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자신은 "눈을 뜨지 않은 땅속의 벌레"라는 겸사(謙辭)는 자신에 대한 성찰이기도 하지만, "꿈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하는 현실의 제한을 우회적으로 말하고 있기도 하다. "서둘지 말라"의 반복이 단지 조바심을 다독이는 독백이었다면 작품 자체가 이렇게 활달할 리가 없다. 1연의 "무거운 몸"이 2연에서는 "나의 빛으로", 다시 3연에서는 "귀여운 아들"로 변주되는 것도 또한 그것을 증명하거니와, 각 연의 마지막 행도 "오오 봄이여"에서 "오오 인생이여"로, 다시 "오오 나의 영감(靈感)이여"로 변주될 때 우리는 거기에서 부정적인 상태에 빠지지 않으려는 고투의 서정을 읽을 수 있다. - 애타도록 마음에 서둘지 말라(4장 혁명적 존재 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