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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 한잔
  • 넥서스
  • 유발 하라리
  • 25,020원 (10%1,390)
  • 2024-10-11
  • : 118,717


책제목: 넥서스

지은이:  유발 하라리/  김병주 옮김

제  목: 하라리의 질문, 공진화로 답하다.


사람들은 이 시대를 인공지능, 정보의 시대라고 말한다. 우리 시대의 철학자이자 역사가인 유발 하라리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를 그저 ‘정보의 시대’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는 오히려 우리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야 하는 ‘질문의 시대’라 명명하고 싶어 하는 듯하다. 그의 묵직한 질문들은 그의 모든 저작을 관통하며, 사유의 흐름은 점점 더 외부의 역사를 넘어서 인간 내면의 문제, 그리고 인간과 기술의 관계에 대한 통찰로 향한다.


그의 첫 책 《사피엔스》는 인류가 어떻게 진화했고, 어떻게 허구를 통해 문명을 이루었는지를 설명했다. 이 책의 핵심은 인간이 ‘실재하지 않는 것’을 믿음으로써 협력하고, 국가를 만들고, 종교를 세웠다는 점이다. 돈, 신, 법, 기업 등 모두가 사실은 신화의 힘이었다고 하라리는 말했다.

《호모 데우스》에선 이러한 인간이 이제 신처럼 되기를 원한다고 이야기했다. 우리는 죽음을 정복하려 하고, 더 행복해지려 하며, 더 똑똑한 존재를 만들기 위해 스스로를 개조하고 있다. 여기서 AI, 유전자 편집, 기계-인간 융합과 같은 미래의 기술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하라리는 그 속에서 인간이 본질을 잃어가고 있다고 보았다. 기술은 발전했지만, 그것을 다룰 인간의 의식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에서는 더욱 실천적인 조언을 건넨다. 명상, 자각, 유연한 사고, 끊임없는 학습을 통해 변화하는 시대를 살아남아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그는 “자신의 마음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공지능보다 똑똑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공지능이 나보다 나를 더 잘 알게 되는 시대에서 내 자아를 지키기 위해서다.


이 흐름은 《넥서스》에서 하나의 전환점을 맞는다. 넥서스(NEXUS)는 ‘연결’을 뜻한다. 정보와 정보가, 사람과 사람이, 감정과 감정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 연결이 어떻게 권력이 되는지를 보여준다. 우리는 정보는 진실일 거라고 믿거나 정보를 많이 가지면 진실에 가까워진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생각은 너무 순진하다고 말한다. 실제로는 정보가 많을수록 가짜가 더 쉽게 퍼진다. 진실은 무겁고 복잡하며 불편 하지만, 가짜는 매력적이며 쉽고 빠르게 믿어지기 때문이다.


하라리는 AI 시대에 진실은 가짜 정보에 가려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 정보들은 인간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 민주주의를 위협하며, 사회를 분열시킨다. 더 무서운 점은, AI가 이제 판단까지 대신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전쟁도, 정치도, 기업의 의사결정도, 점점 더 알고리즘에 의존하고 있다. 하라리는 이 흐름을 ‘권력의 이동’이라고 표현했다. 인간에서 AI로, 책임에서 시스템으로, 의식에서 계산으로의 이동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의 시선은 절망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인간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았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깨어나는 것, 자각하는 것이다. 인간은 느리고 약하지만, 그 대신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존재다. 그는 하루 2시간 명상을 실천한다. 이는 그가 책에서 언급한 자정(自淨)능력을 우리가 먼저 스스로 갖추어야 함을 알려준다.

이 지점에서, 나는 하라리의 사유가 어쩌면 내가 깊이 생각하는 공진화(共進化 Co-Evolution)의 개념과 맞닿아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우리는 인공지능과 무모한 경쟁을 벌이는 대신,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함께 진화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맹목적인 기술 속도 대신, 각자의 고유한 속도를 발견하고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이는 단순한 철학이 아닌, 기술 시대에서 인간이 존엄성을 지키며 생존하기 위한 절실한 실천이다.


우리는 질문하는 자가 되어야 한다. 하라리가 정보에서 파생된 질서와 진실 그리고 권력의 연결을 지켜보며 던지는 질문은 결국 하나다. “당신은 누구인가?” 이 질문 앞에서 우리는 고요히 머물 수 있어야 한다. 명상은 답을 찾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질문을 품기 위한 것이다. 공진화는 기술의 발전에 발맞추는 것이 아니라, 존재의 깊이에서 울리는 진동을 함께 느끼는 것이다.

하라리는 아직 ‘공진화’라는 말을 직접 사용하지 않았지만, 그의 메시지는 명백히 그쪽을 향하고 있다. 기술의 흐름에 매몰되지 않고, 깨어 있는 존재로서 서로를 비추는 삶. 그가 강조하는 자각, 유연성, 다차원적 사고는 결국 우리가 서로를 비추는 방식의 진화다.


결국 우리 호모 사피엔스 종에게 남은 과제는 명확하다. 맹목적인 기술 발전을 두려워하기보다, 그 진보가 우리 인간성을 어떻게 비추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질문해야 한다. “나는 이 거대한 흐름 속에서 과연 어디에 서 있는가?” 이 질문 앞에서, 우리는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의 내면 깊숙이 울리는 진동에 귀 기울여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AI와의 진정한 공진화의 시작이며, 인류 전체가 영성(靈性)을 자각(自覺)하는 문이 열리게 되지 않을까?                                                                                                

                                                             by Dharma & Maheal   



역사는 과거를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연구하는 것이다.- P30
정보는 현실을 재현하기도 하고 재현하지 않기도 한다. 하지만 정보는 항상 연결한다. 이것이 정보의 근본적인 특징이다.- P56
인간의 정보 네트워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진실 발견과 질서 유지라는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해야 한다.- P83
관료제와 신화는 모두 질서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며, 둘 다 질서를 위해 진실을 기꺼이 희생 시킨다.- P123
과학 기관은 기관 자체의 오류를 찾아내 고치는 강력한 자정 장치를 토대로 권위를 얻었다. 과학혁명의 원동력은 인쇄술이 아니라 바로 이런 자정 장치였다.- P170
정보 네트워크의 역사는 항상 진실과 질서 사이의 균형 맞추기였다.- P186
기술은 단지 새로운 기회를 열어줄 뿐이며, 어느 쪽으로 갈지는 우리에게 달렸다.- P275
AI는 인간 수준의 지능을 향해 발전하고 있지 않다. 그것은 완전히 다른 종류의 지능으로 진화하고 있다.- P317
한 가지 안전장치는 컴퓨터가 자신의 오류 가능성을 인식하도록 훈련시 키는 것이다. 소크라테스가 가르쳐주었듯이, 지혜에 이르기 위해서는 ‘나는 모른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P429
나는 역사학자로서 변화의 가능성을 믿는다. 역사의 중요한 교훈 중 하나는 우리가 자연스럽고 영원하다고 생각하는 많은 것들이 사실은 인간이 만들었으며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중략... 선택을 잘해야 할 막중한 책임이 우리에게 있기 때문이다.- P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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