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 매뉴얼 - 내 인생에 매뉴얼이 필요하다면 그건 섹스일지도
펠리시아 조폴 지음, 공민희 옮김, 폴 키플, 스카티 레이프스나이더 그림 / 큐리어스(Qrious)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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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한(?) 책에 대한 서평을 시작하니 솔직하게 얘기해 보자. 340대 남자들은 아직 성()에 대해 공론화가 가능했던 시기 이전에 사춘기를 보냈던 이들이다.(동일 세대 여자들도 마찬가지지만 우선 성에 대해 다소 왜곡된 수용체로서 남성의 문제는 겪어본지라 심각함에 동의한다)

 

제대로 된 성지식의 습득이 있었을까? 대부분의 가정에서 어머니는 인자하시지만 하루종일 일터에서 피곤에 찌든 모습으로 다리 밑에서 주워 왔다고 하고 아버지는 행여라도 공부에 지장 있을까봐 근엄한 표정으로 성에 대해 원천차단을 시켰을 것이다. 한창 혈기왕성했던 시절 성에 대한 호기심과 끝없는 탐구열(표현이 너무 조신하다.)을 충족시켜줄 수단은 포르노라고 불리우는 비디오테잎과 저급한 야설, 만화였다. 이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유교문화의 성에 대한 폐쇄성이라고 하더라도 횡행하던 시절의 성에 대한 지식습득은 결국 끝없이 음지로 스며들게 만들었다. 그리고 철저히 선배로부터의 구전을 통한 무용담과 설교로 변형되어 기괴한 실체로 존재하게 되었다.

 

당연히 이성과 교제를 하고 사랑하게 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제대로 된 성 지식을 얻지 못했던 것이다. 물론 인터넷의 발달과 성에 대해서 양지에서 공론화하고 성교육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많은 잘못된 성개념들이 바로잡아 졌지만 이미 익숙해진 창구를 통해 얻었던 왜곡된 성에 대한 지식은 남성의 잠재의식 저편에 또아리 틀며 올바른 섹스에 대한 접근을 어렵게 했다.

 

<섹스 매뉴얼>은 이런 배경을 감안할 때 사춘기 청소년들보다도 일천한 섹스에 대한 지식과 올바른 이용법에 목마른 많은 이들에게 필요한 책이 아닐까 싶다. 부제처럼 정말이지 수많은 매뉴얼들이 출판가를 점령하고 있지만 정작 가려운 곳을 긁어줄 책은 바로 이책인 것이다.

 

이 책은 기존에 갖고 있었던 고정관념을 처음부터 다시 재정립하도록 알려준다. 서로의 눈길을 통해 섹스를 갈구함을 느끼고 짧은 키스와 구강성교를 거친후 바로 삽입으로 이어지는 포르노화한 성행위에 익숙한 기존의 섹스를 이성과의 하모니에 중점을 두고 완벽한 조화를 위한 실내 가구와 조명등의 상태를 조언함은 물론 황홀한 키스와 상대에 대한 애무를 어떻게 진전시킬지 조목조목 설명해 준다.

 

성보조기구의 올바른 사용법은 물론 이성에 대해 끊임없는 성적자극을 유지시켜주기 위한 자기관리까지 이 책은 한마디로 이성과의 섹스를 안전하고 즐겁게 영위하기 위한 기본적이면서도 간과해 왔던 지식들을 일목요연하게 연결시켜준다.

 

책을 덮으면서 스스로에게 놀랐다. 아무런 성적 지식도 없이 아내와 지금까지 성생활을 해왔다는 무지함에 대해서 말이다. 작지만 소중함에서는 큰 역할을 해 줄 것이다. 또한 세대를 아우르는 이 책은 미혼의 청춘남녀는 물론 매너리즘에 빠진 부부에게도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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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과 치 - 인생의 격을 높이고 현자의 치를 터득하다
민경조 지음 / 알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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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동서양의 고전 속에서 삶의 지혜와 기업경영의 혜안을 얻고자 하는 움직임이 열풍이다. 효율성에 천착하면서 정작 인간을 부품화시켰던 서구식 자본주의에 대한 반성에서 시작된 이 추세는 구미의 유명한 기업들은 물론 국내 유수의 기업들에서도 주목하고 경영에 반영하려는 등 쓰러져 가는 인문학에 회생 분위기에 일조하는 듯 싶어 반갑다. 하지만 인문학은 인간 그 자체에 문제의식을 투영하여 이해하려는 학문이다. 조직의 구성원인 개인에 대한 올바른 리더십은 인문학에 대한 이해여야하지 경영에 있어 실적향상을 기대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격과 치>는 동양 고전 속에 나타난 삶의 자세와 리더십에 대한 공자, 맹자 등 성인들의 가르침을 소개해 주는 책이다. 인간의 삶과 이러한 삶이 어우러진 사회상은 시대가 바뀌어도 달라질 바가 없다. 그러기에 당시 사회상을 두고 위정자와 대화를 통해 어진 통치를 원했던 공자의 말씀을 현대에 준용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만큼 울림이 크며 리더로서의 자세에 대한 일침은 오늘도 유용하다.

