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숀 코네리 이전의 007. 60년대에 나온 카지노 로얄 이 영화는 뭐랄까 몹시 그로테스크? 아방가르드? 거기에 코믹하며 판타지 요소가 가득하면서 초현실 예술 영화다.
이 영화에서 007의 제임스 본드는 주인공인데 주인공이 아닌 것 같다. 은퇴를 앞두고 있는 요원이라 나이가 많다. 빌런으로 제임스 본드의 조카, 무슨 본드더라? 아무튼 박사인데 자존감이 낮아서 지구 정복을 위해 바이러스를 발명했다.
키가 작은 박사는 바이러스에 걸리면 세상 남자들은 전부 박사보다 키가 작아지고 여자들은 전부 초절정 미녀가 된다.
그리하여 이 영화에 등장하는 본드걸, 빌런 걸, 엑스트라 여자들이 전부 초초초초 미녀들 뿐이다. 제임스 본드 영화 역사상 이렇게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여자들이 마네킨보다 더 예쁘고 날씬하고 아름답다.
어쩌면 예쁜 본드걸이 이 영화에서는 가장 덜 예쁜 여자다. 그런데 그 제임스 본드의 조카로 나오는 자존감 낮은 박사 역은 우디 알렌이다.
우디 알렌이 젊을 때 이 역을 했는데 똑똑하면서 멍청하고, 자존감 낮은데 여자는 무지하게 좋아하는 연기를 너무 잘했다.
영화는 지구정복을 위해 복제인간들이 잔뜩 나오는데 복제인간들도 전부 아름다운 여성들이라 독특하다 못해 아크로바틱 하다.
마치, 마징 카이저에서 닥터 헬이 마장카이저를 상대하지 못하니 가부토 코우지를 없애기 위해 엄청난 복제 인간 미녀들을 보내는 것과 비슷하다. 아주 아크로바틱 하다.
우주선을 타고 하늘을 날고, 스마트 워치를 차고 지금처럼 영상통화를 한다. 60년대 영화라서 그래픽이 좀 엉성하지만 세트며, 제임스 본드의 무기들이며, 등장하는 미래형 자동차까지 전부 비현실적이며 액션이나 내용도 우리가 알고 있는 007 시리즈와 몹시 다르다.
무엇보다 아주 야하다. 대놓고 드러내거나 보여주는 않지만, 요컨대 하나씩 벗어서 비키니 입은 장면은 보여주는데 비키니 끈을 풀면서 둘이 자동차에 들어가는 것까지 보여주고 자동차가 흔들린다거나 – 이런 장면은 없지만 이런 연출로 인해 뒷 장면을 상상하게 만든다.
아무튼 기기괴괴한데 아주 재미있었던 가여운 것들을 봤을 때의 기분이었다. 오스틴 파워는 분명 이 영화를 답습에 답습을 거친 것이 분명하다.
아주 유쾌하고 볼거리가 너무 많아서 즐거웠던 영화, 제임스 본드의 색다른 007 영화 ‘카지노 로얄’이었다. 근데 이 영화는 54년도 영화가 원작이다.