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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자, 별 하나
  • 1그램 독서법
  • 박세영
  • 16,200원 (10%900)
  • 2025-04-24
  • : 40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독서를 매일 하지만 아직도 어떤 독서법이 가장 좋은지 모른다는 게 기적이다. 책을 많이 읽어도 모르는 게 이렇게 많고 어떤 인생 방향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것도 신기하다. 아직도 읽을 책이 많다는 것도 너무 아이러니하다. 독서법도 끝없이 잘 모르고 공부해야 한다는 것도 의문이다. 이 책을 읽고 독서법을 또 업그레이드하고 싶어서 읽었다. 하루 10분 가볍게 시작하는 독서 루틴 만드는 게 중요하다. 책을 읽다 보면 인생이 달라진다.

저자 박세영은 초등학교 교사이자 도서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지금은 책에 푹 빠진 독서 예찬론이지만, 어릴 때는 읽기가 너무 싫어서 엄마 잔소리를 피해 도망 다녔다. 그러나 부모님과 선생님 말씀은 잘 들어 공부는 곧잘 했고, 결국 교육대학 졸업 후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었다. 정년까지 공무원생활하며 월급 따박따박 받으면서 정해진 길로만 갈 줄 알았는데, 책이 끼어들었다. 아버지의 간호를 위해 병실을 지키던 중 무료함에 집어 든 책 한권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버렸다.

저자는 ‘책을 읽는데 이렇게 흥분된다고?’ 심지어 무게 잡는 인문학이나 고전도 아니었다. 그렇게 책 맛을 알아버린 뒤 이제는 출근하면 교실에서 아이들과 독서 시간을 나누고, 퇴근하면 SNS를 통해 어른들과 독서의 가치를 나누고 있다. 14만 구독자의 오디오북 채널을 운영하고 있으며, ‘책 읽는 어른’ 이라는 브랜드의 유튜브 채널, 인스타그램, 블로그를 통해 도서 콘텐츠를 꾸준히 연재하고 있다.

저자는 워런 버핏, 빌 게이츠, 일론 머스크 등 독서로 세계를 이끌어가고 있는 사람들은 어떤 방법으로 책을 읽을지 궁금하다. 그들의 비법만 흡수하면 누구나 크게 성공할 수 있을텐데, 3대째 전해 내려오는 할머니 특급 요리 레시피처럼 독서에도 그런 특별한 독서법이라는 게 존재할까? 독서법에 관한 글을 쓰면서 도서관에서 관련 책을 숱하게 읽어봤다. 무지개를 쫓는 소년처럼 특별한 독서법을 찾고 싶겠지만, 그런 건 없다.

독서법이란 단지 우리의 일상에 독서가 조금 더 스며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일 뿐이다. 독서가 먼저이고 좋은 문장을 만나도 노트에 필사하지 않았다. 포스트잇을 붙인 뒤 나중에 컴퓨터에 저장했다. 책을 읽지 못하는 날이 있어도 자신을 몰아세우지 않는 게 좋다. 누군가 쓴 서평을 읽으면서도 만족해 할 줄 알아야 한다. 저자는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는 날은 찜찜했다. 그래서 조금씩이라도 읽었다.



자연의 섭리는 모르지만, 인간의 본성만큼 꿰뚫고 있는 한 가지가 있다. 사람은 가벼운 것에 끌린다. 어릴 때 읽었던 『이솝 우화』에도 나온다. 길을 가는 한 나그네에게 바람과 해님은 차례차례 도전을 한다. 나그네의 겉옷을 벗기는 내기였다. 바람은 힘을 주어 나그네의 겉옷을 벗기려 한다. 있는 힘 없는 힘 짜내며 거세게 몰아붙이지만 오히려 나그네는 필사적으로 겉옷을 움켜쥐고 몸을 웅크렸다. 해님은 바람과 다른 전략 썼다. 힘을 빼고 그저 나그네 곁에 있었다. 가벼움 무거움보다 강하다.

현실도 그렇다. 부모님의 결사반대를 무릅쓰고 연애해 본 경험이 있다면 이해하기 더 쉬울 거라 생각한다. 알다시피 부모가 반대하면 반대할수록 연인에게 더 끌리기 마련이다. 바람이 불면 불수록 겉옷이 날아갈까 세게 움켜잡았던 나그네처럼 말이다. 난 연애 경험이 없어서 그런지 부모님이 안 좋아하면 안 좋아할 것 같다. 독서에 성공과 실패를 나누는 기준을 없앤다. 실패는 없다. 한 달에 한 권을 읽었다고 실패는 아니다.

