고 묻는 듯하다. '우리 어머니들이 다 이런 세월을 사셨다는 걸 너희들이 어찌 알겠느냐?' 자문하는 내 마음이 아프다. 보육원 다녀오던 길, 운전하던 할아버지가 "예끼 망할놈의 할망구! 무릎도 좋지 않은 사람이 길 같지도 않은 길을 어떻게 다녔어!"라는 고함에서 할머니를 생각하는 그 마음이 전해온다.


'개구리 이마에도 뿔이 날까'의 치매할머니는 내 마음을 울렸다. 우리네 정서가 맘은 그게 아닌데도 살갑게 애정을 표현하지 못한다. 고등학교 때까지도 아짐씨라고 불렀던 못된 둘째 녀석 달용이가 사다 준 진달래빛 보자기에 집착하는 할머니가 눈물겹다. 잃어버린 기억 저편에 싸구려 보자기를 받고 펑펑 울었던 순간이 남아 있다니......이것이 소중한 사랑의 기억이구나 감동하며 "아따, 그놈 안목하고는, 선물을 혀도 저리 촌시런 색깔로다 했으까!" 할아버지의 눈흘김에 나도 따라 웃었다.


가슴이 아리지만 따뜻해지는 다섯 편의 이야기는 작가 주변 사람들이 실제 모델이라는데, 독자들이 한 마음으로 공감하는 것은 바로 보편적인 정서가 통하기 때문이다. 작가의 특별한 체험에 보편성을 불어 넣은 동화집 '태진아 팬클럽 회장님'은 노령화 사회로 접어 든 우리나라의 노인 문제를 이해와 사랑이라는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냈다. 표지처럼 화려한 노후가 아름답게 펼쳐지는 사회가 되기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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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세트 - 전12권 (반양장) 조정래 대하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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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 전 아리랑을 두 번 읽었습니다. 조정래님의 아리랑부터 태백산맥, 한강의 순서로 읽었고, 제가 지인들에게 반드시 일독을 권하는 책이 되었습니다. 70이 넘으신 시어머님과 아버님도 읽으셨지요. 그 감동이 어찌나 크던지 학교독서회 엄마들과 ‘조정래 아리랑 문학관’에도 다녀왔고, 중3이던 큰딸과의 기차여행까지 문학관도 두 번이나 갔습니다.

2000년 9월 29일 김제의 벽골제 광장에 시민의 이름으로 "조정래 대하소설 아리랑 문학비"를 세웠습니다. 이제 아리랑을 일독, 재독하신 분들은 2003년 10월 16일에 개관한 "조정래 아리랑 문학관"에 발길이 닿기를 바라며, 그 감동을 전합니다.

징게맹갱 외에밋들(김제만경의 너른들)에 세워진 '조정래 아리랑 문학관'에 들어서니 우리의 키보다 훨씬 높은 아리랑의 원고 2만장이 압도하며 맞았습니다. 그리고 끝없이 펼쳐진 징게맹갱 외에밋들의 파노라마 사진, 아리랑 원고 첫 장과 마지막 장에 외경을 느끼며 돌아보는데...집필하는 동안 쓰셨다는 쎄라믹펜의 갈아 끼운 속심이 586개~ 고스란히 유리상자에 보관되어 있어 감동의 물결이 출렁였습니다.


아리랑 집필을 위한 현지답사와 구성과정에서 메모하고 스케치 한 노트를 보면서 위대한 작품과 작가는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란 교훈을 되새김했습니다. 국내는 물론 일본, 만주, 중앙아시아, 하와이 등 우리 동포들의 삶이 묻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지구의 세 바퀴 반을 돌았다는 현장답사는 발로 쓴 아리랑을 입증했습니다.


답사를 통한 꼼꼼한 메모와 스케치, 줄거리 구성은 물론, 등장인물의 이름을 지어놓고 집필했다는 작가의 정신을 그 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 글자만 틀려도 원고지 한 장을 다시 써야 했다는 성격대로 작가가 입었던 옷과 염주, 펜과 돋보기 등 아리랑 탄생의 증인이 된 모든 것이 전시되어 더욱 좋았습니다.


작가는 일제 35년간 죽어간 우리민족을 4백만으로 추정하고, 아리랑을 써 내려갔습니다. 민족의 독립을 위해 피 흘린 모든 사람들의 공이 공정하게 평가되고, 공평하게 대접 받아야 한다고......

