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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 천만의 말씀
  • 스즈키 노리타케 글.그림
  • 11,700원 (10%650)
  • 2016-12-05
  • : 1,025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6.16.

그림책시렁 1589


《천만의 말씀》

 스즈키 노리타케

 김숙 옮김

 북뱅크

 2016.12.5.



  “천만에(千萬-/천만의 말씀)”는 어느 나라 말씨일까요? 이렇게 보거나 저렇게 따지거나 일본말씨입니다. 우리는 예부터 ‘아니요’나 ‘아니올시다’라 했고, ‘뭘요’라든지 ‘어이없다·터무니없다’라 하거나 ‘잘래잘래·절레절레’나 ‘젓다’로 나타냈습니다. 《천만의 말씀》은 여러 짐승을 사람으로 빗대면서 ‘나’한테 돌아오는 얼거리로구나 싶습니다. 그런데 ‘나’부터 바라보거나 ‘내’가 바라보는 눈길이기보다는 ‘남구경’에 가까워요. 마침내 ‘나’한테 돌아오기는 하되, 너무 밖으로 맴돌면서 ‘남보기’에 얽매이는구나 싶습니다. 여러 짐승을 귀엽거나 이쁘게 그리려는 붓끝은 안 나쁘지만, ‘사람’을 그리려면 그냥 사람을 그리기를 바라요. 짐승이라는 이웃숨빛을 그리려면 그야말로 짐승이라는 이웃숨결이 빛나는 터전을 바탕으로 제대로 그려낼 노릇입니다. 내가 나를 고스란히 바라보려면 ‘나’라고 하는 자리와 숨결과 눈망울을 들여다볼 일입니다. 그림책으로 들려주려는 ‘가르침’은 훌륭할 수 있되, 자칫 가볍게 장난치듯 귀염그림으로 잔뜩 엮어 놓으면, 오히려 아이들은 속빛이 아닌 겉모습에 얽매이고 맙니다. 아닌 붓끝은 그저 아닙니다. 아름붓이어야 비로소 아름그림으로 깨어납니다.


#とんでもない #鈴木のりたけ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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