저자가 알고 있는 특별한 독서법은

첫째, 완벽한 하루를 보내기 위해 읽지 않는다.

둘째, 완벽하지 않은 하루를 채우는 맛에 읽는다.

셋째, 완벽한 사람이 되기 위해 읽지 않는다.

넷째, 빈틈 많은 나를 채우는 맛에 읽는다. 이렇게 힘을 빼고 읽으면 독서는 일상이 된다.

독서 알고리즘을 최적화한다. 쇼츠를 끓을 수 없는 이유 중에 하나가 고객 맞춤형 알고리즘 때문이다. 귀신 같이 내가 요즘 뭘 좋아하는지 잡아내어 보여준다. 굳이 애쓰지 않아도 내 입맛에 맞는 반찬들을 딱 차려주니 이보다 좋은 서비스가 없다. 가끔 부모님이 아이에게 잔소리하는 이유도 이와 같다. 책장에 이렇게 책이 많은 데 볼 책이 없다고 불평하는 아이의 말이 꼭 핑계같아서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책장은 아이가 꾸몄는지 부모가 꾸몄는지 말이다. 구글, 메타와 같은 공룡기업이 만들어 놓은 알고리즘과 싸우려면 책장 정도 스스로 챙겨야 한다.

책을 읽는 목적은 사람마다 다르다. 인문학을 읽으며 지식을 쌓고 싶은 사람, 비즈니스 책을 읽으며 실무에 적용하려는 사람, 성취감을 얻고 싶은 사람 등등이다. 저자는 3년 전에는 자기계발서를 주로 읽었다.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계속 읽었다. 저자도 성공하리라 다짐하면서 말이다. 지금은 스스로에게 ‘Why’를 던지면서 읽는다. 저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읽어도 몰입한다.

독서 습관을 들일 때 가끔은 독기도 필요하다. 이 책으로 인생을 바꾸겠다는 마음보다는 10분만큼은 책에 빠진다는 마음으로 읽는다. 『본능독서』를 보면 독서하는 순간만은 지금 읽고 있는 그 페이지에 마음이 있어야 한다. 하루 10분은 한 권을 읽기에는 부족한 시간이다. 주목해야 할 점은 시간의 양이 아닌 시간의 질이다. 매일 책을 읽다 보면 글씨를 쓰는 붓 자체가 달라진다. 100곱센티 면적을 채우려면 5년 전에는 100번을 왔다 갔다 해야 했지만, 지금은 10번이면 된다. 시간이 부족하다고 걱정하지 말고 지금 이 페이지에 마음을 둔다. 바로 읽고있는 그 페이지말이다.

독서에도 체력이 필요하다. 저자는 딸아이와 하루 종일 붙어 지내는 방학 기간이면 더욱 절실하게 느낀다. 저자는 어릴 때부터 약골이었다. 오죽하면 어머니께서 “아들은 공부 안 해도 돼, 건강하게만 자라다오”라고 하셨을까? 그렇게 특별대우 받고 자랐지만 어른이 된 후엔 결국 메니에르증후군까지 겪게 되었다. 코끼리를 30번 돈 것처럼 온 세상이 빙글빙글 돌아서 눈을 잠깐도 멈추지 않는, 생전 처음 들어 보는 병명이었다. 저자는 자신이 아플 때의 ‘자신’을 이해한다. 몸이 온전치 않으면 독서고 뭐고 다 물거품이 된다는 것을, ​



『울트라 셀프』의 이리엘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이런말을 남겼다. 아무리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싶어도 우울하거나 화가 난 상태에서는 쉽지 않다. 다시 말해 ‘좋은 생각이 나오지 않으면 이성이 아닌 감성을 돌아봐야 한다’는 뜻이다.

결국 독서를 잘하기 위해서는 생각이 막힘없이 흐를 공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의 감정은 체력과도 밀접하다. 몸이 피곤하면 감정이 쉽게 예민해지고, 감정이 흔들리면 독서 집중력마저 무너진다. 독서가 의지의 문제가 아닌 물리적인 한계에 부딪친다. 이럴 때 버팀목이 되는 것이 체력이다. 이는 단순한 운동에서 끝나지 않고 독서를 지속할 수 있는 핵심 시스템이 되었다.