작가는 2만장의 원고지를 쓰며 육체적, 정신적으로 허물어질 때, 아무리 힘들어도 자신이 메꿔 가는 원고지의 글자는 띄어쓰기 칸을 제외하면 한 장에 170~180자 정도로 총 360만자를 쓰니까, 죽어간 그들의 숫자도 안 된다는 생각으로 자신을 추스렸다고 합니다.


12년 전 셋째를 키우며 밤을 낮 삼아 두 달에 걸쳐 읽었을 때는 작가의 위대성 보다는 일제침략기 악랄한 일제의 폭압에, 우리 민족이 결코 당하기만 한 것이 아니고, 이렇게 죽어가면서도 끝없이 저항하고 투쟁했구나, 그리고 승리했구나~~ 감동하며 민족적 자긍심을 갖게 했습니다.


새로 출판된 '아리랑'을 다시 읽으며 느낀 감동은, 우리가 꼭 읽어야 할 살아있는 역사책이란 확인이었습니다. 12권의 책 곳곳에 밑줄을 그으며 뜨거움에 울컥하던 가슴은, 한국인이라면 반드시 이 책을 읽어야 한다는 의무를 주고 싶었습니다. 우리의 감정대로라면 결코 용서할 수 없지만, 작가의 말씀처럼 '일본을 용서하되 잊지는 말자!'는 말을 가슴에 사무치도록 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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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lin 2008-02-12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읽고 있는 책이라서 서평을 읽어봤는데..아리랑 문학관에 꼭 한 번 가보고 싶네요 ^^
2권을 읽었는데 벌써부터 울컥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기가 어려워요..작가의 맘을 담은 서평 잘 읽었습니다 ^^

순오기 2008-02-12 17:31   좋아요 0 | URL
그러시군요.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죠.
저도 여러번 울컥거려서 엎드려 울기도 했답니다.
님도 읽으시고 이웃에 추천하시면 좋겠네요. 우리 역사를 우리가 제대로 알아야겠단 생각이 많이~~~~ 듭니다.
 
빛바랜 꿈을 찾아 줄 동화창작의 참고서
동화창작교실 푸른책들 비평집 5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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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년이 지나고 만난 초등학교때 짝꿍이

"다른 애들은 장래희망에 선생님, 현모양처... 이런거 썼는데,

너는 당당하게 '문학가'라고 썼더라~" 라고 하더군요.

"어~~ 내가 그랬어? ㅎㅎㅎ~" 라고 얼버무렸지만,

내 꿈의 변천사는 중학교 때 '고아원원장' 고등학교 땐 '현모양처'

대학교 땐 유치원 선생님이었던가? 아마도 현실적인 직업을 썼겠지요.


<동화창작교실>에서 이금이 선생님이

"이 책이 당신을 동화작가로 만들어 주지는 않습니다" 라고 하셨는데,

선생님 말씀이 백 번 맞습니다. 꿈만 꾸고 아무 노력도 하지 않는다면,

문학가도, 고아원원장도, 현모양처도 될 수 없다는 걸

확실히 깨달았거든요. ㅎㅎ 각설하고 본론 들어갑니다~~


속표지도 겉표지도 눈부시게 노오란 색깔이 아주 유혹적입니다.

떨리는 가슴으로 표지를 들추니, 눈 앞이 깜깜한 검정색과 대비되어

겉표지 반쪽에선 이금이선생님이 지긋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제는 누렇게 퇴색하다 새까매진 내 꿈을 일깨워주기라도 하듯이......


삼 남매를 키우느라 꿈 꿀 겨를도 없이 훌쩍 가버린 10년 세월~

내 나이 40줄 가까워서야 잃어버린 꿈이라도 찾을 양으로

시를 써 본다 동화를 써 볼까, 문학 언저리라도 기웃거려 봅니다만......


가슴 떨리며 <동화창작교실>을 읽고 나니, 서평 쓰기도 두려워집니다.

한 챕터를 읽으면 책을 덮고, 가르쳐주신 말씀을 음미해 보았답니다.

뭔가 손에 잡힐 것 같은 친절한 안내에,

'그래 이렇게 시작하면 되겠지~~ 나에게도 글감은 많잖아~

주제를 정하고 주인공의 성격을 설정하고, 심리묘사와 대화로 풀어가면 되겠지?

