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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자, 별 하나
  • 남북 스파이 전쟁
  • 고대훈.김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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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3-31
  • : 1,150





난 대한민국을 가장 사랑한다. 하지만 위로 북중러가 있는데 중국과 북한이 우리나라를 너무 괴롭히고 체재를 붕괴시키려고 별의 별 짓을 다하는 것 같다. 화이트요원이나 블랙요원이 있다는 얘기도 들었고 민노총 사람들중에 간첩도 대거 있는 것도 들어서 간첩은 엄청 많은 것 같다. 중국인은 전 세계적으로 전부 간첩이라고 하는 얘기도 들었다. 간첩에 대한 책을 읽으면 간첩에 대해서 알아서 간첩을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생긴다. 우리나라를 잘 지킬 수 있는 방법을 난 책을 통해서 공부할 수 밖에 없어서 이 책을 읽었다. 지금 우리나라는 중국이나 러시아 간첩을 잡을 수 없는 법이라서 걱정이 많이 된다.

저자 고대훈은 1988년부터 중앙일보에서 사회부를 시작으로 파리특파원 •수석논설위원•기획취재국장을 지낸 기자다. ‘한국 기자 상’을 수상하는 등 대한민국 사회를 뒤흔든 대형 사건을 다수 취재했다. 또 다른 저자는 김민상은 2008년 중앙일보에 입사해 경제부, 국제부, 사회부를 거쳐 기획취재국에서 일하고 있다. 통일부를 취재하면서 남북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고, 현재 남북 스파이에 대해 집중 탐사하고 있다.

뉴스의 창은 스파이를 야누스적 얼굴을 가진 존재로서 그려낸다. 화려하면서 애잔하고, 낭만적이면서 냉혹하고, 충성적이면서도 반역적인 이미지가 강렬하다. 그동안 뉴스의 창은 스파이를 관찰할 때 첩보 영화와 소설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대중이 가까이하기엔 너무도 다른 세상에서 사는 인간으로 묘사했다. 그런 막연한 인식 속에 ‘스파이’ ‘간첩’ ‘공작원’ 이라는 낯선 단어와 우연히 조우했다. 2023년 10월 어느 늦가을 밤에 연세대 Y교수와 저녁 자리에서 담소를 나누던 중 신선한 기획기사 아이디어가 없는지 물었다. 연세대에 간첩을 연구하는 교수들이 있다고 했다.

수소문해보니 연세대에 실제로 연구하는 조직이 있었다. 연구소를 찾아가 만난 국가정보원 출신의 교수는 4시간에 걸쳐 남북의 대결적 스파이 활동과 첩보전에 관해 열성적으로 저자에게 얘기를 해줬다. 007제임스 본드를 연상시키는 외국 스파이와, 그에 비해 간첩이란 악마적 인상으로 각인된 남북 공작원 그림이 교차했다. 저자는 연세대 교수를 통해서 스파이 세계의 문을 두드렸다.



저자는 남파간첩, 대북공작원, 이중 스파이, 대공 수사관, 주사파 운동권, 정보학 교수, 탈북자 등을 두루 접촉해 그들의 목소리와 사연을 들었다. 생물처럼 살아 움직이는 스파이 세계를 엿볼 수 있었다. 특히 첩보전 현장을 누볐던 남과 북의 스파이들에게서 채취한 생생한 경험담은 뉴스로서의 가치가 컸다. 분단의 아픔을 웅변하는 그들의 발자취와 기억을 대중과 공유할 필요성 느꼈다. 새로운 각도에서 스파이를 바라보는 창을 열고자 했다.

이 책은 남과 북에서 양성한 두 스파이의 행적을 추적한 기록이다. 그들의 삶은 파란만장했다. 하루하루가 생사의 줄타기였다. 남북 분단의 차가운 현실과 이데올로기 대결을 상징하는 존재였다. 스파이라는 고상한 명칭 외에 간첩 혹은 공작원, 때로는 혁명가로 호명했다. 김동식•정구왕, 두 명의 남북 스파이를 찾아낸 건 기자로서 행운이다. 사무실, 식당, 술집을 수차례 오가며 그들이 경험한 지난 날에 관한 절절한 사연을 육성 수집했다.

