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화의 비밀 - 건축과 예술의 만남, 그 안에 숨겨진 세계의 걸작들
캐서린 매코맥 지음, 김하니 옮김 / 아르카디아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하늘을 향한 인간의 욕망은 권력의 향한 욕망 그 자체인지도 모른다.

그리스 신화의 이카로스는 더 높이 올라가고 싶다는 욕망을 이기지 못해 태양을 향해 올라가다 결국 날개를 붙인 밀랍이 녹아 추락했다.

요즘도 나라마다 도시마다 경쟁하듯이 끝없이 높이 올라가는 고층 건물들이 하늘 높이 조금이라도 더 높이 올라가고 싶은 인간 본연의 욕망을 나타내고 있다.

'천장화' 라고 하면 가장 먼저 미켈란젤로가 노년의 심혈을 기울인 바티칸의 시스티나 예배당의 작품들이 떠올릴 것이다.

스스로를 '조각가'라며 자긍심으로 살던 그에게 이 천장화 작업은 달갑지 않은 일이었지만 그는 자신을 시기해 이 일을 떠넘긴 브란만테와 라파엘로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다.

이 시스티나 예배당의 천장화로 그는 역사상 가장 뛰어난 화가 중 한 명으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이 책을 보면서 이렇게 많은 건물들에 천장화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된 거 같다.

예배당이나 궁전, 성당은 어느 정도 천장화가 있을 거라고 짐작은 했지만 아우크스부르크나 바르셀로나 시청사나 미국 의회의사당의 천장에 천장화는 의외였다.

특히 미국 의회의사당의 천장화는 미국 초대 대통령인 조시 워싱턴이 그리스 신화의 제우스처럼 표현해놓은 점은 의외인듯하면서도 그 심중이 이해가 가기도 했다.

유엔 제네바 사무국의 천장화는 건물을 아름답게 꾸미고 싶은 부분은 이해가 갔지만 나 역시도 그 큰 금액을 천장을 꾸미는 것보다 유엔 사무국이라면 경제적으로 힘든 나라의 지원 같은 곳에 사용했더라면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국 런던의 뱅퀴팅 하우스의 천장화는 루벤스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신선했다.

루벤스가 당시의 대단한 화가라는 점은 알고 있었지만 그가 영국 왕의 요청으로 천장화까지 제작했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음악으로 더욱 유명해진 알함브라 궁전의 천장화는 보면 볼수록 더 독특함에 눈길이 간다.

알함브라 궁전의 그 자체만으로 스페인까지 지배했던 이슬람 문화를 느낄 수 있다고 하지만 천장화야말로 그 정점이 아닐까 생각된다.

인도의 분디궁전 천장화는 인도의 종교인 힌두교 신화 예술을 잘 표현하여 신비로웠다.

'궁전' 중에 유일하게 왕족이 아닌 일반인이 소유한 곳이라는 영국 옥스퍼드셔의 블레넘 궁전의 천장화는 한때 궁전의 주인이었던 공작 부부의 눈동자를 그렸다고 하니 정말 특이하기 그지없다.

보석풍뎅이의 날개로 천장을 뒤덮은 브뤼셀 궁전의 독특한 녹색 천장화는 실제로 본다면 어떤 느낌일지 정말 궁금해진다.

라스베이거스의 호텔 카지노의 천장화나 멕시코 코스모비트랄 식물원의 천장화는 천장화가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한 곳에 천장화가 있고 그 천장화가 그동안 생각했던 천장화와는 달라서 더욱 인상적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셔닐 손수건과 속살 노란 멜론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괘나 오랜만에 읽는 에쿠니 가오리의 신간이다.

역시나 에쿠니 가오리~

처음은 별거 아닌 듯한 이야기의 시작이라 초반 흡입력은 언제나 그랬듯이 그럭저럭이다.

하지만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나도 모르게 빠져들어 버리는 그런 작품이 바로 그녀의 소설이 지닌 특징이자 장점인 거 같다.

이 작품도 그렇다.

