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 날아간 집오리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28
이상권 지음 / 자음과모음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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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서울에서 태어나서 줄곧 서울에서 어린 시절을 지냈지만, 남산이 놀이터였습니다. 지금은 철책으로 보호되어 있는 공간이지만, 그 당시엔 남산 어느 곳을 돌아다녀도 누가 무어라 하는 사람이 없었지요. 집에서 한시간 가까이 걸어가야 됨에도 불구하고, 여름방학 숙제로 나비나 잠자리를 잡아 곤충 채집 숙제를 하러 동무들과 어울려 가곤 했습니다. 다람쥐는 자주 보았고 가끔  족제비, 오소리나 다른 동물 등을 본 기억도 납니다.


아이들에게 해가 되지 않는 동물들과 교감을 나누게 하는 것은 정서적으로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생명 있는 것'들을 사랑하는 것은 인성 교육의 근본이지요. 쉽게 키울 수 있는 개나 고양이를 제외하곤 이젠 그저 TV프로그램의 '동물의 왕국'이나 '동물농장'에서 접하는 동물들이 대부분입니다. 시골에서조차 여러가지 이유로 이 땅에서 사라지는 동물들이 많습니다. 


산과 강이 있는 마을에서 태어난 저자는 참 복 받은 사람입니다. 환경적으로 그러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렸을 때 자연과 접하며 살아보지 못하면 나이가 들어서 전원 주택에서라도 살아보고 싶어하는 것이 인간의 꿈인 듯 합니다.


이 책에 실린 여섯 편의 글들은 아이들에겐 자연과 동물에 대한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어른들에겐 혹시나 마음 한 켠에 자리잡고 있는 어렸을 때의 기억을 회상시켜줍니다. 여섯 편의 글들 모두에 동물이 등장합니다. 집오리, 청둥오리, 수달, 족제비, 살쾡이, 들쥐, 개 들이 주인공입니다.


집오리 네 마리 새끼가 성장하는 과정 중에 일어나는 사건들은 그대로 자연 학습 교본이자 아이들의 마음 속에 감동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어느 날 청둥오리 세 마리가 집오리가 자라고 있던 연못에 내려 앉습니다. 집오리는 아무리 날개짓을 해도 하늘을 날 수 없었지만 청둥오리는 멋지게 날아다니지요. 집오리들은 청둥오리가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집오리 중 한 마리엔 '검둥오리'라는 이름이 붙어 있었지요. 청둥오리가 연못에서 놀다 날아간 날 검둥오리는 너무도 외로워서 엉엉 울고 있는데, 누군가 속삭이는 소리에 눈을 떴습니다. 날아간 줄 알았던 청둥오리 한 마리가 곁에 있었습니다. 수컷 청둥오리는 암컷인 검둥오리가 마음에 들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청둥오리는 그 연못 주변에서 살게 되었지요. 청둥오리가 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검둥오리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주는군요. 청둥오리와 집오리가 결혼을 해서 새끼를 일곱마리나 낳았네요. 동물농장에 나올 만한 이야깁니다. 이 소식을 듣고 동물학자인 교수님까지 와서 한 달간이나 이 오리들을 관찰하고 가셨답니다. 이 오리 이야기를 읽는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서로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을 마음에 담아 두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은 저자가 보고 들은 야생 동물이야기라고 합니다. 전라남도 함평군 나산면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저자는 어린 시절에 야생 동물과 접할 기회가 많았다고 합니다. 

마을 근처에는 영산강의 작은 줄기인 나산강이 있고, 산세가 제법 험한 불갑산 줄기가 인접해있다보니 많은 야생 동물들이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었다고 합니다. 어렸을 때 늑대랑 여우도 보았고 호랑이로 추정되는 발자국도 많이 보았다는군요. 그런데 어느 날 늑대랑 여우가 거짓말 같이 사라져 버렸답니다. 사람들 때문에 그렇게 사라졌겠지요. 골프장을 짓느니, 개발을 하느니 하면서 산과 들을 모두 파헤치고 강물까지도 말라붙게 만들었으니 야생 동물이 살만한 터전이 안되었던게지요. 그나마 살아 있는 녀석들은 돈만 아는 욕심 많은 사람들이 놓은 덫에 목숨을 빼앗겼겠지요.