 

선인들의 성공과 실패는 그야말로 산 경험과 지식의 산물이었다. 우리가 역사를 공부하고, 고전을 읽는 것도 바로 이들을 거울삼아 현재의 나를 돌아보고 미래를 열어가려는 생각에서일 것이다.”

저자는 머리말을 통해 역사 속에서 우리의 모습을 판단할 것을 당부한다. 2천년도 더 오래된 고대의 선현들의 말들이 아무리 소중하다해도 현재에 적용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은 88가지 가르침을 곱씹어 보고 현재의 우리 모습과 비교해보면 극명하게 드러난다.

 

무릇 군주는 배요, 백성은 물이고 여러 신하는 그 배에 탄 승객이고, 장군 양기는 뱃사공이다. 전심전력을 다하여 배를 저어야지, 태만하고 거들먹 거리기만 한다면 장차 거센 물결에 배가 가라앉을 수도 있다라고 하면서 장군 양기의 전횡을 비판했다고 한다”(59화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고 뒤집기도 한다 본문 147페이지중)

 

얼마전 지방자치선거가 치러졌고 세월호 참사를 통해 드러난 정부의 대응능력 부재는 무능함으로 드러나면서 준엄한 심판이 내려지길 바랬다. 하지만 일부는 그렇다고 여겼지만 여전히 대통령에 대한 무조건적인 애정은 정부 및 여당에 대한 심판은 커녕 대통령에 기대어 안위를 구차하게 연명하는데 성공하도록 했다. 한숨을 내쉬며 다시금 스멀스멀 예전의 구태를 다시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가르침을 통해 진정 국민을 위하고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정치의 시작과 끝임을 기득권층이 깨달아야 하지 않을까?

 

<격과 치>에서 다루는 가르침의 대부분은 자신을 수양하고 남을 배려하는 삶을 통해 리더로서 자격을 갖추야 하며 주변에 귀를 귀울여 의견을 수용하고 스스로 절제함으로서 국민과 국가를 위해 필요한 인재가 되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삶의 자세가 결국 수신제가에도 성공한다는 것이다.

 

나만 옳고 상대방은 그르다고 생각하며, 내 의견대로 모든 일을 끌고 가려는 사람, 이 방향이 아니면 안된다고 우기는 사람, 자기 밥그릇만 챙기려는 사람, 이런 사람이 널려있는 세상에서 모두에게 이로운 방향이 내게도 가장 이로운 방향이라는 것을 깨닫는 사람들이 늘어 난다면 우리와 우리나라의 미래도 밝지 않을까? 하지만 결코 쉬운게 아니라는 점도 잘 안다. 그러기에 수천년 전부터 성현들이 그토록 경고하고 가르쳐왔어도 어딜 가나 반복되니 말이다. 작은 물방울이 반복되어 결국 바윗돌을 깨듯 작은 시작이지만 그 끝이 창대해 질 것임을 기대하며 독자들 하나하나 가르침을 기억하고 또 현실에서 적용하려 애쓸 때 사회는 건전해지고 국민의 행복은 가까운데 있을 것이기에 이 책의 소중함을 강조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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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기업 메이저리그 - 그들은 어떻게 최고의 비즈니스가 되었는가
송재우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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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저자인 송재우 해설위원에 대해서는 프로야구를 좋아하고 류현진, 추신수가 맹활약중인 미국 메이저리그 경기해설에 대해서는 오래전 박찬호 선수시절부터 해박한 이론과 미 메이저리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알기 쉽고 경기흐름을 꿰뚫는 해설로 격찬을 받고 있는 전문가라는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런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송해설위원이 <꿈의 기업 메이저리그>를 펴냈다.