세 명의 대학 동창이자 30년지기 친구인 리에와 다미코 그리고 사키라는 57세 중년 여성들의 이야기이지만 그저그런 50대 대학 동창생들의 이야기와는 조금 다르다.

세 사람이 꾸준하게 연락을 하고 있지만 한 명은 전업주부로, 한명은 결혼을 한번도 하지 않은 작가로, 한명은 금융전문가로 세계 곳곳을 누비는 커리어우언에 이혼을 두번 했지만 여전히 연애에 자유분방한 여성이다.

늘 그렇듯이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경제적으로 괘나 유로운 삶을 살아가는 성공한 여성들이다.

이 세 사람 중에 세간의 시점에서 가장 무난한 인생을 살고 있는 듯한 사키는 대학 졸업 후 결혼해 아들 둘과 남편과 살다가 최근에 큰아들이 독립을 했다.

정원을 꾸미고 영어를 배우러 다니는 것이 취미인 평범한 듯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그녀이지만 최근에 23살 된 큰아들이 갑자기 결혼을 하겠다며 여성을 집으로 데려와 골치가 아프다.

고작 23살에 6개월 만난 여자와 결혼을 하겠다니

게다가 이 여자 벌써 아들을 쥐락펴락하고 예비 시어머니인 자신마저 마음대로 할 요령인지 행동 하나하나가 통 마음에 들지 않는다.

다미코는 작가이다.

크게 성공한 작가는 아니지만 여전히 일거리가 끊이지 않는 괘 괜찮은 글쟁이인 셈이다.

애인은 있었지만 결혼은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지금은 오래전에 헤어진 애인인 모모치를 가끔 만나 밥을 먹기도 하고 수다를 떨기도 한다.

모모치와는 대학시절 사귀었지만 특별한 뭔가가 있어서가 아니라 시간의 흐름처럼 자연스럽게 멀어져 헤어졌다.

최근에 이혼을 했다는 모모치는 중년의 아저씨가 되었지만 은퇴를 하고 혼자 살기를 시작했다며 이런저런 가사일에 대해 다미코와 소소한 대화를 나누는 것을 즐기는 거 같다.

옛 애인이지만 벌써 30년 전 이야기이고 다미코도 모모치도 서로가 수다 친구인 그 정도 거리라고 다미코는 생각한다.

80이 넘은 다미코의 어머니인 가오루는 다미코의 몇 년 전에 암으로 죽은 친구의 딸의 남자친구가 일하는 수영장에 다니고 있다.

다미코는 위험하다는 이유로 반대했지만 스포츠 강사로 일하는 청년의 권유와 설득에 공감이 가서 용감하게 시작했고 지금은 수영장으로 가는 버스를 타는 것조차 즐겁다.

그라고 카오루의 즐거움은 다미코의 친구인 리에가 일본에서 살 집을 구하는 동안 이 집에서 지내고 있다.

모든 것에 무덤덤하고 반박자 느리고 '작가'라는 작가답게 야행성으로 아침에 일어나지 못하는 다미코와 달리 모든 것에 활력이 넘치고 자신이 준비한 아침식사 맛있게 먹어주고 이런저런 이야기까지 잘 통하는 리에와 한 집에 사는 것은 즐겁다.

일본에서 두 사람과 함께 대학을 다녔지만 외국으로 유학을 가서 그곳에서 직장을 구했고 그 후에도 세계 곳곳의 회사로 이직하다 영국에서 10년이 넘게 일을 하다 최근에 일본으로 돌아온 리에는 셋 중에서도 특별한 사람이다.

외국계 금융회사에서 오래 일을 한 만큼 투자에도 두각을 보여 일본에도 여러 채의 집을 가지고 있지만 이 집들은 투자용이라며 자신이 살 집을 구하는 동안 대학 동창인 다미코의 집에서 지내기로 했다.

다미코는 어머니와 단둘이 사니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서 부탁했는데 다미코도 큰 반대 없이 받아들여 주었다.