이 책은 1997년 초판이 발행되고 이번에 개정판을 내었군요. 초판을 내고 몇몇 문학잡지와 출판사에 글을 보냈으나 모두 거부 당했다고 합니다. 유명세가 붙지 않은 작가들에게 이런 사례는 워낙 흔한 일이지요. 우여 곡절끝에 책을 출간하게 되었는데, 거짓말처럼 어린이 전문 서점에서 베스트 셀러가 되었답니다. 이번에 새로운 집(자음과 모음)에서 16년 만에 개정판으로 나왔군요. 


이 책을 읽다보니 가슴이 촉촉하고 훈훈해집니다. 동물들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야생 동물이 되었던 애완 동물이 되었던 그 생명들에겐 먹고 사는 문제 말고도 가슴에 담겨져 있는 정서와 감정이 있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게 됩니다. 아마도 반려 동물을 키우시는 분들은 더욱 자주, 깊이 느끼는 부분이겠지요.


저자는 초판본에서 독자층인 아이들을 염두에 두고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동물들에게도 나름대로 삶이 있다고 생각할거야. 그리고 사람과 동물이 어떻게 함께 살아왔는지도 알게 될거야. 이제 앞으로는 작고 하찮은 동물일지라도 함부로 대하지 않겠지. 그렇게 되길 바란다."

어른들도 꼭 들어야 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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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의 선물 - 인생의 전환점에서 만난 필생의 가르침
에릭 시노웨이 & 메릴 미도우 지음, 김명철.유지연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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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문턱까지 가 본 사람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진정 행복한 삶을 살아온 것임에 틀림 없습니다.  "후회란 건 인생이 기대에 어긋나거나 열심히 시도해보지 못한 꿈이 있을 때만 하는거야. 헌데 난 내 뜻대로 살았고, 바라던 것보다 많은 일들을 이뤘잖아. 안 그래?"


이 책의 주인공이자 멘토인 하워드 스티븐슨 교수는 어느 날 교정을 걷다가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쓰러집니다. 기적적으로 깨어난 그는 놀란 마음을 추스리고 병문안을 온 제자에게 위와 같은 말을 합니다.  이 일을 계기로 그의 제자인 에릭 시노웨이는 그의 스승에게 삶의 지혜를 좀 더 배우고자 함께 시간을 갖습니다. 하워드의 병실과 서재, 하버드 대학의 캠퍼스, 찰스 강변, 노천카페 등에서 때로는 산책길에 때로는 나란히 앉아서 또는 차와 식사를 나누면서 대화를 나눕니다. 이 책은 그 대화의 보고서입니다. 


"인생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채우고 또 비우는 과정의 연속이다.

무엇을 채우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지며

무엇을 비우느냐에 따라 가치는 달라진다.

인생이란 그렇게 채우고 또 비우며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찾아가는 길이다.

그 길 위에서 맞닥뜨리는 수많은 선택과 도전 앞에서 

후회 없는 선택을 위한 지혜와 

그것을 실행 할 수 있는 용기를 잊지 않기를 바라며.."



'되고 싶은 나'를 향한 삶의 균형 잡기

살아가면서 균형감을 잃지 않는 것은 참으로 소중합니다. 그 균형감을 상실하면 몸과 마음이 무너지게 되지요. 나만 쓰러지는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도미노 현상을 불러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중심을 잘 잡아야 합니다. "균형 잡힌 시선을 지닌 자는 가장 매혹적인 걸음걸이로 자신의 생을 거닌다."  매혹적인 걸음걸이는 유혹적인 걸음걸이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걷는 나는 피곤 한 줄 모르고, 바라보는 이는 함께 에너지가 채워지는 모습이 연상됩니다. 리듬감과 경쾌함이 살아 있는 걸음걸이. 그 모습이 진정 아름다운 삶의 현장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워드 교수는 균형감이라는 단어를 정지된 명사가 아닌 역동적인 동사로 생각하라고 합니다. 서커스에서 어릿광대가 평균대 위를 걸어 다니며 달걀이니 테니스공이니 칼 같은 걸로 저글링하는 이미지를 떠올리라고 합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전술적인 선택을 제대로 하려면 주변이 아무리 산만하고 상황이 시시때때 바뀌더라도 날카로운 균형감각을 유지한 채 용기 있게 한발 한발 내디뎌야 한다는 이야깁니다. 그것도 계속해서 저글링을 하면서 말입니다. 일생에 걸친 도전이란 바로 이런 것이라고 합니다. 걸음걸이와 호흡도 중요하겠지요. 