 

이 책은 비단 메이저리그에 관심을 갖고 있는 많은 팬들 뿐만 아니라 국내 프로야구 선수들은 물론 야구단을 운영하고 있는 프론트 및 구단 홍보관계자들에게 필독서로서 권장해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이미 장년에 접어든 국내 프로야구지만 아무리 공인구의 반발계수를 늘렸다 해도 신생팀으로 2년차인 특정팀이 2위를 달릴 정도로 조악한 야구 수준(그 팀의 팬들은 반발하겠지만 신생팀에 대한 혜택을 차치하고라도 기존 팀들의 수준은 솔직히 창피하다)과 투수 혹사로 인한 스타플레이어의 부재, 모기업 총수의 눈치를 보느라 정작 구단에 대해서는 정치를 일삼는 일부 구단 프론트들을 보면 이 책을 통해 접하는 메이저리그에 근접하기 위해서는 우리도 아마 100여년의 기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꿈의 기업 메이저리그>은 잘 알려진 인기구단과 그 프랜차이즈 스타들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메이저리그가 어떻게 오랜 역사에 걸맞는 인기를 누려왔으며 선수노조 파업의 위기를 극복해 내면서 다시금 예전의 영광을 되찾는 이유를 설명해 준다. 철저한 팬 위주의 마케팅과 팬들을 찾아오게끔 만드는 선수들의 화려하고 열정적인 플레이, 그리고 전통과 새로움이 잘 버무려진 야구장의 개성넘치는 특성들이 어우러져 지금의 메이저리그를 이어가고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이외에도 우승을 향한 철저한 연구와 팀의 상황에 맞춘 전략, 특히 영화 <머니볼>로 유명해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빌리빈 단장이 세이버매트릭스라 불리우는 철저한 통계를 바탕으로 필요한 선수들을 조합하여 20연승의 대기록을 달성한 부분에서는 선진야구이자 전세계 모든 야구선수들의 드림랜드인 메이저리그의 전통과 위상을 새삼 깨닫게 만든다.

 

특히 팀의 성적은 우리가 책임진다는 모토 아래 현장에서 원하는 선수수급과 스케줄 및 컨디션의 철저한 관리를 통해 월드시리즈 진출과 우승반지를 차지하기 위해 매진하는 프론트의 역할분담과 매니지먼트는 국내 프로야구단의 반성과 벤치마킹을 요구하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성적부진의 모든 책임은 감독에게 지운 채 자신들은 나몰라라 하는 일부 구단(여기에는 내 응원팀 LG트윈스도 포함될 것이다. 본인들이야 절대 아니라 여기겠지만...)의 구태의연한 운영은 국내 프로야구가 반성하고 지향해야 할 방향성이 메이저리그에 있음을 이 책은 제시해 준다.

 

프로야구에 관심있는 독자들이라면 꼭 일독하시기를 권한다. 이처럼 이해하기 쉽고 미 메이저리그에 대한 지식을 갖는데 안성맞춤인 책을 적어도 국내에서 찾아보기란 연목구어일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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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의욕을 끌어낼 것인가 - 컬럼비아대학교 인간성향 대탐구
하이디 그랜트 할버슨.토리 히긴스 지음, 강유리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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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인생에서 어려운 일에 부닥치거나 궁지에 몰렸을 때 이를 타개할 방안 모색에 있어서 서로 상이한 본능을 드러낸다고 한다. 모험을 감수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경우와 현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여 위험을 회피하려는 성향. 이를 컬럼비아대학교 동기과학센터는 지난 20여년간 다양한 연구를 통해 두가지 성향으로 규명해 냈다. ‘성취지향형안정지향형’.

 

<어떻게 의욕을 끌어낼 것인가>는 이 두가지 인간 성향에 대한 연구결과를 통해 타인을 이해하고 자신의 성향을 들여다 보는데 유용한 도움을 주는 책이다. 저자는 성취지향형의 스타일을 목표를 뭔가를 얻거나 발전하기 위한 기회로 여기는, 성공을 가정하여 얻게 될 혜택과 보상에 초점을 맞추는 사람들이 속한다고 한다. 반면 책임을 완수하고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목표를 추구하는, 이기지는 못하더라도 잃지는 않으려는 스타일의 사람들을 안정지향형 스타일이라고 규정한.

