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적인 브랜드가 살아남는다 - 마케팅이 통하지 않는 세상에서
마크 W. 셰퍼 지음, 김인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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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마케팅, 그리고 뛰어난 인재들이 만들어낸 광고들로도, 사람들이 결국은 찾지 않게 되면서 사라지게 되는 제품들이 있다고 했다. 

단순히 시대가 변하면서 제품이 과거로 사라지게 되는 걸지, AI가 우리의 구매력에 지나치게 간섭을 하면서 기존 제품을 찾지 못하게 하는 건지, 그 이유가 궁금했다.


아이보리 비누는 과거에 TV 역사상 가장 많은 광고를 내보낸 브랜드 중 하나로 미국에서 인기를 누렸던 고품질 수입 비누의 대항하기 위해 흰색 비누를 만들게 되었고, 그 당시 최초로 종이로 개별 포장하게 되었으며, 물에 뜨는 비누라는 마케팅으로  비누의 브랜드화시키게 된 상품이었다. 그렇게 150년 동안 많은 가정에서 대표 비누로 자리매김했던 비누가 이제는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며 생산 중단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세계적으로 모르는 사람이 없는 비누는 한순간에 사라지게 되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일반 비누보다 10배나 비싸며 아무 데서나 팔지도 않는 수제 비누가 소비자의 마음을 빼앗고 있었다. 이 수제 비누를 찾는 사람에게 물었더니 브랜드에 대한 호감은 없지만 단순히 수제 비누를 만드는 '사람'이 좋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던 마케팅의 4P라고 하는 가격, 홍보, 유통, 제품 보다 더 중요한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소비자의 입으로 듣게 되며 저자는 이제 마케팅이 달라져야 할 시기라고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광고는 갈수록 치열해졌고, 결국 윤리적 한계선을 넘어서는 자멸의 길도 걷게 되었는데, 거짓말을 일삼는 광고들 때문에 브랜드 스스로가 자멸의 길을 걷게 되는 경우를 소비자들이 수없이 보게 되며 과거의 마케팅들에 신뢰를 서서히 잃게 되었다고 보고 있었다. 
브랜드의 입장에서도 새로운 길에 대한 모색이 필요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예전에는 브랜드에 대한 기존 고객의 충성도가 있었기에 마케팅이 조금 수월했다면, 이제는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를 기대할 수 없는 시대의 변화에 따른 움직임을 느낄 수 있어, 브랜드들 스스로가 사람이나 인간적 특성을 가질 수 있게 의인화하는 방법을 사용하거나 인플루언서나 유명인, 그리고 인스타그램이나 스냅챗, 유튜브를 통한 친근한 노출의 확대를 이용하거나 비교 쇼핑에서 제품의 고려 대상이 될 수 있도록 터치포인트를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실례로 펩시, 노스페이스, 할리 데이비슨, 예티, 룰루레몬의 고객들로 하여금 소속감을 느끼게 한 실제 마케팅들이 눈에 띄었다. 


개개인의 스스로의 의미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브랜드가 개인의 일상생활에 주는 '의미'가 가장 중요해졌고, 세상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나 자신이 '주체'가 되는 것, 브랜드 자체가 가지는 '가치'와 의미가 구매자와 동일시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 되었다고 했다.


쏟아지는 광고의 홍수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지쳐있었고, 이때 가장 사람들이 원하는 건 결국 가장 인간적인 것이라는 걸을 알게 되었다. 광고는 거대한 포장이라고 생각했는데, 포장 뒤에도 사람이 있다는 것과, 사람이 결국 원하는 건 물건이 아니라 사람으로 시작하여 사람으로 끝나는 것과 정서적 유대감이었다는 것, 그것을 가장 진정성 있게 다룬 의미 있는 마케팅 책이 아니었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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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킹 - 빅사이즈 햄버거의 기적
제임스 휘트먼 맥라모어 지음, 김재서 옮김 / 예미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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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일푼으로 코넬 대학교에 입학하여 공부하고, YMCA 식당에서 일했던 경력은 맥 라모 어의 인생에서 가장 큰 터닝 포인트가 된다. 특히 YMCA 식당에서 기존 부책임자가 가진 기존 방식의 비능률적인 부분들을 과감하게 제거하고 매출과 이윤에 집중하는 방법들을 시도하게 되는데,  적절한 인력의 배치와 합리적인 운영 시스템으로 이윤을 발생시키는 조직을 만들기 위한 방법을 스스로 깨닫게 되고, 스스로의 방식에 대한 확고한 자신감으로 자신만의 식당을 만들게 되며, 처음 도전한 첫 번째 식당에서 첫해 동안 순수익 1만 5000달러를 기록하게 되었고, 23세라는 젊은 나이에 커다란 성취감을 경험하고 맛본 이후 그는 더 앞으로 나아갈 준비와 다짐을 하게 된다. 


