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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먼슬리 클래식) | 먼슬리 클래식 3

저자 조지 오웰

문학동네

2025-03-10

원제 : Nineteen Eighty-Four

소설 > 영미소설




우리가 언어를 빼앗길 때, 생각도 함께 빼앗긴다.




■ 책 속 밑줄


4월, 맑고 쌀쌀한 날이었다. 시계들의 종이 열세 번 울리고 있었다. 윈스턴 스미스는 차가운 바람을 피해 턱을 가슴에 처박고 승리 맨션의 유리문으로 재빨리 들어갔다. 막을 새도 없이 모래 바람이 그 뒤를 따라 들이닥쳤다.



윈스턴의 등 뒤에 있는 텔레스크린에서는 아직도 무쇠 생산과 제9차 3개년 계획의 초과 달성에 대해 지껄이고 있었다.

텔레스크린은 수신과 송신이 동시에 가능하다. 이 기계는 숨죽인 속삭임을 넘어서는 모든 소리를 낱낱이 포착한다. 더욱이 윈스턴이 이 금속관의 감시 범위 안에 있는 한 소리는 물론이고 행동까지 감지된다. 물론 언제 감시를 받고 있는지 알 수는 없다.



1984년 4월 4일

그는 몸을 뒤로 젖히고 앉았다. 무력감이 그를 사정없이 짓눌렀다. 우선 올해가 1984년이 맞는지 어떤지 알 수 없었다. 나이가 서른아홉 살인 것만은 거의 확실했다.



과거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하고 현재를 지배하는 자가 과거를 지배한다.



생각범죄는 죽음보다 무서운 형벌이다. 누군가에게 당신의 내면이 완전히 투명하게 들여다보인다면 당신은 어떤 방식으로라도 자유롭지 않다.



자유란, 둘 더하기 둘은 넷이라고 말할 수 있는 자유다. 그것이 허락되지 않는다면 나머지는 무너진다.



"자네는 신어를 만든 목적이 사고의 폭을 좁히는 데 있다는 걸 모르나? 결국 우리는 사상죄를 범하는 일이 문자 그대로 아예 불가능하게 만들 거라고. 사상을 표현할 단어가 없을 테니 말일세. 앞으로 필요한 모든 개념은 정확하게 한 단어로 표현될 거야. 뜻이 엄격하게 제한되고 다른 부수적인 뜻은 제거되어 잊히게 될 거네."



■ 끌림의 이유


조지 오웰의 『1984』는 단순한 미래 디스토피아 소설이 아닙니다.

권력, 감시, 언어, 진실이라는 주제로 생각의 자유가 통제된 사회의 풍경을 치밀하게 보여줍니다.

주인공 윈스턴은 감시와 검열 그리고 진실이 조작된 체제 속에서 끊임없이 자기 의심과 저항 사이를 오갑니다.

'이것이 진짜 현실인가?'를 묻는 그의 시선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고스란히 이어집니다.



■ 간밤의 단상


며칠 전 SKT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그에 대한 대응은 무료 유심 교체였지만 실질적 책임은 모두 이용자 몫이었습니다.

저 역시 검찰청을 사칭한 전화를 두 번이나 받은 적이 있을 만큼 개인 정보가 얼마나 손쉽게 유출되고 있는지 체감하고 있습니다.

그 사건 이후 『1984』를 다시 읽으면서 '나는 지금 진짜 자유로운가?'라는 질문이 선명히 떠올랐습니다.

보이지 않는 감시 속에서 어떤 말은 삼켜지고 어떤 감정은 감춰지고, 기억조차도 누군가의 기준 아래에 통제된다면 그건 과연 진짜 나의 삶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하는 물음이 들었습니다.


『1984』는 단순한 디스토피아 소설이 아니라 통제의 사회에서 인간다움을 끝까지 지켜내려는 사람들의 절박한 기록입니다.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트루먼 쇼》나 《매트릭스》 같은 영화들이 떠오르지만 이 책은 한층 더 내밀하고 고통스럽게 질문을 던집니다.


"나는 지금, 진실하게 생각하고 있는가?"

세상의 침묵이 두꺼워질수록 우리는 그 침묵 안에서 더욱 정확한 언어를 찾아야 합니다.

그 어떤 시대든 2 더하기 2는 4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그것이야말로 인간다움의 시작 아닐까요.



■ 건넴의 대상


진실과 언어의 경계에 대해 고민해본 분

자유와 감시에 대한 시대적 질문을 품고 있는 분

디스토피아 소설을 좋아하지만 그 너머를 보고 싶은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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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감상이 더해지면 이 공간은 조금 더 깊고 따뜻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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