 

저자는 이 두가지 스타일이 어느 한쪽보다 우위에 있다고 설명하지 않는다. 성취지향형의 사람들의 경우 위험선호적이고 대부분의 사안을 다소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바라보다가 자칫 얼토당토 않는 실수를 하거나 깊은 사고를 통해 보다 더 신중한 결정으로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음에도 즉흥적인 결정으로 아쉬움을 남기고 만다는 것이다. 즉 자신이 미리 그려보는 결과와 다른 결과를 대비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안정지향형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실패는 시도해 본 자만이 갖는 특권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안정을 추구하다 보니 과감한 행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보상을 놓치며 발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 두가지 인간성향이 한명이 개인에게서 혼재해서 나타나기도 한다고 말한다. 긍정적이고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더라도 생명의 위중함 앞에서는 안정지향형으로 바뀔 수도 있고 충분히 상황을 파악했다고 판단하면 안정지향형의 사람도 주어진 여건 안에서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사안을 바라보는 특성을 나타낼 수 있기도 하단다.

 

이 책을 집어든 배경에는 조직내에서 다양한 성향을 보이는 구성원들에게 어떻게 근로의욕을 이끌어 낼 수 있을까하는 물음에 대한 작은 행동에서 나왔다. 즉 인재 활용의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였다. 이 책에서는 두가지 성향을 바탕으로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는 팁을 준다. 창의성과 혁신이 필요로 하는 부분에서는 성취지향형의 인재가 훨씬 더 우수한 성과를 나타낸다. 아이디어가 완벽하거나 당장 실행할 수 있어야만 한다고 걱정하지 않는 특성으로 수많은 아이디어를 내는 와중에 많은 것들이 배제되더라도 그중에 단 하나의 아이디어가 빅히트를 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사례에 성취지향형이 제격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체계적, 논리적으로 결론을 도출해 내는 분석적 사고를 가진 안정지향형의 사람들 역시 필요한 인재라는 것이다. 그리고 안정지향형의 인재들이 만들어내는 시스템은 큰 재난이나 대형사고 앞에서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미 항공우주국의 사례를 거론하다.

 

이처럼 두가지 성향의 인간들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이 조직을 건강하게 하고 좀 더 발전적이며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것을 독자들에게 깨닫게 한다. 이제야 개인적으로 부하직원들의 성향과 그 성향에서 나타나는 장단점이 어느 정도 머릿속에 들어옴을 깨닫게 된다.

 

<어떻게 의욕을 끌어낼 것인가>는 이외에도 두가지 성향을 각기 지닌 연인들의 궁합과 아이들의 성향에 맞춘 양육방식, 선택과 결정에서 나타나는 두 성향간 차이등을 설명해 준다.

그동안 자기계발 성향의 책들이 강조하거나 무조건적인 선으로 추앙했던 성취지향형은 결국 절반에 대해서만 맞는 것이라는 걸 깨닫게 될 것이다. 결코 안정지향형의 스타일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은 자기계발과 먼 개념의 인간이라고 자학할 필요가 없는 것도 당연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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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더 그리운 제주 - 제주로 떠나는 서른한 가지 핑계
여행자들 지음 / 하이미디어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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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가 참 재미있는 책이다. ‘제주로 떠나는 서른 한가지 핑계’.... 너무나도 원했기에 염치 불구하고 또 가고픈 곳이 제주도이고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유별나게 제주도를 사랑하는 이에 대한 주변의 시선과 평범한 기준(?)에 대해 귀여운 변명과 여유가 핑계에 담겨있지 않을까?

하지만 27명의 여행 작가들에게는 말 그대로 가면 갈수록 더 그리운 곳이 제주도이다.

 

<갈수록 더 그리운 제주>27명의 여행작가들이 제주도내의 명소와 관광지, 삶의 터전 등을 돌아보며 왜 제주도를 좋아하게 되었고 계속 빠져들 수밖에 없었는지를 페이지를 넘길수록 독자들에게 자연스레 스며들게 하는 책이다.

 

이쯤에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자. 왜 제주도를 좋아할까? 하와이나 몰디브, 괌 등 이국적인 풍광과 처음 보는 매력있고 여행자들을 열광에 빠트리게 할 많은 관광지가 널렸을텐데 이에 비해 밋밋하고 담백한 느낌마저 주는 제주도가 우리에게 호소하는 강점은 무엇일까?

누구하나 속시원히 대답할 수 없을 것이다.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가봤던 곳이고 많은 사람들의 입을 통해 전해 들었기에 오히려 기대보다 실망도 더 컸을지도 모를 곳이 제주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늘 제주도는 사랑받는다. 그리고 그 사랑받는 이유를 27명의 여행작가들은 유명한 한라산, 우도, 유채꽃, 중문관광단지는 물론 다소 생소한 제주구혼여행, 반디농장, 하늘아래수목원등을 방문하면서 나그네의 감성을 활자로 훌륭하게 치환하여 독자들에게 듬뿍 전하면서 공감을 이끌어 낸다.

