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저자는 1989년에 태어나 타이완대학 법학과를 졸업했지만 사법고시를 치르지 않겠다고 결심했고, 처음으로 인생이 궤도를 벗어났다고 느꼈습니다. 대학을 다니며 가정교사로 일한 경험을 담은 글로 집필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첫 소설집 "네 아니는 네 아이가 아니다"는 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타이완 사회의 가정교육 이야기를 담은 것으로, 2018년 동명의 넷플릭스 드라마로 만들어졌습니다. "상류 아이", "우리에게는 비밀이 없다" 등을 썼고, 2024년 "도착하지 못한 소녀들"로 타이완 양대 문학상 금전장 최종 후보에 올랐습니다. 그럼, 저자의 <죽음의 로그인>을 보겠습니다.

주인공 천신한은 회사원 천중우와 주부 야오추상의 외동아들입니다. 어릴 적부터 공부를 잘했고, 명문 대학교에 입학했으나 20살에 교통사고를 겪은 뒤 이상한 현상을 겪습니다. 검은 안개가 뭉클거리는 사람의 모습이 자신에게만 보이는데, 그런 증상이 있는 사람은 며칠 내로 죽습니다. 천신한은 그 과정을 거치며 자신의 삶이 조금씩 원래의 궤도에서 벗어나 절대로 예정된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할 것을 느꼈습니다. 이 사실을 믿는 사람은 고등학교 친구 허칭옌뿐입니다. 다니던 대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원에 진학하라는 부모님의 말에 반대하고 중소기업에 취직했습니다. 그곳에서 자신에게 잘 대해준 황위샹에게서 시커먼 안개가 보였고, 그녀가 괜찮냐며 자신을 일으켜주자 이상한 화면이 휙 지나갑니다. 황위샹의 가슴팍에서 붉은 피가 철철 흐르고, 어떤 여자가 그녀 옆에 주저앉아서 얼굴을 가리고 흐느끼고 있습니다. 천신한은 그녀가 가는 것을 막지 못하고 지켜봤고, 결국 자신이 본 화면대로 황위샹은 죽었습니다. 그 충격으로 회사에 나가지 못하고 방에 틀어박힌 천신한을 부모가 집으로 데려왔고, 몇 년 동안 자신의 방에만 있습니다.
천신한은 위그드라실이라는 MMORPG 게임에서 오랫동안 게임을 했고, 게임 내 아이디는 둥촨입니다. 그는 서버 최초로 과학자 클래스로 전생한 플레이어로 펜리르와 다아시와 함께 길드 '환절중당'을 이끕니다. 천신한은 게임 내에서 시리를 만났고 그녀와 대화를 하며 좋아하는 마음을 키웠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시리가 상의할 게 있다며 현실에서 만나자고 합니다. 사회 부적응자가 된 자신의 모습을 친구 허칭옌으로 위장한 천신한은 허칭옌에게 자신의 대타를 부탁하고 그 자리에 함께합니다. 시리는 그동안 대학생이라 속인 사실을 고백하며 미안하다며 이제 게임을 그만둘 거라고 합니다. 그렇게 떠난 시리에게서 갑자기 검은 안개 몇 가닥이 보입니다.
살던 집에서 모습을 감춘 시리는 어디에 있는지, 시리와 비슷한 또래의 소녀들도 사라지는데 이들은 어디에 있는지, 더 자세한 이야기는 <죽음의 로그인>에서 확인하세요.
가스라이팅이란 말을 아시나요. 가스라이팅은 상대방의 자주성을 교묘히 무너뜨리는 언행을 의미하는 신조어입니다. 이는 연극의 제목이 보통 명사화된 경우라서 전문적인 용어가 아니고 심리적 지배와 비슷합니다. <죽음의 로그인>에서는 가스라이팅의 상황을 보여줍니다. 책의 소녀들은 자신이 쓸모없다고 느끼고 소속감을 느끼지 못해 무기력합니다. 그들을 지켜줄 가족도 학교도 없습니다. 그래서 그녀들은 피리 부는 사나이의 피리 소리에 금방 빠집니다. 자신을 존중하고 배려해 준다고 느끼지만, 실상 피리 부는 사나이는 그녀들을 조종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소녀들이 자꾸만 사라지고, 비밀 사이트에서 소녀들의 사진이 올라옵니다. 이 같은 일들은 2019년 2월경 발생한 N번방 사건을 떠올리게 합니다. 텔레그램에 개설된 단체 채팅방을 통해 불법 음란물을 생성하고 거래 및 유포한 디지털 성범죄 사건입니다. 이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학생에서 직장인까지 겉으로 보기에 평범한 사람들이라 더욱 충격을 주었습니다. 이런 불법적인 일들을 저지르면서 자신의 삐뚤어진 욕망을 채우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다니 정말 놀랐고, 이런 일에 이용된 미성년자도 있어 더욱 논란이 되었습니다. <죽음의 로그인>이 출판된 후 '타이완판 N번방' 사건이라고 불리는 인터넷 비밀 포럼이 적발되었답니다. 이 포럼의 고급 회원 중에는 의사, 교사, 군인, 경찰 등의 직업을 가진 사람도 있었습니다. 전과가 많은 범죄자가 아니라 우리가 신뢰하고 의지하는 사람, 어쩌면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벼운 인사를 주고받았을 수도 있는 사람인 것입니다. 어떻게 해야 이런 범죄를 예방할 수 있을까요. 가해자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훨씬 더 많게 만들어야 한다고 작가는 말합니다. 책의 마무리가 현실과 비슷해 씁쓸하지만, 이런 일을 '신경 쓰는' 사람이 늘어나고, 계속 조사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희망을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