19세기 화가 드가는 성공을 '공황상태'로 비유했습니다. 기차처럼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려갔는데, 레일이 끊기거나, 다리가 유실 된 코 앞에서 아차 싶어 브레이크를 밟아보지만 그 타이밍을 놓칠 수도 있지요.  하워드는 우리의 삶에서 완전한 만족을 추구하는 것에서 한 발 비껴나길 원하고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만족한다면 그것으로 족하다는 이야깁니다.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건 가득 찬 항아리가 아니라 그 속의 비어 있는 여백이라고 봐야 해. 그래서 훌륭한 건축가는 여백에 대한 계획부터 세우고, 작곡가는 쉼표의 쓰임새를 먼저 고민하는 거야."


하워드 교수 역시 항상 100퍼센트 행복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다만 매일매일 어떤 부분에서만큼은 행복하길 바랄 뿐이라고 합니다. 그 외에도 그는 제자와의 대화에서 '지금 걸려 넘어진 그 자리가 당신의 전환점이다', '인생은 어려울 때가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이다.', '당신에게 맞지 않는 신발은 과감히 버려라', '그대는 그대의 삶, 그대로를 살아라'등의 조언을 해주고 있습니다. 


그는 책 출간을 앞두고 제자와의 마지막 대화를  이렇게 마무리 합니다.

"어쨌건 나는 전진하는 삶을 계속 이어갈 것이고, 아직 완성되지 않는 나만의 비전을 위해 늘 새로운 물결을 만들어갈 걸세. 그게 내가 원하는 삶이고, 또 가장 만족스러운 삶이겠지."


'삶의 물결, 새로운 물결'이라는 부분이 내게 남겨진 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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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중심리]

저자 귀스타브 르 봉이 군중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19세기 말, 프랑스혁명 이후, 사회운동과 노동운동이 한창 격화되던 시기였다. 그는 점점 우세해지는 군중세력을 보며 새로운 사회의 탄생을 직감했다. 그전까지 늘 범죄와 같은 부정적 행위에만 관련지어졌던 ‘군중’을 저자는 엄청난 힘을 지닌 존재로 보았고 군중의 지배를 받아야만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시대의 순리라고 예견했다.












   

     [인간과 상징]

MAN AND HIS SYMBOLS를 번역한 것으로, 약 30년 전에 나온 초판본(인간과 무의식의 상징)을 좀 더 현대식 문체로 짧고 명확하게 고쳐 쓴 개역본이다. 융의 저서 중 유일하게 전문가가 아닌 일반 대중을 위해 쉽게 쓰여진 책이며, 일상 속에서 자기성찰과 자기계발을 통해 충만하고 풍부하며 행복한 삶에 도달하길 바라는 융의 사상이 담겨 있다.












    

   

     [퓨처 사이언스]
첨단 과학의 최전선에서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진행중인 젊은 과학자들이 <퓨처 사이언스>에서 뭉쳤다. 그들은 인간 몸과 마음이 빚어내는 온갖 현상들의 비밀의 밝혀 인류의 오래된 궁금증을 해소하고, 앞으로 맞이할 인간의 미래를 예리한 눈으로 내다본다. 한결 따뜻해진 시선으로, 과학 지식에 목마른 대중에게 쉽고 재미있게 자신들의 최신 연구 성과를 소개한다. 












     [몸젠의 로마사]

‘서양 인문학 전공자들의 필독서’, ‘실증주의에 입각한 탁월한 고대 연구서’, ‘역사적 저작들의 가장 위대한 고전 중 하나’. 테오도르 몸젠Theodor Mommsen(1817~1903)의 《로마사 Romische Geschichte 》를 수식하는 표현들이다. 















    [김환기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한국 화단의 3대 블루칩 수화 김환기. 2013년은 김환기 탄생 100주년이다. 한국 추상, 반추상미술의 선구자로 수많은 명화를 탄생시킨 김환기의 삶과 예술을 충실하게 복원한 ‘정본’ 김환기 전기가 나왔다. 부분적으로만 알려졌던 김환기의 삶은 물론이고, 그의 예술 원천이 어디에 있는지를 꼼꼼한 자료조사와 그를 알고 지낸 지인들의 인터뷰를 통해 소상하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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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는 사막에도 비를 뿌린다 - 어린 왕자가 당신의 회사를 찾아온다면…
보르하 빌라세카 지음, 이선영 옮김 / 글로세움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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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주체는 나 자신  

 

  

누구나 변화를 꿈꿔 봅니다. 그러나 그 변화가 어느 날 아침 눈을 뜨면서 기적처럼 일어나길 바라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내가 아니라 당신이 변해서 나의 삶이 분홍빛으로 바뀌어지길 기대하고 있지나 않은지요.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그렇지만 변화는 저절로 일어나지 않는다."

