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6.16.
그림책시렁 1573
《십장생을 찾아서》
최향랑
창비
2007.2.20.
누가 “오래살아야 좋은가요?” 하고 물으면 으레 고개를 젓습니다. 삶이 즐겁지 않다면 아무래 오래도록 목숨을 잇더라도 부질없습니다. 삶이 사랑이 아니라면 그야말로 오래살이를 한들 빛나지 않아요. “그렇다면 짧게 살아야 하나요?” 하고 묻기도 하는데, 삶은 ‘길이’로 안 따지고 못 따집니다. 오래 안 죽어야 하지 않고, 짧게 살아야 좋지 않습니다. 온하루가 이야기꽃으로 피어나면서 즐겁게 걸어가는 길일 노릇입니다. 《십장생을 찾아서》는 ‘열꽃’ 또는 ‘오래열꽃’을 바탕으로 할아버지가 오래오래 ‘안 죽기’를 바라는 뜻을 줄거리로 삼습니다. 이 같은 마음은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할아버지는 아이한테 ‘오래살이’를 남길 뜻은 아닐 텐데 싶어요. 할아버지는 마지막날까지 아이한테 ‘삶길’을 이야기로 들려주려고 했을 텐데 싶습니다. 더 자주 어울리거나 더 오래 같이 놀아야 즐거운 하루이지 않습니다. 온사랑으로 마주하기에 웃고 노래합니다. 온마음에 사랑씨앗을 심기에 두고두고 빛나요. 열 가지 ‘꽃숨’을 차근차근 짚는 얼거리는 안 나쁩니다만, ‘오래’가 아닌 ‘오늘’을 바라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오래살기’가 아닌 ‘오늘사랑’에 마음을 기울일 적에 할아버지가 빙그레 웃으면서 훨훨 날아오르리라 봅니다.
ㅍㄹㄴ
+
《태양으로 날아간 화살》(제럴드 맥더멋)
《십장생을 찾아서》(최향랑, 창비, 2007)
더 이상 단짝이 아닌 걸까요
→ 더는 단짝이 아닐까요
7쪽
반짇고리 속을 뒤적이다
→ 반짇고리를 뒤적이다
9쪽
주머니 위에 수놓인 학을 가만가만 만져 보았습니다
→ 주머니에 덧붙인 두루미를 가만가만 만져 봅니다
→ 주머니에 박은 두루미를 가만가만 만져 봅니다
9쪽
나는 십장생 중 하나인 학이야. 신선이 타고 다니던 새지
→ 나는 열빛 가운데 두루미야. 멧님이 타고다닌 새지
→ 나는 열꽃 가운데 두루미야. 숲님이 타고다닌 새지
→ 나는 오래열에서 두루미야. 멧지기가 타고다닌 새지
→ 나는 오래열꽃에서 두루미야. 멧사람이 타고다니지
10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