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토너
저자 존 윌리엄스
알에이치코리아(RHK)
2015-01-02
원제 : Stoner (1965년)
소설 > 영미소설
소설 > 미국문학

■ 책 소개
『스토너』는 미국 중서부의 한 대학에서 문학 교수로서 평생을 보낸 한 남자의 삶을 그려내었으며 잔잔하지만 강한 울림이 있는 작품입니다.
참고로 출간 당시 주목받지 못했다가 나중에 빛을 발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소설 속 주인공 윌리엄 스토너는 농장에서 태어나 대학을 통해 문학을 만나게 됩니다.
이후 교수가 된 후 결혼하고 자식도 가지며, 몇 번의 실패와 몇 번의 고독을 겪은 채 조용히 세상을 떠나는 이야기입니다.
평범하고 단순한 인생이지만, 그렇기에 더 깊은 여운이 남게되는 작품입니다.
■ 문장으로 건네는 사유
윌리엄 스토너는 1910년, 열아홉의 나이로 미주리 대학에 입학했다. 8년 뒤, 제 1차 세계대전이 한창일 때 그는 박사학위를 받고 같은 대학의 강사가 되오 1956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강단에 섰다. 그는 조교수 이상 올라가지 못했으며, 그의 강의를 들은 학생들 중에 그를 조금이라도 선명하게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가 세상을 떠나자 동료들이 그를 추모하는 뜻에서 중세 문헌을 대학 도서관에 기증했다. 이 문헌은 지금도 희귀서적관에 보관되어 있는데, 명판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영문과 교수 윌리엄 스토너를 추모하는 뜻에서 그의 동료들이 미주리 대학 도서관에 기증."
가끔 어떤 학생이 이 이름을 우연히 발견하고 윌리엄 스토너가 누구인지 무심히 생각해볼 수도 있겠지만, 그 이상 호기심을 충족시키려고 애쓰는 경우는 거의 없다. 스토너의 동료들은 그가 살아 있을 때도 그를 특별히 높이 평가하지 않았고, 지금도 그의 이름을 잘 입에 올리지 않는다. 노장교수들에게 스토너의 이름은 그들을 기다리는 종말을 일깨워주는 역할을 하고, 젊은 교수들에게는 과거에 대해 아무것도 일깨워주지 않고 동질감을 느낄 구석도 전혀 없는 단순한 이름에 불과할 뿐이다.
그는 대학 공부도 농장 일을 도울 때처럼 즐거움도 괴로움도 없이 철저하게, 양심적으로 했다. 1학년 말에 그의 평균성적은 B학점에 조금 미치지 못하는 정도였다. 그는 점수가 더 낮지 않은 것을 기뻐했을 뿐, 점수가 더 높지 않은 것을 걱정하지는 않았다. 자신이 전에는 알지 못하던 것을 배웠음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의 점수가 그에게 의미하는 것은 2학년 때에도 1학년 때처럼 해낼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에 불과했다.
"내 생각에 자네는 교육자가 되기에 적함한 사람이 아닐세. 재능과 학식보다 편견이 앞서는 사람이라면 절대 안 되지. 내게 그럴 힘이 있다면 십중팔구 자네를 해고했을 걸세. 하지만 우리 둘 다 알다시피 내게는 그럴 힘이 없지. 우리는…… 자네는 종신교수 제도의 보호를 받고 있네. 나도 그건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어. 그렇다고 내가 위선을 떨 필요는 없네. 난 이제 무슨 일에서든 자네와 얽히는 건 사양일세. 절대로, 그렇지 않은 척 가식을 떨지도 않을 거야."
스토너는 한동안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알겠네, 홀리.” 그는 피곤한 목소리로 말하고 나서 몸을 돌리려고 했다.
"그는 삶을 사랑했다, 그리고 삶이 그를 사랑했는지는 모르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다."
인생이 반드시 드라마틱해야만 의미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인정받지 못하고 말없이 견뎌내어도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사는 것이 결국 내 삶에 최선을 다한 것이니깐요.
우리의 하루하루는 어쩌면 기승전결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하루들이 모여 하나의 삶이 되는 것처럼 사소하고 평범한 존재의 존엄함 또한 꼭 깨우쳐야 합니다.

■ 책 속 메시지
책에서는 성공이나 명예가 삶의 본질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주인공 스토너는 문학을 사랑했고 사랑하는 아내와 결혼했지만 무심한 결혼 생활을 보내야 했고 결국 사랑은 멀어졌으며 동료와는 갈등도 빚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문학과 학생 그리고 진실에 대한 충실함으로 자신의 존재를 지켜나가죠.
즉, 이 책은 성공이 아닌 진실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스토너』는 우리에게 나답게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묻게 만드는 소설입니다.
■ 하나의 감상
책을 읽고나면 문득 이런 물음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스토너가 실패한 인물인가?
그러나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 깨닫게 됩니다.
이것은 패배가 아닌 그에 대한 존경심이었습니다.
대학에서도, 집에서도 불안하기만 했던 그의 위치는 꼭 우리네 삶과 닮아있었습니다.
누가 정한 것도 아니지만, 세상은 쉽게 성공한 삶과 실패한 삶으로 나눕니다.
스토너는 자신이 선택한 일을 사랑했고 고통과 외로움 속에서도 그 사랑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평범하고 조용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의 내면은 그 누구보다 치열했으니깐요.
이 정도면 괜찮은 삶이었지!
이렇게 읊조린 스토너의 고백은 어쩌면 우리가 바라는 인생의 진짜 모습 아닐까요.
■ 건넴의 대상
조용하지만 단단한 인생을 살고 싶은 이에게
문학의 위로를 믿는 모든 독자에게
인생의 의미를 고민 중인 30-40대에게
♥
이 책을 읽고 마음에 남은 문장이나 순간이 있다면,
공감(♥)과 댓글로 나눠주세요.
당신의 감상이 더해지면, 이 공간은 조금 더 깊고 따뜻해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