자신의 본가라고 해도 이렇게 무턱대고 찾아가지 않는 것이 일본인들의 보통일텐데 친구 집에 기한도 없이 무작정 지낸다는 것만으로도 리에는 전형적인 일본인 아니 보통 사람의 사고 체계는 아닌 거 같다.

다미코는 반대할 이유가 없어서 리에를 받아들였다고 하지만 역으로 리에의 이런 부탁을 받아들일 이유도 없다.

처음 리에가 등장했을 때 ' 뭐 이런 제멋대로인 사람이 있지~'

리에가 지낼 곳이 없을 정도의 경제적으로 힘든 사람이라면 조금 이해가 되지만 이 소설에서 리에는 이 작품의 등장인물 중에 경제적으로 가장 성공한 사람이다.

짐은 대여 보관소에 맡기고 본인은 호텔에서 지내면 될텐데 왜 굳이 손님방조차도 제대로 없는 친구의 집에서 묵겠다는 것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고 내가 다미코라면 바로 거절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리에가 다미코의 집에 묵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다짜고짜 영국에서 돌아온 리에는 영국에서 거의 남편처럼 지냈던 남자친구가 바람을 피워 헤어졌고 영국에서 그 남자와 결혼해 살 계획이 틀어져 일본으로 돌아온 것이었다.

생각해 보니 리에는 호텔에서 혼자 지내는 것이 싫지만 부모님은 돌아가셨고 만날 때마다 자신을 좋아하지 않은 티를 팍팍 내는 남동생 부부가 살고 있는 본가는 이제는 자신과는 상관없는 보기 싫은 저택일 뿐이다.

남동생의 아들인 조카는 너무 귀엽고 사람스러워 외국에 살 때도 방학이면 초대를 해서 함께 여기저기 여행도 다녔고 자주 연락도 하지만 그 아이의 엄마는 정말이지 만나면 기분이 나빠지는 가능한 한 만나고 싶지 않은 여자일 뿐이다.

남편의 누나가 너무 잘나가는 커리어 우먼인데가 자신의 하나뿐인 아들도 엄마인 자신보다 고모를 의지하고 동경하니 질투하는 심정은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잘난 시누이가 있는 것이 못난 시누이가 있는 것보다는 휠씬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될텐데~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ㅋㅋ

아내의 말대로만 하느라 부모님의 유품과 불단까지 대여 창고에 처박아두고 부모님이 사시던 집도 아내의 취향대로 천박하게 엉망으로 고친 남동생도 이제는 만나고 싶지 않다.

이런 리에에게 자신에게 살가운 다미코의 어머니 가오루는 자신에게 어머니같은 존재가 아니었을까~

또 남들이 보기엔 이해가 가지 않는 리에의 막무가내를 덤덤하게 받아주는 다미코는 친구라기보다는 고국이자 집 그 자체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다미코의 방까지 차지하고 다미코가 모아둔 비싼 와인들을 허락도 받지 않고 마음대로 꺼내 마시며 집을 엉망으로 만들기도 하고 집도 못 구해 다미코에 집에 있으면서 차를 구매하고 이런저런 물건을 구매해 그렇지 않아도 좁은 집을 짐으로 가득 채우는 등 민폐를 넘어 행패로 보이기까지 하는 리에의 행동은 보통 사람은 참아내기 힘들 것이다.

밤늦게 일을 하는 작업실까지 와서 와인 잔을 내밀며 일을 방해하며 자신과 놀아주지 않는다고 투정하는 리에를 보면 피가 거꾸로 솟는 듯한 분노를 느끼기도 했다.

왠만한 사람이었다면 '꺼져~ ' 라는 한 마디로 30년 우정이고 나발이고를 정리했겠지만 리에의 특별함에 큰 반응을 하지 않는 다미코는 예나 지금이나 속으로만 불편하다고 생각한다.