영웅과 패자의 서사가 뒤섞인 스토리는 감동과 동정심을 동시에 일으켰다. 그들의 공작 활동에 흐르는 비장미와 긴장미는 명품 첩보물의 반열에 올려놓아도 손색이 없었다. 분단 이후 북한은 수많은 간첩들은 대한미국에 침투시켰고, 남한은 북한과 접한 중국 국경 지역을 무대로 비밀 요원들은 밀파해 대북공작을 펼쳤다. 두 스파이는 남북 첩보원 역사에서 한 시대의 상징하는 인물이다. 남한의 체제 전복을 꾀했고, 북한의 붕괴를 도모했다. 잠입과 접선, 포섭과 거래, 정보와 역정보, 체포와 전향, 영웅과 반역의 반전이 얽히고 설킨 차가운 스파이의 세계를 두 스파이는 헤쳐왔다.

남파간첩 김동식은 두 차례 남한에 공작을 수행하다 체포되는 기구한 운명을 겪었다. 대남공작원을 길러내는 김정일정치군사대학을 나온 그는 약 10년 간 혹독한 지옥훈련을 거친 인간 병기였다. 남한 사람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교육과 외부 세계와 철저히 차단된 채 밀봉교육을 받고 주체사상으로 무장한 혁명가로 거듭났다. 1990년대 서울에 잠입해 지하당을 구축하고, 여성 고정 거물 고정간첩 이선실을 북한으로 복귀시킨 공적을 인정받아 ‘공화국영웅’ 에 올랐다.

두 번째 남파 때는 유명 운동권 인사들을 상대로 포섭활동을 벌이다 정체가 발각돼 공작 비화는 그야말로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영광과 회한의 뒤범벅이었다. 그의 입을 통해 들은 북한 스파이의 교육과 양성 방식, 남한 내 간첩들의 실상, 포섭 대상 선정과 접근 방법, 지하당 구축 전술, 숙청당한 가족들의 사연은 남북의 슬픈 자화상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았다. 국군 정보사령부 중령 출신의 정구왕은 1998년 중국단둥에서 블랙 공작원으로 활동하던 중 자택에서 북한 기관원들에게 납치당해 평양까지 끌려갔다.

220일 동안 평양에 감금됐다가 이중 스파이가 되겠다고 속여 탈출에 성공한 뒤 가까스로 생환했다. 이 책은 단순한 첩보 스릴러물이 아니다. 김동식•정구왕은 각기 다른 길을 걸었다. 거창한 이념이나 신념을 쫓은 게 아니다.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부름을 받아 스파이가 되고, 남과 북의 조국을 위해 몸을 던졌다. 직업으로서 스파이라는 가면을 걷어내면 그들은 우리와 똑같이 나약한 인간 갈대였다.

각자가 ‘공화국의 배신자’ ‘버림받은 공작원’으로 추락하는 불행에 빠졌지만 홀로 이겨내야만 했다. 남북 분단이 낳은 기구한 운명의 희생양일지도 모른다. 스파이•공작원•간첩을 이념적 낡은 유물로 치부하는 사회적 거부감이 일부있다. 하지만 스파이 전쟁에는 휴전도, 종전도 없다. 우방이든 적이든 스파이가 없는 세상을 꿈꾼다면 망상이다. 과거 냉전시대에도 그랬고, 오늘의 AI(인공지능)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분단이 지속되는 한 남북 스파이 전쟁은 실존적 문제다.



저자는 두 스파이가 걸어온 인생 역전을 보고 들은 그대로, 더하거나 빼거나하지 않고, 오롯이 옮기려 노력했다. 한 사람의 격정적 발자취와 남북 대결 역사가 호흡하고 있었고, 우리시대에 던지는 교훈적 의미가 담겨 있다. 이 책은 중앙일보의 디지털 유료 구독 플랫폼인 더중앙 플러스에 ‘남북 스파이 전쟁 탐구’ 란 제목으로 게재됐던 기사를 바탕으로 엮었다. 저자는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저자가 취재한 더 많은 숨겨진 스토리들을 추가로 전하고자 한다. 스파이 전쟁의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는 새로운 뉴스의 창이 되길 희망한다.