 

 

책에 등장하는 한 회사의 모습(변화 되기전)은 거의 일반적인 모습입니다. 겉보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평범한 회사처럼 보이지만, 내를 들여다보면 구석구석 문제 투성이인 그런 회사. 단지 그 문제를 모두 덮어두고 하루 하루를 지내고 있을 뿐이지요. 직원들은 상사의 지시에 수동적으로 따르기만 하고, 상사는 부하 직원들을 힘들게 합니다. 서로 불신의 골이 깊어져서, 속 깊은 이야기는 꺼낼 틈이 없습니다. 동료들간에도 서로 시기하고 살아남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입니다. 단지 의기가 투합되는 것은 공공의 적(주로 상사들)을 안주로 삼는 뒷담화때지요. 그렇지만, 이 때도 아군과 적군을 잘 구별해야 합니다.  엑스맨이 곳곳에 잠복 근무 중이니까요.

 

 

 

 이 책이 읽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은 수 많은 자기계발서에서 제시하는 추상적이고, 고식적이고 진부하기까지한 명령형 메시지가 아니라는 점에 있습니다. 실제로 한 젊은이가 작은 날개짓으로 큰 변화를 이뤄낸 실화입니다. 인력가치부서의 새로운 책임자로 임명된 그 젊은이는 '한 사람이 변하면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며 회사에 변화의 새 바람을 불러 일으킵니다.

 

 

변화란 본질적으로 가치관에 관한 것이라는 점에 공감합니다. 무엇이 중요하고 그렇지 않은가에 대한 생각의 가치체계가 변화의 핵심입니다. 내게 지금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제대로 알 수 만 있다면 나의 삶과 일상이 좀 더 평안해질것입니다. 

 

작은 변화. 별로 표시도 안 나는 일일 수도 있지요. 뭐 굳이 이렇게 또는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라는 생각도 들수도 있습니다. 최근 아프리카 오지에서 선교 사역을 하고 있는 선교사들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선교사들의 마음이 가장 힘들 때가 언제인지 아시나요?  "내가 이런다고 이 지역, 이 나라에 무슨 변화가 일어날까?"라는 회의가 들 때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그 한 사람, 한 사람의 영적 에너지가 나비의 날개짓이 되어 큰 바람과 태풍으로 바뀌어간다는 사실로 기록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지요. 물론 그 바람은 사람을 살리고, 자연을 살리고, 잠든 자를 깨워주며 병든 자를 일으켜 세워주는 좋은 태풍이지요. 

 

 

 

이 책의 주인공이기도 한 파블로 프린스가 회사 직원들의 마음을 변화시키기 위해 한 말들 중에서 '자기 중심주의(Egocentrism)'를 공유해 볼까 합니다. 자기중심주의우리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겪는 모든 고통, 분쟁, 문제의 본질적인 요인이라는 점에 공감합니다. 자기중심주의가 되면 반응적인 사람이 되고, 우리를 둘러 싼 환경의 희생자가 됩니다.  물론 우리가 자기중심주의를 의도적으로 선택하는 것은 아니지만, 불만족과 불행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느끼는 기분의 많은 부분을 좌우합니다. 

 

새로운 것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우선 낡은 것을 버려야 한다는 말도 하는군요. 배우기 위해서는 가끔은 배운 것을 버려야 한다는 말은 강을 건넜으면 배를 버리라는 말을 생각하게 합니다. 강을 건넜으면서도 그 배를 낑깅거리면서 끌고 가는 경우를 연상하게 됩니다. 

 

변화된 삶을 위한 세 가지 깨달음

행복은 현재 우리가 소유하고 있는 것의 가치를 알고 감사하는 것.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을 통해서 배우는 것, 그리고 매 순간 인생을 즐기는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기본적인 세 가지를 배우기 위해 세상에 왔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데, 그 세가지는..

첫째, 우리가 바꿀 수 없는 것들 때문에 더는 고통받지 않고 스스로 행복해지기.

둘째,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에 대한 반응적인 태도를 버리고 마음의 평화 얻기.