다미코의 무던함에 리에가 너무 기대는 듯하지만 이야기 진행될수록 그들이 누가 누구에게 기생이 아닌 서로 주고받는 공생 관계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다미코가 천성적으로든 후천적으로든 어머니에게 할 수 없는 것들을 리에가 자연스럽게 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이 함께 보낸 30년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암으로 몇 년 전에 세상을 떠난 친구의 딸인 마도카와 그녀의 남자친구 리쿠토는 다미코의 집에 자주 드나든다.

특히 리쿠토는 가오루의 이런저런 집안일을 도와주기도 하고 부탁을 들어주기도 해서 가오루는 리쿠토가 오는 것이 반갑다.

다미코는 남인 리쿠토에게 그렇게까지 편하게 구는 어머니가 이해가 가지 않아 몇 번이나 이야기했지만 가오루는 달라지지 않는다.

어차피 마도카를 통해서 만난 사이라지만 마도카와 리쿠토가 헤어진 후에도 가오루는 그들의 이별과 자신과 리쿠토의 관계가 무슨 상관이 있는 것인지 다미코의 이야기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일부러 그러는 것인지 모르고 그러는 것인지 남에게 폐를 끼치는 것조차 자신의 특별함이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리에, 너무나도 별난 친구 리에를 받아들이는 다미코의 무던함, 리쿠토에 대한 가오루의 예전과 다름없는 행동들, 자신이 싫어하는 며느릿감이 거의 강제로 안긴 강아지 둥글이에게 빠진 사키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무던한 듯한 무던하지 않고, 특별 아니 별난 듯하면서도 평범하다.

소설은 리에가 그 별남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자신의 집을 구매해 다미코의 집에서 나오면서 끝이 났다.

상식적인 듯 상식적이지 않은 등장인물들의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일상을 고저가 없는 잔잔한 에쿠니 가오리의 문체로 읽을 수 있는 작품이었다.

'상식적'이라는 것에 고집하지 않고 '비상식적'에 유난을 떨지 않는 에쿠니만의 빛나는 잔물결 같은 소설을 읽을 수 있었던 거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기는 투자자는 이것만 한다! - 과학적 접근으로 주식 투자 승리하는 법칙
가미오카 마사아키 지음 / 도서출판 더북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2024년 코스피+코스닥 대한민국의 주식 시장의 성적은 세계 꼴찌이다.

반짝반짝 빛을 내며 올해 내내 상승 중인 미국 주식 시장은 말할 것도 없고 한동안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자산 손실을 주던 중국 장도 시진핑 주석의 압박 하에 내놓은 각종 정책들에 힘입어 상승장으로 돌아섰다.

지금 대한민국과 비슷한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는 프랑스와 제조업 중심의 경제 장기 침체를 걱정하던 독일도 대한민국에 비하여 고성장을 이룬 셈이다.

뿐만 아니라 30년간 잠자던 마이너스 금리와 저성장의 대표격이 되어버렸던 일본도 긴 잠에서 깨어나듯 상승장으로 바뀌었다.

주식 투자에 대해 한참 이 책 저 책 기웃거리며 나름 공부를 한다고 하지만 이 책의 저자의 이야기대로라면 쓸데없이 시간만 낭비했는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대학시절 투자를 시작해서 6억 엔의 자산을 구축한 컨설턴팅 회사의 대표라고 한다.

뇌과학자이자 사회심리학과 행동 경제학의 전문가이기도 한 부업 투자자인 저자가 말하는 투자 법칙은 '투자'라는 분야에서 가장 확실하게 이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인 것은 틀림없다.

저자는 '재현성'을 실천하는 것이 수익을 얻는 단 한 가지 절대적인 방법이라고 말한다.

저자가 말하는 재현성은 표현만 다를 뿐 '패턴''자신만의 방식' 등등 성공한 투자자들이 모두 입 모아 말하는 그것이라는 것을 책을 조금만 읽어도 알 수 있었다.

저자가 성공했던 방법은 사실 주식투자 관련 괜찮은 책을 1-2궘만 읽어도 알 수 있는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성공적인 수익을 내는 것과 방법을 아는 것은 다른 문제이다.