성공만 있었던 건 아니었다. 사업의 욕심이 컸던 시기 비수기와 성수기가 있는 마이애미의 특성을 고려하지 못하고 식당을 개업하여 큰 좌절을 맛보게 되었지만, 이 시기에 설거지 담당 소년의 동생인 찰리 쿠퍼라는 어린 소년을 고용하여 식당 종을 울리고 스테이크 할인 홍보를 하게 되면서 마케팅의 중요성과 독특하고 개성 있는 메시지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몸소 깨닫게 된다. 이 모든 것이 훗날 버거킹을 성공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이 된다는 것이 재미있는 일화로 표현되고 있었다.


인스타 버거킹으로 평생의 동반자 같은 데이브를 만나게 되고, 당시에는 생소했던 셀프서비스라는 개념을 처음 도입하여 운영하게 되었고, 새로운 도전에 대해 성공을 확실한 두 사람이 점점 사업장을 늘려가며, 성공과 실패에서 깨지지 않는 파트너로서의 모습들을 보여준것이 기억에 남았다.
세계적인 기업의 성공기를 실제 창립자에게 직접 듣게 된다고 생각하니 솔직히 읽기 전부터 개인적으로 기대가 되었던 게 사실이었다.  어떻게 세계적인 버거인 와퍼를 개발하게 되었고,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전 세계에 수많은 매장을 갖게 되었는지, 이것은 창립자에게 어떤 의미이자 어떤 노력이 실재하는 건지, 개인적인 궁금증이 있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내가 궁금해하던 그 이상의 경영자로서의 마인드를 잘 담아낸 책이었다.

특히나 신선하게 느껴졌던 건 사업가로서의 자신의 아이템에 대한 확신과 발전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가득 담겨 있었다는 것과, 정말 밑바닥에서부터 차근차근 올라온 기록들이 사실적이어서 색다르게 다가왔던 것 같다. 커다란 햄버거, 합리적이고 실속 있는 세트메뉴 그 이상의 마케팅이 존재하고, 수많은 나라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똑같은 이미지로 존재할 수 있기까지 그의 노력이 자세히 담겨 있었다. 필리버리와의 합병은 그의 이력에서 유일한 후회의 기억으로 남긴 했지만, 버거킹을 위한 그의 노력들은 수많은 가맹점들의 성공으로써 많은 사람에게 증명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미국이란 커다란 나라에서의 자본주의의 성공 스토리에 대한 흥미로운 기록이 아니었나 생각이 들었고, 리더십과 비즈니스에 대한 이야기를 찾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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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0-10 00: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책 찜! 러블리 님 주말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ㅅ^

러블리땡 2021-10-10 23:40   좋아요 0 | URL
scott님도 즐거운 주말 되세요 감사합니다😊🙂😀👐
 
작가의 계절 - 일본 유명 작가들의 계절감상기 작가 시리즈 2
다자이 오사무 외 지음, 안은미 옮김 / 정은문고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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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계절을 대하는 작가들만의 자세가 궁금했고,
작가는 계절을 어떻게 느끼고 표현하는지가 기대되었다.

책의 계절은 가을, 겨울, 봄, 여름 순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가을은 외로운 사람에게 울창한 억새와 숲의 기운을 나눠주는 계절이자, 감 익는 계절이었다. 세계가 벌거숭이처럼 헐벗는 것을 지켜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해주고, 가을만의 기백을 알려주었다. 온갖 잡념을 다 날려버리고 가을을 느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글을 읽고 가을을 떠올리게 해줘서 지금의 계절을 더 잘 느끼고 생각하게 해줬던 시간이었다.

