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기사를 본방으로는 못 봤더라도 '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로 고양이 밈'은 다들 알 것이다. 다양하게 확산이 됐던 뉴스 기사인 것은 알았지만 김주하 앵커의 책 제목으로 무슨 연관이 있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뉴스가 김주하 앵커가 진행하던 MBN <뉴스 7>이었음을 프롤로그를 통해 알게 됐다.
책 제목과 이어지는 책 표지의 '깊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이야기하는 방법'이라는 문장이 제목과도 이어지는 듯했다. 매서운 추위 속에서도 고양이는 먹이를 찾으며 살아가야 했기에 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를 걷고 있던 게 아닌가 하는...
책은 총 10장으로 구성된다. 학창 시절부터 앵커를 하기 위해 얼마나 몰입하고 치열하게 살았는지를 엿볼 수 있다. 내 초등학교 시절 케이블 TV가 없던 시기. 뉴스특보로 인해 오후 5시 반 만화영화가 편성에서 사라지는 것에 분노해 방송국에 전화를 했던 것과 달리 한 여고생은 방송국에 "앵커가 되려면 대학교에서 무슨 과를 가야 제일 유리한가요?"라는 질문을 위해 쉬는 시간을 얼마나 희생하며 땀을 흘렸는지를... M 본부 아나운서가 되기까지의 일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김주하 앵커의 모습이 보이는 듯했다.
2장을 읽으며 알게 모르게 차별을 이겨내고 틀을 깨려고 했던 저자의 모습들을 보게 된다. 남다른 행보는 앞서 말하던 '줏대'를 드러내는 행동이 아니었나 싶다. 물론, 혼자 변화를 만들기 위한 고군분투는 추후 방송들에도 영향을 준 듯하다.
3장부터는 저자에게 있어 숨기고 싶을만한 내용이었을 것이다. '추천의 말'을 쓴 고명환 저자의 멘트가 떠오르는 것도 있었고, 나 역시 많이 알고 지적인 것과 삶은 또 다르다는 것은 살아오며 겪게 된 일이었기에 어이없는 내용들을 다시 쓰며 저자가 어땠을지... 그래서 그런지 글들도 빠르고 긴박하게 진행되는 느낌이었다. 글을 읽으며 속으로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다."라는 말을 절로 하게 되는데 고쳐 쓰는 게 아니라 그냥 참고 넘어가자였던 것 같다. 해당 장들을 읽으며 『안나 카레리나』의 첫 문장이 문득 떠올랐다.
어려운 시기를 겪으며 그렇게 김주하 앵커는 세상에 더 가까이 따뜻하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게 된 것이 아닌가 조심스럽게 생각을 해보게 된다. 앞선 빠른 속도와 울분을 끓어 올리던 내용들이 해소가 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에필로그에 앞선 마지막 글에서 '앵커'에 대한 다른 뜻에 대한 설명을 요트 세일링이 익숙하며 평탄치 않은 시기를 겪고 있는 내게도 위안을 주었다.
성당에서 나눔 봉사를 할 때가 떠오른다. 봉사자가 자신이 알리고 싶지 않을 정도의 내용의 나눔을 먼저 하게 되며 그룹원들의 마음의 문을 열면 조금씩 조금씩 마음의 문이 열리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책도 그런 느낌이 들었다.
지적이며 똑 부러지게 모든 게 완벽할 것 같은 저자의 이야기. "왜 내게만 이런 일이 생기는지 모르겠다"라며 좌절하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를 전해줄 수 있는 책이 될 수 있을 듯하다. 친근한 제목에 대한 궁금증은 치열하게 살아온 저자의 삶을 보여주고 있었음을 다시금 확인하며 리뷰를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