이론에는'더'라는 욕심과 개인이 처한 다양한 상황과 각각의 '심리' 가 빠져있기에 심리는 다루는 마인드컨트롤이 더욱 중요하다.

'저가매수 고가매도' 가장 기본적인 것을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

'금리 x 경기' 가 만드는 네 가지 패턴 또한 낯설지 않지만 너무 당연해서 그냥 무심하게 보고 넘긴 거 같다.

다음부터 이 책에서 배운 대로 제대로 활용해서 투자에 도움이 되도록 활용해야겠다.

RSI 역시 기술적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나 방송에서 몇 번인가 들었지만 깊이 공부할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종목의 관련성에 관심을 가지라는 조언 또한 너무 당연한 투자의 방법이다.

저자가 알려주는 트레이딩 방법들도 딱히 특별하지는 않지만 다시 읽으면서 예전에 공부했던 내용을 다시 복습할 수 있었다.

책은 페이지 수에 일단 부담이 없고 내용도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부분의 정리가 잘 되어있어 주식 투자 기본을 잘 배울 수 있을 거 같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키아벨리 - 권력의 기술자, 시대의 조롱꾼 문화 평전 심포지엄 4
폴커 라인하르트 지음, 최호영.김하락 옮김 / 북캠퍼스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책에 포장된 비닐을 뜯으면서 이렇게 두근거린 것이 얼마만인지 ^^

책 표자에 비쩍 마른 날카로운 턱선의 결코 미남이라고 할 수 없는 이 남자가 대표작 '군주론'을 비롯한 다양한 저서들을 남긴 마키아벨리이다.

몇 달 전에 읽었던 군주론은 벌써 몇 권째인지조차 모를 정도로 출판사 별로 출판된 군주론은 눈에 띄는 대로 다 읽었던 거 같다.

마키아벨리라는 사람이나 사상에 대한 책 또한 몇 권이나 읽었지만 여전히 이런 책을 읽는 것은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즐거운 일이다.

마키아벨리즘이라고 하면 양심과 도덕을 중시하던 기존의 정치와 달리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비도덕적이고 야비한 행동도 마다하지 않는 정치 스타일을 뜻한다.

정치인들에게 딱히 양심이나 도덕성을 바랄 수 없다는 점은 대한민국의 정치인들과 비슷하지만 마키아벨리가 그의 저서에서 말하는 목적은 정치인 개인의 경제적 이익이나 영달이 아니라는 점에서 현재의 정치인들과 전혀 다르다.

마키아벨리의 정치사상은 언뜻 보면 현실적인 정치인의 모습이지만 그가 이상적으로 여기는 정치는 정치인 개인이 아닌 국민 당시엔 피렌체 시민을 위해 자신의 양심이나 도덕적 명성까지 버릴 수 있는 정치인이기에 지금 우리 사회가 바라는 가장 이상적인 정치인의 모습이자 가장 비현실적인 정치인의 모습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도 마키아벨리는 끊임없이 자신의 정치적 욕망과 행정적 욕심을 말하지만 그의 이상은 그의 세계에서도, 지금의 현실에서도 끝내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가 이상적인 군주로 생각했던 밀라노의 군주였던 프란체스코 스포르자와 체사레 보르자가 있다.

용병대장에서 군주로 등극한 밀라노의 군주 스포르자는 밀라노라는 나라와 시대에 맞춤 인물이었고 말년까지 신중한 통치로 좋은 평판을 받았으니 지금봐도 개인의 능력과 시대 모든 것이 완벽한 군주의 모습이지만 마키아벨리는 더 많은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군주론의 모델로 알려진 체사레 보르자는 마키아벨리가 실제로 만난 인물중에 그가 이상적인 군주의 자질을 가졌다고보았지만 그가 보여줬던 정치적, 군사적 행보는 체사레 개인의 능력도 있었지만 당시 교황이었던 아버지의 권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들이기에 금수저의 특권이었다고도 봐도 무관할 것이다.