 

이들은 이미 제주에 중독되었다. 그들에게 내재되어 있는 제주사랑은 더 이상 개인의 영역으로 국한되지 않는다. 이를 독자들에게 전달하면서 이미 가봤던 제주지만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제주의 진면목을 자연스럽게 접하도록 유도한다.

 

특히 여행자들의 글, 문장, 단어 하나하나를 보듬고 또 찬찬히 살펴볼 때마다 마치 내 자신이 제주도 여행을 앞두거나 막 제주도에 도착 했을때 이국적으로 다가오는 풍경의 설레임이 묻어나 있는 듯 하다.

여행이 좋아 제주도를 찾은 이도 있지만 역사에 흠뻑 빠져 역사속 인물을 찾아 제주도에 스며든 여행자도 있다. 추사 김정희선생의 유배지이기도 한 제주도는 역사에 상처받은 그를 깊은 치유의 시간으로 안내하였고 치열한 삶의 경쟁에서 지치고 상처받은 현대인들에게도 치유는 필요하기에 제주도로 자발적 유배를 떠나는 것이라고 제주도에 대한 무한사랑의 원인을 진단해 보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작은 여유를 바라고 찾아가면 더 큰 여유를 되돌려주는 넉넉함이 바로 제주도가 가진 매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제주도의 일상에서는 인생의 교훈도 얻는다 제주의 돌담들이 그곳의 거친 바람을 정면으로 맞을 수 있는 것도 이 엉성함덕분이다. 돌과 돌 사이 구멍이 바람의 통로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꼼꼼하게 쌓아 올렸다고 자부했던 우리의 삶에 균열이 찾아 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제주 돌담길을 걸으며 깨닫는다”(본문중 81-82페이지, 그리움이 쌓여 돌이 되다 금능석물원’)

 

제주도의 해변은 여느 뭍의 해변과 다르다. “하고수동의 하얀 모래, 검멀래의 검은 모래, 돌칸이의 자갈, 서빈백사의 홍조단괴까지 우도의 팔색조 해변은 여느 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서빈백사장은 하얀 홍조단괴가 해안으로 밀려와 쌓인 것이다. 국내 유일한 백사장으로, 천연기념물 제438호로 지정될 만큼 희소송이 있다. 내리쬐는 햇볕에 반사되는 백사장과 에메랄드빛 바다색이 눈이 부시게 아름답다.“(본문중 66페이지,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섬 우도’)

 

제주에 대한 사랑은 비단 명승지나 풍광 좋은 관광지에 그치지 않는다. 제주에 터를 잡고 오래 살아온 그네들의 삶의 체취가 흠뻑 담긴 생활상도 아름다운 여행의 목적이 되곤한다. 그러기에 제주 전통시장을 찾아가는 발걸음은 호기심 가득한 마음으로 선물상자를 열어보는 어린아이의 순진함 그대로다. 또한 제주의 아픔도 함께 한다. 4. 3사태때 불의에 학살당한 양민들의 아픈 곳 다랑쉬오름의 방문이 그것이기도 하다.

 

텍스트와 사진으로 접하는 제주의 풍광과 삶의 모습이지만 한글자 한글자 꾹꾹 눌러 쓰듯, 하나도 허투루 읽고 싶지 않은 욕심이 드는 것은 아름다운 섬 제주를 여행하는 그들만의 시간적 자유에 대한 부러움도 있지만 답답한 콘크리트 빌딩 속에서 책상에 앉아 씨름하고 있는 고달픈 이 넥타이맨에게는 어릴적 몰래 혼자 먹고 싶어 다락방에 쟁여놓았던 약과 같은 소중한 재산이기 때문이리라. 그리고 일상의 바쁨을 이유로 훌쩍 떠나지 못하는 우리에게 언젠가 가보고 싶은 곳 1순위라는 선망을 통해 어머니의 품과 같은 편안함을 기대하는 곳이 존재하고 있다는 안도감을 선하하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사진과 텍스트만으로도 충분히 제주관광이 가능할 수 있다고 말하면 믿을 수가 있을까? 직접 경험한 바로는 아쉽더라도 이 책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늘 제주는 이렇게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온다는 것을 알려주는 책이 바로 <갈수록 더 그리운 제주>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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