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시작하면서 조용한 시간이 올 때 무엇을 하며 의미 있는 시간을 채울 수 있을까? 고민했었다. 삶의 의미를 깊이 상고할 수 있는 시를 읽는 것으로 생각을 좁혔는데 이 책 나태주의 일상행복 라이팅북 [오늘도 이것으로 좋았습니다, 나태주 저 열림원]을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은 나태주 시인의 55년째 되는 해를 기념해서 그의 시들을 선별해 한 권의 책으로 옮겨 놓고 책에 그대로 필사할 수 있는 라이팅 북이다. 즉 한 시 한 시를 말 그대로 베껴쓰는 것이다. 책을 받고 이제까지 하루 하루 몇 편씩 필사를 하고 있다.
책 속에서 그 시를 그대로 필사해 보기는 처음 있는 일이다. 먼저 시인의 시들이 우리의 일상행복이라는 가까운 주제로 되어 있어서 좋았다. 아주 특별하지 않는 오히려 지극히 평범한 일상에 대한 다양한 느낌과 시선들이 먼저 나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져주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대부분 처음 보는 시들이지만 한 자 한 자 옮겨 적으며 시인과 내가 마치 마주해서 이야기 하듯 시인의 정서와 느낌이 오롯이 전달되는 느낌도 들었다.
아 그래서 베껴쓰기가 유익하다는 것일까. 홀로 앉아서 책 속에 베껴쓰기를 하면서 하루에 힘들었던 순간과 복잡했던 심경들이 신기하리 만큼 평안하고 안정되는 시간을 경험하였다.
그러면서도 한 편 한 편 시들 속에 담긴 인생을 향한 따스한 시선이라든지, 뭔가 우뚝 세워 나가야 할 삶의 철학들이 하나 하나 녹아있기도 하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험 하는 사람 관계 속에서 생기는 불필요한 오해와 갈등 등도 나태주 시인의 시들을 접하다 보면 얼마나 덧 없는 것인지 마치 깊은 우물의 퍼 올리듯 뭔가 시원한 마음 속 샘물을 마시는 느낌도 들었다.
모든 시들이 의미 있고 좋았지만 특히 맨 마지막 부분에 실려 있는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라는 제목의 시가 좋았다. 모든 사람들이 뭔가의 결실을 위해 새해부터 앞만 보고 달리기에 힘쓰는데 오늘의 일은 오늘의 일로 충분하고, 조금 모자라도 모잘라서 스트레스 받지 않을 이유는 내일 다시 하면 되고, 고쳐서 하면 되는 것이다. 부족해서, 안 돼서 슬퍼하거나 나무라지 말라는 것, 내일을 기대할 수 있는 우리 삶의 희망을 노래한다.
새해를 시작하며 뭔가 알 수 없는 불안과 부정적인 감정으로 또 이 세상을 향한 시선이 싸늘하다면 나태주 시인의 라이팅 북 “오늘도 이것으로 좋았습니다”을 책을 만나보길 권한다. 한 편 한 편의 시들 속에 물들다 보면 어느새 우리 맘도, 시선도 시인처럼 따뜻해 지리라 생각된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