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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거나 술 취해 있거나, 잔다.
  • 서울 오아시스
  • 김채원
  • 14,400원 (10%800)
  • 2025-01-10
  • :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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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에서 문학과 문예창작을 공부했고, 202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서 단편 소설 ‘현관은 수국 뒤에 있다’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1992년생 김채원의 소설집. 난 연식이 좀 돼서 “김채원”이라니까 <겨울의 환幻>을 쓴 1946년생 김채원을 떠올렸으며, 며칠 후에 80세가 될 터인데 애쓰시는 군, 조금은 짠한 마음까지 들었었다. 뭐 그랬다는 거다. 도서관 신간 코너에 올려져 있길래 이름도 입에 착 달라붙고 해서 곧바로 열람실에 가져가 읽었다.

  김채원은 서울문화재단의 예술인 아카이브 페이지에 이렇게 썼다.


  “쓴 소설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게 됐을 때 스스로 저를 작가로 여겼습니다. 이때 책임감은 윤리, 도덕과 같은 사회적 맥락 안에서의 긍정적인 방향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겠으나 한편으로는 전혀 다른 방향이기도 합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책임감이란, 소설에는 꼭 필요한 표현이지만 그 소설을 쓴 작가에게는 비판이 돌아올 수 있는 표현이 있다면 비판과 비난을 받아들일 결심을 하고 기어코 그 표현을 사용한다는 데에서 기인하는 무엇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나는 이 책에 관한 감상을 쓰지 않겠다. 작가가 비판과 비난을 받아들일 결심을 했더라도 김채원의 작품을 읽은 나는 비판과 비난을 입 밖에 내지 않겠다. 즉, 마음 속에 있더라도 작가가 듣거나 읽지 못하게 하겠다는 뜻이다.

  여러 작품 속 주인공은 자살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인물이며, 거의 매번 가족 가운데 한 사람 이상이 자살에 성공한 환경을 지녔다. 아니면 적어도 신경정신과 전문 병원에 입원이라도 한 병력이 있든지. 당연히 작품들은 대단히 우울하고 마치 누군가 바늘로 콕, 찔러주기만 하면 우울과 상심과 자살할 결심이 팍 터져 버릴 것 같다.

  이러니 내가 어떻게 솔직한 감상을 독후감입네 하면서 쓸 수 있겠나? 전에도 이런 심정이라서 읽은 느낌을 쓰지 않은 독후감이 하나 있었다. 이 책도 그렇다.

  한 마디만 남기겠다. 작품들은 잘 읽었다고. (이건 진심이다. 그렇더라도 또 김채원을 읽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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