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절에 따라 마음도 바뀐다. 어제의 바람이 오늘 것이 아니듯이 우리 마음도 어제와 다른 생각으로 가득하다. 그러데 왜 마음이 그대로 라는 기분이 드는 것일까? 삶은 세상의 변화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일까? 분명 그렇지 않다. 우리 시간은 세상에 종속되었고 수많은 흐름과 결을 같이한다. 봄이 오면 두터운 겨울옷을 벗듯이 들뜬 마음이 앞선다. 형형색색 설렘이 눈길을 채운다. 온 세상이 새롭다. 덩달아 마음도 요동친다. 여름은 자유다. 마치 모든 것이 제 것인 양 마음껏 휘두르고 싶다. 하지만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한껏 부풀었던 마음이 오므라들기 시작한다. 우리 마음은 어제와 다르고 계절마다 변한다. 시각이 바뀌면 마음도 달라진다.
3월엔 비움으로 시작한다. 겨우내 묵혔던 모든 것을 꺼내고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한다. 비움은 채움의 시작이다. 하지만 이젠 다르게 설정한다. 비움을 위한 규칙을 세우는 것이다. 저렴한 이유로 사지 않기. 일 년간 사용하지 않으면 버리기, 필요한 이에게 나눔 실천하기. 하나를 사기 전 하나 버리기, 그리고 매일 쓰는 물건이라면 비싸도 과감히 구입하기, 매몰비용과 소유효과는 순간적이다. 종결욕구를 가지고 상황을 정리한다. 인간은 심리적인 저항에 익숙하다. 현재 상태를 유지하고 싶은 현상유지 편향이 강하고 어떤 일이든 자기 합리화에 능하다. 이는 불안보단 확실함을 선호하기 때문이다.‘항구에 정박한 배는 안전하지만, 그것이 배를 만든 목적은 아니다.’존 세드는 두려움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인생의 목적은 아닐 것이라 말한다. 사랑도, 꿈도 마찬가지다. 3월엔 비움과 도전을 위한 시간이다.
벚꽃이 아름다운 이유는 짧은 수명 때문이다. 아름다움에 가려진 벚꽃의 운명이 4월을 닮았다. 그래서 벚꽃은 희소하다. 아름다움은 언제나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기에 마음을 사로잡는다. 저자는 이를 인간의 매력과 비교하는데 심리학자 조셉 루프트와 해리 잉햄의 이름을 딴 조해리의 창을 통해 자기를 이해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나의 모습은 네 개의 창으로 구성되어있고 나와 타인, 안다와 모른다로 나누어져 공개적, 맹목적, 숨겨진, 미지의 영역으로 구분된다. 타인이 아는 영역과 내가 아는 영역이 공개적영역이다. 외모, 직업, 패션등이다. 네 가지의 영역은 저마다 장단점이 존재하며 부정적인 시각을 긍정적으로 바꾸거나 미숙함이나 열등감에 용기를 더하면 매력적인 사람, 특별한 사람이 될 수 있다. 4월엔 유독 편향이 심하다. 늘, 항상, 언제나는 자신을 고정시킨다. 내가 어떤 생각에 치우치는지 조심스러운 고백이 필요하다.
비가 오면 차분해지고 따스하면 마음이 들뜬다. 아마도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에 어울리는 단어다. 늦봄을 붙잡고 여름을 준비하는 5월엔 유독 행사가 많다. 특히 가족과의 만남이 잦다. 부모와 아이는 서로 다른 생각을 갖고 같은 길을 걷는다. 언제나 보호해주고 싶은 아이. 더 이상 부모 말에 공감하기 어려운 아이, 아이와의 관계설정은 자신의 내면 성철만큼 어렵다. 이는 아이에 대한 집착과 자신의 투여에서 비롯된다. 아이에겐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매우 중요하다. 사회적 관계의 모형이 가족으로부터 시작되고 한번 형성된 성격이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아이와 적당한 거리의 유지가 필요하다. 아이 이기 전에 한명의 인간으로 인정하고 존중해야한다. 인간은 인정욕구와 존중감, 자존감으로 살아간다. 5월은 자신의 마음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계절이다.
나에게 계절은 어떤 의미를 주고 있을까? 12월의 들뜬 마음은 곧바로 1월의 긴박함, 설렘으로 바뀐다. 인간에게 주어진 시간은 평생 스스로 선택해야할 운명이다. 우리의 마음 또한 수많은 사건을 거치며 반복되고 단련된다. 그러면서 세상을 선택한다. 삶의 조건은 누구에게나 동일하다. 이를 받아들이는 우리의 입장이 새로운 관점을 만든다. 계절은 변화한다. 우리 마음도 계절을 따라간다. 신고은님의 심리학은 무척 친근하다. 친구나 연인, 지인과의 대화가 떠오른다. 그래, 이런 순간에 이런 말을 한다면 훨씬 좋은 시간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인생엔 수많은 파도가 있다. 파도가 싫다고 거부할 수는 없다. 파도의 높이와 깊이, 파도를 이해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파도를 미리 피하든, 파도에 맞서 도전하든, 파도를 타고 즐기든, 어떤 선택이든 결과가 주어진다. 우리의 삶도 이와 닮았다. 많은 문제가 있지만 결국 자신의 마음에 결정된다. ‘코모레비’는 그 순간에만 존재하는 다시는 붙잡을 수 없는 유일한 장면이다. 우리의 인생이 이와 같지 않을까?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