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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부는 젤소민아
  • 공간의 종류들
  • 조르주 페렉
  • 13,500원 (10%750)
  • 2019-08-30
  • : 2,451

'천재'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이 있다.

내게는 조르주 페렉이 그렇다.

내가 천재가 아니니 천재를 알아볼 길은 없다.

뭐가 천재인 지도 잘 모른다.


생각해 보면, 그런 게 '천재' 같다.


잘은 모르겠는데 그냥, 천재 같은 느낌을 주는...


옛 저택에서는 계단보다 더 아름다운 것이 없었다.

오늘날의 건물들에서는 그보다 더 더럽고, 더 춥고, 

더 적대적이고, 더 인색한 것이 없다.


우리는 계단에서 더 많이 생활하는 법을 배웠어야 했다. 하지만 어떻게?


이런 문장을 보면 감응된다.

왜 좋은지 모르겠는데 무지 좋다.


책장을 넘기지 않고 글자를 노려보고 있게 된다.

거꾸로 읽어도 보고, 다시 돌아가 읽어도 보고, 

매직아이 그림 보듯 책장을 뚫고 그 너머도 보게 된다.


천재가 쓴 글인데 그런대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게 좋다.

대개, 천재들은 너무 난해하게 쓰는데.

페렉의 글도 난해하다.


이 말을 왜 하는지 모르겠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상하게 짜증이 안 난다. 


먼저, 우리는 우편배달부와 함께 학교에 갈 수도 있을 것이다.


앞도 뒤도 없이 이 맥락없는 문장이 이상하게 좋다. 

한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일이다.

우편배달부와 함께 학교에 가기.


한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일을 거침없이, 뜬금없이 떠드는데

이상한 사람이란 생각이 별로 안 든다. 


조르주 페렉과 같이 이상해지고 싶다, 차라리.

그럼 뭔가 굉장히 쓸데없는데, 사실은 굉장히 의미가 있고,

알고 보면 굉장히 괜찮은 걸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생각의 천재에게 기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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