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책을 펼쳤을 때, 슈크림빵이 주인공이라니! 하는 생각에 웃음이 났어요. 그런데 읽을수록 이 귀여운 슈크림빵이 단순히 귀엽기만 한 캐릭터는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죠. 『내멋대로 빵빵빵빵』은 ‘속’을 찾아 떠나는 빵의 이야기입니다. 말만 들어도 기발하죠?
슈크림빵은 자신에게 딱 맞는 속을 찾기 위해 수상한 4층짜리 버스를 타고 여기저기 떠돌아요. 그 여정 속에서 만나는 사건들을 척척 해결하는 모습이 꼭 동화 속 히어로처럼 느껴졌어요. 어쩐지 정 많고 손 빠른 홍반장이 떠오르기도 했고요.
버스 안에는 여행의 흔적처럼 이것저것 물건이 쌓여가고, 그 안에서 다른 빵들도 각자 원하는 것을 찾으려고 노력해요. 슈크림빵 역시 결국 자기다운 ‘속’을 찾아가죠. 단순한 이야기 같지만, 그 속에는 ‘나다운 것이란 무엇일까’, ‘나는 무엇으로 채워져 있을까’ 같은 묵직한 질문이 들어 있어서 아이와 함께 이야기 나누기 참 좋은 책이었습니다.
김지만 작가의 그림은 역시나 사랑스럽고 위트 넘쳐요. 디테일 하나하나까지 공들인 게 느껴져서 천천히 들여다보는 재미도 있어요.
어디선가 누군가가 무슨 일이 생기면 달려오는 슈크림빵. 웃기고 귀엽고 따뜻한, 세 가지를 모두 갖춘 그림책이라 꼭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읽는 내내 기분 좋아지고, 마지막 장을 덮을 때는 마음 한켠이 따뜻해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