군주론을 통해서 알게 된 체사레 보르자와 보르자 집안에 대한 책을 찾아서 읽는 것도 당시 이탈리아의 역사적 배경과 체사레 개인과 스페인계에서 교황이 되었던 보르자와 정치적 야심, 당시 최고의 미인이었던 체사레의 여동생 루크레치아의 이야기도 읽을 수 있어 흥미진진하다.

마키아벨리의 정치적 사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가 살았던 시대의 피렌체의 정치 상황을 알아야 한다.

물른 그의 개인적인 성격이 가장 크겠지만 긴 시간 동안 경제, 문화뿐만 아니라 정치까지도 메디치 가문의 지배하에 있는 이름만 '피렌체공국' 이지 실제로는 '메디치 왕국'이나 다름없었다.

메디치 가문의 힘이 잠깐 약해졌을 때 기회를 잡아 공화국으로 잠깐 정치 체제가 바뀌었고 마키아벨리가 나름 외교관으로 활동했던 짧은 시기가 바로 이 시기이다.

하지만 공화정이 되었다고 해도 긴 시간 메디치 가문의 지배하에 있었기에 공화정의 정치가 제대로 돌아갈 리 없고 이 혼란은 다시 메디치 가문에게 권력을 되찾을 기회를 준다.

'피렌체= 메디치' 라는 공식은 피렌체 내에서뿐만 아니라 국외에서도 영향력이 지대했다.

미켈란젤로가 메디치 가문이 낳고 키운 천재 예술가였다면, 마키아벨리는 메디치 가문으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받고 무시당했다.

'군주론'은 마키아벨리가 메디치 가문의 당주에게 자신을 써달라고 부탁하는 이력서이자 아부 선물이었지만 그조차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들이 군주론을 읽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군주론의 내용은 당시 지배계층들이 행하고 있지만 밝히기엔 불편한 내용들이 가득했기에 이 또한 마키아벨리가 지배계층에게 껄끄러운 글쟁이로 인식되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다시 메디치 가문이 피렌체 정국을 지배하고 그 후 마키아벨리는 말단 공직조차 앉아보지 못한 채 아버지가 남겨준 포도밭과 별장에서 자신과 같은 처지의 촌부들과 시대를 풍자, 비판하면서 여생을 보냈다고 한다.

이 책을 통해서 이미 알고 있던 마키아벨리의 일상의 에피소드들과 당시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고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그의 생각들이 태어난 배경, 그가 일생에서 나름 의미 있는 공직 생활 동안의 행적 등을 더욱 자세하게 알 수 있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그가 지금 현세에 살았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잘 돼야 풍자를 잘 하는 작가나 입이 거친 재야의 정치가가 되는 것이 그가 사회적으로 올라갈 수 있는 최고의 위치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마키아벨리가 현재를 살고 있는 정치인이었다면 그는 결코 권력의 중심부에 있는 정치인은 못됐을 것이다.

그러기에는 자신의 진짜 의도를 숨기고 타인을 속이는데 능숙하지 않은 마키아벨리는 어느 정당이나 힘 있는 정치인의 위선적인 모습에 속아 전략적 희생양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생각된다.

마키아벨리는 지배계층이 숨기고 싶어하는 것을 까발리는데 탁월했고, 자신이 뛰어나다는 것을 숨기는데는 미숙한 아니 숨길 의도 자체가 없었다.

이런 인물은 어느 시대에나 정치적으로 지배계층의 견제를 받거나 철저하게 지배세력으로부터 무시를 당하게 되는 것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설사 그가 유력가문에 태어났다고해도 그는 자신의 가문보다 자신의 명성을 우선시했을테니 역시 가문으로부터도 철저하게 배제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다.

