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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 오리는 책만 보고 (양장)
  • 이은경
  • 14,400원 (10%800)
  • 2023-07-28
  • : 424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12.14.

그림책시렁 1694


《오리는 책만 보고》

 이은경

 보림

 2023.7.28.



  오리는 종이책을 안 읽습니다. 오리는 굳이 종이책을 읽을 까닭이 없습니다. 오리는 이미 들숲메바다와 하늘땅별을 헤아리는 ‘읽기’를 하거든요. 옛겨레는 오리가 읽는 푸른살림을 곁에서 배우면서 어느 나무한테 ‘오리나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겨울맞이로 이 땅에 찾아드는 오리가 깃을 들이면서 짝을 맺고서 알을 낳아 새끼를 돌보는 아늑한 터전에서 잘 자라는 오리나무를 눈여겨보면, 바로 이곳에서 마을을 지을 만하다고 여겼습니다. 숱한 마을은 오리나무 곁에서 태어났습니다. 《오리는 책만 보고》는 ‘새끼오리’를 ‘어린이’로 빗댄 얼거리로구나 싶습니다. 아무리 사납다는 ‘악어’라고 하더라도 어린이 곁에서는 책벌레로 바뀔 수 있다고 들려주는구나 싶은데, 악어는 악어일 뿐 악어가 사납짐승일 수 없습니다. 귀엽게 앙증맞게 줄거리를 풀어도 안 나쁩니다만, 귀염척을 너무 오래 끌다가 귀염척으로 맺으면, ‘살다’하고 ‘읽다’가 어떤 길인지 놓치거나 잃게 마련입니다. 오리가 왜 종이책을 안 읽을까요? 우리가 읽는 거의 모든 책은 “남이 짓거나 묶은 꾸러미”입니다. 오리와 악어를 비롯한 뭇짐승과 뭇숨결은 “몸소 지은 삶을 스스로 읽는 나날”입니다. 부디 책이 왜 책인지부터 들여다볼 노릇이지 싶습니다.


ㅍㄹㄴ


《오리는 책만 보고》(이은경, 보림, 2023)


계속해서 책만 보다가

→ 자꾸자꾸 책만 보다가

→ 또또 책만 보다가

25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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