국가안보법상 불고지죄가 대한민국 사회를 뜨겁게 달궜다. 남파간첩 김동식이 촉발했다. 김동식이 포섭을 시도했던 운동권 출신 ‘거물’ 들이 불고지죄의 그물에 걸려들었다. “북에서 온 노동당 연락대표”라며 간첩 신분을 밝혔는데도 그와의 첩촉을 당국에 신고 하지 않은 혐의로 줄줄이 검거되고 사법처리 위기에 몰렸다. 이 사건이 터지기 두 달여 전 김동식은 남한에 두 번째로 침투했다. 당시 그는 80년대 대학생 시위와 집회를 주름잡던 30대의 386운동권을 직접 만나 “통일운동을 같이 하자”고 제안했다.

그들 중에는 훗날 장관과 국회의원을 지낸 쟁쟁한 인물들이 포함됐다.

★이인영(고려대총학생회장•전대협 1기 의장)

★허인회(고려대 총학생회장)

★우상호(연세대 총학생회장)

★함운경(서울대 삼민투 위원장•서울 미문화원 점거농성 주도)

★황광우(서울대 경제학과•민중당 지구당위원장)

★정동년(전남대 복학생협의 의장•광주 전남연합의장)

운동권 인사들은 불고지죄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일부는 “정보기관의 프락치 또는 정신이상자로 생각해 신고하지않았다”고 해명했고, 어떤 이는 만남을 부인했다.

간첩 신고를 한 경우도 있었다. 유•무죄의 희비가 엇갈렸다. 북한 노동당 대남공작본부(사회문화부)는 왜 고대, 연대 총학생회장 출신을 찍어 포섭을 시도했을까. 김동식은 대남공작본부에선 전취 대상을 주체사상 신봉자, 학생 및 노동 운동 경력자, 품성이 좋은자 중에서 엄선했다고 했다. 특히 서울대나 고대, 연대 등 최고 명문대 학생회장 출신의 운동권 인물을 선호했다. 그들 중단 한명이라도 전취에 성공한다면 웬만한 다른 대학 학생회장 100명보다 파급효과가 크다고 판단했다.

군정보기관은 열악한 환경과 조건 속에서 아무도 보지 않지만 헌신과 사명감 때문에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왜냐하면 군인이기 때문이다. 국군기무사령부(현 국군방첩사령부) 수사관이 명령조로 말했다. 국가 안전기획부(안기부, 현 국정원) 로부터 신병을 인계받은 기무사는 정구왕 국군 정보사 중령에게 검은 눈가리개를 씌웠다. 1998년 12월 3일 대공 분실로 가는 차량 안이었다. 정구왕은 북한에서의 악몽을 떠올렸다. 눈가리개를 찬 채 불안에 떨며 어딘가로 끌려다니던 억류의 나날이 덮쳐왔다.

자신의 조국에 와서도 눈가리개를 차야 하는 처량한 신세가 너무도 서러웠다. 남과 북, 어디에도 환영받지 못하는 회색인이라고 주홍글씨가 새겨진 느낌이다. 정구왕은 평양을 탈출해 1998년 11월 10일 서울 김포공항에 귀환한 직후 안기부에 불려갔다. 10일간에 걸쳐 피랍 배경, 북한 억류 생활, 위장 탈출경위, 역용공작의 가능성과 이중스파이 여부를 추궁 당했다. 정구왕은 또 다른 시련과 고난을 직감했다. 기구한 인생으로 전략한 이유가 무엇인가. 공작원, 즉 스파이가 되지 않았다면 피할 수 있었던 운명의 장난이었다. 중국에서 펼쳤던 비밀 작전들이 주마등같이 그의 머릿속 스쳤다.

정구왕은 1987년 정보사 공작 장교가 된 그는 한때 잘나갔다. 한, 미 합동 공작부대 등 현장 실무와 안기부 첩보교육에 중국 어학연수까지 두루 거치며 유망한 공작관의 코스를 달렸다. 이후 중국 단동의 블랙 요원으로 발탁됐다. 공작 장교라면 누구나 선망하는 기회였다. 그 업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뒤 명예로운 군인으로 남기를 꿈꿨다. 이런 북한 중국 간첩들이 우리나라의 중요직에 있다는 것도 보통 충격이 아니다. 그런데도 간첩으로 처리를 못한다니 그것도 나라를 너무 위험하게 하는 것 같다. 간첩은 중요한 자리에 있을 수 있어서 우선 그런 사람들을 조심히 관찰해야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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