마지막은, 자기중심주의를 넘어 사람을 만날 때마다 어떤 상황에 놓이든 우리가 줄 수 있는 최고의 것을 주고, 다른 사람에게 봉사하기입니다.

 

 

 

이 책을 통해 얻게 되는 이야기들은 새삼스러운 것은 없습니다. 많은 책이나 강의를 통해 접할 수 있는 어쩌면 빛 바랜 이야기일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나는 변화를 주고 싶은 마음이 있는가. 변화의 주체는 '나 자신'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환경이나 타인의 변화를 감나무 밑에서 입 벌리고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게 됩니다. 

 

몸을 움직이지 않고 단지 우리의 뇌 활동만 해도, 달리 이야기하면 신경을 많이 써도 육체 노동과 같은 칼로리의 소모가 일어납니다. 그 중에서도 '부정적인 생각'은 에너지를 겁없이 먹어 치우는 몬스터와 같습니다. 오늘 하루도 심히 부정적인 사람과 대면하면서 제 에너지 또한 빠져나감을 느꼈습니다. 상대방의 텅 빈 에너지 창고에 부족하지만 제 에너지라도 채워줬으면 했는데, 이미 상대방의 에너지 창고는 문이 굳게 닫혀 있더군요. 우리 열고 삽시다.

기왕이면 채워주며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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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근 교수의 수학 오디세이 1 - 이집트 이스라엘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편 이만근 교수의 수학 오디세이 1
이만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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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와 숫자를 생각해봅니다. 수(數)는 양(量)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하는 지극히 추상적인 개념이며, 숫자는 그것을 표현하는 기호입니다. 수(數)란 최초의 사람들이 그들의 손가락과 주변의 돌멩이를 이용해 하늘의 별을 세고 가축들을 세면서 차츰차츰 인식하게 된 '존재의 어떤 표지'이지요.


"만일 신이 존재한다면 그는 수학자일 것이다."  수학자들이 종종 이렇게 이야기한다 합니다. 

이 책의 주요 내용은 수학과 수학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수학은 그 자체로 매우 중요한 학문이지만, 우주의 운동 법칙과 삼라만상의 자연 현상을 이해하기 위한 도구적 성격이 강한 학문입니다. 그래서 경제학자도 수학을 하고, 공학자도 수학을 하며, 생명과학자도 수학을 합니다. 수학으로 말할 수 없으면 자연과의 대화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말도 나옵니다. 


수학과 교수로 대학강단에서 후학을 지도하고 있는 저자는 오래전부터 세계 각국을 여행하며 수학의 기원과 역사를 찾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인류 탄생과 시작을 같이한 수학이 어떻게 발전하고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에 대한 문화 역사적 탐구를 해오고 있습니다. 이 책은 저자가 2년 동안 세 번에 걸쳐 이뤄진 여행기입니다. 누구나 궁금해할 만한 인류문명 속의 수수께끼를 수학자의 관점에서 풀어내고 있습니다. 


고대 이집트의 '수와 기하학'을 알아보기 위한 이집트의 여정을 시작으로 이스라엘, 터키,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까지 이어집니다. 


'죽은 후에는 저승으로 가는 길에 접어들게 됩니다. 그 길을 따라가면 강에 이르게 되는데 그 강의 건너편이 저승입니다. 강을 건너려면 아켄이라는 사공이 젓는 나룻배에 올라타야 합니다. 이 배에는 '자신의 손가락의 숫자를 모르는 사람'은 탈 수가 없습니다. 뱃사공 앞에서 손가락을 세는 음조를 외워야 합니다. 그래서 나온 말이  "숫자를 모르는 자, 영생을 얻지 못할지니" 입니다.


