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서기의 분기점이 꼭 나이와 일치하는 것 같지는 않다. 그것은 인생의 어느 순간 내가 의지하던 지팡이를 툭 쳐버리고 자신의 실상을 직시하게 하는 사건과 맞닥뜨릴 때, 성숙을 지향하는 인간이라면 겪게 되는 일종의 반응 작용과도 같은 것이라 생각한다. 허상을, 혹은 박완서의 말대로 환상을 깨주는 그런 사건은 분명 아프지만 삶의 진실에 더 다가가게 한다. 그런 일은 일찍 올 수도 있고, 늦게 올 수도 있고, 반복해서 몇 차례 올 수도 있다. - 홀로서기(6. 독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