아 참, 복선도 깔아야지~~ 그래, 기막힌 반전은 어떻게 할까?'

책을 읽으며 마음 속에선 단편동화가 스윽 쓱~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열정'이 2% 부족한 것일까요?

책을 다 읽고 덮으면서는 그만,

우리 두 딸이나 아들 중에 작가가 한 녀석쯤 나오지 않을까?

자식에게 기대하는 평범한 엄마의 일상으로 돌아와 버리네요~~ ^*^


그래도 다행인것은,

이금이님이 소개하는 작품 대부분이 내가 읽은 책이라는 위안이었지요.

하지만, 외국 작품은 읽지 않은 게 많아서 내 독서의 편식을 확인했으니,

글쓰기 전에 먼저 읽어야 할 첵의 목록을 만들라는 말씀부터 따르렵니다.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는 유쾌하게 읽은 것으로 만족했는데

<동화창작교실>은 창작의 어려움과 작가의 작품세계를 알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래, 나도 습작이라도 해 보자~~ 한 번 써 보고 두드려보는 거야~ '

라는 마음이 들었으니, 손에 잡힐 듯 친절한 치침서 <동화창작교실> 덕분에,

습작이듯 응모작이든 동화를 써 보는 실천만 남았네요.


학창시절 문학을 꿈꾸었던 분들이라면 삶에 겨워 퇴색해버린

가슴 떨리던 그 옛날의 꿈을 찾아줄 책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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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1-31 0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제가 쓴 리뷰에 땡스투를 누르고 이 책을 구입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네요.
동화를 쓰고자 맘 먹는 분들이 많은 계절인가 봅니다.
땡스투를 눌러주신 분들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희망찬샘 2009-02-17 0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저도 땡스투 누르고 하나 사야겠는걸요. 동화를 써 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이 아니라 구체적인 공부를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입 벌리고 있으면 감이 저절로 떨어지는 것도 아닌데...
 
여름방학 중 아이들과 읽어 볼 ..
퀴즈 왕들의 비밀 동화 보물창고 15
E. L. 코닉스버그 지음, 이현숙 옮김, 최혜란 그림 / 보물창고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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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코닉스버그는 '클로디아의 비밀'로 초등 고학년들에게 대단한 호응을 받았다. 그의 작품으론 두 번째 접하는 ‘퀴즈왕들의 비밀’은 제목부터 호기심을 발동시킨다.


표지에 각각 다른 네 개의 찻잔은 왜 그려놓았고 무얼 의미하는지 궁금했다. 물론 이야기 진행을 따라가면 당연히 궁금증은 풀린다.  

 

"퀴즈 대회에 나갈 팀원을 어떻게 뽑았습니까?"  

 

라는 질문으로 시작하는데, 네 사람의 화자가 이야기를 펼쳐는 구성은 낯설지만 참신했다. 같은 사건도 화자의 시각에 따라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었고, 퀴즈를 풀어나가는 전개법이 독자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특히 그림의 표현기법이 참신했다. 도대체 무엇으로 만들었을까? 궁금했는데 편집자의 설명을 들으니, 칠보작업으로 소컷 이미지를 만들고 사진촬영 해서 책에 옮겨 놓았다고 한다.  

충분히 이국적인 소재에 어울리는 독특한 일러스트에 높은 점수를 주면서, 이국문화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읽어나가면 크게 무리가 없는 외국아이들의 성장동화다. 독서수준이 높은 초등고학년이나 중학생부터 읽으면 좋겠다. 아이들의 세계가 궁금한 어른들도 필독 목록에 넣으면 좋을듯하다.


B.B편지와 캘리그래피를 알려주는 노아는, 결혼식 들러리로 코앞에 닥친 문제들을 긍정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슬기로운 아이다. 마치 딴 세상에 지내다 온 것 같다는 표현으로 놀라운 경험을 요약한 아이, 참 멋진 녀석이다!


부모의 이혼으로 상처받은 나디아는 거북이들의 삶을 통해 자신의 문제를 받아들이고 이해하면서 부모와 가족간에도 마음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깨닫는다.


자신의 맘을 잘 표현하지 않는 에탄은 침묵을 즐기는 아이라고 해야 할까? '때때로 침묵은 상처로 남는다'는 말과, '다시 살고 싶은 날은 언제고, 무슨 이유인가?' 라는 말이 가슴에 철렁 와 닿았다.


