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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詩
  • 그분의 상처로 우리는 나았습니다
  • 정진석
  • 12,600원 (10%700)
  • 2015-12-25
  • : 115

<본 게시물은 가톨릭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올해 성주간의 시작은 부활 대축일에 세례식이 있어 정신없이 시작한 것 같다. 이 책도 그런 와중에 읽게 됐다. 워낙 성주간 관련 책이라 시기에 맞춰 읽으면 좀 더 다르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버텨온 것 같다. 故 정진석 추기경님의 육성 녹음을 들으며 녹취록을 작성해 본 적이 있었고, 실제 서품 미사 때 뵌 적이 있었기에 그분의 목소리를 떠올리게 하는 책이기도 했다.


  책은 주님 수난 성지 주일부터 성금요일까지 1~6장, 십자가 위에서의 말씀을 다룬 7장, 성주간 토요일을 다룬 8장, 예수 부활 주일의 9장, 마지막으로 부활 이후를 다룬 10장으로 구성된다.

  주님 수난 성지 주일은 어제 미사를 드리고 왔기에 책에서 다루는 내용들이 강론 시간의 내용들과 겹쳐지기도 했다. 분명 주님을 환호하며 맞아들이던 이들이 결국 주님을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이기를 요구하는 일은 우리의 현재 삶과도 연결이 되는 듯했다.

  성주간 월요일의 저주받은 무화과나무에 대해서는 가볍게 지나치곤 했는데 우리 스스로가 잎만 무성하고 열매를 맺지 못하는 신앙생활을 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한다. 비유로 성전에서 가르치시는 예수님의 말씀을 알아 들어도 율법 학자들은 반성보다는 오히려 더 시기와 질투로 자신들의 눈과 귀를 더 닫은 듯하다. 알아볼 수 있으나 누리고 있는 것을 잃지 않기 위해 예수님을 더 시험하려 했던 것은 아닐까? 그 시기심은 결국 예수님을 죽일 음모로 이어진다.

  성주간 화요일에는 결국 말라 버린 무화과나무에 대한 내용을 만나게 된다. 두 개의 복음서에서 디테일의 차이가 있었다는 것은 이 책을 통해 알게 된다. 믿음과 기도에 대해 마주하게 되는데 내 기도는 믿음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생각도 해보게 된다. 아니라면 이뤄주시는 방법이 내 기도와 다를지도 모르겠다.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에게 경고를 하시는 내용은 지금 신앙을 갖고 살아가는 이들에게도 적용이 될 수 있는 내용 같다. 유다인들의 불신과 심판 역시 연결이 되는 부분이 아닐까? 가치라는 것도 사람에 따라 다름도 보게 된다. 상황의 어려움은 요즘 계속해서 생각을 하게 하는 부분이라 무겁게 다가온다. 예루살렘 멸망과 세상 종말 예언은 요즘 벌어지는 기후 위기와 여러 사건 사고들을 통해 더 가까이 온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성주간 수요일에 예수님을 배반한 유다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는 시간이 된다. 교회에서는 사람이 필요하지만 현실과의 괴리는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나도 현재 경제활동이 없기에 경제적 지금은 경제적 안정을 우선으로 준비 중이라 더 눈길이 가는 내용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성주간 목요일 하면 작년 성찬 미사 때 소수 인원으로 성가대를 섰던 게 떠오른다. 과거 많은 인원들과 함께 서던 것과 소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부담감이란... <내 발을 씻기신 예수>를 오랜만에 성목요일 다시 불렀지만 감정과 상황은 과거와 달랐기에... 주님을 이해하지 못하는 베드로 사도보다도 우리는 주님의 뜻을 더 모르는 것은 아닐까도 생각하는 시간이다. 성가 노랫말처럼 살지 못하기에 노랫말이 더 가슴을 메게 하는 것. 주님께서는 모든 것을 아시면서도 유다의 발까지도 씻어 주시는 그 마음은 어떠하셨을까. 올해 성목요일은 신자석에서 전례에 참석하며 책에서 만난 내용들을 더 묵상하며 전례에 집중을 해봐야겠다.

  성주간 금요일의 경험은 18년 전 성 금요일 오후 3시 십자가의 길 고상 복사를 했던 때를 떠올린다. 그때에도 잠시의 구직 기간이 있었기에 선뜻 시간이 되는 청년으로 신청을 해서 꽤 고생한 기억이 난다. 십자고상을 들고 십자가의 길을 하는 게 그렇게 힘들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하물며 예수님은 진짜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골고타에 오르셨으니 내 고통과 비교할 수 있었을까? 내용을 보면 주님 수난 성지 주일의 복음과도 연관이 되어 있다. 이방인인 빌라도는 죄를 찾지 못하였는데 예수님을 환호하던 이들이 죽이라 소리치는 상황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 장에서 '십자가의 길' 기도의 모든 처들을 더 세부적인 내용으로 만날 수 있다. 다음 장에서 십자가 상 일곱 말씀과 그에 대한 해설과 기도로 다음 장을 준비하는 듯했다. 십자가 위에서도 당신보다는 아버지의 뜻을 더 생각하시고 유다 백성을 원망하기보다는 그들을 용서하고자 하는 마음은 결국 '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져야 한다'는 말씀이 떠오르게 하는 부분이었다.

  성주간 토요일의 내용은 그 정도로 예수님의 말씀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음에도 그분을 죽인 유다 지도자들의 편협함이란... 결국 자기들의 권력을 위해 부정을 한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되면서도 그 경비병들로 인해 예수님의 부활을 입증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도 그분의 뜻은 사람이 어찌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듯하다.

  예수 부활 주일의 내용은 성경을 통해 익숙한 부활 내용을 다룬다.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의 이야기는 과거에는 왜 알아보지 못했을까 하면서도 나이가 들며 나 역시 그분을 알아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부분이었다. 마지막 장에서 예수님께서 베드로가 자신을 세 번 모른다고 한 것을 세 번의 질문으로 다시 회복시켜 주시는 내용 '되찾은 아들의 비유'와 함께 좋아하는 부분이다. 현재 냉담을 하고 있진 않으나 또 어떤 상황으로 주님을 멀리할지 모를 우리에게 주님께서 주시는 사랑을 제대로 보여주시는 부분이 아닐지... 잠시 떠나 있는 이들이라도 다시 곁을 내주시는 주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성주간에 읽는 '예수님의 마지막 일주일'을 다룬 책 『그분의 상처로 우리는 나았습니다』. 사순의 마지막 주간을 묵상하며 보내기 좋은 책이었다. 꼭 이 시기가 아니라도 힘든 시기를 보내는 이들이 예수님의 수난을 묵상하며 주님의 사랑을 더 느끼며 힘을 얻고, 나아질질 수 있길 바라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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