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마실 . 마을책집 이야기
책 좋아하나요? (2024.11.17.)
― 인천 〈삼성서림〉
아침을 주안나루 둘레 길손집에서 엽니다. 안골목을 천천히 거닐며 늦가을빛을 헤아립니다. 골목마을 이웃은 마당이며 쪽틈에 풀꽃과 남새와 나무를 심어서 돌보면서 골목빛을 밝혀요. 이제 22번 시내버스를 타고서 도원동과 율목동이 만나는 기스락에서 내립니다. 햇볕을 그득히 누리면서 걷고 쉬고 둘러봅니다.
저한테 “어떤 책이 좋은가요?” 하고 묻는 이웃님이 많습니다. 이때마다 “‘좋은책’ 말고 ‘책’을 곁에 두셔요. 둘레에서 ‘좋다’고 얘기하는 책은 되도록 안 읽어야 우리 스스로 빛나게 마련이에요. 어느 책이건 스스로 배우고 익히면서 이 삶을 짓는 길동무로 삼을 적에 누구나 ‘읽님’이자 ‘쓰님’으로 거듭나요.” 하고 여쭙니다. 그래서 “책 좋아하나요?” 하고 안 묻습니다. “새를 좋아하나요?” 하고도 안 묻습니다. “풀꽃나무와 들숲메바다를 좋아하나요?” 하고도 안 묻지요. 저는 언제나 “책을 사랑하나요?”나 “숲을 사랑하나요?” 하고 물어요.
인천 배다리 〈삼성서림〉에 닿습니다. 늦가을이어도 한낮은 볕이 뜨끈뜨끈합니다. 갈겨울에는 한낮볕을 듬뿍 쬐면서 누구나 몸빛을 살립니다. 봄여름에도 한낮볕을 실컷 쬐면서 누구나 몸바탕을 북돋우고요.
곰곰이 보면, 우리는 어떤 ‘외길(주의주장)’도 안 품을 적에 스스로 빛난다고 느껴요. 우리는 ‘길’을 가야 할 뿐입니다. 길을 안 가고서 ‘외길(주의주장)’을 품으면 ‘길들다’에 빠지더군요. ‘한길·한우물’이 아닌 ‘외곬’로 사로잡히면 그만 ‘물들다’가 되고 말아요. ‘길’을 갈 적에는 ‘기름진’ 흙이 풀꽃나무를 살찌우듯 ‘기운’이 우리 몸과 마음에 ‘깃’들어서 스스로 ‘기르’기에 빛나지만, 길들거나 물들 적에는 아무런 길도 물(냇물과 빗물과 바닷물과 이슬과 눈물)도 못 느끼거나 등지면서, 그만 ‘벼랑(주의주장)’이라고 하는 ‘틀(신념)’과 ‘굴레(패러다임)’에 사로잡히는구나 싶어요.
좋아해서 읽는 책이라면, 그만 책굴레입니다. 좋아해서 먹는 밥이라면, 어느새 밥수렁입니다. 좋아해서 하는 일이라면, 시나브로 쳇바퀴입니다. 사랑으로 마주할 적에는 종이책도 바람책도 바다책도 품습니다. 사랑으로 맞이하기에 밥살림을 짓고, 사랑으로 일을 하기에 일꾼·일지기에 살림꾼·살림지기로 섭니다.
인천은, 여기도 저기도 마음에 닿지 않기에 미우면서도 미울 수 없는 터전 같습니다. 그런데 이 나라 다른 어느 곳에서도 못 느낄 알쏭달쏭한 기운이 감돌기에, 다른 어느 곳보다 골목빛이 아름다워서 골목숲을 이룹니다. 어릴적에 이 골목 저 골목에 사는 동무를 만나려고, 하루 내내 걸어서 오가던 하루가 떠오릅니다.
ㅍㄹㄴ
《그저 영어 그림책을 읽어 줬을 뿐입니다!》(만두 아빠, 미류책방, 2023.7.10.)
《女性解放의 理論과 現實》(이효재 엮음, 창작과비평사, 1979.7.30.)
《國語의 一般意味論的 硏究》(이을환, 숙명여자대학교출판부, 1980.8.10.)
《生의 한가운데》(김수현, 제삼기획, 1985.8.30.첫/1985.12.10.중판)
《도도새는 살아 있다》(딕 킹 스미스/김서정 옮김, 웅진주니어, 2003.9.5.첫/2006.1.17.2벌)
《장화 신은 고양이와 10편의 옛이야기》(샤를 페로/김경온 옮김, 논장, 2001.11.20.)
《몽실 언니》(권정생, 창작과비평사, 1984.4.25.첫/1990.11.25.개정판)
《작은 책방》(엘리너 파전 글·에드워드 아디존 그림/햇살과나무꾼 옮김, 길벗어린이, 1997.1.30.)
《마르크스의 부인》(뷔노그라토스카야/탁인숙 옮김, 토지, 1989.5.1.)
《북한기행》(양성철·박한식 엮음, 한울, 1986.8.30.)
《내 땅이 죽어간다(공해문제의 인식)》(한국공해문제연구소 엮음, 일월서각, 1983.6.15.첫/1991.8.10.3벌)
- 재무부는 73년 1월부로 “인천 머큐로크롬공장의 공해는 그렇게 심각한 것이 아니다”라는 보사부의 판단에 따라 플랜트 도입을 허락했다 … 위와 같은 한일 양국민의 반대에 부딪혀 결국 도야마화학은 머큐로크롬의 대한수출을 중지하고 삼화화학은 1975년 2월에 공장 건설을 중지하게 되었다. (180, 181쪽)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조지 레이코프/유나영 옮김, 삼인, 2006.4.14.)
《豫言者와 弱者》(J.림버그/이군호 옮김, 대한기독교서회, 1978.3.10.첫/1981.9.10.재판)
《豫言者와 想像力》(W.브루지만/김쾌상 옮김, 대한기독교서회, 1981.11.25.)
《a life of Jesus》(Edgar J.Goodsped, Harper Torchbook, 1956.)
- 컨콜디아센터 22-5520.
- 74.3.15. 컨콜디아에서. 김명완
《茶藝叢書 1 東茶頌·茶神傳》(장의순/김두만 옮김, 태평양박물관, 1982.4.5.)
《民族主義란 무엇인가》(백낙청 엮음, 창작과비평사, 1981.7.15.)
- 본영당서점. 대구시 중구 사일동 14의1(신탁은행 앞) 44-7871. 45-7871. 대체구좌 544965번. 創立29周年
- 수록된 글의 개별적인 성격과 출전에 대해서는 매편에 짤막한 소개의 말을 붙였으므로 여기서는 더 이상의 설명을 않기로 한다 (6쪽)
- 끝으로 이 책의 간행은 처음부터 여러 사람의 협동에 힙입은 것임을 거듭 밝히며 (9쪽)
《韓國學硏究入門》(이가원·이우성·정창렬·윤사순·임영택 엮음, 지식산업사, 1981.9.25.)
《달무리 목에 걸고》(유안진, 고려원, 1987.12.25.)
《우리 가슴에 그대를 묻고》(편집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 초등지회, 1992.4.15.)
- 이상구·이석주 추모집
《사라지는 번역자들》(김남주, 마음산책, 2016.11.5.)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