전학 와서 놀림감이 되고 괴롭힘을 당해도 꿋꿋하게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 줄리안은 넓은 세상을 경험한 아이만이 가질 수 있는 태도였다. 그런 세상을 경험시킨 아버지 싱의 역할이 참으로 돋보였다.


네 아이는 자신의 아픔과 상처를 극복하면서 터득한 살아있는 지식과, 다른 사람을 인정하고 배려하는 삶의 지혜로 퀴즈를 풀어 당당한 퀴즈왕이 된다. 물론 교통사고로 하반신 불구가 된 에바 마리 올린스키 선생님의 역할은 누구보다도 빛났고, 자신이 아이들을 뽑은 것이 아니라, 노아, 나디아, 에탄, 줄리안이라는 네 명의 '영혼들'이 선생님을 선택했음을 깨닫는다. 자신의 상처를 극복한 아이들이 선생님을 위해서 사랑으로 치유를 시작한 작은 영웅들을 만날 수 있다.


결승전에서 문제를 내는 부교육감 페어베인 박사는 참 대책 없이 황당한 사람으로 직책과 자질 문제를 잠시 생각케 하는 인물이다. 또 퀴즈에 나왔던 문제가 여러 분야였지만, 음악과 관련된 문제는 하나도 없었다. 코닉스버그가 과학 선생님이라는데 그래서일까?

자~ 당신의 퀴즈실력을 테스트하면서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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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모나리자의 수수께끼가 밝혀지다
    from 엄마는 독서중 2010-04-06 08:15 
    알라딘에선 네꼬님의 페이퍼로 <클로디아의 비밀>이 히트했는데, 개인적으로 코닉스 버그의 작품 <퀴즈왕들의 비밀>은 클로디아의 비밀보다 한 수 위라고 생각한다.^^  왜, <퀴즈왕들의 비밀>이 <클로디아의 비밀>보다 한 수 위인지는 두 개의 책을 다 읽으면 해답이 나온다. 위 두 작품과 <거짓말쟁이와 모나리자>까지 읽으면 코닉스 버그의 팬이 되는 건 거부할
 
 
 
여름방학 중 아이들과 읽어 볼 ..
주머니 속의 고래 - 중학교 국어교과서 수록도서 푸른도서관 17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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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 속의 고래? 주머니 속엔 유진이 있고, 고래는 그냥 바다에 있구만!" 책 표지를 보면서 우리 아들이 한 말이다. 우리 애들, 엄마가 서평 쓰려고 자기들 생각 묻는 걸 별로 환영하지 않는 분위기라, 초등6학년 막내와 중2 아들의 감상을 들어보려 작업(?)에 들어갔다.  ㅎㅎ


"이금이 선생님이 중학생들의 감상이 궁금하시다는 데, 아들아 소감 좀 얘기해 봐~ "

"전엔, 이런 책 읽으면 뭉클하기도 했는데, 요샌 뭉클하는 게 없어."

"연호나 준희 때문에 울컥하지 않았어? 엄마는 눈물났는데... "

"뭐~ 조금. 그렇다고 눈물 날 정도는 아니고."

"연호는 불쌍하지만, 준희가 왜? 그렇게 잘 해주는 양부모와 좋은 집에서 잘 살고 있는데..." 막내가 옆에서 이의를 제기했다.

"야, 집 있고 잘 해주는 부모 있다고 행복하냐? 마음이 행복해야지~"

오빠가 젊잖게 한마디로 응수했다.


"왜~ 네 감성이 마른거야, 공감이 안되는 거야?"

"응, 감성이 마른 건 아니고, 그냥 책일 뿐이라는 생각 때문에... 또 내가 연예인을 동경하거나 꿈꾸지도 않으니까 별로 관심 없지!"

"그냥 책일 뿐이다 생각하니 주인공과 동일시가 안되는구나!"


"나오는 아이들에 대한 생각은?"

"음, 이 책은 범생이는 없는 거 같고~ 그래도 연호가 범생인가?"

"연호가 왜 범생이야? 학교도 안 가고 지 맘대로 다 하는데."

동생의 반격이다.

"너도 연호처럼 투명인간으로 살고 싶다고 했잖아?

모델인가 하는 네 친구 재식이 긴 머리 때문에, 너까지 주목받고 싶지 않다고... "

"중학교 입학 초기에만 그랬지, 이젠 괜찮아. 연호처럼 투명인간으로 살면 재미없지!"

