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뇌병변 장애을 갖고 태어나 어릴 때부터 집에서만 지냈다. 이후 나이가 들어가면서 감당하기 어려워진 부모님이 시설에 보내게 됐고, 시설에서 청년기를 보냈다. 그렇게 욕구도 의지도 없는 존재처럼 보이지 않게 살아가던 이가 노들야학이라는 장애인단체와 인연이 닿게 되면서 세상으로 나오게 됐다. 세상으로 나온 이후 장애인으로 살아가기 위해 당연하게 필요한 이동권, 자립지원 등의 요구를 하기 시작했고, 그 요구를 이뤄내기 위해 다양한 투쟁을 벌여야 했다.
사회에서 버림받던 한 중증 장애인이 세상으로 나와서 당당하게 인간의 권리를 외치며 살아왔던 과정을 얘기하고 있다. 그 삶 자체가 만만치 않기도 하지만 그 얘기를 끄집어내서 정리하는 과정도 만만치 않았는데, 그것을 아주 깔끔하게 해내서 그 노력에 박수가 절로 나온다.
자신의 삶을 냉철하게 돌아보면서도 유머와 희망을 함께 담아낸 아름다운 자서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