고대에는 숫자란 마법과 같은 대접을 받았다는군요. 그래서 숫자를 세고 수학을 한다는 것은 대단한 능력이자 권력의 표상이기도 했답니다. 피라미드에서도 높은 기하학 수준을 엿볼 수 있습니다.  2,000년 이상 세계 수학계를 주름잡았던 [원론]의 저자 유클리드가 소개됩니다. 17세기 네덜란드의 철학자이자 신학자인 바뤼흐 스피노자는 [기하학적 순서로 증명된 윤리학]이라는 저서에서 '유클리드식 수학적 방법론'을 동원해 신의 존재를 증명했습니다. 유클리드 기하학이 수학은 물론이고 신학을 포함한 서구 지성계 대부분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고고학자들과 수학자들이 동의하는 수학적 최초 기록은 '르봄보 뼈'라고 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 뼈에는 29개의 눈금이 새겨 있다는 점입니다. 이외에도 다른 지역에서 발견된 많은 기록(뼈나 돌이 새겨진 눈금)들에서도 28에서 30까지의 눈금이 새겨 있는 공통된 특징이 발견되고 있는데, 그렇다면 이 숫자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현재 많은 학자들은 이 숫자가 시간의 흐름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합니다. 이는 곧, 여성의 생리주기와 달의 주기를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저자의 이스라엘 여정에선 최초로 예수가 태어난 생일을 계산하려고 시도했던 디오니시우스라는 로마 가톨릭 교회의 수도사를 생각합니다. 아울러 예수가 부활할 수학적 확률을 계산한 사람들도 있었군요. 1980년 이스라엘 인근 지역 탈피옷에서 아파크 공사 중 한 가족의 무덤을 발견합니다. 여러 정황으로 보아 예수의 두 번째 무덤이라는 것이지요. 논란 속에서 수학적 계산의 결과를 놓고 예수의 무덤이라는 발표가 나왔다고 합니다. 두 번째 무덤이라는 것은 예수의 부활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여전히 논란 속에 잠겨 있는 듯 하네요.


터키의 이스탄불에선 동로마시대에 좌표평면의 원점 역할을 했던 밀리언스톤을 보게 됩니다. 이스탄불은 거리의 단위 마일뿐만 아니라 각도와 시간의 단위를 정하고 세계로 전파시킨 중심도시라고 합니다. 도시 곳곳에 시계탑이 있고 한 궁전에는 시계박물관이 있는 것도 시간의 발명자인 이슬람 문화와 무관하지 않다고 하네요.


그리스는 '피타고라스의 원리'가 태어난 곳입니다. '직각삼각형의 빗변의 제곱은 다른 두 변의 제곱의 합과 같다'. 피타고라스는 '수의 원리'를 통해 우주의 비밀을 찾으러 평생을 바친 고대 수학자입니다. 그에게 수학과 철학은 한 몸뚱이였습니다.  그런가하면 이런 말을 남긴 사람도 있습니다. "기하학을 모르는 자는 이곳에 들어오지 말라."  그리스의 대철학자 플라톤입니다. 기원전 387년에 '아카데미아'를 세우면서 정문에 이렇게 새겼군요. 


세계의 저명한 수학자들이 4년에 한 번씩 모여 그동안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모임이 있습니다. 2014년에는 우리나라에서 열린다고 하는군요. 이 대회에선 4년마다 발표되는 필즈상(Fields Medal)이 있습니다. 필즈상의 수상자는 수학계에서 노벨상의 수상자와 같은 영예를 누립니다. 

스페인의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2006년 국제 수학대회에선 세계언론이 주목을 하고 있던 일이 있었습니다. 러시아 수학자 페렐만이 펄즈상 수상식에 참석할 것인지의 여부 때문입니다.


100년 전, 프랑스 수학자 푸엥카레에 의해 제기 되었던 '3차원 구의 형태의 유일성'문제가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한 부분적인 답이라도 제시한 사람은 거의 예외 없이 필즈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런데 페렐만이 이 문제를 완전히 풀어낸 것입니다. 그는 자신의 풀이를 그저 인터넷의 한 사이트에 올려놓기만 했습니다. 이 증명이 세상의 관심을 갖게 되면서 많은 수학자들이 검증에 참여했습니다. 마침내 세계수학자협회는 비록 공식적인 논문은 아니어도 그가 완벽하게 푸엥카레의 문제를 해결한 것으로 선언했습니다. 그는 이에 대해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를 취재하려는 언론의 인터뷰도 모두 거절했습니다. 일부 언론에 의하면 현제 패렐만은 직업도 없이 매우 가난한 상태로 그의 어머니와 바퀴벌레가 득실거리는 허름한 아파트에서 지내고 있다고 합니다. 그는 그저 수학 문제만 풀 뿐입니다. 세상이 자기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에넌 아무런 흥미가 없어 보입니다.


필즈상은 부상으로 100만 달러의 상금이 수여됩니다. 그러나 그는 끝까지 상금을 받으러 나타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는 한 러시아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00만 달러를 거부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합니다. 


"우주의 비밀에 관심이 있는 내가 어찌 100만 달러에 관심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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