"고래의 의미와 너의 고래는?

"내 고래라~~ 이걸 꼭 해야겠다! 이런 건 아직 없어...  여기 나오는 애들도 자기 꿈을 어떻게든 펼치겠지만, 난 그냥 쉽고 편하게 살래. 집 나가 고생하는 건 싫어!"


지극히 현실적인 우리 아들의 답변이었다. 물론 나름대로 꿈을 가꾸고 있겠지만, 시시콜콜 말하기가 귀찮은가 보다.

"아~ 현중이가 '접으면 그게 꿈이냐? 종이지'라는 말은 정말 멋져!

자신이 걸어 갈 길을 지금부터 생각한다는 준희의 말에도 동감이야!"

라고 덧붙이는 걸 보니, 나름대로 주제에 접근했다고 생각된다.


아들 녀석은 지극히 말이 없는 편인데, 친구들과 오락실이나 놀이터에서 놀다 오고, 또래집단끼리 문제아적인 행동으로 반성문도 쓰는 등, 질풍노도의 시기라는 말이 딸을 키울때와는 다르게 서서히 느껴지는 중이다.

꿈에 도전하고 좌절하며 한 걸음씩 다가서면서, 진정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것이 그들이 잡은 고래일 것이다. 민기와 현중이, 연호와 준희의 고래가, 표지의 그림처럼 주머니 속에 있지 않고 대양에서 꿈틀거리듯 우리 아이들의 꿈도 그렇게 펼쳐지리라 기대한다.


*꿈은 그 꿈을 꾸는 자만이 이룰 수 있고, 현재진행형이라고 일깨워 주신 이금이선생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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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0대들의 사랑과 성, 그 조심스런 호기심
    from 파피루스 2008-01-12 09:04 
    2008년 1월 따끈따끈한 신간도서인 이 책의 표지처럼, 성에 대한 청소년의 조심스런 호기심은 핑크빛이 딱 어울릴 것이다. 두근두근 울렁울렁 연분홍빛 사랑을 꿈꾸던 시절을 거쳐, 이제는 내 아이들의 사춘기를 겪어내는 엄마가 되었다. 우리 아이들을 엿보려는 마음으로 '호기심'을 펴들었는데, 어라~~ 내가 보이는 거다. ^^ 세월이 흐르고 시대가 변해도 사랑과 성에 대한 호기심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딸들의 마음이야 내 마음과 크게 다르지 않을거라 짐작하지
  2. 5월 11일은 입양의 날, 읽으면 좋을 책
    from 파피루스 2008-05-10 20:34 
    가정의 달 5월, 11일은 입양의 날이라고 합니다. 혈통주의 때문에 국내입양이 많지 않아 해외입양 1위인 우리나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건전한 입양문화 정착과 국내입양의 활성화를 위하여 제정한 날이라는데, 2006년부터 시행되어 올해 3회를 맞는다고 합니다. 입양의 날을 맞아 아들과 함께 읽어볼 수 있는 책을 담았습니다. 유치원기 아이들에게 입양을 자연스럽게 알려주는 외국 그림책이다. 이웃
  3. 가슴에 고래를 품고 살자
    from 엄마는 독서중 2008-11-04 11:16 
    이번 주 금요일, 교육청 논술대회에 나가는 민경이가 5학년때 읽었던 책을 한번 더 읽고 남긴 기록이다. 우리 애들은 자기 이야기 쓰는게 싫어서 독후감 쓰기는 별로 즐기지 않는다. 여기에도 기자가 되고 싶다는 자신의 고래(꿈) 이야기를 쓰면 좋을 텐데 서둘러 마감했다.^^ 가슴에 고래를 품고 살자   -중학교 1학년 선민경- 청소년 성장소설인 이 책은, 중심인물이 세 명 나온다. 잘생긴 얼굴 덕에 연예인이 꿈이지만 딱히 이렇다 할
 
 
알맹이 2007-05-06 2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생생하고 재밌는 리뷰네요~ 아이들이 참 현실적이면서도 생각이 깊은 것 같아요.. ^^

순오기 2007-05-16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앤디뽕 님, 이렇게 댓글까지 달아주신 걸 이제야 발견했네요. 감사합니다!
현실적인 아이들, 어쩌면 어른들이 더 동화적일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