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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yoh님의 서재
  • 나는 자유
  • 리처드 바크
  • 15,300원 (10%850)
  • 2025-05-20
  • : 269

나는 자유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이 책 『나는 자유』의 원제는 <Travels with Puff: A Gentle Game of Life and Death>이다.

 

Travels with Puff에서 ‘Puff’는 누구? 무엇일까?

‘퍼프’는 저자가 함께한 비행기 이름이다.

해서 이 책 원제의 제목은 ‘나의 애기(愛機)와 함께 한 여행’ 쯤 되겠다.

 

그러니 비행기를 타고 다닌 여행을 기록한 책이다.

그런데 그저 비행기를 타고 다니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이 책은 그저 그런 비행기 여행이 아닐 것이다. 달라도 무언가 다를 것인데, 그게 어떤 것일까?

 

첫째, 말하는 비행기를 타고 다닌다.

 

저자는 이 책에서 그가 타고 다니는 비행기와 대화를 나눈 것을 기록해 놓았다.

비행기는 무생물이니 당연히 말을 하지 못한다, 그런데도 말을 한다고 한다.

어떻게, 언제?

 

이 비행기는 나와 단둘이 있을 때만 내게 말을 걸었다. 어쩔 수 없이 비행기와 둘뿐이구나, 하고 느낄 때 말이다. 우리는 하늘을 날기 위해 서로가 필요했고 그런 필요 때문에 인간과 기계 사이에 유대감이 피어났다. (75쪽)

 

그렇게 둘만의 대화가 이어지고, 그 대화는 저자가 비행할 때마다 계속된다.

물론 실제 사람들 간에 이루어지는 대화는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저자가 비행기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감정이 남다르기에 대화했다는 말이 충분히 이해가 된다.

 

내 이름을 퍼프라 불러줘요

 

그렇게 이야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드디어 퍼프라는 이름이 나타난다.

 

그 부분에 대한 저자와 비행기의 대화, 들어보자. (75쪽)

 

너랑 허물없이 지내고 싶긴 한데 너무 서두르는 건 아닌지 모르겠어. 그래도 너랑 나한테 이제는 ....그게 좀 필요할 것 같은데.....

나한테 이름이 필요하다는 거죠, 리처드?

맞아.

어린 비행기는 기뻐하며 잠시 침묵했다.

퍼프, 퍼프라고 불러줘요.

 

그렇게 해서 퍼프라는 이름이 등장한다.

 

퍼프, Puff는 어떤 뜻일까?

한글로 그냥 음을 따라읽어서는 안될 듯해서 그 의미를 찾아보았다.

 

puff

1.동사 (담배·파이프 등을) 뻐끔뻐끔 피우다[빨다]

2.동사 (많은 양의 연기·김을[이]) 내뿜다[뿜어져 나오다]

3.명사 (담배·파이프 등을 뻐끔뻐끔) 피우기[빨기]

4.명사 <어디에서 훅 날아오는 작은 양의 공기·연기 등>

 

이런 의미중에서 명사로 사용되는 경우의 뜻은 4번의 의미다.

<어디에서 훅 날아오는 작은 양의 공기·연기 등>

 

그러고보니 그제야 그 비행기가 이름을 말한 다음에 이어서 한 말이 이해가 된다.

 

퍼프, 퍼프라고 불러줘요. 난 여기 있다가 곧 사라지는 작은 구름 같아요. 알고는 있지만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아쉬운 멜로디 같은 비행기니까. 작고 가느다란 구름 한 줄기라서 당신만 나를 볼 수 있어요. 아무도 믿지 않지만 나도 생명이 있는 존재예요. (75-76쪽)

 

곧 사라지겠지만 생명이 있는 존재, 그게 실감이 난다.

 

저자와 퍼프는 그렇게 줄곧 비행하는 내내 교감을 하면서, 하늘을 만끽한다.

이게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소중한 깨달음이다. 무언가, 사랑하는 존재와는 설령 그게 무생물일지라도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저자의 마음, 더 읽어보자.

 

나는 오랫동안 비행기와 대화를 나눴는데, 퍼프와 얘기를 나눌 때는 서로의 느낌을 어떤 이미지로 떠올리게 된다. 그 이미지를 말로 표현하는 것이다. (160쪽)

 

그렇다면 그 둘은 어디로 여행했을까?

 

아무리 작은 비행기라고 해도 어쨌든 비행기니까 100- 200 Km 정도를 날아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저자는 퍼프를 타고 미국을 여기저기 다닌다. 그러니 굳이 몇 km 를 다녔나 하는 것은 문제가 안된다. 그저 바람 흘러가는 대로 다녔다고나 할까.

 

우리는 거의 늘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날았다. (300쪽)

 

댄과 나는 국토를 횡단하면서 매일 하루를 이렇게 시작했다.(300쪽)

 

나는 퍼프를 조종하면서 이 나라를 횡단했다. (322쪽)

 

이 책은 그런 여행의 순간순간을 기록해 놓고 있다.

비행기 퍼프와 같이 한 여행기다. 또는 비행기와의 대화록.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저자는 거의 매 글꼭지 마지막에 ‘오늘 나는 이런 깨달음을 얻었다’, 고 한 후 그 깨달음을 적어두고 있다. 이런 식이다.

 

어떤 힘에 잘못 휩쓸리면 우리의 외면이 망가질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본질인 영원불멸한 영혼을 죽일 수 있는 힘은 어디에도 없다. (83쪽)

 

그렇게 비행을, 또는 그날 하루 일어난 사건을 통해 얻은 통찰을 전해주고 있는데, 저자가 소형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날면서 얻은 생각들은 여기 지상에서만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색다른 통찰을 전해주고 있다. 무언가 분명히 다르다. 

 

이번에 우리가 무엇을 배울지 걱정하지 말자. 세상에서 우리가 제일 좋아하는 일을 쫓아다니다 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다. (89쪽)

 

살면서 이렇게 어려운 시험은 처음이란 생각에 괴롭다가도 막상 통과하면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이 찾아온다. (104쪽)

 

그러니, 독자들은 매 글꼭지를 마무리 하는 문장을 빠트리지 마시라. 거기에는 땅만 걷고 다니는 우리에게는 좀처럼 얻을 수 없는 귀한 가르침이 있다는 것.

 

매일 해가 떠오를 때마다 인생은 새로 시작된다. (137쪽)

 

다시, 이 책은?

 

저자는 비행기를 타고 원하는 대로, 원하는 곳으로 원하는 날짜에 마음껏 여행을 한다.

보통의 삶을 살아가는 독자들로서는 꿈도 못꿀 일이다.

비행기를 탄다고 해도, 어디 조종실 근처에도 갈 수 없고, 그저 운좋게 창측 좌석에 앉게된다면 창밖으로 흘러가는 구름이나 볼 수 있을까.

 

그래서 이 책은 우리에게 간접 경험을 하게 하는 책이라 할 수 있다.

비행! 그런 자유 여행, 해볼만 하지 않을까?

독자들도 할 수 있다. 날아갈 수 있다. 바다 또는 호수 위에 착륙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단지 이 책에서만 가능한 것, 그리고 간접 비행이라는 게 아쉽지만, 그래도 읽어가는 순간 순간마다. 저자가 느꼈다는 자유, 얼마든지 가져볼 수 있다.


아 참, 그래서 이 책의 제목 <나는 자유>가 <I'm free>가 아니라, <Flying freedom>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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