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네이버 독서카페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다산어린이>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아이들이 전달하는 희망과 연대의 초록 메시지]
평범한 아이인 줄 알았던 열네 살 담. 평소처럼 학교에 준비물로 식물 하나를 챙겨간 그 날, 다른 아이들의 식물에 비해 담의 식물은 엄청난 속도로 자라기 시작합니다. 그 일을 계기로 교실의 모든 식물을 돌보는 일을 맡게 되었고, 어느새 교실은 온통 식물로 뒤덮이고 말아요. 학교의 모든 식물은 물론 마을의 죽어가는 식물까지 돌보게 된 담의 옆에는 항상 친한 친구인 코나가 응원을 보내고 있었죠. 코나의 키가 자라는 동안 담은 한 뼘도 자라지 않았고, 그 이후에도 담은 계속 같은 모습을 유지합니다.
성장이 멈춘 담이 어느 날 길을 잃은 꼬마의 손을 잡은 순간, 아이는 순식간에 어른으로 자라버려요. 식물 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통하는 능력. 저주인지 축복인지 모를 능력에 대해 마을 사람들의 시선이 달라지고, 담은 집에 틀어박힌 채 삶을 이어나가요.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동생이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동생이 죽고, 동생의 아이마저 죽을 때까지도 담은 여전히 열네 살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늙지 않는 담. 자라지 않는 담. 숲에서 지내기 시작한 담은, 포대기에 싸인 아기가 자신과 지내는 며칠 사이 노인이 되어 세상을 떠나자 더더욱 숲에 틀어박히고, 그렇게 담은 숲의 괴물이라는 이름으로 하루하루를 살아냅니다.
비극적이고 슬픈 담의 이야기가 덤덤하게 초반을 장식하는 아동문학이자 성장소설인 [숲 속의 담] 은 다홍 작가의 웹툰을 기반으로 한 작품입니다. 2021 SF 어워드 만화, 웹툰부문 대상, 2022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오늘의 우리만화상, 2023 대한민국 콘텐츠대상 만화부문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수상한 대단한 웹툰이에요. 이 웹툰이 푸른문학상 수상작가 김영리에 의해 새롭게 소설로 만들어져 많은 어린이들에게 전달되다니, 웹툰을 재미있게 본 저로서는 감회가 새롭습니다.
홀로 생을 이어오던 담은 숲의 괴물에게 제물로 바쳐진 미쉬와 만나고, 율리, 플로, 레나 일행과 함께 하게 되면서 새로운 삶으로 다가가기 시작해요. 단순히 신비한 재능을 가지고 있는 줄 알았던 담의 비밀과 존재 이유가 밝혀지면서, 이제 그런 담의 능력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접근하기 시작합니다. 비극적이고 암울한 세상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으면서 서로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아이들을 보면 가슴 한 쪽이 시큰해져요. 서로의 손을 놓지 않고 아이들이 만들어가는 초록의 세상. 서로를 보듬고 혈연이 아닌 애정으로 진정한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이 뭉클하게 그려져 있어요.
웹툰과 소설로 만났으니 이왕이면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나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깁니다. 요즘 인기의 중심에 있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 만큼이나 큰 인기를 끌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아요. 담과 아이들이 만들어내는 그 초록의 길을, 영상 속에서 싱그럽게 만나보고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