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788 : 기억의 것
기억의 처음은 내가 기어 다니다가 첫걸음을 걸으면서 똥을 내질렀다는 것
→ 떠오르는 처음은 내가 기어다니다가 첫걸음을 떼면서 똥을 내질렀다는
→ 되새기는 처음은 내가 기어다니다가 첫걸음을 디디며 똥을 내질렀다는
《낮은 데서 시간이 더 천천히》(황화섭, 몰개, 2023) 5쪽
일본스러운 옮김말씨인 “기억의 처음은”입니다. 한자말을 그대로 두고 싶다면 “처음 기억은”이나 “첫 기억은”이라 해야 우리말씨입니다. “첫걸음을 걸으면서”는 여러모로 얄궂습니다. “첫걸음을 떼면서”나 “첫걸음을 디디며”로 손봅니다. 또는 “처음 걸으면서”로 손볼 노릇입니다. 말끝에 붙인 ‘것’은 군더더기이니 털어냅니다. ㅍㄹㄴ
기억(記憶) : 1. 이전의 인상이나 경험을 의식 속에 간직하거나 도로 생각해 냄 2. [심리] 사물이나 사상(事象)에 대한 정보를 마음속에 받아들이고 저장하고 인출하는 정신 기능 3. [정보·통신] 계산에 필요한 정보를 필요한 시간만큼 수용하여 두는 기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