실제로 하루 30분만 걸어도 두뇌 혈류가 늘고 집중력이 올라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저자 역시 이 원리를 몸으로 느낀다. 10분이라도 뛰면 코로 들어오는 산소가 마치 뇌 속에 고스란히 전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기분 탓이겠지만, 감정 역시 기분 탓 좋은 최적의 몸과 마음 상태라고 신호를 주는 셈이다. 축적한 에너지를 막힘없이 흘려보내는 순간, 독서는 비로소 몰입의 단계로 접어든다. 저자는 한때 약한 체력을 원망했다. 20대 후반 메니에르증후군이 왔을 때는 현실을 부정하기도 했다.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체력이 저자에게는 결핍이었다. 그리고 그 결핍은 저자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다. 몸에 좋은 습관을 유지하는 데 있어 결핍만큼 큰 원동력은 없었다. 매일, 매년 운동을 거를 수 없는 마땅한 이유가 되었다.

독서는 단순히 ‘책을 펴놓고 보는 시간’만 늘린다고 잘 되는 게 아니다. 자신에게 맞는 습관과 루틴, 그리고 컨디션 관리가 필수다. 운동뿐 아니라 식습관 수면습관처럼 자신만의 ‘책을 읽기 적당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행착오 끝에 찾아낸 자신만의 독서 시스템은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며, 그 편안함이 한 장, 한 줄에 더 몰입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자기계발서에 자주 나오는 말이 있다. “생생하게 상상하면 이루어진다. 저자가 직접 경험한바 목표를 글로 써야 이뤄질 가능성이 생기고, 쓰지 않으면 절대 이루어지지 않는다. 목표를 적는 순간, 그것은 막연한 소망이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이 된다." 맞는 말 같다.

독서 지도를 만들면 독서는 글자를 읽는 행위로 끝나지 않는 다. 독서는 행동으로 연결된다. 책에서 얻은 통찰을 현실로 가져와 목표가 없었다면 저자는 여전히 ‘유튜브 한번 해볼까’라는 막연한 생각만 하며 책을 읽었을 게 뻔하다. 자기계발서에서 흔히 말하는 ‘행동하라’를 읽어도 목표가 없었다면 진짜 행동으로 연결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독서 지도에 명확히 그렸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자신만의 지도를 만들어본다. 지도 사용 기한은 1년, 미리 캔버그나 칸바와 같은 사이트를 활용하면 이미지 파일을 쉽게 구할 수 있다. 원하는 목표를 눈치 보지 말고 다 붙여본다. 지도를 볼 때 두근거려야 한다.

인간은 결과보다 과정에서 오는 기대감으로 살아간다. 로또 복권의 가치는 당첨에 있는 것이 아니라 월요일부터 토요일 저녁까지의 설렘에 있다. 다음은 지도를 현실화하는 것이다. 우리는 목표에 등을 돌리는 순간, 0.2초 만에 잊어버린다고 한다. 독서 지도를 한 장의 사진으로 만들었다면, 다음은 생활 곳곳에 목표를 몸에 스며들게 만든다. 지도는 독서의 방향을 잡아주는 시스템이 된다. 책을 즐겨 읽다가도 종종 멈추고 싶은 때가 찾아온다. 저자는 한때 1년에 80권씩을 읽어나가며 독서에 불이 붙었다.

박승오와 홍승완 작가의 『인디 워커, 이제 나를 위해 일합니다』에서 ”자신의 길을 충실히 걸으면 이 길의 끝에 푸른 바다가 놓여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 지도를 보고도 엉뚱한 길을 걸어갈 수도 있다. 목표가 너무 멀어 보여 중간에 포기하고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길은 통한다. 제자리를 맴도는 것처럼 보여도 결국 돌고 돌아서 도착하게 된다. 힘들더라도 지도를 펼쳐 묵묵히 독서를 이어나가야 한다. 자신만의 지도가 없으면 남이 만든 지도에 따라 걷게 되기 때문에 꼭 자신만의 지도를 만들어야 한다. 이 책을 읽는데 왠지 모를 목표에 대한 강렬함과 열정이 생기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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