그는 밖으로는 인간에 대한 믿을 수 없는 존재라고 하면서 끝내 자신을 인정하지 않았던 조국인 피렌체에 대한 애정조차 놓지 못한 거 같아 피렌체에 대한 그의 짝사랑이 더욱 안타깝기만 했다

'마키아벨리'라는 인물과 그가 살았던 시대 그리고 그가 만났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고

양장본에 400p가 넘어 괘 어렵고 딱딱한 내용의 책처럼 보이지만 내용은 딱히 어렵지 않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론 머스크 플랜3 - 전기차에서 AI, 우주를 담은 마스터플랜의 현주소
이진복 지음 / 미래의창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화 기생충에서 아버지 송강호가 아들 최우식에게 하는 유명만 대사가 있다.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

많은 부분에서 참 많이 활용되고 있는 이 대사를 보면서 가장 이 말이 어울리는 사람은 2024년 트럼프에게 올인한 일론 머스크일 것이다.

한때 자신이 운영하던 트위터에서 트럼프의 계정을 막기도 하며 서로 대놓고 비방을 할 정도로 싫어했던 그 둘이 2024년 미국 대선의 선거전에서 누구보다 가까운 사이가 되어 각종 언론매체에 보습을 드러냈다.

일론 머스크에 대해서든 조금은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을 통해 그가 꿈꾸는 미래가 어떤 모습이며 그 미래에 자신과 자신이 만들어낸 사업체들이 어떤 위치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지 선명하게 알 수 있었다.

전형적인 미국 태생의 백인이라고 생각했던 그가 남아공 출신이라고 해서 의외라고 생각했었다.

원래 민주당 지지자였던 머스크가 공화당 지지자로 돌아선 것은 공화당과 민주당에 같은 금액을 기부했던 것을 민주당 의원이 비난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러 기업을 이끄는 기업인이 기업의 미래를 위해서 양 당에 기부하는 것이 딱히 별난 행동도 아닌데 공개적으로 자신을 비난한 민주당에 정이 떨어질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머스크는 트럼프를 능가하는 기행들을 하면서 논란의 이슈를 제공해 테슬라의 주식을 가진 주주들을 항상 긴장하게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테슬라의 리스크는 '일론 머스크'라는 말이 어느 정도는 수긍이 간다.

하지만 기업인으로서의 그의 능력은 지금의 애플을 만들어낸 스티브 잡스를 능가할지도 모르겠다.

정치에는 관심조차 가지지 않았고 사생활 문제도 없었던 잡스에 비해 그는 트럼프와 잡스의 장단점을 믹스해 놓은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거 같다.

머스크는 전자결제 업계의 시작을 연 페이팔의 창업 멤버로 페이팔을 팔아서 번 돈으로 테슬라를 창업했으며 지금의 트럼프의 소유가 된 트위터를 소유하기도 했고 태양력이나, 풍력 등 천연 에너지를 활용할 때 가장 중요한 충전지를 만드는 사업체도 있으며 테슬라에 들어가는 배터리도 자체 생산을 계획 중이다.

우주산업과 로봇기술, 자율주행 등 언뜻 보면 중구난방으로 보이는 다양한 사업체를 소유해서 도대체 그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미래가 어떤 모습인지 일반적인 관점에서는 상상도 잘되지 않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가 하는 사업들은 서로가 미래로 발전하는데에 상호보완적이라는 점이 드러난다.

그저 새로운 기술이나 그 기술을 지닌 기업들을 수집하는 것이 아니라 테슬라가 자율주행 기술을 접해 자율주행 택시를 만들어냈고 우주 산업을 접합해 달리는 자동차를 넘어서 나는 자동차를 개발하고 있다고 하니 퍼즐을 키워 맞추듯이 그의 사업체들은 따로 또 같이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 낸다.

그가 세상에 선보이는 모든 것들이 그가 얼마나 뛰어난 기업가인지 알려주는 증거인 셈이다

트럼프에게 전부를 건 투자를 했고 2025년 지금까지 그의 사업에서 발목을 잡았던 각종 규제들이 약해지거나 없어질 것이다.

이제 트럼프라는 사자를 탄 머스크가 얼마나 자신의 역량을 맘껏 펼칠지 그의 기업들이 변화시킬 세상이 어떤 모습일지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되는 것 또한 솔직한 심정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