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일간 미술관에서 외국어 공부하기

돈이 없을 때는 당장 쓸 수 있는 천원 2천원이 아쉽다. 소득수준이 어느정도 보장되기 전까지는 가처분소득이 중요하다. 공무원이 월급인상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큰 돈이 생기고나면 수익률과 절세 같은 테마가 더 중요해진다. 프랜차이즈 지점장은 당장 하루 매출이 중요하지만 프랜차이즈 계열사 본사 입장에서는 당기순이익, 레버리지 같은 지표를 운용하는게 중요하다. 전혀 다른 사고방식과 접근법이다.


지식도 마찬가지다. 없을 때는 한 권 두 권이 소중하다. 오래 공부해 자기 서재를 갖게 되면 지식의 매니지먼트가 더 중요해진다.


작년 규장각 전시는 단독 저서만 140권에 달하는 한국현대문학사가 김윤식 교수의 지성사적 자취를 톺아보는 전시였다.

그가 작업했던 서재 풍경을 재현해 어떻게 평생 읽고 평생 쓸 수 있었는지 그 어마무시한 생산성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자리였다


김윤식은 심지어 빠른 타이핑이 아니라 원고지에 글을 쓰면서도 혼신의 힘을 다해 읽고 쓰며 한 학문분야 전체를 견인했다. 주제의 범위와 양에 있어 독보적이다


에디톨로지로 유명한 문화심리학자 김정운이 쓴 초기 저서에서 독일에서 외국인으로서 전임강사가 된 팁을 밝힌 적이 있다. 편집가능한 형태로 지식을 메모카드에 분류해두었기 때문에 방대한 지식을 운용할 수 있어서라 했다. 그리고 그는 재작년 바우하우스에 관한 1028쪽에 달하는 창조적 시선을 썼다














https://www.snu.ac.kr/snunow/snu_story?md=v&bbsidx=150717

(사진출처는 서울대뉴스)


김윤식의 서재 책상 위에도 그런 방식으로 편집 가능한 메모카드가 가득했었다


꾸준한 생산성은 소스태깅에서 나온다. 쓰기보다는 정리가 중요하다



트립콤파니라는 여행가이드 유투브 채널이 있다. 최근 올린 일본도시영상은 거의 백과사전과 진배없다. 대사 하나 하나에 모두 직접 방문해서 찍은 영상소스가 증거로 나온다. 심지어 관형격을 말할 때도 순간적으로 지나가지만 일일이 근거화면이 있다. 그는 브이로그에서 영상을 찍은 후 일일히 보면서 이름을 붙이고 정리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고 했다. 독보적인 영상퀄에는 합당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