겨울은 꽁꽁 언 날씨를 생각나게 했다. 그래서 화롯불 앞이 얼마나 따뜻할지, 한겨울의 서릿발이 날리는 날씨가 얼마나 차가운지, 추운 동짓날의 단호박찜 또한 한국 정서는 아니지만 한겨울의 일본을 상상할 수 있게 해줬고, 어느 작가는 눈 오는 날의 고즈넉을 기억할 수 있게 글로 표현하고 있었다. 

봄에는 초봄에 내리는 비의 쾌활함과 따뜻함을 이야기하며 하늘의 영혼과 초목의 정령이 나누는 속삭임이라 표현하고 있었다. 봄비의 쾌활함이라면 겨우내에 얼어있고 멈춰있던 세상의 생동감을 표현한 것이라는 생각에 글 한 소절에 계절을 바로 떠올리게 되었던 것 같아서 기억에 남았다. 한겨울보다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은 날씨에 생기는 고드름에 대한 이야기와 봄을 알리듯 자라나는 머위 꽃대와 고사리, 그리고 원추리 새싹을 글로 그리며 산천초목의 봄 오는 소리를 표현하고 있었다. 이외에도 벚꽃의 계절에 대한 설명이 눈부셨다.
여름은 장마철의 비 오는 날의 풍경과 한여름 가장 필요한 필수품인 부채와 시원한 맨발의 소중함을 찬양하고, 낮보다 짧은 밤이 얼마나 소중한지와 여행을 부르는 계절에 대한 작가 개인적 추억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었다.

여름이 아직 지나가지 않은 계절에서 겨울과 봄을 느낄 수 있었다. 지나치지 못하게 만드는 작가 개개인의 취향이 담긴 계절에 대한 무한 애정을 간접 체험할 수 있었다. 덕분에 계절을 느끼고 살아간다는 건 축복일 수 있겠다고 처음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계절은 생각보다 내게 엄청나게 많은 추억을 안겨주고 있었고, 지루하지 않은 과거들로 채워줬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작가들의 사계절을 간접 체험하며 막상 사계절이 아닌 일 년을 생각해 보게 되었는데, 이 시기쯤엔 이걸 하겠지라는 막연한 기대감 없이 살아가는 건 어떤 것인지 상상할 수조차 없다는 결론으로 마무리하며, 덕분에 절실하게 계절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여러 작가들의 글을 읽을 수 있다는 즐거움뿐 아니라, 작가 개개인의 추억을 함께 기억하고, 계절 여행을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어준 책이었다고 생각하며 사계절 중 한 개라도 애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추천하고 싶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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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맑음 2021-10-05 13: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름 만큼이나 마음도 예쁘네요^^
순수함이 느껴져서 기분이 좋습니다.
계절에 대한 기대감이라..... 저는 미처 생각해 본적이 없네요~
매일이 러블리한 삶이길 바래봅니다^^

러블리땡 2021-10-05 20:40   좋아요 3 | URL
오므나 괜히 부끄럽네여 ㅎㅎ 감사합니다 😆 러블리한 삶 생각만해도 행복하네요☺

scott 2021-11-05 16: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러블리 땡님 이달의 당선 추카합니다
11월 깊어 가는 가을 건강 잘 챙기세요. ^ㅅ^

러블리땡 2021-11-07 21:54   좋아요 0 | URL
헙 몰랐어요 우와 감사합니다 scott님도 축하드려요!!! ㅎㅎ 항상 건강하시구 좋은 밤 되세요 ^^

thkang1001 2021-11-05 16: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러블리땡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글을 많이 써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러블리땡 2021-11-07 21:55   좋아요 1 | URL
아이구 감사합니다 ㅠ 진짜 노력해야겠네요 thkang1001님 덕분에 조금씩 영어에 가까워지는 기분이에요 ㅎㅎ 항상 감사합니다 날씨 추워지는데 감기 조심하세요 ^^

그레이스 2021-11-05 16: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바쁘다는 핑계로 좋은 글들을 많이 놓쳤네요
축하드립니다.

러블리땡 2021-11-07 21:56   좋아요 2 | URL
그레이스님도 당선 축하드려요!!! 저도 열심히 찾아다녀야겠어요 ㅎㅎ 항상 감사합니다 좋은 밤되시구요 건강하세요 ^^

새파랑 2021-11-05 17: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 많이 읽으시는 러블리땡님 축하드려요~!!

