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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담서림(道談書林)
  • 컬티시
  • 어맨다 몬텔
  • 21,600원 (10%1,200)
  • 2023-02-01
  • : 2,557

'광신의 언어학'이라는 작은 제목이 있다. 우리를 잘못된 방향으로 몰아가는 언어라는 뜻이다. 자기의 삶을 다른 사람의 언어에 의해 틀지워지는 것, 그것의 위험성을 이야기하고, 어떤 식으로 그런 일이 생기게 되는지를 살펴보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컬트라고 한다. 좋은 의미로 쓰지 않고, 사람들을 한쪽으로 몰아가는 흐름을 컬트라고 표현하고 있다. 즉 컬티시라는 말은 합리, 이성을 넘어 맹목적으로 휩쓸려 가는 상태를 말한다고 보면 된다.(물론 컬트를 긍정적인 의미로 쓰는 경우도 있다.이 용어 자체의 난해함에 대해서는 28쪽-33쪽에 설명이 되어 있다. 여기서는 그냥 좋지 않은 흐름으로 사람을 빠뜨리는 정도의 언어로 쓰겠다)


'소위 컬트 (컬트 집단에 몸담으려는 움직임과 이에 대한 인류학적 매혹 모두)에 대한 사회의 관심은 특히 존재론적 고민이 널리 이루어지는 시기에 성황을 누린다.' (40쪽)고 말하고 있는데, 이는 불안정한 시대에 사람들이 쉽게 컬트에 휩쓸리게 된다는 말이다.


이렇게 불안한 시대에 단정적이고 확정적으로 말하는 컬트에 사람들은 위안을 받기 때문에 컬트가 유행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컬트의 특징은 무엇일까?


컬트의 언어는 전향conversion, 조건형성 conditioning, 강제 coercion라는 체계적인 기술을 적용한다고 한다. (97쪽)


전향은 바로 '러브 바밍 love bombing'이라고 할 수 있는 말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다. 그것은 사람들이 특별하고 인정받는다고 느끼게 만든다고 한다. 이런 말을 들은 사람은 불안한 시대에 자신을 인정해 주는 사람 또는 집단에 속해 있다는 것에서 위안을 받고, 그 사람이나 집단에 충성하게 된다고 한다.


이것으로 끝나지 않고 '다양한 언어 전술을 통해 사람들은 지도자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느끼게 되고. 집단 바깥의 삶은 더 이상 가능하지 않게 여겨진다. 자극에 대한 반응으로서 행동을 학습하는 이 무의식적인 과정은 더 점진적으로 이루어지며, 이 작업을 조건형성이라고 부른다'(98쪽)고 한다.


마지막으로 '언어는 사람들이 기존의 현실, 윤리의식, 그리고 자의식과 완전히 상충하는 방식으로 행동하도록 만든다. 여기에는 목적 달성을 위해서라면 모든 수단을 정당화하는 태도가 깔려 있으며, 최악의 경우 개인이 파괴될 수도 있다. 이런 과정을 강제라고 한다'(98쪽)고 하는데, 이 과정까지 가면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 다른 존재의 말에 따라 행동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것이 컬트 집단이 지닌 모습이고, 거기에 빠진 사람들의 행동은 우리의 생각을 넘어서게 된다.


하지만 어떻게 이성적인 인간이 컬트에 빠질 수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제기된다. 우리는 자신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으려 하는 본성을 지니고 있지 않은가. 그러니 스스로 자신을 위험에 빠뜨리게 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장치가 작동된다고 한다.


첫번째가 바로 편 가르기다. 내 편과 저쪽 편을 갈라 다른 쪽을 배제하는 언어를 사용한다, 그리고 자신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언어를 쓰게 되는데, 이를 로드된 언어 loaded language라고 한다. 그 말만 들어도 전율이 이는 언어. 그런 언어들을 우리는 집회에서 많이 보지 않았던가. 특히 몇몇 집단의 경우에서 더더욱. 여기에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게 하는 사고 차단 클리셰를 사용하면 컬트는 완성된다고 한다.


다른 생각을 하게 될 때 그것을 더 이상 생각하지 못하게 하는 말들. 그런 말들을 우리 역시 자주 만나지 않았던가. 누군가와 토론을 할 때 아예 다른 관점을 제시하는 말을 차단하는 말들. 그것이 바로 사고 차단 클레셰다.


이 책에서 말한 그러한 '컬티시'가 미국에만 해당하는 것인가? 아니다. 저자가 들고 있는 컬트의 예는 종교, 외계인을 믿는 집단, 다단계 판매, 피트니스(지금 우리 사회에서 하고 있는 피트니스와는 결이 다르다)와 같은 운동,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SNS 등등이 있다. 이것들이 어떻게 사람들을 컬트에 빠지게 했는지를 사람들의 증언을 통해서 보여주는데,우리 사회에서 이러한 컬티시가 작동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들만의 세계에 갇혀서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들을 생각도 하지 않는 집단들, 다른 생각을 아예 하지 못하게 단정적으로 차단하는 말들. 우리 편 아니면 다 나쁜 쪽이라는 사고를 고수하는 집단들. 참 많다. 그런 집단들이 우세하게 되면 안 된다.


이 책에서 컬트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컬트의 위험성을 이 책에서 충분히 보여주고 있으니, 이제는 그것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저자가 말한 방법은 너무도 단순하다. 그 단순함이 우리가 충분히 실행할 수 있게 한다.


우선 '적당히 신중한 질문을 던지고, 자신의 논리적 사고나 (다 이유가 있는) 감정적 직감을 포기하지 않도록 주의하'(322쪽)라고 한다. 그렇다. 우리는 생존의 본능을 잃지 않았다. 그러니 감정적 직감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이 직감에 질문, 논리적 사고를 덧붙이면 컬트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


여기에 저자는 '마음 한편에서는 동시에 여러 '컬트'에 속하'(324쪽)는 방법도 건강한 방법이라고 한다. 다양한 집단에 속해 있으면 편향되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다양성이 컬트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이는 다른 관점을 들을 귀를 갖추라는 말과 통한다. 즉 열린 귀를 가지고 다양한 말들을 듣는다면 편향된 쪽으로 우리를 몰아가는 컬티시한 언어에 현혹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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