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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캣책리뷰::알라딘
  • 바람골을 찾아서
  • 김송순
  • 13,500원 (10%750)
  • 2025-04-25
  • : 240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전쟁의 상흔을 넘어 세대 화해로, 가슴 저린 여정을 담은 어린이 동화책 <바람골을 찾아서>. 이야기는 주인공 현준이가 병환 중인 할아버지의 보물을 찾아 나서면서 시작됩니다.


할아버지의 회복을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된 현준이의 모험은 보물찾기를 넘어, 할아버지의 숨겨진 과거와 한국 현대사의 아픔을 마주하게 되는 여정으로 변합니다.


할아버지가 그린 지도를 가지고 바람골을 찾아가는 길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습니다. 현준이가 바람골에 도착했을 때 느꼈던 어색함은 마치 처음 낯선 문화를 만났을 때의 당혹감을 떠올리게 합니다.





바람골의 집은 민속촌하고 모습이 비슷했습니다. 더벅머리 아이와 총을 든 남자들까지 수수께끼 같은 존재들이 등장합니다. 마치 시간의 틈새에서 미끄러져 나온 인물들입니다. 바람골은 과거 속 공간과도 같았습니다. 그곳은 여전히 전쟁 중이었습니다. 한국전쟁 말입니다.


특이한 옷차림에 현대적 단어에 반응하지도 않고. 무엇보다 여전히 탈영병을 찾아다니는 정찰병까지. 그곳은 역사의 그늘 속에 숨겨진 진실을 상징합니다.


요즘 아이들은 육이오 전쟁이라는 이름만 알 뿐, 그 구체적인 참상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현준이는 그곳에서 공포와 두려움, 낯섦을 마주합니다. 우리 역사의 아픔을 처음 마주하게 된 현준이의 감정이 생생하게 그려집니다.


총소리와 누군가를 쫓는 발소리는 현준이에게 전쟁의 공포를 체험하게 합니다. 작가는 전쟁이 단순히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생존자들의 기억 속에서 끝나지 않은 현재진행형의 트라우마임을 이야기합니다.


바람골에서 현준이 목격한 마을 사람들은 전쟁 속에서 벼랑 끝 삶을 살아가는 민간인들의 모습을 상징합니다. 이데올로기의 대립 속에서 생존을 위해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 했던 보통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전쟁이 만들어낸 이분법적 세계관인 우리와 그들, 아군과 적군, 도망치는 자와 쫓는 자의 허구성을 보여줍니다.





할아버지는 왜 이곳을 잊지 못했던 걸까요? 할아버지가 평생 동안 간직해온 기억과 보물이 남아 있다는 바람골의 비밀이 서서히 드러납니다. <바람골을 찾아서>는 판타지적 요소와 역사적 사실이 결합된 이야기 구조로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현대사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줍니다.


과거를 기억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애도이며 희망임을 전하는 작가의 바람처럼 현준이가 바람골에서 경험한 하루는 할아버지 세대가 겪은 고통과 상처를 이해하는 계기가 됩니다. 앞선 세대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아야 할 우리의 태도를 일깨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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