러블리땡 2021-11-07 21:56   좋아요 2 | URL
아이고 아직 부족한데 항상 좋은 말 해주셔서 감사해요 ㅠ 새파랑님도 축하드려요 ^^ 직접 댓글달러 갈께요~ ㅎㅎㅎ

서니데이 2021-11-05 18:1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러블리땡 2021-11-07 21:57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 항상 좋은 책 많이 소개해주셔서 감사해요 서니데이님도 날씨 추워지는데 건강 조심하세요 ^^

모나리자 2021-11-05 23:1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러블리땡 2021-11-07 21:58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 진짜 지금 알아서 완전 감사한대 댓글도 많이 달아주셔서 더 감동이네요 모나리자님도 좋은 밤되세요 ^^

초딩 2021-11-07 11: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앙
이달의 당선 축하드립니다~
^^

러블리땡 2021-11-07 21:59   좋아요 1 | URL
초딩님도 축하드려요!!! 항상 좋은 글 써주셔서 잘 감상중이에요 ㅎㅎ 앞으로도 좋은글 많이 써주세요~ 감사합니다 ^^

페넬로페 2021-11-08 00: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러블리땡님, 이 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요즘 제가 집중적으로 읽고 있는 소세키작가의 책에도 계절에 대한 느낌이 많이 서술되는 것 같아요. 이 책도 일본의 작품을 계절별로 표현한 것 같아 관심이 가는 책 입니다. 좋은 책 소개해주셔서 감사해요**

러블리땡 2021-11-09 03:25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나쓰메 소세키 작가님 책에도 계절적 표현이 많이 나오는군요 오ㅎㅎ 저야말로 감사하죠 ^^

프레이야 2021-11-08 01: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당선 축하드려요. 계절감이란 게 누구나 특별한 것이지만 특히 글을 쓰거나 예술적 작업을 하는 사람들에겐 민감하고 예민하게 다가가지요. ^^

러블리땡 2021-11-09 03:26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그런것 같아요 작가님들 감성이 참 섬세하고 애뜻하게 다가오는것 같더라구요 ^^
 
세상 끝에서 춤추다 - 언어, 여자, 장소에 대한 사색
어슐러 K. 르 귄 지음, 이수현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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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976년부터 1988년 10년여간의 어슐러 K. 르 귄의 강연, 에세이 조각 글, 서평 등을 모은 글을 엮은 책이었다. 어슐러 K.르 귄 이전 책을 즐겁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 신간도 읽기전부터 많이 기대되었던것 같다.

책에는 가이드처럼 특유의 표시로 여성, 세계, 책, 그리고 여행이라는 특유의 표시를 소제목 옆에 따로 표시해 뒀는데, 이것은 독자가 글의 경향을 파악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알려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이 표시가 필요 없을 만큼 모든 글이 내 취향이라 처음부터 차근히 읽어나갈 수 있었지만, 글을 읽어갈 때마다 표시를 발견하고 미리 주제를 알아갈 때 내심 그녀의 친절함에 한 번 더 감동했던 부분이라 기억에 남았다. (사실 이 표시는 특정 경향에 동조하지 않는 독자를 위한 그녀만의 배려였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글쓰기와 여성에 관한 주제의 글들이 많은 생각할 거리를 가져다줬는데, 작가가 평소 젠더 문제에 대해 많은 생각을 갖고 있던 사람이라 실제로 소설에서 젠더를 없앤 종족을 만들어 실험하고 결과를 얻었던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남성적 균형이 아닌) 여성적 균형을 추구하고, 그녀 스스로의 가치를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게센인들 이야기, 그리고 성별이 존재하면 빼놓을 수 없는 성교라는 행위의 필요성에 대한 양성인으로의 동등한 입장을 생각하며 떠오른 우리에게 던져진 다른 관점의 질문들, (처음에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당연하게도 게센인들에게도 발생하게 되는 새로운 윤리적 문제들에 대한 작가로서의 입장을 밝히며 자신이 만든 사회에 대한 여러 생각들을 접할 수 있어서 독특했고, 새로운 사회에서의 대안적인 관점과 사회적 역할의 동등할 때 지금과는 다른 사회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그녀의 소설 속 인물들로 특별한 생각할 거리를 남겨줬다고 생각이 들어서 기억에 남았고, 그녀의 작품에 대한 호기심으로 옮겨갔다.

