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델처럼 키가 크고 얼굴도 예쁜 대학생 이치카는 남자친구를 사귀고 싶은 마음에 이런저런 노력을 해보지만 좀처럼 마음이 끌리는 남자를 만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참석한 술자리에서 우연히 옆에 앉은 코세이와 마음이 통하는 대화를 나누게 되고 그에게 푹 빠져 버린다. 하지만 코세이는 이치카 외에도 친하게 지내는 여자가 많고, 호감이 전혀 없는 여자와 만나지는 않지만 호감이 더 있다고 해서 사귀지도 않는 독특한 연애관을 가진 남자다.
세토 메구무의 <차라리 당신이 숨통을 끊어줘>는 자신과 다른 연애관을 가진 남자를 좋아하게 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로맨스 만화다. 1권을 읽은 독자들도 그렇고 작가의 지인들도 코세이를 '생각보다 더 쓰레기'라고 했다는데, 나는 코세이가 왜 쓰레기인지 모르겠다. 오히려 코세이가 사귈 마음이 없다는데 자꾸만 달려드는 이치카가 부담스럽다. 남자가 나한테 이런다고 생각하면... 이치카가 적극적으로 대시할 때마다 싫은 내색은커녕 항상 웃는 얼굴로 상냥하게 대응하는 코세이, 오히려 대단해. (이래서 이치카가 좋아하나?)
싫으면 싫다고 확실히 표현하지 않고 상냥하게 굴면서 헷갈리게 해서 쓰레기 같다고 하는 걸까. 그렇다면 조금 납득이 되기도 하지만, 싫은 걸 싫다고 확실히 표현하는 수위가 사람마다 다르기도 하고, 싫은 걸 너무 티내는 것도 어른스럽지 않다고 할까... 싫은 사람한테 좋다고 달려드는 건 사랑이라기 보다는 정복 욕구에 가깝다고 생각하는데, 혹시 코세이가 나중에 이치카를 받아들이면 (정복 욕구가 해소되어) 오히려 이치카의 마음이 식는 전개도 가능하지 않을까. 이것도 그다지 좋아하는 내용은 아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