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1977년 일본 홋카이도에서 태어난 저자는 사이타마 대학교 이학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2013년 "서치라이트와 유인등"으로 제10회 미스터리즈! 신인상을 수상하며 데뷔했고, 이 작품을 포함한 동명의 연작 소설집으로 발표하며 2017년부터 본격적인 작가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럼, 제74회 일본 추리작가 협회상 '장편 및 연작단편집 부문'을 만장일치로 수상하고, 제21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 '소설 부문' 대상까지 휩쓴 <매미 돌아오다>를 보겠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 '매미 돌아오다'는 곤충식을 연구하는 쓰루미야 이쓰미 교수와 곤충애호가 에리사와 센이 헤치마 게이스케를 만나면서 시작합니다. 헤치마 게이스케는 16년 전 여름 큰 지진이 강타한 이곳에 자원봉사를 하러 왔습니다. 지진으로 인한 마을의 희생자는 총 네 명으로 그가 들어온 시점에는 그중 한 명인 열두 살 소녀가 아직 실종된 상태였습니다. 다른 희생자들은 자택이 있던 자리의 흙더미 속에서 발견되었지만, 그 소녀는 집과 함께 통째로 떠내려갔고, 산기슭의 '신의 연못'으로 흘러 들어갔습니다. 신의 연못은 히미코 산에 사는 신들의 눈물이 모여 만들어졌다는 전설이 서려 있어 마을 사람들은 신성한 장소로 여겼습니다. 실종 소녀는 장난삼아 신의 연못에 들어간 적이 있었고 이를 발견한 마을 사람들로부터 심한 꾸지람과 자식을 잘 가르치지 못한 부모에게도 질책이 이어졌습니다. 그래서인지 마을 사람들은 신의 노여움을 받았다고 여겼고, 수색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아 발견이 늦어진 상태였습니다. 자원봉사 마지막 활동일에 새벽 일찍 신사를 방문한 헤치마는 신사 안에 소녀가 들어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사라져버렸고, 신사 안에 들어가니 동갑내기 자원봉사자 이와쿠라 지카라만 있습니다.
세 번째 이야기 '저 너머의 딱정벌레'는 2년 전 2016년 초여름에 일어난 사건 때 만나 우연히 범인 추적극을 함께 한 세노 마루에가 에리사와 센을 자신의 펜션에 초대하면서 시작합니다. 펜션은 습원 근처에 있는데, 사계절 생생한 자연과 발굴된 도호쿠 아이누 문화의 유물로 주목받으며 관광객들이 찾고 있습니다. 펜션엔 에리사와 말고도 아사르 와그디라는 중동 사람이 한 명 더 예약했는데, 그는 일본 대학원에서 공부해 학위를 받고 귀국을 앞두고 있고, 마지막을 기념해 이곳에서 2박을 묵는답니다. 마루에의 타이어가 펑크 나서 어쩔 줄 몰라 하는데 아사르가 도와줬고, 급류 타기 체험하는 곳에서 또다시 만납니다. 저녁에 그를 만나 얘기를 한 후 자러 들어갔는데, 펜션 객실에서 모습을 감춘 그가 습지대 언덕에서 시신으로 발견됩니다.
일상에서 벌어지는 기묘하지만 수상한 미스터리를 곤충애호가 에리사와 센이 어떻게 풀어나갈지, 더 자세한 이야기는 <매미 돌아오다>에서 확인하세요.
5편의 단편이 실린 <매미 돌아오다>는 다른 등장인물보다 제일 수상한 인물이 바로 주인공인 곤충을 좋아하는 청년 에리사와 센입니다. 이 청년은 보통 탐정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날카로움과 관찰력으로 무장한 인물과는 전혀 다릅니다. 다른 일에 무관심하고 곤충에만 관심이 있어 덕후 기질이 충만한 센은 직접 곤충을 보기 위해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으로 갑니다. 지극히 현실적인 생각으로 센이 무슨 돈으로 여행경비와 생활비를 충당하는지가 궁금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가족이나 학창 시절 등이 거의 소개되지 않고 마지막 이야기에 대학시절 동창이 잠깐 말해주는 게 다입니다. 단 걸 좋아하고 그때도 곤충에만 관심이 있었답니다. 이렇게 비밀스러운 센은 가는 곳마다 사건을 만나거나, 아님 자신이 사건에 휘말리는데요, 다섯 편의 단편도 곤충과 연관이 있는 이야기입니다. 지진이 난 뒤 마주친 곳에서 본 소녀의 정체, 교통사고와 상해 사건의 관계, 관광지에서 사망한 외국인 청년, 과학잡지 작가의 실종, 버림받은 아프리카 수면병을 둘러싼 미스터리까지 각 이야기마다 털매미, 고추좀잠자리와 염낭거미, 쇠똥구리, 반딧불이, 체체파리가 등장하고 미스터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이 책은 범인의 동기를 파헤치는 '왜(why)'보다 '무엇이(what)이 수수께끼인지'를 묻는 '왓더닛(What done it)' 유형의 미스터리입니다. 그래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어났는지,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주목해야 합니다. 수수께끼 탐정 에리사와 센이 어떻게 사건에 개입하고 풀이하는지, 그리고 단순히 사건만 푸는 게 아니라 피해자와 가해자에게 어떤 마음을 품고 있는지를 읽으면 따뜻한 미스터리라는 게 바로 이것임을 느끼게 됩니다. 앞으로 그가 보여줄 따뜻한 미스터리 이야기를 기대하며, 주인공이 등장한 전작을 읽어야겠습니다.
중립이란
기울어진 시소의 중심에 서는 것이 아니라
상처받은 편에 서서 시소의 균형을 되찾는 것이다.
p. 2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