남성 위주의 사회에 대한 비판적 시선도 눈에 띄었는데, 
우리의 모든 윤리는 남자들이 만들고, 남자들을 위해 만들었다고 이야기하며, 여자들의 목소리는 1도 담기지 않았기에 이제라도 여자들의 목소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과감하게 외치고 있었다.
(예로) 실제 우리 지구는 인구가 포화상태에 이르렀기에 생태 균형을 찾을 때까지 인구 성장률을 0% 조절하고 최고 단계의 가족계획이나 극단적 선택이 필요한 현재 상황을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낙태에 무조건적인 반대 입장을 보이는 세력들에게 아이를 갖고, 사랑하고, 돌보는 것을 모두 여자의 욕망이라고 매도하고, 강요하고, 세뇌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똑똑히 알아야 하며, 이걸 아는 여자들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과감했던 부분이라 계속 기억에 멤돌던 부분이었고 쉽게 잊혀지지 않을것 같았다.

자신의 작품이 어느 고등학교 문학수업에 적합한지 공청회가 열렸던 이야기나, SF 작가인 그녀에게 미래에 대해 이야기해달라고 한 발표문, 모 대학 졸업식 축사에서 여성들에게 건넨 인생의 조언들이 유독 눈에 띄었다. (독특한 질문만큼이나 시원한 답들이 좋았다.)
여성들의 경험이 얼마나 가치 있고 소중한지 용기를 주는 여러 연설문이 많아서 많은 용기를 얻었고, 많은 생각을 떠올리게 해줬다.

거침없는 입담과, 어쩌면 페미니즘적 이야기에 화가 많을 사람들에게 되려 던지는 질문들이 날카로웠다. 여성의 욕구는 다른 욕구에 밀려서 글쓰기를 미루지 말라는 이야기가 가장 마음에 와닿았다. 그녀가 꿈꾸는 양성인처럼 여성들은 살아갈 수는 없지만 여성들은 충분히 노력할 수 있고, 행동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려준 소중한 이야기들이 많은 책이었기에 읽는 내내 소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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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멈추면 나는 요가를 한다 바통 4
김이설 외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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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 다하는 운동. 그중에서 요가를 아직 못해봐서 개인적으로 요가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어떤 운동일까? 자신의 마음을 통제하고 내면의 주인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리는 운동이라거나 심신을 수련하기 위한 것이라는 통상적인 의미 말고 개개인의 의미로서의 요가가 궁금했다. 그리고 6명의 작가가 마음과 마음을 이어가며 이야기를 연결한다는 의미로 만들어진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가장 일상적인 이야기 같았던 [요가하는 여자]가 기억에 남았다.  

요가를 한 달 배워본 게 전부였던 작가님이 쓰신 요가 이야기라서 그랬을까, 자신에게는 만 원 한 장 쓰기 아까워하는 가정주부가 요가를 다니면서부터 벌어지는 일상 이야기였다.  주 5회, 월 15만 원 하는 태권도장이었다. 어떻게 보면 얼마 안 한다고 가성비 좋다고 생각할 수 있는 장소였으나, 천성이 내 것이 아니다 싶으면 포기하는 캐릭터다 보니 간단한 동작, 이제 막 시작된 근육통이 채 가시기도 전에 포기를 생각하게 된다. 그러면서 평소 생각하지 않았던 소윤이네와 자신에 대해 생각이 많아지고 많은 고민 끝에 요가를 끝낼지 말지 결정하게 된다. 

요가를 모르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고민거리, 공감할만한 이야기로 이야기를 시작해서인지 요가 초보의 눈에 책에 대한 느낌이 좋게 느껴졌었다. 이 뒤로 여러 작가님의 요가에 대한 여러 소재들을 읽으며 요가를 모르지만 요가를 통해 소통할 수 있는 이야기에 대하여 계속 생각하고 배우게 되었고 같이 수련하는 마음인 공동체적 의미를 체험하게 되었던 것 같다. 삭막하고 불안한 세상 속에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방법으로 택하는 운동이라는 요가에 대해 다시 한번 느끼고 알아가도록 도와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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