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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의 나~
  • 침묵하라 그리고 말하라
  • 법정
  • 17,100원 (10%950)
  • 2025-04-30
  • : 2,945


살아있는 글이 있습니다. 마음을 일깨우고 몸을 가볍게 합니다. 삶의 방향을 이해하고 넉넉한 품을 유지합니다. 그런 글을 만날 때마다 살아가는 의미를 깨닫게 됩니다. 법정 스님의 글입니다. 오래됐지만 여전히 죽비를 담은 말 속엔 커다란 울림과 잔잔한 미소, 듬직한 침묵이 함께 있습니다. 분주한 세상에 마음만은 침묵을 유지하고 싶습니다. 가던 길 멈추고 조용히 사색도 즐기고 싶습니다. 바람소리도 듣고 자연의 울림도 만나고 싶습니다. 이 모든 것엔 침묵이 필요합니다. 꼭꼭 숨겨있던 빗장을 열고 광활한 마음을 만납니다.

 

오늘은 새로운 나를 만납니다. 물이 순간마다 새로운 물이듯이 우리도 매순간 새롭습니다. 물은 있음으로 존재합니다. 과거의 회한이나 미래의 걱정에 휩싸이지 않고 순간을 살아갑니다. 순간은 늘 새롭습니다. 순간을 이해하고 확장하는 삶은 자연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숲과 나무, 바람과 구름, 어느 것 하나 새롭지 않은 것이 없고 순간을 살아갑니다. 우리 마음도 매순간 새롭습니다. 또한 물과 같습니다. 가장 낮은 곳에서 얼어붙은 대지를 따뜻하게 해주고 구름이 되어 뜨거운 햇살을 막아주는 최상의 선과 같은 물을 닮아가는 삶을 살아야겠습니다.

 

무엇이 불교이고 무엇이 기독교입니까? 진정한 신앙은 자신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자비는 무척 어려운 말입니다. 생각이야 무엇을 못하겠습니까마는 행동은 쉽지 않습니다.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이론에서 벗어나 구체적인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이웃과의 나눔입니다. 나눔은 수직이 아니라 수평적인 주고받음입니다. 자비를 베푸는 것은 타인을 이롭게도 하지만 자신에 형언할 수 없는 기쁨과 행복을 전해줍니다. 타인이 원하든 원하지 않던 자비를 가지는 마음은 평온과 평화를 가져옵니다. 불편한 적개심이 분리를 만들고 울타리 안에 스스로를 가두어버립니다. 삶은 유회와 같습니다.‘행복에 매달리지 말고 불행을 피하지 말라. 항상 맑은 정신으로 지켜보라.’마음을 깨우는 말씀입니다.

 

홀로 사는 즐거움이란 책을 통해 고독의 의미를 되새겨봅니다. 인간은 홀로 태어나 홀로 떠나갑니다. 무엇하나 제 것이 없지만 제 것인 양 소유에 집착하고 관념을 일으키며 스스로에 얽힌 삶을 살아갑니다. 홀로 산다는 것은 내려놓음이며 비움입니다. 홀로 산다는 것은 침묵하는 것입니다. 자신과의 대화에 익숙하고 스스로를 통제하며 자기인식을 확대하는 과정입니다. 홀로 사는 것은 고독을 통해 관계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우린 홀로 사는 것에 두려움을 갖고 있습니다. 상대가 불편하면서도 눈에 보이지 않는 상대를 갈망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침묵하고 말하라, 말이 난무하는 세상입니다. 밖은 온통 소음이 가득합니다. 누구도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지 않고 거친 에너지를 뿜어냅니다. 침묵은 당당하고 필요한 말을 하기위해 자신을 다듬는 시간입니다. 침묵은 내면을 정화하는 시간이며 말의 품격을 높이는 기회입니다. 말을 하기 전에 먼저 들어야합니다. 귀 기울여 듣는다는 것은 침묵을 익힌다는 말입니다. 침묵은 자기내면의 바다입니다. 진실한 말은 내면의 바다에서 시작됩니다. 말은 하지 않을수록 품격이 높아집니다. 말이 최고로 여겨지는 세상에 침묵이 더욱 가치를 더하고 있습니다.

 

본서는 법정스님의 수필을 중심으로 마음, 고요, 침묵, 삶의 목적에 관한 소중한 글들을 담고 있습니다. 또한 도미니크수도회 사제이자 예술가인 김인중 신부님의 작품이 아름답게 펼쳐있습니다. 잔잔한 글과 형형색색의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은 읽는 내내 복잡한 마음을 차분하게 내려놓습니다. 무소유의 삶을 실천한 스님은 어느 날 자신에 주어진 모든 것이 무거운 짐임을 깨닫게 됩니다. 수년간 기르던 난초에 이토록 집착하는데 하물며 인간사의 정이야 어떻겠습니까? 무소유나 홀로 산다는 것은 세상에 반하는 삶이 아닙니다. 본래 인간으로서 삶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그토록 집착하는 모든 것이 허망함을 깨닫는 일, 누군가에게 전해준 따듯한 말 한마디가 삶의 의미를 부여합니다. 매 순간 필사로 부족함이 없는 스님의 말씀과 따뜻한 예술혼이 가득한 시간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삶의 마무리는 떠날 채비를 갖추는 것, 언제든 빈손으로 돌아설 수 있는 가벼움을 배우는 일이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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